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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침해가 인정된 사례

재판요지

교통사고의 발생경위 및 피해자 구호경위, 사고현장의 상황에 관하여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사안에서, 사고 직후 가장 먼저 현장을 목격한 청구외 박○민이 사고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면 수사검사로서는 위 박○민 및 그 일행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구호현장 및 사고현장 상황에 관하여 진술이 서로 어긋나는 목격자들을 필요하다면 대질조사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박○민 및 그 일행에 대한 조사도 아니하고 엇갈리는 진술을 규명하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에 대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조사하여야 할 사항에 대해 조사를 제대로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7조 제5항

사건
99헌마131 불기소처분취소
청구인
강○자
국선대리인 변호사 ○○○
피청구인
광주지방검찰청 검사
판결선고
1999. 10. 21.

주 문

피청구인이 1998. 5. 1. 광주지방검찰청 1998년 형제2948호 피의자 최○수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사건에서 결정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광주지방검찰청 1998년 형제2948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1997. 2. 4. 청구외 최○수(피고소인, 이하 '피고소인'이라 한다)를 고소하였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은 1996. 7. 30. 02:10경 광주 1 마 8172호 엑셀승용차를 운전하여 광주 남구 이장동 소재 남양주유소 앞 편도 2차선 도로로 남평쪽에서 백운광장쪽으로 운행하던 중 전방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하고 핸들을 정확히 조작하지 아니한 과실로 같은 방향 1차선상을 진행 중인 청구외 배○남 운전의 광주 1 노 6844호 엑셀승용차의 좌측 옆면 부분을 피고소인 운전 차량의 우측 옆면 부분으로 들이받고 이로 인하여 위 배○남 운전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 우측 도로변의 화단경계석을 정면으로 들이받게 하여 그 충격으로 위 배○남으로 하여금 병원으로 후송도중 사망케 하고도 즉시 정차하여 동인을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하였다. 피청구인은 1998. 5. 1.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항고·재항고를 거쳐 1999. 3. 9.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청구인의 남편 배○남은 1996. 7. 30. 02:10경 광주 1노 6844호 엑셀승용차를 운전하여 광주 남구 이장동 소재 남양주유소 앞 도로를 진행하던 중 위 주유소 입구 화단경계석 모서리를 들이받고 정차하였다. 배○남은 개인택시를 운전하던 청구외 백○면에 의해 전남대병원으로 후송도중 사망하였다. 피고소인은 같은 날 02:00경부터 03:00경 사이에 위 사고장소 부근에서 광주 1마 8172호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그 승용차 우측 옆면 부분으로 배○남의 승용차 좌측 옆면 부분을 들이받은 사실이 있다. 나.청구인은 위 사고경위에 관하여 배○남이 차선을 따라 진행하던 중 피고소인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배○남의 승용차를 들이받음으로써 위 주유소 입구 화단경계석 모서리에 받혀 정차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피고소인은 같은 날 03:00경 사고장소 부근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깜박 조는 사이에 자신의 승용차 우측 옆면으로 정차중인 배○남의 승용차 좌측 옆면을 스치고 전방 도로변의 화단경계석에 정차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소인의 승용차가 배○남의 승용차를 들이받은 시점이 배○남의 승용차가 위 주유소 입구 화단경계석 모서리를 들이받기 전인지 혹은 그 이후인지 여부이다. (1)개인택시기사 백○면, 주유소 근무자 홍○우, 홍□우, 현장출동경찰관 정○우, 주○선의 각 진술에 의하면, 위 백○면이 1996. 7. 30. 02:10경 택시를 운전하고 사고장소 전방 100여 미터 지점을 진행하던 중 배○남의 승용차가 위 택시를 추월하여 주유소 입구쪽으로 진행하다가 화단경계석 모서리 부분을 들이받았다. 백○면은 주유소에 근무하던 홍○우, 홍□우와 함께 차에서 배○남을 꺼내어 택시에 태워 전남대병원으로 후송하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 정○우, 주○선이 출동하여 현장조사를 하였으며 사고시로부터 30분쯤 뒤에 경찰관이 조사를 마치고 가려고 하는데 피고소인의 승용차가 화단경계석을 들이받고 정차하였다는 것이다. 피청구인 또한 도로교통안전협회 전남지부의 교통사고조사분석보고서와 백○면, 홍○우, 홍□우 및 정○우, 주○선의 진술을 종합하여, 배○남의 승용차가 주유소 입구 화단경계석 모서리를 들이받고 정차한 상태에서 경찰관들이 조사를 마치고 가려고 하는데 피고소인의 승용차가 정차중인 배○남의 승용차를 들이받고 화단경계석을 부딪친 다음 정차한 것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2)그런데 청구외 이○정, 김○식, 문○천의 각 진술에 의하면, 그들은 사고장소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모든포도원'에 있었는데 02:00경부터 02:30경 사이에 충돌소리를 듣고 사고장소로 가보니 사고차량 2대가 있었으며 경찰관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가해차량운전자는 부근에 술에 취한 모습으로 서 있었고 피해차량운전자는 이미 후송되었는지 현장에 없었으며 곧이어 견인차가 왔다는 것이다. 위 이○정은 충돌소리를 듣기 5-10분쯤 전에 위 '모든포도원'에서 뛰쳐나간 청구외 이○아를 붙잡으러 가던 중 주유소 안쪽에 정차된 경찰 순찰차를 보았으나 사고차량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렉카 기사 김○배도 02:10경 전화를 받고 견인차를 운전하여 02:20경부터 02:25경 사이에 사고현장에 도착하였는데 사고차량 2대가 정차되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 }} }}더욱이 우리 재판소에 제출된 청구외 박○민 작성의 목격사실확인서 및 사실확인서의 각 기재내용에 의하면, 박○민은 사건 당일 02:00경부터 02:20경 사이에 갤로퍼승용차를 운전하여 일행인 정○형, 김○길, 박○형과 함께 나주쪽에서 광주쪽으로 가던 중 주유를 하기 위해 남양주유소에 들르게 되었는데 그 당시 주유소 입구 화단벽에 정차하고 있는 차량은 없었고 경찰 순찰차는 주유소 안쪽에 서 있었다. 주유를 하던 중 갑자기 '끼익 꽝꽝' 하는 소리가 나서 주유소 입구를 보니 엑셀승용차가 화단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고, 누군가 문을 열어주며 엑셀승용차 운전자에게 나오라고 하자 조금 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비틀거리며 나와서 개인택시에 타고 후송되었다. 그 때 경찰관도 옆에 있었으며, 엑셀승용차 전방 20-30미터에 승용차가 또 한대 서 있었고, 엑셀승용차 운전자가 후송된 직후 이○정 일행과 렉카차가 도착한 다음 박○민 일행은 02:30 내지 02:40경 광주로 출발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진술들은 백○면, 홍○우, 홍□우, 경찰관 정○우, 주○선의 진술과는 크게 다르다. 다.위 박○민과 그 일행은 사고 직후 가장 먼저 현장을 목격하였으므로 이 사건 수사에 서 반드시 조사하여야 할 중요한 증인들이다. 박○민은 사고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다고 하며, 위 이○정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박○민이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을 때에 사고가 나서 그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면서 박○민이 연락처를 경찰관에게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수사검사로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박○민 및 그 일행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또 배○남의 구호경위 및 사고현장 상황에 관하여 진술이 서로 어긋나는 백○면(사망)을 제외한 위 김○식, 문○천, 홍○우, 홍□우, 정○우, 주○선 등을 필요하다면 대질조사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사고 직후의 현장 목격자인 위 박○민 및 그 일행에 대한 조사도 아니하고 엇갈리는 진술을 규명하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에 대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조사하여야 할 사항에 대해 조사를 제대로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피청구인이 피고소인에 대하여 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이재화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주심) 한대현 하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