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9헌마704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불기소처분에 의한 기본권 침해를 인정한 사례
결과 요약
- 피청구인(검사)의 불기소처분은 수사 미진 및 자의적인 증거 판단으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해당 불기소처분을 취소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1999. 2. 1. 피고소인 조○식을 사기 혐의로 고소함.
- 고소 내용은 피고소인이 청구인 명의로 5,000만 원을 대출받아 사용한 후 변제하지 않아 청구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것임.
- 피청구인은 1999. 4. 30. 피고소인에 대해 범죄 혐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함.
-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이 금융거래불량자인 현○락에게 청구인을 소개했을 뿐이며, 피고소인은 보증인에 불과하고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함.
-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 재항고를 거쳐 1999. 12.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불기소처분의 자의성 및 수사 미진 여부
-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고소 진술과 피고소인의 범행 자인 각서 등 증거를 배척하고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일방적으로 믿은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
- 수사 검사는 금융거래불량자라고 자인하는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대출금 5,000만 원을 받은 현○락을 조사하고 필요시 대질신문을 진행했어야 함.
-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을 보증인에 불과하다고 단정하여 피고소인의 기망행위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함.
- 특히, 김○태 소유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된 경위와 담보가치, 대출금의 실제 사용자, 피고소인의 변제 능력 및 변제 불이행 사유 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음.
- 이러한 수사 미진과 자의적인 증거 판단은 현저히 자의적인 처분이며,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함.
검토
- 본 결정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수사 미진 및 자의적인 증거 판단으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 특히, 고소인의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일방적으로 신뢰하여 불기소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함을 지적함.
- 검사는 사건 관계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질신문 등 필요한 수사 조치를 다해야 하며, 담보 제공 경위, 대출금 사용처, 변제 능력 등 핵심적인 쟁점에 대한 심도 있는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함.
- 이는 검사의 수사 재량권이 무제한적이지 않으며,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수사 절차의 적법성과 증거 판단의 합리성이 중요함을 시사함.
판시사항
불기소처분에 의한 기본권침해를 인정한 사례재판요지
청구인은 피고소인을 범죄행위자로 지목하여 고소하였고 이를 뒤받침하는 고소인 진술외에도 피고소인이 범행을 자인하는 취지의 각서도 제출하고 있으므로, 피청구인이 이들 자료를 믿지 아니하고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일방적으로 믿으려면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나, 기록 어디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수사검사로서는 금융거래불량자라고 자인하는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만연히 취신할 것이 아니라, 대출금 5,000만원을 받은 사건외인을 조사하고 필요하면 동인과 피고소인간 또는 청구인을 포함한 3자간의 대질신문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을 보증인에 불과하고 범죄행위자가 아니라고 단정하여 불기소결정을 한 것은 수사미진이요 자의적인 처분이라 할 것이며,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주 문
피청구인이 1999. 4. 30. 서울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15069호 사기 사건의 피고소인 조○식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1999년 형
제15069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청구인은 1999. 2. 1. 서울지방검찰청에 청구외(피고소인) 조○식을 사기혐의로 고소하였는데,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은 ○○회사 ○○미광이라는 상호로 건축업에 종사하는 자이며, 청구인 김○수는 1997. 4. 1.부터 1998. 4. 17.까지 피고소인의 승용차 운전기사로 재직하였던 바,
피고소인은 청구인 명의로 서울 동대문구 ○○○가에 소재한 ○○상호신용금고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쓴 뒤 3개월 이내로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여 청구인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1997. 8. 하순경 청구인에게 그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 주면 3개월 이내에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여 주겠으며 김○태소유부동산도 담보로 제공되니 염려없다고 속여, 이 말을 믿은 청구인으로 하여금 위 금고에서 금 5,000만원을 신용대출받게 하여 이를 피고소인이 사용한 후, 약정기일까지 불입하지 않고 청구인으로 하여금 대위변제하게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것이다.
나.피청구인은 위 사건을 수사한 후 1999. 4. 30. 피고소인에 대하여 범죄혐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항고·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1999. 12. 9. 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 이유
피의자(피고소인)가 사건외 현○락으로부터 금원을 대출받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자신이 금융거래불량자로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으므로 동인에게 고소인을 소개하여, 고소인 명의로 금 5,000만원을 대출을 받아 위 금액 모두를 위 현○락에게 입금하였는데, 그 후 위 현○락이 위 대출금을 변제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으로서, 피의자는 위 금원에 대한 지급을 보증하는 보증인의 위치에 있었을 뿐이므로, 피의자에게 보증채무에 의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책임이 인정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의자가 고소인을 속이고 본건 금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워 결국 범죄혐의 없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피청구인은 수사미진과 자의적인 증거판단으로 피고소인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헌법상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불기소처분의 이유요지와 같고,
가사, 피고소인이 청구인으로부터 돈을 빌린 당사자라 하더라도 피고소인은 당시 변제능력이 충분하였음이 기록상 입증되고 있다.
3. 판 단
서울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15069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여 살펴본다.
가.1997. 8. 30. (주)○○상호신용금고로터 청구인 명의로 금 5,000만원이 대출되었고, 동 대출금을 청구인이 사용하지는 아니한 사실은 분명하나 이와 관련하여 청구인이 피고소인을 이 사건 범죄행위자로 지목하여 고소한데 대하여, 피고소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이 돈을 쓰려고 청구인에게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라 사건외 현○락으로부터 금원을 대출받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은 금융거래불량자라 대출을 받을 수 없기에 동 현○락에게 고소인을 소개만 하여 주었을 뿐 나머지 일들은 이들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며 대출금 역시 동 사건외인이 사용하고 변제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다. 이에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의 변소를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소인은 단지 보증인에 불과하고 범죄혐의가 있다면 위 현○락이지 피고소인이 아니라는 취지로 이 사건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나.그러나 청구인은 피고소인을 범죄행위자로 지목하여 고소하였고 이를 뒷받침하는 고소인 진술외에도 피고소인이 범행을 자인하는 취지의 각서(기록 26쪽)도 제출하고 있으므로, 피청구인이 이들 자료를 믿지 아니하고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일방적으로 믿으려면 그럴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나 기록 어디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수사검사로서는 금융거래불량자라고 자인하는 피고소인의 변소만을 만연히 취신할 것이 아니라 위 현○락을 조사하고 필요하면 동인과 피고소인간 또는 청구인을 포함한 3자간의 대질신문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을 보증인에 불과하고 범죄행위자가 아니라고 단정하여 불기소결정을 한 것은 수사미진이요 자의적인 처분이라 할 것이다.
위 현○락은 1999. 8. 19. 서울고검 검사에게 피고소인의 변소와는 정반대로 이 사건 행위자는 피고소인이고 대출금도 피고소인이 모두 인출하여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기록 133-137쪽)함으로써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이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다.피청구인은 위와 같이 피고소인을 단순한 보증인에 불과하다고 단정함으로써 청구인이 주장하는 피고
소인의 기망행위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하였으나
(1)기록 20-24쪽에 있는 등기부등본의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 주장처럼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하여 사건외 김○태 소유의 부동산이 담보로(근저당권 설정)제공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동 근저당권설정은 제3번으로 이미 그 이전인 1997. 7. 23.에 제1번(채권 최고액 3억 9천만원), 1997. 8. 5.에 제2번 (채권최고액 6,500만원)이 설정되어 있는 등 불과 1개월여 사이에 3번의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선순위의 피담보채권이 고액이라 과연 이 사건 대출에 담보여력이 있을지 의문이 가는 사정이므로 피고소인이 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청구인을 안심시킨 경위와 그 담보가치 등에 대한 조사를 하여 피고소인의 기망행위 여부를 담당검사는 수사했어야 한다.
(2)또한 대출금이 입금된 통장과 그 입출금의 시점, 통장명의자와 관리자 등 경위를 조사함으로써 이 대출금의 실제 사용자가 피고소인인지 여부도 수사하고,
(3)나아가 3개월 안에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여 줄터이니 염려말고 이름을 빌려달라고 하여 대출받았음에도 이를 변제하지 아니한 것은 당시 변제할만한 능력이 없으면서 거짓말을 한 것인지, 만일 당시에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면 변제하지 아니한 이유가 무엇인지, 대출 후 2년여가 지나도록 이자 한 푼 변제하지 아니한 특별한 사유가 있는지 등에 대하여도 조사하여 피고소인에게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했어야 한다.
라.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피청구인은 마땅히 해야할 수사를 게을리하고 일방적인 증거판단만으로 피고소인은 보증인에 불과하지 범죄행위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고 말았으니 이는 수사와 증거판단에 있어 중대한 잘못을 범한 것이자 소추기관으로서의 검사의 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서 현저히 자의적인 처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있으므로 피고소인에 대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정경식 신창언 이영모 한대현 하경철(주심) 김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