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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가. 세무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해 온 고등학생들에게, 세무대학을 폐지하는 이 사건 폐지법에 대한 청구인적격(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국회가 이 사건 폐지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폐지법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대학의 자율권과 교수의 자유, 신뢰보호의 원칙 및 교육을 받을 권리, 평등권 등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소극)

재판요지

가. 고등학교 학생인 청구인들의 경우, 세무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아직 세무대학에서 학업할 수 있는 자격을 확정적으로 부여받았다고 볼 수 없어 청구인적격(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이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정부는 이 사건 폐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행정절차법 제41조법제업무운영규정 제15조에 따라 입법예고를 통해 이해당사자는 물론 전 국민에게 세무대학 폐지의 의사를 미리 공표하였으며, 헌법 제89조에 따라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는 등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방법을 준수하였다. 따라서 국회가 이 사건 폐지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곧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 (1)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하여 세무대학이 폐교되는 경우에도 이미 세무대학을 졸업한 자들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자유롭게 상호 친목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고, 졸업생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세무대학 졸업생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부칙 제4조 제1항). 그러므로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해서 세무대학을 폐교하는 것이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을 통해서 보장된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또는 제37조 제1항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2) 세무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의 목적에 의해서 세무대학이 수행해야 할 과제의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는 것으로서, 세무대학의 설립과 폐교가 국가의 합리적인 고도의 정책적 결단 그 자체에 의존하고 있는 이상 세무대학의 계속적 존립과 과제수행을 자율성의 한 내용으로 요구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폐지법(부칙 제4조 제3항)은 세무대학소속 교수·부교수·조교수 및 전임강사의 신분보장에 관하여 교육공무원법의 해당 조항을 준용함으로써 세무대학을 폐지하더라도 교수들의 지속적인 학문활동을 보장하는 등 기존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해서 세무대학이 폐교된다고 해서 세무대학의 자율성이 침해되거나 곧바로 세무대학 교수의 진리탐구와 연구발표 및 교수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 폐지법(부칙 제2조)은 세무대학의 재학생과 휴학생 중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앙행정기관 소속 교육훈련기관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위탁교육을 이수하거나 국내 소재 전문대학의 세무관련학과에 편입학하여 당해 학교를 졸업한 자, 또는 2001년 2월에 세무대학을 졸업하는 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국세행정관서의 8급 국가공무원으로 채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이 사건 폐지법으로 인하여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4) 세무대학은 세무공무원 채용환경의 변화 및 정부기능 간소화 등 주변여건의 변화에 따라 기존 세무공무원의 교육기관으로 통합·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이를 폐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입법자의 차별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세무대학과 마찬가지로 국비로 운영되는 경찰대학과 달리 이 사건 폐지법으로 세무대학만을 폐교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이 차별취급하는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폐지법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참조판례

가. 헌재 , 1995. 5. 25. 94헌마100, 판례집 7-1, 806, 1997. 3. 27. 94헌마277, 판례집 9-1, 404 나. 헌재, 1996. 2. 16. 96헌가2등, 판례집 8-1, 51 다.헌재, 1992. 10. 1. 92헌마68등, 판례집 4, 659

사건
99헌마613 세무대학설치법폐지법률위헌확인
청구인
(선정당사자)정규백 외 6인
청구인
(선정당사자)들
대리인 변호사김○○
판결선고
2001. 02. 22.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인(선정당사자) 고상아, 같은 조진아의 심판청구는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선정당사자)들의 심판청구는 이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국회는 1998. 8. 9. 정부안으로 제출된 세무대학설치법폐지법률안을 의결하고, 대통령은 같은 달 31. 위 폐지법률을 공포하였다. 이에 청구인(선정당사자)들을 포함한 별지 1. 기재 선정자들은 위 폐지법률로 인하여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과 제37조 제1항, 헌법 제11조 평등권, 헌법 제12조 적법절차, 헌법 제22조 학문의 자유, 헌법 제31조 제1항 교육을 받을 권리, 헌법 제31조 제4항 대학의 자율권, 그리고 신뢰보호의 원칙을 통해서 헌법상 보장된 자신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1999. 10.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심판의 대상은 세무대학설치법폐지법률(1999. 8. 31. 법률 제5995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폐지법"이라 한다)이고, 이 법의 본문 및 부칙의 내용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폐지법은 세무대학의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입법절차에 있어서 당연히 이해관계자인 청구인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등 청문절차를 거쳐서 제정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입법예고절차만을 통해서 제정되었으므로 헌법 제12조 소정의 적법절차에 위반된다. 이 사건 폐지법은 세무대학의 폐지를 목적으로 하며 별도의 집행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분적 법률이라 할 수 있는바, 경찰대학 등 다른 특수 국립대학은 그대로 두고 세무대학만을 폐지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없이 세무대학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처분적 법률의 헌법적 한계를 위반하였으며, 동시에 헌법 제11조 제1항을 통해서 보장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이다. (2) 세무대학의 폐교는 재학생이나 휴학생의 경우 정신적 고향인 학교가 없어지는 상실감을 감수해야만 하고 세무대학 명칭의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졸업함으로써 기존의 세무대학 동문들과 연락이 단절된다. 따라서 이 사건 폐지법은 헌법 제10조를 통해서 보장된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또는 헌법 제37조 제1항 소정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3) 세무대학과 세무대학의 교수들은 대학시설의 관리, 운영뿐만 아니라 신입생의 선발을 포함한 학사관리 전반, 폐교결정 등에 관한 자율권을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폐지법은 세무대학 폐지와 신입생 선발금지 등의 일방적 조치를 그 내용으로 함으로써 헌법 제31조 제4항을 통해서 보장된 세무대학과 세무대학 교수인 청구인 정규백의 자율권을 침해함은 물론 헌법 제22조의 학문의 자유를 통해서 보장된 교수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4) 청구인 김수원은 세무대학의 휴학생으로서 세무대학에 입학함으로써 그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졸업 후에는 공무원에 임용될 법적 지위를 취득하였으나, 세무대학이 폐지됨으로써 관련기관에서 위탁교육을 받게 되었다. 청구인 고상아, 조진아는 고등학교 2, 3학년에 각 재학중인 자로서 가정형편상 일반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워 수업료를 국비에서 지급하고 졸업후 공무원에 임용되는 세무대학에 진학할 것을 목표로 공부해 왔는데, 세무대학이 폐지됨으로써 동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폐지법은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헌법 제31조 제1항을 통해서 보장된 청구인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 나. 재정경제부장관 및 국세청장의 의견 요지 (1) 정부는 위 폐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이 사건 폐지법을 제정, 공포하였다. 또한 세무대학설치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세무대학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그 조직의 설립근거가 된 당해 법률을 폐지하는 법률을 제정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법률의 제정 여부에 관하여는 입법자인 국회에 고도의 입법형성의 여지 또는 정책적 재량이 인정되는 것이다. (2) 세무대학 폐지에 따라 세무대학 졸업생 및 재학생이 모교인 정신적 고향을 잃게 됨으로써 선후배 관계가 계속되지 못하게 되는 등 행복추구권의 침해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은 사회생활에서의 추상적인 만족감을 제약받는 정도에 불과하다. (3) 입법자가 학문의 자유와 관련한 대학자치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법률로써 대학의 자율권을 규율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가정책적 목적에서 대학의 존폐 여부를 법률로 결정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4) 세무대학 휴학생에 대하여는 이 사건 폐지법 자체에 그들이 입학할 당시에 보장받은 신뢰이익 및 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3. 판단 가.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자를 의미하며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뿐인 제3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헌재 1995. 5. 25. 94헌마100, 판례집 7-1, 806, 808 ; 1997. 3. 27. 94헌마277, 판례집 9-1, 404, 409). 청구인 조진아를 비롯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세무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아직 세무대학에서 학업할 수 있는 자격을 확정적으로 부여받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 중 조진아를 비롯하여 세무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해 온 고등학생들의 경우 청구인적격(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이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입법과정의 하자 및 처분법률 주장에 대한 판단 (1) 입법과정의 하자와 적법절차 위배 여부 정부는 1998. 11.부터 1999. 2.까지 전 정부부처(17부·4위원회·2처·16청) 및 19개 민간전문기관이 참여하는 경영진단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조직 경영진단을 실시하였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세무대학 폐지와 관련한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1999. 3. 8.에는 세무대학 폐지방안을 포함한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한 정부운영 및 조직개편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1999. 3. 경영진단조정위원회와 기획예산위원회가 마련한 세무대학의 폐지 방침을 정부안으로 결정하여, 1999. 6. 3.부터 같은 달 22.까지 행정절차법 제41조법제업무운영규정 제15조에 따라 입법예고를 통해 이해당사자는 물론 전 국민에게 세무대학 폐지의 의사를 미리 공표하였으며, 이 사건 폐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헌법 제89조에 따라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는 등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방법을 준수하였다. 따라서 국회가 이 사건 폐지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곧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2) 처분법률 또는 개별사건법률의 형식 이 사건 폐지법은 세무대학설치의 법적 근거로 제정된 기존의 세무대학설치법을 폐지함으로써 세무대학을 폐교하는 법적 효과를 발생하는 것이므로, 동법은 세무대학과 그 폐지만을 규율목적으로 삼는 처분법률의 형식을 띤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처분법률의 형식은 폐지대상인 세무대학설치법 자체가 이미 처분법률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는 법률도 당연히 그에 상응하여 처분법률의 형식을 띨 수밖에 없는 필연적 현상이다. 한편 어떤 법률이 개별사건법률 또는 처분법률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헌재 1996. 2. 16. 96헌가2등, 판례집 8-1, 51, 69). 따라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부의 조직 및 기능 조정을 위해 세무대학을 폐지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폐지법은 그 처분법률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헌법적으로 정당하다 할 것이다. 다. 기본권 침해 여부 에 대한 판단 (1) 세무대학의 연혁과 운영현황 (가) 세무대학은 국립학교설치령에 의하여 1980. 4. 국립세무전문대학으로 설립되어 1981. 3. 개교하였고, 세무대학설치법(1981. 4. 13. 법률 제3429호로 제정된 것)에 의해 1981. 7. 국립세무대학으로 개편되었다. 세무대학은 그동안 1999. 8. 현재 4,800여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배출하여 이 중 약 4,200여명이 국세청 등 일선에서 세무행정에 종사함으로써 조세행정의 개선과 전문화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그러나 세무대학이 설치될 당시 국세행정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을 교육하는 학과를 설치한 대학이 한 군데(서울시립대)에 불과하였고 국세청 및 관세청의 6급이하 실무인력이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 소지자로 충원되었던 것이(1979. 6.말 현재 국세청 71.2%, 관세청 67.1%), 이 사건 폐지법 제정 당시에는 4년제 대학에 14개, 2년제 대학에 58개의 세무관련학과가 설치ㆍ운영되고 연간 졸업생도 7,2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세무교육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리고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국세청의 7·9급 세무공무원 합격자의 학력별 현황을 보면, 연간 공채자 중 4년제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소지자 비율이 7급공채의 경우에는 96.1%, 9급공채의 경우에는 78.8%에 이르는 등 90년대 이후부터는 세무공무원 공개채용시험의 합격자 대부분이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세무공무원의 채용환경이 본질적으로 변화하였다. (나) 세무교육 및 세무공무원 채용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세무대학설치법 제9조에 따라 2년의 교육연한을 마친 세무대학 졸업자는 전원 8급공무원으로 특채되고, 이에 비해서 9급 세무직 공채합격자의 경우 약 80%에 달하는 4년제 대학 졸업자는 8급으로 승진하는 데 최소한 2년에서 보통 약 7년이 소요되는 등 심각한 승진적체 현상이 발생함으로써 국가의 인사운영상에 부담이 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세무공무원 채용환경의 변화와 국세청 및 관세청 내에서의 인사운영상의 문제 및 1997년 후반기에 발생한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하의 총체적인 경제적 위기로 인하여 정부의 기능을 간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하였다. 이에 정부는 민간부문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업무만을 수행하고 그밖의 기능은 민간에 이양하여 가급적 정부기능을 핵심역량 위주로 축소·개편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이 사건 폐지법의 입법목적 및 선택된 방법에 대한 평가 이 사건 폐지법은 세무대학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감한다는 단순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 국가가 21세기 신지식·정보화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의 조직과 기능을 재편함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강력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종합적 국가발전계획의 수립과 이를 위한 구체적 실현방법이 헌법에 의해 금지되지 않는 한, 이 사건 폐지법의 제정목적은 헌법적으로 정당하다.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세무대학의 교육기능은 이제 일반대학의 세무관련 학과에서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본 입법자의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있고, 설사 일반대학에서의 세무관련 교육이 국세행정기관의 구체적 사무집행에 직접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실무적 내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세무공무원으로 임용한 뒤 국세공무원 교육과정에서 실무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으므로, 세무대학을 폐지하여 세무대학의 교육기능을 민간부문의 일반대학으로 이전하려는 조치는 민간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구성하려는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3)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또는 제37조 제1항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의 침해 여부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하여 세무대학이 폐교되는 경우에도 이미 세무대학을 졸업한 자들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자유롭게 상호 친목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 즉, 세무대학의 폐교가 곧 졸업생인 세무대학 동문 선후배간의 자유로운 접촉과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세무대학을 폐교하는 경우에도 종전의 학적관리 사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앙행정기관소속 교육훈련기관의 장이 이를 승계하기 때문에(부칙 제4조 제1항), 졸업생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세무대학 졸업생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문회 활동의 가능성과 모교 방문의 기회는 어디까지나 모교의 존립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특수 국립대학인 세무대학의 존립 여부는 국가의 교육정책에 따라서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것일 뿐, 선험적인 무제한의 자연적 권리로서 국가를 상대로 각 개인이 자신의 모교와 동문 후배가 영원히 존속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해서 세무대학을 폐교하는 것이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을 통해서 보장된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또는 제37조 제1항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4) 대학의 자율권과 교수의 자유 침해 여부 (가) 헌법 제31조 제4항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율성이란 대학의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외부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국립대학인 세무대학은 공법인으로서 사립대학과 마찬가지로 대학의 자율권이라는 기본권의 보호를 받으므로, 세무대학은 국가의 간섭 없이 인사ㆍ학사ㆍ시설ㆍ재정 등 대학과 관련된 사항들을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운영할 자유를 갖는다( 헌재 1992. 10. 1. 92헌마68등, 판례집 4, 659, 670 참조). 그러나 대학의 자율성은 그 보호영역이 원칙적으로 당해 대학 자체의 계속적 존립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다. 즉, 이러한 자율성은 법률의 목적에 의해서 세무대학이 수행해야 할 과제의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는 것으로서, 세무대학의 설립과 폐교가 국가의 합리적인 고도의 정책적 결단 그 자체에 의존하고 있는 이상 세무대학의 계속적 존립과 과제수행을 자율성의 한 내용으로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해서 세무대학을 폐교한다고 해서 세무대학의 자율성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나) 헌법 제22조에 의해서 보호되는 학문의 자유는 진리를 탐구하는 자유를 의미하는바, 단순한 진리탐구에 그치지 않고 탐구한 결과에 대한 발표의 자유 내지 가르치는 자유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국가가 세무대학과 같은 국립대학을 설치ㆍ조직ㆍ폐지하는 등의 조직권한은 원칙적으로 당해 대학에 재직 중인 자들의 기본권에 의해서 제한되지 아니한다. 게다가 이 사건 폐지법(부칙 제4조 제3항)은 세무대학소속 교수ㆍ부교수ㆍ조교수 및 전임강사의 신분보장에 관하여 교육공무원법의 해당 조항을 준용함으로써 세무대학을 폐지하더라도 교수들의 지속적인 학문활동을 보장하는 등 기존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한 세무대학의 폐교로 인하여 곧바로 청구인 자신의 진리탐구와 연구발표 및 교수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5) 신뢰보호의 원칙 및 교육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 세무교육 환경 및 세무공무원 채용환경은 본질적으로 변화되었고 이러한 사정변경으로 인해서 종전의 설치법에 따른 법률관계를 재고할 필요성이 커졌으며, 따라서 세무대학 휴학생의 법률관계는 이 사건 폐지법에 의한 세무대학 폐교와 어느 정도 상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교육과 공무원 취임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이상 신뢰보호의 원칙을 들어 정부의 구조와 기능을 재편해야 할 공익적 요청을 후퇴시킬 수는 없다. 이 사건 폐지법(부칙 제2조)은 세무대학의 재학생과 휴학생 중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앙행정기관 소속 교육훈련기관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위탁교육을 이수하거나 국내 소재 전문대학의 세무관련학과에 편입학하여 당해 학교를 졸업한 자, 또는 2001년 2월에 세무대학을 졸업하는 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국세행정관서의 8급 국가공무원으로 채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위탁교육의 학비 등은 종전의 설치법 제7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국고에서 지급하고, 전문대학에 편입학한 자에 대하여는 교육에 필요한 입학금·수업료 기타 전문대학에 납입하는 납부금에 한하여 정부가 이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이 사건 폐지법으로 인하여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6) 평등권의 침해 여부 세무대학의 폐교는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정부의 구조와 기능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었다. 세무대학은 그동안 4,000명 이상의 세무공무원을 양성하여 세무행정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세무공무원 채용환경의 변화 및 정부기능 간소화 등 주변여건의 변화에 따라 기존 세무공무원의 교육기관으로 통합ㆍ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이를 폐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입법자의 차별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성질의 것이다. 이는 세무대학뿐만 아니라 사관학교나 경찰대학과 같은 국비운영의 특수대학들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나, 경찰대학은 세무대학과는 달리 일반 대학의 다른 학과에 의해 대치할 수 없는 성격의 특수대학으로서 국가치안업무를 담당할 경찰공무원을 교육·훈련하는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무대학과 다른 차이점을 갖는다. 세무대학은 세무관련 직업교육이 다른 일반대학의 세무관련 학과교육보다 강화되어 있다고는 하나 일반대학의 교육과정이 세무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을 전혀 보완할 수 없는 것이 아니므로, 세무대학과 경찰대학은 반드시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폐지법으로 세무대학만을 폐교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이 차별취급하는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폐지법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7) 소결 이 사건 폐지법은 그 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정성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춘 것이므로, 비록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제약을 가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그 제약은 헌법상 정당한 범위내의 제한이므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고등학생의 신분인 청구인 고상아, 같은 조진아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이영모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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