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1999. 2. 25. 선고 98헌마108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검사의 자의적 기소중지처분으로 인한 고소인의 기본권 침해 인정 사례
결과 요약
- 검사의 자의적인 기소중지처분은 고소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해당 처분을 취소함.
- 나머지 피고소인들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어 기각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1995. 6. 13. 한국방송공사(KBS) 기자 성명불상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가사소송법 위반죄로, 손○환, 이○연, 권○진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함.
- 성명불상자는 1995. 5. 8. 청구인의 전처로부터 청구인에 대한 허위 사실이 기재된 고소장과 이혼소송소장을 건네받아 그 진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기사를 작성, 송고하여 KBS 뉴스에 방송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가정법원 처리 중인 사건을 방송한 혐의를 받음.
- 손○환, 이○연, 권○진은 1995. 6. 10. 잡지 '퀸'에 게재된 기사로 인해 청구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가처분 결정을 송달받았음에도, 출판된 잡지 대부분을 회수하지 않아 청구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음.
- 피청구인(검사)은 성명불상자에 대해 소재불명이라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하고, 나머지 피고소인들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함.
- 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1998. 4. 8.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검사의 자의적 기소중지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
-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에 의해 수사를 개시한 경우, 충분한 수사를 통해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해야 할 책무가 있음.
- 피고소인을 특정하여 소환 조사 후 종국 결정을 할 수 있음에도 기소중지라는 중간 처분을 하여 수사를 중단하는 것은 검사의 자의적인 사건 처리로, 해당 고소인을 차별대우하는 것이므로 고소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함.
- 이 사건에서 피청구인은 KBS 법조취재팀장을 조사했으나 취재기자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함.
- 그러나 당시 KBS 법조출입기자는 7-8명에 불과했고, 범행 일시 및 장소가 명확하여 기자 명단 조사, 다른 언론사 기자 조사, 취재파일/방송녹화기록/컴퓨터보존자료 압수수색, 보도책임자 소환 조사 등의 방법으로 용이하게 취재기자를 특정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조사를 전혀 하지 않음.
- 더구나 동일한 기회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취재하여 보도한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공소 제기되었음에도 피고소인에 대해서만 기소중지 처분한 것은 사건 처리의 형평성을 잃은 것임.
- 따라서 이 사건 기소중지처분은 검사가 검찰권을 행사함에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됨.
관련 판례 및 법령
- 헌법재판소 1991. 4. 1. 90헌마115, 판례집 3, 175, 180-181
나머지 피고소인들에 대한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
-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고소사실에 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
- 달리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인해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음.
검토
- 본 판례는 검사의 기소중지처분이 단순히 수사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고소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 특히, 피고소인 특정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조사만으로 기소중지 처분하는 것은 검찰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음을 시사함.
- 검찰은 고소 사건 처리 시 피고소인 특정 및 수사에 있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사건 처리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함.
- 고소인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통해 기본권 침해를 다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임.
판시사항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침해가 인정된 사례재판요지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이나 기타 수사의 단서에 의하여 수사를 개시한 때에는 충분한 수사를 한 끝에 공소를 제기하거나 불기소처분을 하여 사건을 종결지어야 할 것인바, 피고소인을 특정하여 소환조사한 후 종국결정을 할 수 있음에도 기소중지라는 중간결정을 하였다면 이는 검사의 자의적인 사건처리로 고소인을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고소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인 평등권,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국방송공사 기자인 피고소인이 청구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기사를 취재하여 방송하게 하였다는 사유로 고소된 사건에서 피청구인은 당시 취재기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하여 기소중지처분을 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당시 취재기자는 한국방송공사 법조출입기자 7-8명 중 한 사람이므로 당시의 법조출입기자 명단이나 피고소인과 같이 취재하여 보도한 행위로 처벌된 다른 언론사의 기자를 조사하거나 방송녹화기록 또는 컴퓨터보존자료 등을 압수수색하거나 보도책임자를 소환·조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용이하게 취재기자를 특정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이러한 조사없이 만연히 기소중지처분을 한 것은 검사가 검찰권을 행사함에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다.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7조 제5항주 문
1.서울지방검찰청 1996년 형제97855호 사건에 있어서 피청구인이 피고소인 성명불상자에 대하여 한 기소중지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1996년 형제97855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청구인은 1995. 6. 13. 서울지방검찰청에 피고소인 성명불상자를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및 가사소송법위반죄로, 피고소인 손○환, 이○연 및 권○진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였는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 성명불상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한국방송공사(KBS) 기자, 피고소인 손○환은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소재 주식회사 서울신문사 대표이사, 피고소인 이○연은 위 신문사 이사, 피고소인 권○진은 위 신문사가 발행하는 잡지 퀸(QUEEN)의 편집국장 겸 편집인인바
(1) 피고소인 성명불상자는
1995. 5. 8.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지방검찰청 출입기자실 및 서울지방법원 출입기자실에서 청구인의 전처인 김○란으로부터 배모 변호사(청구인)가 간통혐의로 부인으로부터 고소 및 이혼소송을 당하였다. 배씨가 지난 87년 지방의 판사로 근무할 때 알게 된 여대생과 2년 전부터 동거에 들어갔다. 배모 변호사가 여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면접을 하러온 여대생을 성희롱하여 말썽을 빚어 93년 변협의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취지가 기재된 고소장과 이혼소송소장을 건네받아 그 진실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기사를 작성하여 송고함으로써 같은 날 19:00 케이·비·에스 뉴스에 방송되도록 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청구인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가정법원에서 처리중에 있는 사건에 관하여 본인임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을 방송하고
(2) 피고소인 손○환, 이○연, 권○진은 공모하여
1995. 6. 10. 위 서울신문사에서 서울지방법원 민사 제50부(재판장 권광중)로부터 피신청인 손○환은 피신청인이 편집하여 전국 서점 등에 이미 반포한 퀸 잡지 1995년 6월호(제6권 제6호 통권 60호)를 회수하여야 한다는 가처분결정을 송달받았으므로 이를 회수하여 위 잡지에 게재된 기사로 인하여 청구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된 잡지 60,000권 중 626권만 회수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하여 시판되도록 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청구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수사한 후 피고소인 성명불상자에 대하여는 소재불명이라는 이유로 기소중지/ 나머지 피고소인들에 대하여는 범죄의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항고·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1998. 4. 8. 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가. 피고소인 성명불상자에 관하여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이나 기타 수사의 단서에 의하여 수사를 개시한 때에는 충분한 수사를 한 끝에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불기소처분을 하여 사건을 종결지어야 하고, 이와 같이 하는 것은 검사의 책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피고소인을 특정하여 소환 조사한 후 종국결정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중지라는 중간처분을 하여 수사를 중단하였다면 이는 검사의 자의적인 사건처리로 당해 고소인을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그 고소인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평등권,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하였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1. 4. 1. 90헌마115, 판례집 3, 175, 180-181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청구인은 이 사건 보도 당시의 한국방송공사(KBS) 법조취재팀장 김○태를 조사하였으나 위 기사를 취재한 기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진술하고 달리 신원이나 소재를 밝힐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중지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위 기사는 1995. 5. 8. 검찰청출입기자실 또는 법원출입기자실에서 취재한 것임이 명백하여 범행 일시, 장소의 특정이 어렵지 아니하고 당시의 한국방송공사 법조출입기자는 모두 7-8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므로 취재기자가 누구였는지를 밝히려고 한다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즉 당시의 법조출입기자 명단을 입수하여 일일이 조사하여 보거나 당시 피고소인과 같이 취재하여 보도한 행위로 조사를 받은 바 있는 다른 언론사 기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국방송공사의 취재기자가 누구였는지 확인을 하는 방법 또는 한국방송공사에 보관된 당시의 취재파일이나 방송녹화기록 또는 컴퓨터보존자료 등을 압수수색하여 보거나 보도책임자를 소환조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용이하게 취재기자인 피고소인 성명불상자를 특정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이러한 조사를 전혀 하지 아니한 채 위 김○태 한사람만 만연히 형식적으로 조사한 후 피고소인을 밝힐 수 없다며 기소중지처분하였다. 더구나 피고소인과 동일한 기회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취재하여 보도한 조선일보사 기자와 잡지 퀸의 기자에 대하여는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 등으로 공소제기하면서 피고소인에 대하여는 기소중지처분을 하고 있어 이는 사건처리의 형평성도 잃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중지처분은 검사가 검찰권을 행사함에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아니 할 수 없어 검사로 하여금 성명불상자를 조사한 후 종국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소인에 대한 기소중지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나. 피고소인 손○환, 이○연 및 권○진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을 자세히 살펴 보아도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고소사실에 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피청구인이 피고소인 성명불상자에 대하여 한 기소중지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고, 피고소인 손○환, 이○연, 권○진에 대하여 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 부분은 이유가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주심)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 한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