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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이혼시 재산분할을 청구하여 상속세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한 경우 그 초과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상속세법 규정의 위헌 여부(적극)

재판요지

가. 이혼시의 재산분할제도는 본질적으로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에,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보충적으로 가미된 제도라 할 것이어서, 이에 대하여 재산의 무상취득을 과세원인으로 하는 증여세를 부과할 여지가 없으며, 설령 증여세나 상속세를 면탈할 목적으로 위장이혼하는 것과 같은 경우에 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할 조세정책적 필요성이 있다 할지라도, 그러한 경우와 진정한 재산분할을 가리려는 입법적 노력없이 반증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은 채 상속세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기만 하면 그 초과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입법목적과 그 수단간의 적정한 비례관계를 벗어난 것이며 비민주적 조세관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이혼시 재산분할을 청구하여 상속세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한 경우 그 초과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증여세제의 본질에 반하여 증여라는 과세원인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어서 현저히 불합리하고 자의적이며 재산권보장의 헌법이념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 나. 이혼시의 재산분할청구로 취득한 재산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주된 입법목적은, 배우자의 사망으로 상속받는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과 과세상 형평을 유지한다는 데 있다고 하나, 이혼과 배우자의 사망은 비록 혼인관계의 종료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산관계, 신분관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증여세의 상속세 보완세적 기능을 관철하는 데에만 집착한 나머지 배우자상속과 이혼시 재산분할의 재산관계의 본질적이고도 다양한 차이점을 무시하고 이를 동일하게 다루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다룸으로써 자신의 실질적 공유재산을 청산받는 혼인당사자를 합리적 이유없이 불리하게 차별하는 것이므로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이혼시의 청산에 따른 재산분할비율을 객관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기준을 법률로써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 때, 구 상속세법이 분할재산 중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토록 한 취지는 재산형성에 있어서 배우자의 기여분을 배우자 인적공제액수 정도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한편 납세의무자측은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한 부분이 실질적인 공유재산의 청산이라는 점을 주장, 입증하여 증여세의 감면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한 경우 그 초과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토록 하는 것은 입법의 목적과 수단에서 정당성·합리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입법자의 광범위한 재량의 범위내에 있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참조판례

1994.6.30. 선고, 93헌바9 결정, 1995.6.29. 선고, 94헌바39 결정

사건
96헌바14 구상속세법제29조의2제1항제1호중이혼한자의재산분할에대한증여세규정부분위헌소원
청구인
윤 승 자
대리인 변호사 ○○○
판결선고
1997. 10. 30.

주 문

구 상속세법(1990.12.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어 1994.12.22. 법률 제48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의2 제1항 제1호 중 "이혼한 자의 일방이 민법 제839조의2 또는 동 법 제843조의 규정에 의하여 다른 일방으로부터 재산분할을 청구하여 제11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금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로서 그 초과부분의 취득을 포함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청구외 이석용과 1963.6.7. 혼인하여 혼인생활을 계속하다가 1991.12.11. 협의이혼하면서 위 이석용 명의이던 울산 중구 옥교동 131 대126㎡와 같은 동 133 대598㎡ 및 위 양 지상의 지상 2층 지하 1층의 연면적 1,005.2㎡의 건물에 대하여 1991.12.9. 청구인 명의로 1991.12.4.자 재산분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과 아울러 청구인 명의로 있던 같은 동 153의 2 대119㎡ 중 청구인 지분 2분의 1 등의 부동산을 같은 날 같은 원인으로 위 이석용 앞으로 이전등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동울산세무서장은 1992.12.1.자로 청구인에게 1992.12. 수시분 증여세로서 금 870,062,630원의 부과처분을 하였다가 1993.3.8. 배우자공제액 금 274,000,000원을 적용하여 금 690,662,630원으로 경정결정을 하고 다시 국세청 심사결정에 의거 1993.3.31. 증여차액공제를 적용, 금 601,957,440원으로 재경정결정하였다. (2) 이에 청구인은 부산고등법원에 위 동울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증여세부과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하여(94구279) 그 소송 계속중, 위 증여세부과처분의 근거가 되는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1항 제1호 중 이혼한 자의 재산분할에 대한 증여세 규정부분에 대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94부359)을 하였다. 부산고등법원은 1996.2.1.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청구인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같은 달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상속세법(1990.12.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어 1994.12.22. 법률 제48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의2 제1항 제1호 중 "이혼한 자의 일방이 민법 제839조의2 또는 동 법 제843조의 규정에 의하여 다른 일방으로부터 재산분할을 청구하여 제11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금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로서 그 초과부분의 취득을 포함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규정"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증여세납세의무자)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이 법에 의하여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1. 타인의 증여(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를 제외하며, 이혼한 자의 일방이 민법 제839조의2 또는 동 법 제843조의 규정에 의하여 다른 일방으로부터 재산분할을 청구하여 제11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금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로서 그 초과부분의 취득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한 자(영리법인을 제외한다)로서 증여받을 당시 국내에 주소를 둔 자구 상속세법 제11조(상속세인적공제) ① 국내에 주소를 둔 자의 사망에 의하여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에게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가 있는 경우에는 다음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과세금액에서 공제한다. 이 경우 제2호에 해당하는 자가 제3호에도 해당하는 경우 또는 제5호에 해당하는 자가 제1호 내지 제4호에도 해당하는 경우에는 각각 그 금액을 합산하여 공제한다. 1. 배우자:600만원에 결혼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금액에 1억원을 합한 금액(위 1호는 1993. 12. 31. 배우자:1천 200만원에 결혼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금액에 1억원을 합한 금액으로 개정되었다가 다시 1996.12.30.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 제1항에서 30억원으로 개정됨)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① 협의상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③ 제1항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 민법 제843조(준용규정) 제806조, 제837조, 제837조의2제839조의2의 규정은 재판상이혼의 경우에 준용한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이혼시의 재산분할은 그 법적 성격이 부부가 혼인중 상호협력에 의하여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의 청산과 나아가 이혼후에 경제적 곤궁을 겪게 되는 당사자에 대한 부양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을 뿐, 증여적 요소가 없으므로 이혼시의 재산분할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이혼시에 분할하는 재산이 과다하여 잠재적 지분을 초과하거나 부양료의 범위를 초과할 경우에 그 초과부분이나 조세회피의 목적으로 이혼을 가장하고 재산분할을 한 경우에는 그 취득재산에 대하여 이를 증여에 해당한다고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혼시의 재산분할에 있어 그 과다여부나 조세회피의 목적여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상속세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증여로 취급하여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결국 증여로 의제하여서는 안될 재산의 분할을 증여로 의제함으로써 세금납부의 의무가 없는 자에게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한 결과로서 헌법 제23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요 헌법 제38조 및 제59조가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할 것이다. 나. 부산고등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 부산고등법원은 구체적인 이유의 설시 없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 아니라고 하였다. 다. 재정경제원장관의 의견 (1) 일반적으로 증여세는 생전에 무상으로 물려준 재산 또는 재산의 이전, 즉 사전상속재산에 과세함으로써 상속세와 과세의 형평을 유지하도록 하는 상속세의 보완세적 기능을 가진 세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부간에 이루어진 상속재산에 대하여도 상속세를 과세하는 현행 우리나라의 상속세체계하에서는 부부간의 증여에 대하여도 증여세의 부과는 불가피하며, 증여세의 부과가 되는 한 이혼시 재산분할청구에 따라 재산이 이전되는 것에 대한 증여세 과세여부 및 그 방법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현행 상속세법은 동일한 규모의 재산을 이혼재산분할청구에 의하여 취득한 경우와 부부일방의 사망으로 상속받은 경우간 과세형평을 유지하고,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현행 민법 등 다른 법률체계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배우자상속공제액 범위내에서 증여세를 면제하고, 그 초과부분이 있는 경우에만 증여세를 과세하고 있다. 다만, 이혼시 일방이 받는 위자료에 대하여는 손해배상 및 보상금액의 지불로 보아 전액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고 있다. (2) 현행 민법은 재산분할청구시 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도록 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분할의 액수와 방법 등을 법원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각 가정의 부부의 지분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는 한, 전업주부의 경우와 가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주부와의 구분기준이 모호하고, 배우자 일방의 재산가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지분이 달라지는 등 부부관계의 청산에 따른 분할비율을 객관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실정이므로, 결국 민법상 부부별산제하에서 부부간의 공유지분, 가사노동의 평가기준 등에 관한 사법적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상속세법에서만 실질적인 부부재산 공유제를 취하면서 그 지분을 산출해내어 면세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3) 상속세법은 대부분의 부부간 이혼시 취득하는 재산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공제액을 확대하여 일부 고액 재산가에 대하여만 제한적으로 증여세가 과세되도록 하고 있고, 이혼시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재산의 이전이 혼인관계의 청산(종료)에 따른 이전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상속의 경우와 유사하므로 상속세와의 과세형평을 고려하여 상속과 동일한 과세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부관계의 청산에 따른 실질적인 배우자의 재산기여분 및 공유지분을 보장하고 과세형평을 유지함으로써 실질적인 공평과 사회적 부의 재분배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23조 제1항, 제38조, 제59조 등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 가. 과세법률의 헌법적 제약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1) 과세법률의 헌법적 제약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헌법 제59조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조세법률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오늘날의 법치주의는 실질적 법치주의를 의미하므로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도 과세요건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 명확히 정해질 것을 요구할 뿐 아니라 나아가 조세법의 목적이나 내용이 기본권보장의 헌법이념과 이를 뒷받침하는 헌법상의 여러 원칙에 합치될 것을 요구한다( 헌법재판소 1994.6.30. 선고, 93헌바9 결정; 1997.7.16. 선고, 96헌바36 등 병합결정 등 참조).또한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규정된 평등원칙의 세법영역에서의 구현이라 할 수 있는 조세평등주의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납세자의 담세능력에 상응하여 공정하고 평등하게 할 것을 요구하며 합리적 이유없이 특정의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 1995.6.29. 선고, 94헌바39 결정; 1996.8.29. 선고, 95헌바41 결정 등 참조).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은 타인의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한 자는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는 증여세의 기본원칙을 규정하면서,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에 의한 재산분할청구를 하여 재산을 취득한 자 중 상속세의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한 자에게 그 초과부분에 대한 증여세납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위에서 본 재정경제원장관의 의견과 같이 혼인관계가 청산된다는 점에서 이혼과 사망의 경우가 동일하다는 점에 착안, 배우자의 사망으로 상속받는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이와 과세상 형평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로 취득한 재산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다만, 상속세의 배우자 인적공제제도에 상응하여 그 공제액을 초과하는 수증(수증)부분에 대하여만 증여세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는 그외에도 위장이혼 등의 방법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면탈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 (1) 증여세의 과세원인 증여세는 증여를 과세원인으로 하는 조세이다. 구 상속세법은 증여의 정의에 관하여 규정한 바 없으므로 증여의 의미는 민법의 관련규정에 의하여 파악할 수밖에 없다. 민법 제554조에 의하면, 증여란 당사자의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표시를 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을 말한다. 따라서 증여세는 이러한 의미의 증여에 대하여만 부과되는 것이 원칙일 것이고/ 다만, 조세정책상 비록 민법상의 증여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특정한 요건이나 사실을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입법화한 것이 곧 증여의제에 관한 규정들이다(구 상속세법 제32조 내지 제34조의6 참조). 어떤 사항을 증여로 의제하여 과세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한다. 그러나 증여세제의 본질에 반하는 자의적 방식으로 또는 특정의 납세의무자들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거나 우대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증여의제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와 조세평등주의라는 헌법적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위헌임을 면할 수 없다. (2) 재산분할청구권의 법적성질 (가) 우리 민법은 부부재산에 관하여 부부재산계약제( 민법 제829조)와 법정재산제( 민법 제830조 내지 제833조)의 이원적 구성방법을 채택하여, 부부인 당사자가 부부재산계약제를 선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법정재산제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부부재산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실정이므로 현실적으로는 법정재산제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민법은 법정재산제의 내용으로 완전한 부부별산제를 채택하여 부부의 일방이 혼인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하여 각자 관리, 사용, 수익하도록 하면서 다만 부부 중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부부별산제하에서는 혼인 중에 취득한 재산이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 혼인생활에 협력하여 온 타방의 기여도(특히, 가사노동의 경우)가 잘 반영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처가 이혼 후의 생활곤란을 염려하여 경제적 강자인 남편의 부당한 대우를 그대로 인종할 수밖에 없어 혼인관계의 자유와 평등을 해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이 인식되어 1990.1.13. 민법 중 가족법 부분의 개정(법률 제4199호, 1991.1.1. 시행)에 의하여 이혼으로 혼인이 해소될 때 배우자 일방이 타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신설되었다. (나) 우리의 경험칙상 혼인중 형성되는 재산의 상당부분은 부부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틀림없음에도 소유명의는 어느 일방에 귀속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재산분할제도는 바로 위와 같은 경우 부부의 실질적 공유재산을 청산한다는 데에 그 본질이 있다. 이러한 재산을 부부별산제라 하여 이혼시 형식상 명의자인 어느 일방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부당하므로 쌍방의 기여도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하고자 하는 것이 재산분할제도의 본질이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에서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를 분할의 주된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재산분할제도의 이러한 본질이 표출된 것이라 하겠다. 한편, 재산분할제도에는 이혼 후 경제적으로 곤궁한 배우자에 대한 부양이라는 요소도 다소 포함되어 있다. 지속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상호부조를 기초로 하는 것이 혼인이므로 비록 그 관계가 파탄되었더라도 일정한 정도로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대방을 부양할 의무는 혼인자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고, 또 현실적으로도 공동재산의 청산이나 이혼위자료에 의해서도 이혼 후 생계유지가 곤란한 경우가 있을 것이므로 이를 보충할 필요성이 있다. 재산분할제도에 이러한 부양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에서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라고 규정한 점에 미루어 보더라도 분명하다. (다) 요컨대 이혼시의 재산분할제도는 본질적으로 혼인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에,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보충적으로 가미된 제도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10.12. 95므175·182 결정; 1993.5.11. 93스6 결정; 1991.1.15. 90므446 결정 참조).이와 같이 재산분할의 본질은 실질적인 부부공동재산의 청산에 있으므로 재산분할에 의하여 분할되는 재산은 사실상 재산취득자의 소유에 지나지 아니하고, 재산분할에 의한 자산이전은 공유물의 분할 내지 잠재화되어 있던 지분권의 현재화에 지나지 않는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가) 이미 위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의 법적 성질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혼시 배우자가 가진 재산분할청구권은 재산을 무상으로 취득하는 증여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어 증여세를 부과할 여지는 전혀 없다. 또한 재산분할중의 부양적 요소에 관하여 보더라도 이는 부양의무이행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므로 증여세의 부과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민법상 부양의무자 상호간의 치료비·생활비 또는 교육비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은 과세가액에 산입되지 아니하는 점(구 상속세법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호)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에 대하여도 증여세가 부과될 근거는 없다. (나) 이혼시의 재산분할청구로 취득한 재산을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조세정책적 필요성이 있는지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민법상의 증여가 아님에도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기 위하여는 민법상의 증여와 사회경제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낳는 재산변동이면서도 상속세나 증여세에 대한 조세포탈의 방법으로 이용되기 쉽다고 인정되는 등, 이에 대하여도 증여와 동일한 취급을 할 조세정책적인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상속세를 면탈하기 위하여 이혼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그리 흔한 일이라 생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은 증여와는 그 본질을 달리 하는 것으로서 사회경제적 효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달리 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할 조세정책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물론 증여세나 상속세를 면탈할 목적으로 위장이혼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없다 할 수도 없고, 또 이혼당사자간의 협의로 공유재산의 청산 및 부양의 범위를 넘어 과다히 재산분할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이러한 경우에는 당연히 조세가 부과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와 진정한 재산분할을 가려 조세정의를 실현하려는 입법적 노력없이 이혼시의 재산분할로 취득한 재산이 상속세의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하기만 하면 이에 대한 반증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은 채 증여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입법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간의 적정한 비례관계를 벗어난 것일 뿐 아니라 "의심있을 때에는 과세한다"는 조세당국의 세수의 편의만을 도모하는 비민주적 조세관의 표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세제의 본질에 반하여 증여라는 과세원인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어서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고 자의적이며 재산권보장의 헌법이념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입법목적이 배우자의 사망시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과 과세상의 형평을 유지한다는 데에 있음은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이는 혼인관계가 청산(종료)된다는 점에서 이혼과 사망의 경우가 동일하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혼과 배우자의 사망이 비록 혼인관계의 종료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공통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산관계, 신분관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이혼시의 재산분할은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의 경우와는 취득재산의 범위나 내용면에서 전혀 다르다. 이혼시 재산분할의 대상은 재산취득자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재산에 한정됨에 반하여,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의 경우 그 대상이 되는 재산은 이에 한정되지 않고 원칙적으로 사망 배우자의 모든 재산이 되고, 이에는 실질적으로 재산취득자 본인의 것이 아닌 상대방의 특유재산 등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리고 이혼의 경우에는 분할대상재산의 범위나 내용을 비교적 분명하게 파악, 정리할 수 있는 반면, 배우자사망으로 인한 상속의 경우에는 이를 파악, 확정하기가 곤란하여 배우자 인적공제의 방법이 보다 적절하게 된다. 또한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은 어디까지나 배우자 쌍방간의 재산의 분할만이 문제될 뿐이나, 배우자 사망으로 인한 상속의 경우에는 배우자외에 직계비속 등도 공동으로 상속관계에 개입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세의 상속세 보완세적 기능을 관철하는 데에만 집착한 나머지, 배우자상속과 이혼시 재산분할의 재산관계의 이와 같은 본질적이고도 다양한 차이점을 무시하고 이를 동일하게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라는 평등의 규준을 어기고,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다룸으로써 자신의 실질적 공유재산을 청산받는 혼인당사자를 합리적 이유없이 불리하게 차별하는 것이므로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므로 재판관 중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의결을 거친 법률에 따라 과세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는 조세를 규율하는 내용의 법률이 헌법이 정하는 조항 특히 기본적 인권에 관한 조항에 위반되지 않게끔 제정될 것을 요한다. 헌법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제23조)하는 한편, 복지국가의 이념을 천명한 사회보장 등(제34조)의 생존권 보장 규정을 두고 있다. 국가의 생존권 보장 의무는 복지국가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그 내용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것을 보장하는 데 있다. 오늘날의 조세는 재정수요의 충족과 경기조정의 목적 이외에도 생존권 보장의무의 필연적인 수단으로, 국가가 어느 정도 부(부)의 분배상태의 시정(재분배)을 행하는 것 또한 국가의 정당한 임무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부의 일부계층으로의 과도한 집중을 완화하기 위하여 수입과 상속재산에 누진율에 따른 과세를 함으로써 부의 축적의 저지와 향상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징수된 조세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여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각종 사회복지의 증진향상을 도모하는 비용에 충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조세를 통한 누진세 제도는 수많은 사회복지 증진향상을 위한 제도 가운데 가장 적절하고 중요한 몫을 하는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가는 어느 정도의 누진세율이 가장 적정한 분배상태가 되는지 그리고 재분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정한지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이 결정은 당시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윤리적인 배경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것이므로, 이것은 이른바 조세원칙 내지 조세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더욱이 국가가 과세권을 행사함에 있어 적극적으로는 조세의 회피나 면탈을 억제하기 위한 규정을 두거나 담세력에 따른 공평한 부담의 실현 수단으로 과세의 종목과 과세방법을 선택하고 소극적으로는 교육·종교활동에 면세를 하고 그밖에 경기조정을 이유로 조세의 누진율을 조절하거나 감면, 유예를 하는 등 조세정의와 국가의 과세기능의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결정하는 것 등도 궁극적으로는 모두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입법부의 광범한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다. 나. 1990.1.13. 법률 제4199호로 신설된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은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43조에 의하여 재판상 이혼에 준용)고 규정하고 이 규정은 1991.1.1.부터 시행되고 있다. 상속세법은 이혼시에 분할된 재산에 과세하기 위하여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제29조의2 제1항 제1호를 개정하였는데 그 내용은 배우자가 재산상속에서 공제받는 인적공제액(1억원+600만원×결혼년수, 결혼년수에 1년미만의 단수가 있을 때에는 이를 1년으로 본다)을 초과하여 분할취득하는 재산 부분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였다(같은 조항 제1호에 규정된 배우자 인적공제액은 1) 1993.12.31. 법률 제4662호로 1억+1,200만원×결혼년수로 개정되고, 2) 1996.12.30. 법률 제5193호로「금 30억원을 한도로 하여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가액」으로 다시 개정되었다).우리 법제는 유산과세형(유산과세형)을 채택하면서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재산상속에 대하여는 다른 일방 배우자에게도 공동상속인과 마찬가지로 상속세를 과세하고 있는데 그 부담을 경감시키려고 배우자 인적공제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런데 배우자의 사망과 이혼은 혼인 해소사유라는 점에서 동일하므로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로 취득한 재산에 대하여 과세를 하지 아니한다면 배우자 사망으로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와 서로 균형이 맞지 아니하여 균형을 맞추려고 상속세법을 개정한 것이다(제151회 국회, 법제사법 위원회 회의록 제11호 참조).바꾸어 말하면 민법 제839조의2에 신설 규정된 재산분할은 혼인생활중 부부가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에 대하여 이혼시에 이를 청산·분할하는 제도이고, 상속세법이 분할재산 중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개정한 취지는 재산형성에 있어서 배우자의 기여분을 배우자 인적공제 액수정도인 것으로 인정하여 입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1) 재산분할 청구권은 혼인중에 취득한 재산이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을 경우에 혼인생활에 협력한 다른 일방의 기여도가 잘 반영되지 아니하여 경제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있는 측의 생활곤란을 염려하여 혼인생활에 있어서 남녀평등원칙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신설된 것이다. 민법은 재산분할에 관하여 당사자 쌍방 협의에 의하도록 하고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839조의2 제2항).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부부공유재산의 청산, 부양, 위자료 등 세가지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나, 법원은 판결례를 통하여 혼인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유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부부가 재판상 이혼할 때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 있으면 법원은 그 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 당사자 쌍방의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하고(대법원 1995.10.12. 95므175·182 결정, 법원공보 제1005호 3780면), 유책 배우자에게도 재산 분할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며(대법원 1993. 5. 11. 93스6 결정, 법원공보 제945호 1400면), 이혼후의 부양에 관하여는 재산분할액수의 방법을 정할 때에 참작사유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견해가 뚜렷하지는 않다(대법원 1991.1.15. 90므446 결정 법원공보 제891호 748면). 그러나 이혼위자료에 대하여는 손해배상 및 보상금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혼 등에 의하여 정신적 또는 재산상의 대가로 받은 위자료는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증여로 보지 아니 하는 것이다[구 상속세 기본통칙 86……(29-2)][대법원 1989.6.27. 선고, 88누10183 판결 (법원공보 제854호 1187면)은 이혼시에 위자료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면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된다고 한다].(2) 재산분할은 실질적인 부부공유재산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 원칙이나 상속세나 증여세 등을 면탈하기 위하여 이용되거나, 증여세의 과세대상이 아닌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혼시의 재산분할을 일률적으로 모두 합법적인 부부공유재산의 청산으로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부부공유재산의 청산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재산분할이나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는 위자료는 증여세의 과세대상이 되고 위자료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면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것 또한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조세법은 과세요건을 정함에 있어 납세자 개개인의 특수사정을 고려하여야 하겠지만 무수한 납세자들의 주관적 실질적 관계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특수사정을 고려하는 것은 사실상 곤란한 경우가 많으므로 부득이 어느 정도 외관적 상황에 착안하여 과세요건을 획일적으로 정하여 그 형식적 외관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것은 납세의무자들의 개인적인 특수사정에도 불구하고 과세청으로서는 획일적인 취급을 하지 아니하면 납세자 상호간의 공평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쟁점인 부부공유재산의 형성이나 유지에 관한 배우자 기여의 형태는 맞벌이형, 가업협력형, 전업주부형 등 여러 모습으로 나누어지므로 부부의 기여도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음이 분명하고, 전업주부와 가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주부와의 구분이 모호하며, 배우자 일방의 재산의 다소에 따라 분할재산의 액수가 달라지는 등, 이혼시의 청산에 따른 분할비율을 객관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기준을 법률로써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속세법은 부득이 혼인해소사유의 하나인 배우자 사망의 경우와 동일한 인적공제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이어서 입법부는 국민소득의 증대와 부부상호관계의 시대적인 변화에 부응하여 상속세법을 두차례에 걸쳐서 다시 개정하고 이혼시 취득하는 재산에 대한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높여 분할재산이 극히 많은 일부계층의 국민에게만 제한적으로 과세가 되게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규정은 헌법조항(제11조, 제23조 제1항, 제38조, 제59조)에 비추어 생각하여 보면 입법의 목적과 수단에서 정당성·합리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입법자의 광범한 재량의 범위내에 있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3) 더구나 이 사건 법률규정은 상속세 배우자 인적공제액의 한도내에서는 과세상의 문제없이 재산분할을 할 수 있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은 공유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사실을 특별사정으로 보고 실질적인 공유재산의 청산 범위내에서 이루어졌다는 자료는 당사자의 지배영역안에 있는 점에 비추어, 납세의무자 측의 주장 입증에 의하여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한 부분에 대한 증여세의 감면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되는 것이다. 더욱이 당해사건에서 문제되는 이혼시에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부부 일방명의의 부동산을 다른일방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경우에는 민법부동산 등기법상의 법리와 관련하여 보면 이러한 주장 입증문제는 더욱 뚜렷해 지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민법은 부부재산제에 관하여 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부부일방의 단독 소유권 즉 특유재산을 인정하며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공유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29조, 제830조). 그러므로 혼인계속중에 부부일방의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을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부부의 공유재산에 속한다고 보는 것은 민법의 규정과 부동산 등기의 추정력을 고려할 때에 법률해석론으로는 수긍할 수 없는 지나친 이론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부부일방의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은 일단 특유재산으로 추정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므로 그 부동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었다는 이유 만으로 공유부동산으로 바뀌고 지분비율까지도 확정되어 실질적인 소유관계에 대한 입증이 면제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아닐 수 없다(부동산 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8조는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한 배우자 명의의 물권등기에 대한 특례규정을 두고 있다). 가령 혼인계속중에 취득한 부동산이 부부의 공유재산에 속하는 것이라면 부부사이에는 명의신탁이 가능한 관계로 명의신탁해지 등의 방법에 의하여 그 소유권을 회복할 수도 있으므로 이혼시의 부동산의 재산분할을 획일적인 방법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주관적 실질적 관계의 특수사정 또한 납세의무자측에 주장 입증책임을 지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라. 입법부는 민법상의 재산분할 청구권을 신설하면서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기여분을 이 사건 법률규정인 상속세의 배우자 인적공제액수 정도인 것으로 인정하는 취지로 개정하였다. 이 두개의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입법 의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양규정이 명백하게 서로 모순되거나 배척하여야 할 관계에 있지 않고 합헌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한 헌법의 규정을 내세워 위헌무효로 선언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조세법의 특수성 때문에 당사자간의 주관적인 실질관계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극히 일부계층의 납세자에게 과세 처분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과세청에 과세표준 신고를 하여 시정을 하게 하거나 또는 법원에 소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규정을 위헌무효로 선언하여 이혼시의 재산 분할과 관련된 과세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헌법 이념에도 맞고 조세정의에 부합되는 것인지? 헌법은 이혼부부의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특별한 과세이론이나 방법을 구체화하고 있지 않다. 이 사건 법률규정은 입법부의 광범한 재량 행위의 범위에 속하는 조세정책 내지 조세정의의 실현수단을 명문화한 것이므로 우리 재판소가 헌법해석의 방법으로 위헌무효 선언을 하여 이를 저지할 수 있는 것으로는 도저히 해석되지 아니 한다. 미국연방최고재판소의 스톤(Stone)재판관은「법령집으로부터 바람직하지 아니한 법률을 제거하는 일은 재판소가 할 일이 아니고, 국민의 선거권 행사와 민주주의 정치 절차에 맡겨야 한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것을 여기에 인용하면서 나의 반대의견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주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 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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