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보기

AI가 추출한 핵심 문장으로 판결문 요점을 빠르게 파악해 보세요.

판시사항

1.형사피해자를 제외하고 검사 또는 피고인에게만 상소권을 준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주관적으로는 심판청구의 이익이 없고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없더라도, 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이에 대한 헌법적인 해명도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예외적으로 헌법판단의 적격을 인정한 사례

재판요지

1.형사재판에서 상소권자의 범위를 규정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 또한 헌법에 명문이 없는 한 입법정책에 맡겨져 있는 것이다. 형사피해자에게 따로 상소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로 하여금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판결에 대한 상소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 상소제도를 마련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정당성·합리성을 갖춘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지식이 없고 개인감정에 치우칠 수 있는 형사피해자에게 상소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이 법률조항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이 사건의 피해자인 청구인과 관련된 형사재판은 이미 확정·종료되었으므로 이 심판청구의 이익은 부정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청구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수많은 사건들은 앞으로도 계속 생기고 반복되는 성질의 사안이고, 더욱이 형사피해자 측에서 보면 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등 위헌심판대상조항이 특이한 성질을 갖고 있고 또 그 조항에 대한 헌법적인 해명이 특히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헌법판단의 적격을 갖춘 것으로 보아 본안판단을 하기로 한다.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38조(상소권자) ① 검사 또는 피고인은 상소를 할 수 있다.

사건
97헌마17 형사소송법 제338조 위헌확인
청구인
구○연
국선대리인 변호사 ○○○
판결선고
1998. 10. 29.

주 문

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청구인은 청구외 김○자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였다. 검사는 1994. 8. 9. 청주지방법원에 위 김○자를 명예훼손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1996. 8. 13. 위 김○자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 검사가 불복 항소하였으나 같은 해 12. 20.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청구인의 상고요청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상고포기로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위 법원에서는 청구인 명의의 상고장은 접수를 하지 아니하였다). 청구인은 1997. 1. 16. 청구인의 상소권을 배제한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의 "검사 또는 피고인은 상소를 할 수 있다"라는 규정은 헌법 제27조가 보장하고 있는 재판을 받을 권리(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를 침해하는 위헌규정 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가. 이 사건의 쟁점은 형사피해자를 제외하고 검사 또는 피고인에게만 상소권을 준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이하 "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청구인과 관련된 형사재판은 이미 확정·종료되었다. 따라서 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여부판단은 청구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 심판청구의 이익은 부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청구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수많은 사건들은 앞으로도 계속 생기고 반복되는 성질의 사안이다. 더욱이 형사피해자 측에서 보면, 이 법률조항은 구체적인 집행행위없이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도 아닐 뿐더러, 검사의 공소제기라는 집행행위와 법원의 종국판결을 거쳐도 상소권행사를 제한하는 것에 대한 위헌심사를 할 수 있는 성질의 규정도 아니다. 다시 말하면, 위헌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위헌심판대상조항이 이와 같은 특이한 성질을 갖고 있고 또 그 조항에 대한 헌법적인 해명이 특히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헌법판단의 적격을 갖춘 것으로 보아 본안판단을 하기로 한다. 나. (1) 헌법은 형사소추제도와 관련하여 국가소추주의를 취할 것인지, 사인소추주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명문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고 하고,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은 검사의 직무와 권한을 열거하면서 "공소제기와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이라는 규정을 두었다. 바꿔 말하면, 입법자는 형사소추제도에 관하여 국가소추주의,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가형벌권 내지 형사소추권의 행사가 피해자의 개인적 감정이나 집단적 이해관계 또는 여론에 좌우되지 않게끔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로 하여금 객관적 입장에서 공소의 제기 및 유지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 형사소추의 적정성 및 합리성을 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국가소추주의와 기소독점주의의 선택은 입법자의 정책에 관련된 문제로서 그 당부(當否)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할 영역에 속한다. (2) 상소제도는 오판(誤判)을 시정하고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목적으로 마련한 제도이다. 따라서 상소권은 제도의 성질상 원칙적으로 소송당사자에게만 허용된다. 형사소송의 당사자는 형사소추권을 행사하는 자(검사)와 형사소추를 당한 자(피고인)이다. 이 법률조항이 상소권자를 검사 또한 피고인에게만 한정하고 있는 것은 형사피해자는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당사자인 검사와 피고인만 상소권이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형사재판에서 상소권자의 범위를 규정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 또한 헌법에 명문이 없는 한 입법정책에 맡겨져 있는 것이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340조, 제341조는 당사자 이외의 상소권자로서 피고인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호주 또는 원심의 대리인이나 변호인 등을 열거하고 있으나, 이들의 상소권은 피고인이 상소권을 행사하지 못하거나 아니하는 경우를 예상한 보완규정에 불과하다. 요컨대, 형사피해자에게 따로 상소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로 하여금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판결에 대한 상소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 앞서 본 상소제도를 마련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정당성·합리성을 갖춘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지식이 없고 개인감정에 치우칠 수 있는 형사피해자에게 상소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이 법률조항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청구인은 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헌법 제27조 제5항에 규정된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 본문은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다. 재판절차에서 신청을 하지 아니한 형사피해자가 상소심 법정에서 진술하기 위하여 상소권을 따로 인정해 줄 필요는 없다.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등에서는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외도 검사에 의한 기소독점주의하에서 자칫 소홀해질 우려가 있는 형사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고소권, 검찰항고권, 재정신청권 등의 규정을 둠으로써 형사소추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형사피해자에게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길도 열어 놓았다. 3. 이에 관여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 이영모(주심) 한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