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 5. 31. 개정 전후의 국가보안법 제3조, 제5조, 제8조, 제9조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한 수사에 있어서는 그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기간을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연장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며, 또 그 구속기간의 연장에는 지방법원 판사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어서 수사기관의 부당한 장기구속에 대한 법적 방지장치도 마련되어 있으므로 국가보안법 제19조 중 위 각 죄에 관한 구속기간의 연장부분은 헌법에 규정된 평등의 원칙,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의 원칙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는 위헌법률조항이라고 할 수 없다.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19조 중, 제3조, 제5조, 제8조, 제9조의 죄 및 1991. 5. 31. 개정후의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일부개정된 것) 제3조, 제5조, 제8조, 제9조의 죄에 관한 구속기간의 연장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96헌가8 사건
피의자 임○원은 1991. 5. 31. 개정전의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전문개정되고 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3조, 제5조, 제8조, 제9조와 1991. 5. 31. 개정후의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전문개정되고 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다시 일부개정된 것, 이하 "신법"이라 한다) 제3조, 제5조, 제8조, 제9조에 해당되는 피의사실로 1996. 2. 3. 구속되어 그 피의사건이 같은 달 16. 검찰에 송치되었다. 그 후 검사는 같은 달 24. 판사의 허가를 받아 위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을 1차 연장시켰으며, 같은 해 3. 5. 서울지방법원에 2차로 구속기간의 연장허가를 신청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법원은 같은 날 위 재판의 전제가 되는 구법 제19조 중 위 각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 부분에 위헌의 의심이 있다고 하여 직권으로 그 위헌여부심판제청의 결정을 하고 그 결정서는 같은 달 11. 우리 재판소에 접수되었다.
(2) 96헌가9 사건
피의자 한○수는 구법 제8조와 신법 제3조, 제8조, 제9조에 해당되는 피의사실로 1996. 2. 3. 구속되어 그 피의사건이 같은 달 16. 검찰에 송치되었다. 그 후 검사는 같은 달 24. 판사의 허가를 받아 위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을 1차 연장시켰으며, 같은 해 3. 5. 서울지방법원에 2차로 구속기간의 연장허가를 신청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법원은 같은 날 위 재판의 전제가 되는 구법 제19조 중 위 각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 부분에 위헌의 의심이 있다고 하여 직권으로 그 위헌여부심판제청의 결정을 하고 그 결정서는 같은 달 11. 우리 재판소에 접수되었다.
(3) 96헌가10 사건
피의자 강○원은 구법 제3조, 제8조, 제9조와 신법 제3조, 제8조에 해당되는 피의사실로 1996. 2. 3. 구속되어 그 피의사건이 같은 달 16. 검찰에 송치되었다. 그 후 검사는 같은 달 24. 판사의 허가를 받아 위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을 1차 연장시켰으며, 같은 해 3. 5. 서울지방법원에 2차로 구속기간의 연장허가를 신청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법원은 같은 날 위 재판의 전제가 되는 구법 제19조 중 위 각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 부분에 위헌의 의심이 있다고 하여 직권으로 그 위헌여부심판제청의 결정을 하고 그 결정서는 같은 달 11. 우리 재판소에 접수되었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률조항은, 구법 제19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중 신·구법 제3조, 제5조, 제8조, 제9조의 죄에 관한 구속기간의 연장부분이고, 그 관련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법 제19조(구속기간의 연장) ① 지방법원판사는 제3조 내지 제10조의 죄로서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02조의 구속기간의 연장을 1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
② 지방법원판사는 제1항의 죄로서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03조의 구속기간의 연장을 2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기간의 연장은 각 10일이내로 한다.
구법 제3조(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①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1. 수괴의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2.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그 외의 자는 2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타인에게 반국가단체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 자는 2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⑤ 제1항 제3호 및 제2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 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구법 제5조(자진지원·금품수수) ①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자진하여 제4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제4조 제1항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②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그 정을 알고 금품을 수수한 자는 7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⑤ 제2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구법 제8조(회합·통신 등) ①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국외공산계열의 구성원 또는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 및 제2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7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구법 제9조(편의제공) ① 이 법의 죄를 범하거나 범하려는 자라는 정을 알면서 총포·탄약·화약 기타 무기를 제공한 자는 5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이 법의 죄를 범하거나 범하려는 자라는 정을 알면서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잠복·회합·통신·연락을 위한 장소를 제공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본범과 친족관계가 있는 때에는 그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⑤ 제2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7년이하의 징역에처한다.
신법 제3조 (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①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1. 수괴의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2.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그 이외의 자는 2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타인에게 반국가단체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 자는 2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2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⑤ 제1항 제3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신법 제5조 (자진지원·금품수수) ①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자진하여 제4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제4조 제1항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②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자는 7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⑤ (1991. 5. 31. 삭제)
신법 제8조 (회합·통신 등) 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1991. 5. 31. 삭제)
③ 제1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1991. 5. 31. 삭제)
신법 제9조(편의제공) ① 이 법 제3조 내지 제8조의 죄를 범하거나 범하려는 자라는 정을 알면서 총포·탄약·화약 기타 무기를 제공한 자는 5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이 법 제3조 내지 제8조의 죄를 범하거나 범하려는 자라는 정을 알면서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잠복·회합·통신·연락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본범과 친족관계가 있는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 제1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년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⑤ (1991. 5. 31. 삭제)
2. 제청법원의 제청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제청이유
헌법재판소는 1992. 4. 14. 선고, 90헌마82호 결정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와 제10조(불고지)의 죄에 관련된 부분은 위헌이라고 선고하였으나, 위 제7조와 제10조의 죄를 제외한 그 나머지 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규정의 위헌여부에 관하여는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위 두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죄에 관하여도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위헌의 소지가 있으며, 국가보안법 제3조 내지 제10조에 규정된 각죄가 일반형사사건에 비하여 수사에 시간과 노력이 다소 더 필요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수사에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내란죄, 외환죄, 마약관련범죄, 조직폭력범죄 등에 관하여는 구속기간연장에 관한 아무런 예외규정을 두지 아니하면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 관련되어 더욱 엄격한 헌법원칙의 적용과 적법절차의 존중이 요구되는 국가보안법위반범죄에 대하여서만 유독 위와 같은 예외규정을 두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될 소지가 있다.
나. 법무부장관 및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의견
(1)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가 이미 1992. 4. 14. 결정을 선고한 90헌마82 국가보안법 제19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사건과 동일한 사건으로서, 헌법재판소법 제39조(일사부재리)에 비추어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마땅하다.
(2)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법률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위반 범죄는 대부분 지능적이고 그 형태가 조직적인데다가 극히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특성상 단기간의 수사로는 배후관계의 규명이나 증거포착이 어려워 수사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국가보안법위반의 범죄자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진술을 하더라도 철저하게 잘 모른다는 식으로 범행을 은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수사에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 충분한 수사기간을 보장하여 주어야 한다. 또한 형사소송법은 심급마다 구속기간의 제한(1심 최장 6개월, 2심 최장 4개월)을 두고 있으며 그 기간에는 수사기간에서의 구속기간도 포함되는 것이고 실제로 법원이 재판기일을 지정할 때에는 구속기간의 장단을 고려하고 있으므로, 국가보안법위반의 피의자가 일반사건의 피의자보다 수사기관에서 최장 20일 더 구속되어 조사를 받더라도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현저하게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상당한 장기의 구속기간을 허용하#08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등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판 단
가.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법무부장관 및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가 1992. 4. 14. 결정을 선고한 90헌마82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따라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구법 제19조 중 신·구법 제3조·제5조·제8조·제9조의 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부분이고 위 90헌마82사건의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신법 제19조(구법 제19조와 같다) 전부로서 양자의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일부 중복되기는 하나, 90헌마82 사건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이고 이 사건은 같은 법 제41조 제1항에 의한 위헌법률심판제청사건으로서 심판청구의 유형이 상이하므로 위 두 사건이 동일한 사건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를 동일한 사건의 중복청구로 보아 헌법재판소법 제39조의 일사부재리에 위반된다는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1) 구속기간의 연장제도
신체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와 더불어 헌법이념의 핵심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조건이다. 그러기에 우리 헌법은 신체의 자유보장을 위하여 여러 가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헌법정신 특히 무죄추정의 원칙( 헌법 제27조 제4항)으로 인하여 불구속수사·불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구속수사 또는 구속재판이 허용될 경우라도 인신의 구속은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임에 비추어 그 구속기간은 가능한 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특히 수사기관에 의한 신체구속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외에도 자백강요, 사술(사술), 유도(유도), 고문 등의 사전예방을 위하여서도 최소한에 그쳐야 할 뿐더러, 구속기간의 제한은 수사를 촉진시켜 형사피의자의 신체구속이라는 고통을 감경시켜 주고 신속한 공소제기 및 그에 따른 신속한 재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헌법 제27조 제3항에서 보장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하여서도 불가결한 조건이다. 또한 수사단계에서의 장기구속은 상당한 증거도 없이 구속을 하고 나서야 증거를 찾아내려고 하는 폐단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이와 같은 헌법정신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02조, 제203조 및 제205조에 의하면 수사단계에서의 구속기간은 사법경찰관이 10일, 검사가 20일, 도합 30일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구속기간은 위와 같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불구속수사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설정된 기간이다. 그러므로 이 구속기간을 더 연장하는 것은 예외에 대하여 또 다시 특례를 설정하여 주는 것이 되고, 이처럼 기본권제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그 예외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에는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라는 공익과 국민의 기본권보장이라는 상충되는 긴장관계의 비례성 형량에 있어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며, 따라서 그 예외의 확장은 극히 최소한에 그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신·구법 제3조 내지 제10조 위반의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기간의 한도를 넓혀서(즉 예외를 확장하여) 지방법원판사로 하여금 사법경찰관에 대하여는 10일간의 구속기간을 1차 연장허가할 수 있게 하고 검사에 대하여는 2차에 걸쳐 그 연장허가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결국 신·구법 제3조 내지 제10조 위반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사법경찰관에 의하여 20일, 검사에 의하여 30일, 도합 50일을 구속당할 수 있게끔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다른 범죄의 피의자에 대한 최대한의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을 더 구속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만큼 수사기관에 의하여 신체의 자유, 그 보장원리로서의 무죄추정의 원칙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더 많이 제한당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것이 과연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려는 헌법이념에 합당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2) 신·구법 제3조·제5조·제8조·제9조의 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의 위헌 여부
(가) 우리 재판소는 1992. 4. 14. 90헌마82 국가보안법 제19조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에서,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 및 제10조(불고지)의 죄는 구성요건이 특별히 복잡한 것도 아니고 사건의 성질상 증거수집이 더욱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굳이 수사기관에서 일반형사사건의 최장구속기간 30일보다 더 오래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 제19조가 제7조 및 제10조의 범죄에 대하여서까지 형사소송법상의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자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이나 많은 50일을 인정한 것은 국가형벌권과 국민의 기본권과의 상충관계 형량을 잘못하여 불필요한 장기구속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의 정당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방법의 적정성 및 피해의 최소성의 원칙 등을 무시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결국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제한입법의 원리로서 요구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현저하게 위배하여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의 원칙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이 명백하다"는 요지로 판시하여 국가보안법 제19조 중 제7조 및 제10조의 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였으나, #08제3조(반국가단체의 구성등), 제4조(목적수행), 제5조(자진지원·금품수수), 제6조(잠입·탈출), 제8조(회합·통신 등), 제9조(편의제공)죄에 있어서는 "수사에 착수하여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을 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 사건의 사안의 경중 및 수사의 난이도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성요건의 내용으로 볼 때 사건에 따라서는 수사에 착수하여 공소제기여부의 결정을 하기까지는 일반형사사건에서보다는 비교적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요지로 판시하여 위 죄들에 관한 구속기간연장부분에 대하여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지 아니하였다(우리 재판소 1992. 4. 14. 선고, 90헌마82 결정 참조).
(나) 그런데 위 90헌마82 사건에 관하여 결정선고를 한 1992. 4. 14. 이후, 그 판시취지에 장애가 될 만한 사정변경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오히려 최근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등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여 체제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탈출구로서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무력도발 특히 국지전을 감행함으로써 체제유지를 기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둔감된 국민의 안보의식에 편승하여 우리나라 국내외에 대대적인 간첩활동을 전개하여 우리 국가사회를 교란하고자 하는 시도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아울러, 신·구법 제3조(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제5조(자진지원·금품수수), 제8조(통신·회합 등), 제9조(편의제공)에 해당하는 피의사건은, 일반형사범죄의 피의사건과는 달리, 지능적·조직적으로 범죄가 이루어지므로 그 공범자나 참고인 등 사건 관련자의 수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고, 또 이들 범죄는 그 성질상 은밀하게 그리고 우리의 수사권이 사실상·법률상 미치지 아니하는 북한과 중국·일본·독일 등지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일도 흔히 있으므로 그 사건 수사를 하기 위하여서는 우리 공관 등 외교경로를 통하거나 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하여 사실확인을 하거나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따라서 이들 범죄에 대한 수사는 수사단서의 발견, 증거수집, 심증형성등 수사를 함에 있어서 일반형사범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들 범죄의 피의자는 일반적으로 주거가 일정하지 않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많은데다가 이들 범죄의 성격상 불구속수사를 하기에는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들 범죄에 대한 수사에 있어서는 그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을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연장할 상#08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더구나 그 구속기간의 연장에는 지방법원 판사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수사기관의 부당한 장기구속에 대한 법적 방지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다) 이와 같이 위 90헌마82 사건 결정의 판시이유와 위에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심판대상범죄에 관한 구속기간연장부분은 국내외의 반국가활동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존립과 안전을 보호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규제의 정도가 지나친 것이라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이 헌법에 규정된 평등의 원칙,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의 원칙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는 위헌법률조항이라고 할 수 없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신·구법 제3조, 제5조, 제8조 및 제9조의 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