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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가.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가 제청법원의 견해와 다른 견해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나. 구속영장 청구사건에서의 적용법률 여하 및 시행된 바 없이 폐지된 법률로서, 영장범죄사실의 계기가 된 법률이 영장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소극) 다. 헌법재판소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 판단과는 관계없이, 법원이 입법과정의 하자를 이유로 한 집회 및 시위 등의 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재판요지

가. 법원으로부터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의 제청을 받은 헌법재판소로서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를 심판함에 있어서는 제청법원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나, 재판의 전제와 관련된 제청법원의 법률적 견해가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면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제청신청인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은 형법상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업무방해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의 규정과 구속영장의 발부요건 및 절차 등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규정 등이고, 제청법원이 위헌제청한 노동관계법개정법은 제청 당시에 공포는 되었으나 시행되지 않았고 이 결정 당시에는 이미 폐지되어 효력이 상실된 것으로서 위 구속영장청구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영장기재 피의사실에 적힌 범행의 계기가 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그 위헌여부에 따라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관계에 있지도 아니하므로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제청신청인의 행위가 위헌법률의 제정과 시행이라는 위헌적인 행위에 대한 헌법수호행위의 일환으로서 그에 상응한 정도의 정당성을 갖는지, 이 사건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성립여부와 제청신청인의 구속여부의 판단 등 제청법원이 주장하는 사실들은 사실인정 및 그에 대한 평가, 관계법률의 해석과 개별사례에서의 적용에 관한 문제로서, 이것은 일반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법원의 임무에 속하는 것이다.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의 반대의견 제청법원은 노동관계개정법률의 위헌여부가 제청신청인의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데 필요하고 그에 따라 제청신청인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이유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제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위헌심판제청을 하였는바, 제청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이 명백히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재판의 내용이나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헌법재판소로서는 법원의 위와 같은 전제성에 관한 판단을 받아들여 제청한 법률의 위헌여부를 심판하여야 할 것이다.

사건
97헌가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등 위헌제청
제청법원
대전지방법원
당해사건
대전지방법원 97-104 구속영장청구사건
판결선고
1997. 09. 25.

주 문

이 사건 위헌제청을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당해사건의 피의자 임○혁은 청구외 만도기계주식회사의 생산부직원이자 위 회사 노동조합의 선전부장이다. 그는 1996. 12. 26. 제182회 임시국회에서 의결되고 같은 해 12. 31. 공포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률 제5244호), 노사협의회법중개정법률(법률 제5247호), 근로기준법중개정법률(법률 제5245호) 등 노동관계법률들이 그 제정·개정과정이나 그 내용에 있어서 헌법에 위반하여 근로자인 자신이나 그가 속한 노동조합의 생활이익 내지 권익을 침해하였으므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파업 등의 쟁의행위와 집회·시위행위 등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찰은 위 피의자의 위와 같은 행위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업무방해죄 내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 등에 해당됨을 전제로 이를 범죄사실로 하여 대전지방법원에 위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던바, 이를 재판하게 된 위 법원은 위 재판과 관련하여 위 피의자가 제기한 위 각 노동관계법률들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97초40)이 이유있다고 보고 1997. 1. 17. 위헌심판제청결정을 하였으며, 그 결정은 같은 해 1. 24. 우리 재판소에 접수되었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1996. 12. 26. 제182회 임시국회에서 의결되고 같은 해 12. 31. 공포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률 제5244호), 노사협의회법중개정법률(법률 제5247호), 근로기준법중개정법률(법률 제5245호)의 위헌여부이다(이하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이라 한다). 2. 제청이유 및 관계인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위헌심판제청이유의 요지 (1) 재판의 전제성에 관한 이유 당해사건의 수사기록과 심문결과로 볼 때,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의 제·개정과 관련한 제청신청인의 파업 등 쟁의행위와 집회·시위행위는 일응 그것이 국회 내지 국가기관을 상대로 법률의 폐지 내지 개정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정치적 목적의 행위라고도 볼 수 있으나, 한편 제청신청인이 폐지 내지 개정 등을 요구하는 위 법률들이 그와 같은 근로자계층 내지 노동조합의 경제적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제청신청인의 행위는 단순한 정치적 목적의 행위라기 보다는 오히려 근로자계층이나 노동조합의 경제적 이익과 관련한 쟁의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쟁의행위에 대하여는 헌법에서도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집회·결사의 자유 등으로 이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한도내에서는 제청신청인의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수 있고/ 나아가 만약 제청신청인이 쟁의행위를 통하여 개정 내지 폐지를 주장하는 위 각 노동관계법률들이 그들의 주장과 같이 위헌으로서 당연무효라면 위와 같은 쟁의행위는 위헌법률의 제정과 시행이라는 위헌적인 행위에 대한 헌법수호행위의 일환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정#08도의 정당성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결국 제청신청인에 대하여 업무방해죄 내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로 의율하여 청구된 구속영장청구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위 각 노동관계법률들의 위헌여부에 대한 심판은 필수적인 것이므로 이 사건 위헌제청은 전제성 요건을 충족한다. (2) 본안에 관한 이유 제청신청인은 그 위헌제청신청서에서 주장하기를, 1996. 12. 26. 제182회 임시국회에서 의결되고 같은 해 12. 31. 공포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근로기준법중개정법률, 노사협의회법중개정법률 등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들은 그 제정·개정과정에 있어서의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국회의 입법권을 규정한 헌법 제40조를 침해하고 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권 및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기본권 제한의 한계에 관한 헌법 제37조 제2항, 근로자의 근로권을 규정한 헌법 제32조,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규정한 헌법 제33조에 각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제청신청인의 주장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나. 검찰총장 및 대전지방검찰청 검사의 의견요지 (1) 재판의 전제성에 관한 의견 당해사건인 구속영장청구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는 형법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그리고 형사소송법 관계규정에 의하여 판단하면 족한 것이고 위헌제청된 노동관계법률이 위 구속영장청구사건의 구속여부 판단 또는 재판에 적용될 여지는 전혀 없다. 또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의 제정 및 개정과 관련한 제청신청인의 불법쟁의 및 집회·시위행위는 저항권행사에 있어서 요구되는 최후수단성 내지는 보충성의 요건도 결하고 있어서 결코 헌법수호행위로서의 성격을 갖지 못한다 할 것이서 위법성조각사유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결국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은 위 구속영장청구사건의 재판에 전제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 (2) 본안에 관한 의견 (가) 법률의 절차적 위헌성에 관하여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의 제정 및 개정을 주도한 신한국당은 새정치국민회의 또는 자유민주연합 등 이른바 야당에 대하여 위 법률들의 제정 및 개정의 필요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였고 또 상당한 기간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여 왔으므로 위 법률들의 제정 및 개정과정에 있어서 국회의 자율권에 관한 자치법규적 성격 내지는 훈시규정적 성격이 강한 국회 본회의 개의 등에 관한 일부 국회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위 법률의 제정 및 개정은 실질적으로 국회의 총의에 의한 것으로서 헌법이 예정한 입법절차에 부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를 위헌법률이라 할 수는 없다. (나) 법률의 내용상 위헌성에 대하여 이 사건 노동관계법률의 제정 및 개정은 과거의 사회상에 맞추어 제정된 법률을 사회변화에 맞춰 새로이 제정 또는 개정하여 근로자의 복리를 추구함과 동시에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국가전체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을 도모하는 데 그 취지가 있고 그를 위해 새로이 도입되거나 변경된 각종의 제도들은 모두 다른 선진국들에서 이미 시행하여 본 결과 그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상태에 있는 제도들로서 결코 인간으로서의 존엄권 및 행복추구권, 평등권, 기본권제한의 한계에 관한 헌법정신을 침해함에 이르고 있지 아니하므로 제청법원 및 제청신청인의 위헌주장은 부당한 것이다. 3. 판 단 먼저 제청법원의 이 사건 위헌제청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는 적법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가. 사법권은 법원에 속하고 법원은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일체의 법률상의 쟁송을 심판한다( 헌법 제101조 제1항, 법원조직법 제2조 제1항). 법원의 임무에 속하는 이른바 법률상의 쟁송의 심판은 당사자간에 구체적인 권리의무 관계의 분쟁에 법률을 적용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사자간에 구체적인 권리의무 관계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적용할 법률, 바꾸어 말하면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을 하게 되어 있다( 헌법 제107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법원으로부터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의 제청을 받은 헌법재판소로서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를 심판함에 있어서는 제청법원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나, 재판의 전제와 관련된 제청법원의 법률적 견해가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면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6. 10. 4. 선고, 96헌가6 결정, 판례집 제8권 2집 308, 321면). 나. 제청신청인에 대한 이 사건 구속영장청구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은 형법상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업무방해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의 규정과 구속영장의 발부요건 및 절차 등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규정 등 임이 분명하다. 제청법원이 1997. 1. 24.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한 법률은 노동관계법개정법으로서 1996. 12. 31. 공포되었으나 1997. 3. 1.부터 시행하기로 된 법률이었다. 그러나 이 심판 계속중인 1997. 3. 13. 공포된 근로기준법폐지법률(법률 제5305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폐지법률(법률 제5306호), 노동위원회법폐지법률(법률 제5307호),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폐지법률(법률 제5308호)에 의하여 폐지되고, 근로기준법(법률 제5309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률 제5310호), 노동위원회법(법률 제5311호),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법률 제5312호)이 새로이 제정 시행되었다. 1997. 3. 13.자 관보는 노동관계법개정법은 1996. 12. 26. 국회 의결절차에 대하여 유·무효의 논란이 있으므로 이를 폐지하고 새로운 법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동관계법개정법은 제청법원이 이 사건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할 당시에는 아직 시행되지 아니한 법률이었고 이 결정 당시에는 이미 폐지되어 효력이 상실된 법률인 것이다. 위헌법률심판은 최고규범인 헌법의 해석을 통하여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것이므로 이와같은 위헌법률심판 제도의 기능의 속성상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의 제청대상 법률은 당사자간에 구체적인 권리의무관계의 분쟁을 해결하는데 적용할 법률이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률은 현재 시행중이거나 과거에 시행되었던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제청당시에 공포는 되었으나 시행되지 않았고 이 결정당시에는 이미 폐지되어 효력이 상실된 법률은 위헌여부심판의 대상법률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더욱이 노동관계법개정법은 당해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제청신청인의 영장기재 피의사실에 적힌 범행의 계기가 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동 개정법의 위헌여부는 피의사실기재 범행에 대하여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관계에 있지도 아니함으로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겠다. 다. 대의민주제에서 법률의 제정 개폐는 입법부의 몫이고, 국민은 헌법이 보장하는 입법청원 또는 언론활동을 통하여 정치적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은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의 변화로 인한 노동관계법개정에 즈음하여 상대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있다고 느낀 근로자들이 근로기본권과 직결된 위 관계법 개정에 집회, 결사 등 집단행동과 집단시위로 자기들의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입법부와 정부당국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자기들의 의견을 호소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상 언론에 의한 방법과는 다른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집단행동과 집단시위에 의한 의견의 표현도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와 관련되므로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보장을 받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집단행동과 집단시위는 순수한 언론과는 달리 일정한 행동이 수반되므로 다른 권리, 자유와의 관계에서 조정을 필요로 하고 특별한 규제를 받는 경우도 있다(예컨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6조, 제8조, 도로교통법 제6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제청신청인의 행위가 위헌법률의 제정과 시행이라는 위헌적인 행위에 대한 헌법수호 행위의 일환으로서 그에 상응한 정도의 정당성을 갖는지, 이 사건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성립여부와 제청신청인의 구속여부의 판단 등 제청법원이 주장하는 사실들은 사실인정 및 그에 대한 평가, 관계법률의 해석과 개별사례에서의 적용에 관한 문제로서 이것은 일반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법원의 임무에 속하는 것이다. 끝으로 부언할 것은 우리재판소는 심판대상법률과 관련하여 국회법 소정의 협의 없이 개의시간을 변경하고 회의일시를 통지하지 아니하여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회의원 125명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간의 권한쟁의 심판청구 사건에서 "피청구인(국회의장)이 1996. 12. 26. 06:00경 제18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의하고 국가안전기획부법중개정법률안,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안, 근로기준법중개정법률안, 노동위원회법중개정법률안, 노사협의회법중개정법률안을 상정하여 가결선포한 것은 청구인들(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결정을 한 사실이 있다( 헌법재판소 1997. 7. 16. 선고, 96헌라2 결정). 라. 이상의 이유로 이 심판대상 법률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제청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위헌제청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의 제5항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이외에는 관여한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의 반대의견 가. 헌법 제107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의한 위헌법률심판에 있어서 법원이 제청한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되느냐의 문제 즉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는 헌법재판소는 원칙으로 그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을 하는 데 필요하다는 법원의 법률적 견해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며/ 다만 전제성에 관한 법원의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을 때만 예외적으로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법원의 제청을 각하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89. 7. 14. 선고, 88헌가5 8, 89헌가44(병합) 결정 참조〕. 왜냐하면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첫째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중이어야 하고, 둘째 제청한 법률이 당해사건의 재판과 관련하여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법원이 그 법률의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결론이나 이유가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하는데( 헌법재판소 1992. 12. 24. 선고, 92헌가8 결정 참조) 제청한 법률의 위헌여부가 위와 같은 의미에서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안되는지는 당해사건의 구체적인 재판의 내용이나 과정을 알지 못하는 헌법재판소보다는 재판을 직접 진행하여 당해사건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법원이 더 잘 판단할 것이고 법원이 재판에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제청한 법률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여부의 실체판단 보다는 형식적인 전제성 판단에 치중하여 그 법률의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결론이나 이유가 달라지는 경우인가 아닌가를 일일이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원의 재판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위 88헌가5 8, 89헌가44(병합) 결정 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의 제청법원은 제청신청인 임○혁에 대하여 업무방해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 등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이 사건 심판대상법률의 위헌여부가 제청신청인의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하고 그에 따라 위 사건의 결론이나 이유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제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을 하였는바, 청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이 명백히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재판의 내용이나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헌법재판소로서는 법원의 위와 같은 전제성에 관한 판단을 받아들여 제청한 법률의 위헌여부를 심판하여야 할 것이다. 다. 다수의견은 제청한 법률이 당해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제성을 부인하고 있는 듯 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법률이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할 법률이 아니더라도 그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내용이나 이유가 달라질 경우에도 전제성이 있는 것이고 법원도 이와 같은 뜻에서 전제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제청하였으므로 다수의견이 당해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재판에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배척한 것은 부당하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주심)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 한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