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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금지원칙의 적용범위 나. 토지수용법 제71조 제7항(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이라 한다)이 위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제한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재판요지

가. 일반적으로 과거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소급입법의 태양에는 이미 과거에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진정소급효의 입법'과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이 있으며,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이 금지되는 것은 전자인 진정소급효의 입법이고 소위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나. 청구인들이 소유하던 토지가 특정 공익사업을 위하여 협의취득 또는 수용되었으나 그 후 1981.12.31.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되면서 해당토지의 다른 공익사업으로의 변경사용이 허용됨에 따라 청구인들의 환매권 행사에 제한이 가해지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설 당시 청구인들이 갖고 있던 환매권을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설은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13조 제2항이 규정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신설된 것으로 우선 그 입법목적에 있어서 정당하고 나아가 변경사용이 허용되는 사업시행자의 범위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관으로 한정하고 사업목적 또한 상대적으로 공익성이 높은 토지수용법 제3조 제1호 내지 제4호의 공익사업으로 한정하여 규정하고 있어서 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적정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피해최소성의 원칙 및 법익균형의 원칙에도 부합된다 할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이 금지되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과거에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진정소급효의 입법인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이나, 구법관계 내지 구법상의 기대이익이 존중되어야 할 특단의 사정이 있다면 비록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의 경우라 하더라도 진정소급효의 입법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이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청구인들 소유의 토지들은 1981.4.부터 1981.7.까지 사이에 협의취득 또는 수용되었고, 그후 1985.12.2.에 서초경찰서가 건축되면서 위 토지들의 일부만이 본래의 목적공익사업에 사용되었으며, 토지수용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기간을 훨씬 경과한 1990.8.27.에 목적공익사업의 변경고시가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위 토지들이 본래의 목적공익사업에 사용되지 아니한 채로 5년이 경과함으로써 청구인들은 토지수용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환매권을 취득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구법관계 내지 구법상의 기대이익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설이 비록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 제13조 제2항 소정의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일단 협의취득 또는 수용된 토지를 본래의 목적공익사업 이외의 다른 법정공익사업을 위하여 재심사·불복절차 등 아무런 적법절차 없이 전용함을 허용하고 있어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입법수단의 적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전시나 준전시에 적용되는 징발법의 관련조항과 비교할 때 피해의 최소성을 도모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 본문이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일차적·상대적 한계를 일탈한 위헌의 것이다. 또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을 종전의 수용토지에 대하여 수삼차에 걸쳐 계속 적용한다면 원소유자들은 환매권을 취득할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이는 환매권의 단순한 제한이 아니라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 단서가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절대적 한계를 일탈한 위헌의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3조 제2항, 제23조 제1항, 제37조 제2항, 토지수용법 제71조 제1항, 제2항, 제7항

참조판례

가. 1989.3.17. 선고, 88헌마1 결정, 1989.12.18. 선고, 89헌마32·33 결정, 1995.10.26. 선고, 94헌바12 결정

사건
96헌바94 토지수용법제71조제7항위헌소원
청구인
김 인 기 외 14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
판결선고
1997. 06. 26.

주 문

토지수용법(1962.1.15. 법률 제965호로 제정되고 1995.12.29. 법률 제5109호로 최종개정된 것) 제71조 제7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들은 공용의 청사 및 도로의 설치를 위한 도시계획구역으로 결정고시(1978.6.15. 건설부 고시 제145호 및 1980.1.29. 서울시 고시 제28호)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967 일대 32,345.2평 구역내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자들인바, 서울특별시는 위 도시계획결정에 따라 위 구역내에 시청사 등을 설치하기로 하고 그 실시계획을 입안하여 이를 인가고시(1981.3.10. 서울특별시 고시 제67호)한 후 1981.4.부터 같은 해 7.까지 사이에 위 청구인들 소유 토지에 대한 협의취득 또는 수용을 마쳤으나 그 후 위 사업계획은 백지화되고 대신 서울특별시는 1990.8.27.자 서울특별시 고시 제285호 및 제286호에 의하여 사업시행자가 서울특별시장에서 법원행정처장 및 법무부장관으로 변경된 대법원 및 대검찰청 청사의 신축공사 실시계획을 새로이 인가고시함으로써 당초 청구인들 소유였던 토지상에는 대법원 및 대검찰청 청사가 들어서게 되었다. (2) 이에 청구인들은 서울특별시와 대한민국을 피고로 하여 서울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95가단81778)을 제기하면서 위 피고들이 청구인들 소유 토지상에 당초의 수용목적과 달리 대법원 및 대검찰청 청사를 신축함으로써 청구인들의 환매권행사를 불가능하게 하였으므로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아울러 수용된 토지에 대하여 다른 공익사업으로의 변경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토지수용법 제71조 제7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내용의 위헌심판제청신청(95카기6895)을 하였다. (3) 그러나 위 법원은 1996.11.26. 위 피고들이 청구인들 소유 토지에 대하여 당초 인가된 실시계획을 변경하고 그 지상에 대법원 및 대검찰청 청사를 건립한 것은 토지수용법 제71조 제7항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그로 인하여 환매권이 침해된바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이를 기각하고 나아가 토지수용법 제71조 제7항에 관한 위헌심판제청에 대하여도 같은 날 이를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같은 해 12.26. 우리 재판소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되었다. 나. 심판의 대상 따라서 이 사건 위헌심판의 대상은 토지수용법 제71조 제7항(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이고, 그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71조(환매권) ⑦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관이 사업인정을 받아 토지를 협의취득 또는 수용한 후, 사업인정을 받은 공익사업이 제3조 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된 경우에는, 당해 토지에 대한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은 당해 공익사업의 변경을 관보에 고시한 날로부터 기산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들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특정목적을 위하여 수용된 토지가 당초의 수용목적사업에 필요 없게 된 경우에도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수용절차를 거침이 없이 사업의 변경만으로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그에 관한 환매권은 사업변경고시일로부터 기산하여 다시 10년의 기간이 경과된 이후에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위 법률조항은 청구인들 소유토지가 서울특별시에 의하여 협의취득 또는 수용된 이후인 1981.12.31.에 비로소 신설된 것으로 위 법률조항에 따를 경우 서울특별시의 시청사 등의 설치를 위한 당초의 수용목적사업이 이미 백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은 새로이 변경인가된 대법원 및 대검찰청 청사 설치사업으로 말미암아 환매권을 행사할 수가 없고 사실상 이를 박탈당하는 부당한 결과가 된다.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을 금지한 헌법 제13조 제2항, 재산권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23조 제1항 및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 등에 위반하는 법률조항이다. 나. 서울지방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 토지수용법 제71조 제7항은 이미 수용된 토지가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계속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환매권 행사를 제한하여 변경된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확보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이를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위 법률조항은 변경이 허용되는 사업시행자의 범위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관으로 한정하고 사업의 목적도 당초의 사업보다 공익성이 높은 토지수용법 제3조 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공익사업으로 변경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허용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재산권 제한에 있어서의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서울특별시장 및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서울지방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와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 공익사업의 변경과 환매권의 제한 토지수용법은 특정공익사업을 위하여 협의취득 또는 수용된 토지가 그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공익사업의 폐지·변경 기타의 사유로 인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되었을 때, 또는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일로부터 5년을 경과하여도 수용한 토지의 전부를 공공사업에 이용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당해 토지의 원소유자 또는 포괄승계인은 사업자에게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이를 다시 환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토지수용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제71조 제1항 및 제2항].그런데 협의취득 또는 수용의 목적이 된 공익사업이 그 후 사정변경에 의하여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취득한 토지가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토지를 별도의 수용절차를 거침이 없이 다른 공익사업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있다. 이른바 '공익사업의 변경의 인정여부'에 관한 문제로서 이를 인정할 경우 원소유자 등의 환매권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관이 사업인정을 받아 토지를 협의취득 또는 수용한 후 사업인정을 받은 공익사업이 제3조 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된 경우에는 당해 토지에 대한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은 당해 공익사업의 변경을 관보에 고시한 날로부터 기산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공익사업의 변경을 인정함과 동시에 원소유자 등의 환매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환매권도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의 일종이라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헌법재판소 1994.2.24. 선고, 92헌가15 내지 17·20 내지 24 결정;1996.4.25. 선고, 95헌바9 결정 등 참조)이므로 위와 같은 법률에 의한 환매권의 제한에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원칙(헌법 제13조 제2항)이나 재산권의 과잉제한금지원칙(헌법 제23조 제1항, 제37조 제2항) 등 헌법상의 원칙이 준수될 것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이하에서 과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위와 같은 헌법상 원칙들을 준수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금지원칙의 위반여부 (1) 헌법 제13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과거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소급입법의 태양에는 이미 과거에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진정소급효의 입법과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이 있으며,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이 금지되는 것은 전자인 진정소급효의 입법이고 소위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 헌법재판소 1989.3.17. 선고, 88헌마1 결정; 1989.12.18. 선고, 89헌마32·33(병합) 결정; 1995.10.26. 선고, 94헌바12 결정 등 참조)이라고 할 것이다. (2) 돌이켜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청구인들의 이 사건 토지는 1981.4.부터 같은 해 7. 사이에 서울특별시에 의하여 협의취득 또는 수용되었으나 그 이후인 같은 해 12.31.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되고 그로 인하여 수용토지의 다른 공익사업으로의 변경이 인정되게 되어 환매권 행사에 제한이 가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되었던 1981.12.31. 당시 청구인들이 갖고 있던 환매권은 이 법 제71조 제1항 및 제2항이 정하는 그 행사의 요건, 즉 사업이 폐지·변경되어 당해 토지가 필요 없게 되었다던가 협의취득일 등으로부터 5년이 경과하도록 토지 전부가 전혀 사업에 이용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어느 경우에도 해당되지 아니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설은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허용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를 규정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재산권에 대한 과잉제한금지원칙 등의 위반여부 (1) 헌법 제2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상 보장되는 재산권인 환매권을 법률에 의하여 제한함에 있어서는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되며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서도 아니되는 것이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협의취득 또는 수용의 목적이 된 공익사업이 그 후 사정변경에 의하여 폐지·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취득된 토지가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토지를 별도의 수용절차를 거침이 없이 다른 공익사업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공익사업의 변경을 인정하고 그로 인한 환매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새로운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확보하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물론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토지수용권 등의 발동은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긴요하고도 불가피한 특정의 공익사업을 시행하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는 것이며 그 특정된 공익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가 폐지·변경됨으로써 그 공익사업을 위하여 취득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되었다면 이를 원소유자 등에게 일단 되돌려주는 것이 재산권보장과 관련한 헌법상의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도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공공복리라는 관점에서 내재적인 제약을 가지며 본질적인 내용에 관한 침해가 아닌 한 필요한 경우 이를 제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공공복리를 위한 공익사업의 시행과정에서 이미 수용되어 있는 토지에 대하여 당초의 사업이 폐지·변경되었다는 사유만으로 다른 공익사업을 위한 필요에도 불구하고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원소유자 등에게 당해 토지를 반환하게 한 후 다시 재수용절차를 밟도록 한다는 것은 공익의 관점에서 볼 때 과도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의 낭비이며 원활한 사업시행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공익사업의 변경을 인정하고 환매권행사를 제한함으로써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확보하여 줄 필요가 있는 것이며, 그러한 점에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3) 한편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공익사업의 변경을 허용함에 있어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사업시행자의 범위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관으로 한정하고 변경이 허용되는 사업의 목적도 상대적으로 공익성이 높은 토지수용법 제3조 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공익사업에 한정하고 있다. 이는 공익사업의 변경을 전반적으로 인정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폐해, 즉 이용목적이 불명확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을 위하여 토지를 함부로 수용한다거나 토지수용이 정당화될 수 없는 사업을 위하여 가장된 목적으로 토지를 수용한 후 이를 타목적에 전용하는 등으로 토지수용이 남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나아가 환매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범위를 공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에 국한시킴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서,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의 확보라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적정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피해최소성의 원칙 및 법익균형의 원칙에도 부합된다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환매권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의 침해라거나 기본권제한에 있어서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제한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헌법 제23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3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의 원칙을 위반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일차적 상대적 한계와 같은 헌법조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최종적 절대적 한계를 일탈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견해이므로/ 다수의견에 대하여 반대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원칙의 위반의 점에 관하여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이 금지되는 경우는 윈칙적으로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과거에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진정소급효의 입법인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이나/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우리재판소의 위 판례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인 경우는 ……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라 하여 특단의 사정이 있으면 비록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인 경우라 하더라도 헌법 제13조 제2항 소정의 위 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다수의견은 위 판례를 인용하면서도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살피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특정목적을 위하여 수용된 토지가 당초의 수용목적공익사업에 필요가 없게 된 경우에도 법 제3조 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토지수용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목적공익사업의 변경조치만으로서 계속사용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그에 관한 환매권은 공익사업변경을 관보에 고시한 날로부터 기산하여 다시 법 제71조 제1항 및 제2항의 기간이 경과된 이후에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법 제71조 제1항 및 제2항 소정의 요건이 충족되어 원소유자 등이 환매권을 취득한 이후에 위 법정공익사업으로의 변경을 하였을 경우에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적용제외례의 부칙을 두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설 전후에 걸쳐 위 법정공익사업에의 변경조치도 없어서 이미 원소유자 등이 위 환매권을 취득하게 되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조항은 적어도 위와 같은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적용되는 한 진정소급효의 입법과 같은 입법으로서 이미 취득한 환매권을 박탈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일건 기록을 살피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되기 이전인 1981.4.부터 1981.7.까지 사이에 청구인들 소유의 토지들에 대한 협의취득 또는 토지수용이 필하여졌고, 그후 1985.12.2.에 서초경찰서가 건축되면서 위 토지들의 일부만이 본래의 목적공익사업에 사용되었을 뿐이고 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기간(5년)을 훨씬 경과한 1990.8.27.에 비로소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여 법 제3조 제3호 소정의 대법원 및 대검찰청의 청사신축사업으로 변경하고 그 취지를 관보가 아닌 서울특별시 공보에 고시(서울특별시 고시 285호·286호) 하였던 점이 인정되는바, 청구인들은 위 공익사업 변경고시이전인 1986.4.부터 1986.7.까지 사이에 이미 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환매권을 취득하였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와 같은 사정은 우리재판소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판시하고 있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라 인정되고, 구법관계 내지 구법상의 기대이익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설이 비록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이라 하더라도 진정소급효의 입법의 경우와 동일하게 헌법 제13조 제2항 소정의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기본권 제한의 일차적·상대적 한계를 일탈한 점에 관하여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는 먼저 헌법 제37조 제2항 본문이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입법수단의 적정성·피해의 최소성·법익 균형성 등의 상대적 한계를 일탈할 수 없다 함은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1) 그러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일단 토지수용 등이 된 토지를 본래의 목적공익사업이외에도, 위 법정공익사업을 위하여, 재심사·불복절차 등 아무런 적법절차없이 전용함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나 입법수단의 적정성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즉 토지수용권의 발동은 공익사업을 시행하려는 목적이 명확하고 긴급하고도 반드시 필요하며 부득이 한 때에만 가능하다고 할 것인데, 본래의 공익사업을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하려 함은 본래의 토지수용조치가 토지를 수용한 후에 5년 등이 경과되도록 수용토지 전부를 이용하지 아니할 정도로 이용목적이 불명확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을 위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심사절차에 의하여 행하여졌음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다른 공익사업에 본래 수용한 토지를 전용하려 한다면, 이는 새로운 토지수용이나 다름이 없고, 새로운 심사절차를 거친다 하더라도 심사는 오히려 종전보다 더 엄격하여야 할 것이며, 종전보다 더 명확하고 긴급하며 반드시 필요한 공익사업인지의 여부가 심사되어야 할 것이고, 심사절차나 그 전용결정에 대한 불복방법 등 구제절차도 좀 더 엄격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적법절차에 관한 규정을 전혀 두지 아니하였으므로 결코 입법수단의 적정성을 도모하였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 다수의견은 이와 같은 재수용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은 공익의 관점에서 볼 때에 과도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의 낭비이며 원활한 공익사업시행에 장애가 되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의 확보라는 행정편의만을 중시한 끝에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 침해라는 점을 간과한 일방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납득할 수 없다. (2) 또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환매권의 제한은 피해의 최소성의 한계를 일탈하였다. 토지수용법과 같이 토지 등의 소유권을 강제로 국가 등의 소유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징발법을 살피면, 전자는 평시에 일반공익사업 시행에, 후자는 전시나 준전시에 군사상 필요한 경우에 적용하는 점에서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 침해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전자보다 후자의 경우가 훨씬 심각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징발법에서도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환매권의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는바, 이 점을 보더라도 위 조항이 피해의 최소성을 도모하였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국토이용계획의 입안·결정·토지거래의 규제와 토지이용의 조정 등을 목적으로 한 국토이용관리법은 제5조에서, 도시계획의 입안·결정·집행절차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 도시계획법은 제27조, 제29조, 제30조에서, 교통의 발달과 공공복리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 도로법은 제49조의2에서 위 목적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토지 등을 수용·사용 또는 제한할 경우에 토지수용법상의 절차를 준용하고 있으므로 토지수용법이 미치는 영역은 넓다고 할 수 있는바, 토지수용법이 환매권을 제한함에 있어서는 어느 법률보다도 국민의 피해의 정도를 더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환매권 취득요건의 일부를 이미 취득(이미 진행된 기간 등 기대이익취득)하였거나, 청구인들의 경우와 같이 이미 취득한 환매권을 박탈하고 있으므로, 이는 피해의 정도를 최소화하기보다는 극대화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해의 최소성의 한계도 일탈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 기본권제한의 최종적·절대적 한계를 일탈한 점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을 종전의 수용토지에 대하여 수삼차에 걸쳐 계속 적용하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재수용의 적법절차가 없으므로, 수용토지의 원소유자들은 환매권을 취득할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법 제71조 제1항 및 제2항 규정은 형해화 내지 사문화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환매권의 단순한 제한이 아니라 수용된 토지를 목적공익사업에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그 기간이 10년 또는 5년의 기간이 경과됨으로 인하여 취득되는 것을 그 본질로 하고 있는 환매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제한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며, 헌법 제37조 제2항 단서가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의 절대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라.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였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재판관 김문희(재판장)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주심)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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