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1995. 3. 23. 선고 95헌마5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기각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
결과 요약
-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심판청구를 기각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1993. 10. 14. 피고소인 김○옥이 청구인 명의의 은행 예금통장을 개설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사문서를 위조하고 행사하였다며 고소함.
- 피고소인은 1993. 7. 5. 한국주택은행 구의동지점에서 청구인의 승낙 없이 청구인의 인적사항과 성명을 기재하고 인장을 압날하여 청구인 명의의 사문서인 신규신청서를 위조하고 이를 은행 담당자에게 제출하여 행사함.
- 피고소인은 위조한 신규신청서로 가계금전신탁통장을 교부받아 동일부터 같은 달 7.까지 청구인 명의로 111,500,000원을 예금함.
- 피청구인(검사)은 위 고소사건을 수사하다가 1994. 4. 26. 위 고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소유예처분함.
- 청구인은 항고 및 재항고를 제기하였으나 1994. 11. 28. 대검찰청이 재항고 기각 결정을 하고, 1994. 12. 8. 결정 통지를 수령한 후 1995. 1. 4.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이 자의적인 처분인지 여부
- 법리: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은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기에 충분한 범죄혐의가 인정되고 소추요건이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사정책적인 재량에 의하여 행하는 불기소처분임. 검사의 소추재량권은 자의가 허용되는 무제한의 자유재량이 아니라 그 스스로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는 합목적적 자유재량이며, 그 내재적인 제약은 형법 제51조의 양형조건으로 제시됨.
- 법원의 판단:
-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고소사실에 대하여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이나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기소유예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음.
- 달리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발견되지 않음.
- 따라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형법 제51조: "1.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피해자에 대한 관계 3.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범행후의 정황"
- 형사소송법 제246조: 검사의 기소독점주의
- 형사소송법 제247조 제1항: 기소편의주의
- 대법원 1988. 1. 29. 고지 86모58 결정
참고사실
- 기소유예처분 이유: 피고소인이 자금추적이나 세금 포탈 목적이 아니라 자녀들에게 목돈을 마련해주기 위해 범행을 하였고, 실명제 실시 이후 장녀를 통해 청구인에게 통장을 전해준 점, 죄질이나 범정이 극히 경미하고, 청구인이 피고소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간통 등으로 고소하여 무혐의 처분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음에도 자녀들을 위해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하여 소추를 유예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함.
- 청구인의 주장:
- 피고소인의 범행 동기, 수단, 결과 및 범행 후 정황에 비추어 소추를 유예할 만한 정상이 없음.
- 피고소인은 자금추적이나 세금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청구인 명의로 돈을 분산 예치한 것이며, 금융실명제 실시로 돈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장녀를 통해 통장을 전달한 것임.
- 피고소인이 허위 진술로 일관하고 반성하는 빛이 보이지 않음.
- 피고소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사문서위조 동행사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음.
- 피청구인이 수사를 다하지 않고 편파적으로 수사를 종결하여 사실판단을 그르침.
- 피고소인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의존하여 타협적으로 소추를 유예함은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임.
-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은 기소편의주의에 어긋나며,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함.
- 피청구인의 답변:
- 피고소인이 청구인과 막내딸을 위해 목돈을 마련해주려는 목적이 분명함.
- 선의로 거액을 입금시키고 장녀를 통해 청구인에게 전해준 피고소인을 처벌하는 것은 형사정책적 견지나 기소편의주의의 근본정신에 배치되며, 오히려 청구인의 고소권 남용임.
- 사건을 자의적, 편파적으로 처리하거나 소추재량권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님.
- 피고소인과 청구인을 대질 조사하기 위해 소환했으나 청구인이 출석하지 않아 조사가 미진한 바가 없음.
- 반대의견:
- 피고소인을 기소유예할 사유가 전혀 없고, 오히려 기소 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들만 인정됨.
- 피고소인은 1989. 7. 31. 동일한 죄목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
- 피고소인의 장녀 김○경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소인의 범행 동기가 자녀들의 생활비 마련 목적이라는 주장은 자의적인 판단에 불과하며, 오히려 피고소인이 반성하지 않고 허위 진술로 일관하고 있음을 반증함.
- 피해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원만하지 않아 청구인은 현재까지도 격분하고 있음.
- 청구인이 피고소인을 괴롭힌 사정은 피고소인의 무책임한 행동과 부당한 대우로 인한 것이며, 이는 기소유예처분에 작용할 사유가 아님.
-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나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취소되어야 함.
검토
- 본 판례는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검사의 재량권 행사가 자의적이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를 부인한 사례임.
- 다수의견은 검사의 수사 및 증거판단에 중대한 잘못이 없으며, 자의적인 처분으로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소유예처분을 유지함.
- 반대의견은 검사의 소추재량권이 합목적적 자유재량으로서 내재적 한계를 가지며, 이 사건의 경우 기소유예 사유가 없고 오히려 기소 사유가 명백함에도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 남용으로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함.
- 이 판례는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헌법재판소가 검사의 재량권 행사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임. 특히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대립을 통해 검사의 소추재량권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킴.
판시사항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가 부인된 사례재판요지
고소사실에 대하여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이나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이 사건 심판대상인 기소유예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달리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발견되지 아니하므로 위 기소유예처분으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反對意見)
검사의 소추재량권은 그 운용에 있어서 자의가 허용되는 무제한의 자유재량이 아니라 그 스스로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는 합목적적 자유재량이며, 그러한 내재적인 제약은 형법 제51조의 양형조건으로 제시되어 있으므로, 이 법조에 규정된 제반사항과 이러한 사항들과 동등하게 평가될 만한 사항들이 아닌 사항들에 기하여 행한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은 위 재량권의 내재적인 한계를 넘는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정의와 형평에 반하고 헌법상 인정되는 국가의 평등보호의무에 위반된다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는 피고소인을 기소유예할 사유가 전혀 없고, 기소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들만이 인정되고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 및 서울지방검찰청 94형제30158호 피의자 김○옥에 대한 사문서위조·동행사 피의사건 기록에 따르면,
가. 청구인은 1993. 10. 14. 강남경찰서에 위 김○옥을 다음과 같은 사실로 고소를 제기하였다.
피고소인 김○옥은 서울 강남구 ○○동 115의 13 (주)○○건설대표로서 1986. 3.경 청구인과 이혼한 자인바, 청구인 명의로 된 은행예금통장을 개설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1) 1993. 7. 5. 서울 성동구 ○○동 소재 한국주택은행 ○○동지점에서 예금신규신청서 용지 1매를 구하여 청구인의 승낙없이 청구인의 인적사항과 청구인의 성명을 기재한 후 미리 준비한 청구인의 인장을 압날하여 청구인 명의의 사문서인 위 신규신청서 1매를 위조하고
(2) 그 시경 같은 장소에서 위 은행담당자에게 위 신규신청서가 정당하게 작성된 문서인양 이를 제출하여 행사하고 위 은행 계좌번호462241-○○○○○○의 가계금전신탁통장을 교부받아 동일부터 같은 달 7.까지 청구인 명의로 금 111,500,000원을 예금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을 수사하다가 1994. 4. 26. 위 고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소유예처분하였으며 청구인은 항고·재항고를 적법히 제기하여 1994. 11. 28. 대검찰청이 재항고 기각결정을 하고 같은 해 12. 8. 그 결정통지를 수령한 후 1995. 1. 4. 적법하게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2. 기소유예처분이유의 요지
피고소인이 자금추적이나 세금을 포탈할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이 아니라 1986. 3.경에 청구인과 이혼한 후 1남 2녀의 양육비 매월 3-400만원을 청구인에게 보내던중 자녀들에게 목돈을 마련하여 주기 위하여 1993. 7. 3.경(7. 5.의 오기인 것으로 보임) 위 범행을 하고 111,500,000원을 입금시켰으나 실명제 실시 이후 위 돈을 피고소인이 직접 찾을 수 없게 되자 장녀인 김○경을 통하여 청구인에게 위 통장 및 인장 등을 전해준 것으로서, 그 죄질이나 범정이 극히 경미하고 이와 같이 이혼한 후에도 청구인이 2회에 걸쳐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여 각 혼인무효판결이 선고되었고, 또한 청구인이 피고소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간통 등으로 고소를 제기하여 무혐의 등으로 각 불기소결정되는 등 심한 정신적인 고통
을 받아왔음에도 자녀들을 위하여 위 범행을 한 점등에 비추어 볼 때 굳이 피의자를 처벌하기보다는 그 소추를 유예함이 상당하다.
3. 당사자의 주장 및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1) 피고소인의 죄질이나 범정이 극히 경미하나 범죄의 동기, 수단과 결과 및 범행후의 정황 등에 있어서 소추를 유예할만한 정상이 없다.
(가) 청구인은 1986. 3.경 피고소인으로부터 청구인이 형사사건에 연루된 관계로 청구인이 법정에 출석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재판상이혼을 당하였고, 그후 위자료는 물론 지금까지 단 한푼의 생활비를 받은 바가 없었으며, 자녀들의 생활비는 피고소인이 청구인과 자녀들을 강제로 갈라 놓기 위하여 미국,호주 등지로 유학을 보내어 직접 피고소인이 자녀들에게 지급하였을 뿐이며 자녀들의 양육비 명목으로도 청구인이 지급받은 바가 전혀 없다. 또한 피고소인은 과거부터 사업상 밀접한 관계에 있던 ○○산업 등의 부탁으로 피고소인이 운영하는 ○○건설이나 피고소인 개인명의로 많은 돈을 예치하곤 하였으며 청구인이 위 ○○건설이사로 등재되어 있을 때 청구인 명의로 돈을 분산·예치하여 자금추적이나 세무관계에 대비하곤 한 적이 있는 관계로, 이 사건 범행을 하고 1억원이 넘는 돈을 입금한 것도 청구인이 자력이 있는 점을 활용하여 피고소인의 돈을 분산함으로써 자금추적을 피하여 세금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편이다. 그러던 것이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되어 피고소인이 그 돈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장녀인 김○경을 통하여 위 통장과 인장을 주어 그 돈을 찾아오게 한 것이며 그 때 비로소 위 범행이 폭로되게 된 것이다.
(나) 피고소인은 허위진술로 일관하고 있다.
수사기록(18쪽, 19쪽)에 따르면 피고소인이 경찰 진술시에 위 통장을 만들때 위 김○경과 생활비를 보내는 방법을 상의한 끝에 저지른 것이라 진술하고 있으나, 위 김○경은 위와 같은 상의를 한 바 없으며 1993. 8.말경 피고소인의 전화연락을 받고 피고소인의 회사로 갔던 바 피고소인이 위 통장을 주면서 금융실명제로 인하여 위 통장 돈을 찾을 수 없으니 청구인을 주어 찾아오라고 하여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진술(위 기록 27쪽)하고 있으며, 피고소인은 위 실명제의 실시 이전에 위 통장을 만들어 위 김○경에게 전달하였다고 진술(위 기록 19쪽)하고 있으나, 위 김○경은 위 실명제 실시 이후인 1993. 8.말경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위 통장을 피고소인으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소인이 사실을 왜곡하여 진술하고 있음이 인정되고, 반성하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 범행이 자녀들의 양육비나 생활비와는 상관없이 자금추적을 면하거나 세금문제에 대처하려는 목적으로 범하여진 것이며 치밀한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죄질이나 범정 그리고 범행후의 정황이 결코 극히 경미한 것은 아니다.
(다) 피고소인은 위 범행이전에도 사문서위조·동행사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다.
(라) 피해자인 청구인은 아직도 그 억울함을 강력하게 호소하는 등 피고소인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도 원만한 처리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2) 피청구인은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사실인정 및 증거가치의 판단에 있어서 지나치게 피고소인에게 치우쳐 편파적으로 수사를 종결하였다.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한 차례도 청구인의 진술을 들은 바 없음은 물론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차도 행하지 아니하고 피고소인이 일방적으로 변명한 그의 진정서(위 기록 57쪽)와 그의 경찰진술만을 믿었으며, 그의 진술이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부분 허위임이 위 김○경의 진술에 의하여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하여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고 편파적으로 수사를 종결함으로써 정상에 관하여 사실판단을 그르쳤다.
(3) 가사 청구인과 주요 참고인이 출석 진술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상에 관하여 피고소인과 참고인 및 고소인인 청구인의 진술이 상이하므로, 청구인과 참고인이 출석 진술 할 수 있을 때까지 일단 기소를 중지하는 것이 적법 타당함에도, 피고소인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의존한 채 타협적으로 소추를 유예함은 피청구인에게 부여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4) 기소편의주의에 의하여 검사에게 기소 또는 기소유예처분의 재량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재량에는 스스로 그 한계가 있는 것으로서 그 한계를 초월하여 기소해야 할 극히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안을 기소유예처분을 한 경우 이는 기소편의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다(대법원 1988. 1. 29. 고지 86모58 결정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피고소인의 범행의 동기·결과와 범행후의 정황, 피해자에 대한 관계 등에서 그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는 검사에게 인정된 이
와 같은 의미의 소추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마땅히 공소를 제기하여야 할 사안이다.
(5)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고 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은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대체로 위 기소유예처분이유 요지와 같으며 그 외에,
(1) 피고소인이 청구인과 막내딸을 위하여 목돈을 마련하여 주려는 목적이 있었음은, 이혼후 청구인이 계속하여 피고소인을 괴롭혀왔음에도 청구인 명의로 통장을 개설한 점, 개설한 은행이 피고소인의 주거지나 회사의 근처에 있지 않은 점으로 보아 분명하고
(2) 청구인과 자녀들을 위하여 선의로 거액을 입금시키고 장녀를 통하여 청구인에게 전하여준 피고소인을 처벌받게 함은 형사정책적 견지나 기소편의주의를 인정한 현행 법체계의 근본정신에 배치되고, 오히려 청구인의 고소권 남용이다.
(3) 결코 사건을 자의적, 편파적으로 처리하거나 소추재량권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
(4) 피고소인과 청구인을 대질 조사하기 위하여 양자를 모두 소환하였으나 청구인이 출석하지 아니하였고, 그후 수차 청구인의 집과 음식점에 전화를 하였으나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어서 조사하지 못하였고, 출석한 피고소인에게 신문한 바 진정서 및 경찰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상에 나타난 사실외에 새로운 주장이 없어 따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을 뿐 수사를 미진한 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함이 상당하다.
4. 판 단
이 사건 수사기록을 살피건대,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위 고소사실에 대하여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이나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위 기소유예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달리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발견되지 아니하므로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
기로 하여 재판관 김진우, 이재화, 조승형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김진우, 이재화, 조승형의 반대의견
우리는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타당하다는 다수의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가. 우리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검사의 기소독점주의를 규정함과 아울러, 제247조 제1항은 기소편의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기소유예처분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으로서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기에 충분한 범죄혐의가 인정되고 소추요건이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법 제51조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형사정책적인 재량에 의하여 행하는 불기소처분이라는 점에서, 혐의가 불충분하거나 소추요건이 구비되지 못하여 하는 그 밖의 불기소처분과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1) 따라서 검사가 그 재량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이는 평등권,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정신과 기소편의주의제도를 인정하고 있는 위 소송법 제247조 제1항의 입법취지와 목적에 따르면 검사의 소추재량권은 그 운용에 있어 자의가 허용되는 무제한의 자유재량이 아니라 그 스스로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는 합목적적 자유재량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내재적인 제약은 바로 형법 제51조에 양형조건으로 제시되어 있으므로 이 법조에 규정된 제반사항과 이러한 사항들과 동등하게 평가될만한 사항들이 아닌 사항들에 기하여 행한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은 위 재량권의 내재적인 한계를 넘는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정의와 형평에 반하고 헌법상 인정되는 국가의 평등보호의무에 위반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2) 형법 제51조는 이와 같은 내재적인 제약으로 “1.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피해자에 대한 관계 3.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범행후의 정황”을 들고 있는 바, 이들 중 기소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 즉 기소하여야 할 사유와 기소유예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 즉 기소를 유예할 만한 사유가 서로 경합할 경우에 어느 사유를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검사의 합리적인 재량에 속한다 할 것이며 다만 기소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가 기소유예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에 비하여 객관적으로 경미할 때에 기소를 하거나 그 반대로 기소유예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가 객관적으로 보다 경미할 때에 기소유예처분을
하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위 재량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기소편의주의의 내재적 한계를 넘는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피청구인이 기소유예처분을 하면서 들고 있는 사유가 형법 제51조 소정의 사항에 해당하거나 이와 동등하게 볼 수 있는 사항인지 여부와 기소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가 중대함에 비하여 기소유예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가 현저하게 경미한 것인지의 여부와 그 반대의 경우에 관하여 위 수사기록을 살피면,
(1) 피청구인이 기소유예처분을 한 사유 중 그 어느 사유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피고소인이 청구인을 통하지 아니하고 피고소인의 자녀들에게 직접 생활비 미상액(1993. 8. 말경 이 사건 통장과 청구인의 인장을 장녀인 김○경에게 1개월 생활비라 하여 금 400만원을 줄 때의 금액만 명백할 뿐이다)을 지급한 사유와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답변과 같이 피고소인을 괴롭힌 점만이 인정된다.
(2) 기소방향으로 작용할 사유로는,
(가) 피고소인은 1989. 7. 31.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서 이 사건 죄목과 동일한 사문서위조·동행사죄와 사기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사실(위 기록 53쪽)이 있다.
(나) 피고소인의 장녀 김○경의 진술(위 기록 27쪽, 76쪽, 77쪽)에 따르면 동인은 1993. 8.말경에 피고소인으로부터 이 사건 통장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범행을 알았을 뿐 사전에 피고소인으로부터 청구인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겠다는 상의를 받은 바가 없는 점과 금융실명제의 실시로 인하여 피고소인이 이 사건 통장과 인장으로는 예입된 금 111,500,000원의 거금을 인출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하여 부득이 위 김○경에게 위 통장 등을 주게 되었던 사정(이 점에 관하여는 피고소인이 인정하고 있다)을 인정할 수 있고,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이혼한 이후 그들 서로가 왕래한 바가 없고 따라서 피고소인이 청구인에게 생활비를 지급한 바도 없었던 점, 자녀들의 생활비만은 피고소인이 자녀들에게 직접 지급한 사실과 1993. 8.말경 이후에 피고소인이 청구인에게 위 통장에서 인출한 금 111,500,000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피청구인이 지적하는 사유중 피고소인의 범행동기가 자금추적을 면하거나 세금포탈의 목적으로 범한 것이 아니라는 사유와, 자녀들의 생활비를 목돈으로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부득이 범한 것이라는 사유는 모두 자의적인 판단에
불과하며, 오히려 피고소인이 추호도 반성하는 빛을 보이지 아니하고 허위진술로 일관하고 있음을 반증하여 준다.
(3) 피해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원만하지 아니하여 청구인은 현재까지도 고소를 취소하지 않은 채 항고·재항고 및 이 사건 심판청구에 이르도록 격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4)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답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피고소인을 괴롭히게 된 사정을 보면, 위 김○경이가 진술(위 기록 76쪽)한 바와 같이 그들간의 이혼이 피고소인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빚어졌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른 여인과 생활하여 온 피고소인으로부터 청구인이 너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에 그 보상심리하에 피고소인을 그와 같이 괴롭히기에 이른 것이라 보여지며, 이와 같은 청구인의 사정이 피고소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작용할 사유가 된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소인이 그 자녀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것은 아버지로서 당연히 행할 자신의 의무이행에 불과할 뿐 위 사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소인을 기소유예할 사유가 전혀 없고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기소방향으로 작용하는 사유들만이 인정되고 있으므로, 그 가치판단에 있어 상호비교할 필요도 없이 또한 나머지 주장들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도 없이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나 청구인이 다른 피해자들과 차별없이 정의와 형평에 부합하는 처분을 받을 평등권과 피해자로서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인정되므로 마땅히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여야 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진우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주심)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