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1996. 10. 4. 선고 95헌마388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부정한 사례
결과 요약
- 헌법재판소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처분이 아니므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1995. 1. 10. 김○기, 김○윤, 이○배를 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고소함.
- 고소 내용은 피고소인 김○기가 다세대주택 소유자로서 연탄가스 중독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아 청구인의 아들이 사망에 이르게 했고, 임차인 김○윤과 사용자 이○배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임.
- 피청구인(검사)은 1995. 4. 28. 피고소인들이 형법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함.
-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 및 재항고를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됨.
-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이 수사미진, 채증법칙 위반, 편파적 수사에 기인하여 평등권과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상 진술권을 침해했다며 1995. 12. 29. 헌법소원을 제기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불기소처분의 자의성 여부 및 기본권 침해
- 법리: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은 그 처분이 자의적인 경우에만 기본권 침해를 인정하여 인용할 수 있음. 검사가 증거를 잘못 취신했더라도 그 증거취사가 자의적인 것이 아닌 한 처분이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음.
- 법원의 판단:
- 이 사건 건물은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호실이 있었고, 각 호실별로 옥상에 굴뚝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연탄가스배출기는 없었음.
- 이 사건 호실의 부엌에는 환기용 창문이 있고, 방안에도 창문이 설치되어 있었음.
- 방문과 문틀 사이에 1~5mm 정도의 틈이 있었으나, 이는 일반적인 가옥구조에서 흔히 있는 일임.
- 피고소인 김○기는 1993년 알루미늄 샷시로 문을 교체하고 하단에 통풍구멍 8개를 뚫는 등 환기 노력을 함.
- 이 사건 호실은 이전까지 연탄가스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었고, 임차인들이 난방시설 교체나 가스배출기 설치를 요청한 사실도 없었음.
- 사고 당시 피해자와 홍○훈이 연탄보일러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고 부엌 환기용 창문을 열지 않은 채 취침한 사실이 있음.
- 검사가 TV 전선줄이 문틈에 끼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에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방문 틈새, 연탄가스배출기의 위험성, 환기 시설 등을 고려할 때 검사의 판단이 자의적인 증거판단이라고 인정되지 않음.
-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증거의 취사선택 및 가치판단, 헌법 해석과 법률 적용에 중대한 잘못을 범했다고 보이지 않음.
- 따라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로 자의적인 처분이 아니며,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음.
참고사실
-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 피청구인이 증거의 가치판단 및 취사선택을 잘못하였고,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으로 불기소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봄.
- 서울고등법원 96나5331호 손해배상 사건 판결에 따르면, 이 사건 방실은 연탄가스 중독사고 위험성이 커 연탄가스배출기 설치 및 방문 틈새 수선 등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었고, 임차인 김○윤도 안전조치를 강구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됨.
- 피청구인이 피해자의 과실만을 지적하고 김○기, 김○윤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증거의 가치판단을 잘못했거나 자의적으로 증거를 취사선택한 것임.
- 검찰이 참고인 이○우를 철저히 추문하지 않아 진실을 규명하지 못했고, 연기시험 검증을 스스로 행하지 않은 것은 수사미진에 해당함.
- 따라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 중 김○기, 김○윤에 대한 부분은 취소하고, 이○배에 대한 부분만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함.
검토
- 본 판례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심사 기준을 제시함. 검사의 증거 판단이 자의적이지 않은 한, 설령 다른 판단 가능성이 있더라도 기본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함.
-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대립은 검사의 수사 재량권과 피해자의 기본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견해차를 보여줌. 특히 반대의견은 민사 판결에서 인정된 과실을 근거로 검사의 수사 미진과 자의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형사 절차에서의 실체적 진실 규명 의무를 강조함.
- 이 판례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검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넘어, 그 판단이 '자의적'이었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함을 시사함.
판시사항
檢事의 不起訴處分으로 인한 基本權 침해를 부정한 사재판요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하여야 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은 아니어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
재판관 조승형의 反對意見
검사가 證據의 價値判斷 및 取捨選擇을 잘못하였고, 피의자들의 過失을 立證하기 위하여 參考人을 철저히 推問하지 않고 스스로 試驗檢證도 행하지 않았다면 이는 현저히 正義와 衡平에 반하여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을 범한 것이므로, 일부 피의자들에 대한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請求人의 平等權을 侵害하였다고 보아야 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1995형제9066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은 1995. 1. 10. 서울남부경찰서에 청구외 김○기, 김○윤, 이○배를 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고소하였는데(다만, 김○윤에 대하여는 1995. 2. 6.자 고소장정정신청서에 의하여 종전의 안○찬을 김○윤으로 정정함),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나. 고소사실의 요지
피고소인 김○기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행정구역 명칭 변경전에는 구로구 가리봉동) 147의 4 소재 3층(지층 포함) 다세대주택의 소유자이고, 같은 김○윤은 위 김○기로부터 위 건물 3층 5호실인 부엌이 달린 방 1칸(이하 '이 사건 호실'이라 함)을 1994. 7. 21. 임차보증금 500,000원, 월 임료 금 130,000원에 임차한 임차인이고, 같은 이○배는 그 사용자인 바,
(1) 피고소인 김○기는
이 주택의 임대업자로서 이 사건 호실은 연탄보일러를 사용하여 방을 덥게 하는 구조이므로 만약의 경우 연탄가스 중독사고에 대비하여 연탄보일러가 있는 부엌과 위 방의 출입문에 틈이 나지 않도록 방문의 설계를 하고, 위 출입문이 오랫동안의 사용으로 한쪽 귀퉁이가 마모되면 즉시 수선하여야 하며, 또한 날씨가 저기압이 되어 굴뚝에서 연기를 제대로 빨아 들일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하여 굴뚝에 가스배출기를 달아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각 조치를 행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위 방에서 혼자 잠을 자던 청구인의 아들인 청구외 이○구가 방출입문 사이의 마모된 틈을 통하여 스며든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1995. 1. 8. 11:30경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2) 피고소인 김○윤은
이 사건 호실의 임차인으로서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의 종업원인 같은 이○배에게 이 사건 호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 연탄가스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분의 조치를 취하고, 같은 이○배는 물론 위 방에서 취침하게 되는 사람에게도 주의를 환기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하지 않음으로써 위와 같이 이○구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3) 피고소인 이○배는
이 사건 호실을 사용하는 자로서 그 방에서 취침하게 되는 자에게 연탄가스사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음으로써 위와 같이 이○구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다. 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을 수사한 후 1995. 4. 28. 피고소인들이 이 사건 연탄가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형법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소인들에 대하여 각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라.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적법하게 항고 및 재항고를 제기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과 대검찰청이 1995. 8. 31.과 1995. 11. 28. 각 항고와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마.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수사미진과 채증법칙 위반의 편파적 수사에 기인한 것으로 이로써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평등권과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1995. 12. 29.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적법하게 제기하였다.
2. 판단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은 그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처분인 경우에 이로 인하여 고소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가 있다 하여 이를 인용할 것인바, 검사가 증거를 잘못 취신하여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증거취사가 자의적인 것이 아닌 한 그 처분이 자의적인 처분이라 할 수 없어서 이로 인하여 고소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에 대한 헌법소원은 인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처분인지의 여부를 살펴본다.
이 사건 기록과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1995형제 9066호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들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 건물은 지층을 포함한 3층 건물로서 처음에는 각 방의 난방을 위하여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다가 차츰 가스보일러로 개조되어 이 사건 사고당시 지층(1층) 11개 호실 중 1개, 3층 15개 호실 중 2개 등 이 사건 호실을 포함하여 3개 호실이 연탄보일러를 사용하여 난방을 하고 있었고, 가스배출시설로는 각 호실별로 옥상에 굴뚝이 설치되어 있을 뿐 연탄가스배출기는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위 건물 3층은, 중앙에 있는 복도 양쪽으로 방 1칸과 부엌으로 구성된 15개의 호실이 있고, 그 복도에서 각 호실의 출입문을 열면 부엌이고 부엌을 통하여 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으며 각 호실의 출입문이 서로 마주하고 있고, 그 중앙복도의 한쪽 끝부분은 출입문 없이 이 사건 건물의 외부계단과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피고소인 김○기는 이 건물을 1983년 3월경에 공사를 시작하여 1984년초에 완공하였으며, 임대를 시작한 후 1993년 5월에 소위 새마을보일러 공사를 하였고 같은해 7월에 전체 호실의 수도를 동파이프로 교체하였으며 이때 각 호실 출입문, 즉 부엌출입문을 목재에서 알미늄샷시로 바꾸었고 동시에 동 출입문의 하단에 지름 3㎝ 크기의 통풍구멍 8개를 각 뚫었다.
나. 이 사건 호실의 경우 연탄보일러가 설치된 부엌에는 보일러의 맞은편 벽면 상단부에 환기용의 가로 약 52㎝, 세로 약 35㎝의 창문이 있으며, 방안에도 창문이 설치되어 있다.
위 방의 목재방문(여닫이식, 가로 약 80cm, 세로 약 170cm)은 그 상단부와 문틀 사이에 약 2 내지 5 mm 정도의 틈이 전체적으로 있고, 그 하단부와 문틀 사이에도 약 1 내지 2 mm 정도의 틈이 일부 있으며, 방문의 손잡이 있는 부근의 좌측(출입문에서 볼 때) 옆면과 좌측 아래 모서리 부분도 마모되어 문틀과의 사이에 약 1 내지 2 mm 정도의 틈이 있다.
다. 이 사건 호실은 피고소인 김○윤이가 피고소인 김○기로부터 임차하여 그가 운영하는 공장의 종업원 기숙사로 사용함으로써 그 종업원인 피고소인 이○배와 청구외 임○구가 1994년 9월 중순경부터(위 임○구는 1994. 5. 21.부터) 함께 숙소로 이용하던 것으로, 이 사건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연탄가스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어 피고소인 김○기나 같은 김○윤에게 난방시설을 교체하여 달라거나 가스배출기를 설치하여 달라는 등의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
또한 이 사건 건물에 임차인으로 살았거나 살고 있는 청구외 최○하, 같은 박○화, 같은 박○훈, 같은 정○준, 같은 양○용, 같은 지○용 등은 연탄보일러를 사용할 때 연탄가스로 인한 사고나 문제가 발생한 일이 없었고 따라서 건물주인 위 김○기에게 연탄가스중독예방을 위한 수리를 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
라. 이 사건 호실을 쓰던 위 이○배와 위 임○구는 사고가 나기 전날(1995. 1. 6.)부터 일시 위 방을 비우게 되어 위 이○배의 후배인 청구외 홍○훈이 위 방을 임시로 쓰게 되었던 바, 피해자인 청구외 망 이○구가 위 홍○훈에게 "집을 나왔으니 잠을 재워 달라"고 하여, 둘이 함께 위 이○배를 찾아가 동인의 허락하에 위 홍○훈과 위 이○구가 함께 위 방에서 1995. 1. 6. 및 1. 7. 밤에 잠을 잤다.
마. 그런데 사고 당일(1995. 1. 7. 밤) 나이 불과 14세 11개월인 위 홍○훈과 역시 나이 불과 13세 10개월인 위 피해자는 함께 밤늦게 위 방의 연탄불을 갈았으나 이 사건 호실의 연탄보일러를 다루는데 익숙치 못하여 연탄보일러의 뚜껑을 안전하게 닫지 못하고 부엌의 벽면상단부의 환기용 창문을 열지 않은 채 위 방안에서 레슬링도 하고 TV도 시청하다가 밤 12시가 넘어 위 홍○훈은 이 사건 건물에서 가까운 그의 누나집으로 갔고 위 이○구 혼자 자던 중 당시 위 건물 주변에 엷은 안개가 깔린 박무현상하에서 연탄가스가 위 방문 하단부의 틈으로 스며들어 위 이○구가 그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사망하였다.
바. 피청구인이 위 사고후 현장을 실황조사한 경찰관 이○우의 진술을 믿고 위 사고가 텔레비젼 전선줄을 문 틈에 끼게 한 채 문을 잘못 닫아 그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음으로써 그 문틈사이로 연탄가스가 침입하여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 판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은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가옥구조에서 방문과 문틀 사이에 1 내지 2 mm정도의 틈은 흔히 있는 일이며 하단부의 이러한 틈은 평소 쉽게 눈에 띄지도 않을 수 있고, 연탄가스배출기는 정전 때나 그을음이 차는 경우에는 더 위험할 수도 있으며, 부엌에 환기용 창문이 있고 출입문 겸 부엌문 하단에 환기용 구멍을 8개 뚫어 놓았고, 복도 한쪽이 외부와 막히지 않았고, 이 사건 호실에 단독 굴뚝이 설치되어 있어서, 위 방을 상시 사용하는 자는 연탄보일러 뚜껑만 잘 덮고 위 부엌의 환기용 창문을 이용하면 연탄가스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상황과, 그 동안 위 건물내에 입주한 사람들이 연탄사고 위험을 호소한 바 없는 상황하에서 피청구인의 위 판단이 자의적인 증거판단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밖에 피청구인은 이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증거의 취사선택 및 가치판단 그리고 헌법의 해석과 법률의 적용에 있어 이 사건 불기소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여지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은 헌법재판소가 관여하여야 할 정도로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할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청구는 이유없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이에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4.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 중 피의자 김○기·김○윤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으로 반대한다.
피청구인이 자의로 증거의 가치판단 및 취사선택을 하였거나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으로 인하여 위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본다. 즉,
가. 피청구인이 1995. 4. 28. 위 불기소처분을 한 이후인 1996. 7. 10. 선고되고 피고들의 상고포기로 확정된서울고등법원 96나5331호 원고 이○모·황○옥, 피고 김○기·김○윤간의 손해배상(기)청구사건(1심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95가합2860호 사건의 항소심)판결에 따르면,
이 사건 방실은 연탄가스 중독사고의 위험성이 크므로 비록 굴뚝을 설치하고 출입문의 하단에 환기를 위한 구멍을 뚫어 놓았으며 복도를 향한 외벽에 창문을 설치하였더라도 이로써 부엌에서 발생하는 연탄가스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안개가 끼거나 대기의 기압이 낮아 연탄가스의 배출이 용이하지 아니한 경우를 대비하여 인위적으로 연탄가스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연탄가스배출기를 설치하여야 하며, 부엌에서 발생한 연탄가스가 방안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위 목재방문과 문틀사이에 틈이 없도록 수선을 하고, 연탄보일러의 위치나 높이, 방문의 구조 등을 변경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한 다음 이 사건 방실을 임대하여야 하며/ 나아가 수시로 연탄가스가 방문과 문틀사이의 틈을 스며드는지의 여부를 점검하여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 사건 방실의 임차인인 피고 김○윤으로서는, 이 사건 방실을 임차하여 종업원들의 기숙사로 사용하게 함에 있어서 종업원들 이외의 사람이 종업원의 허락하에 이 사건 방실에서 자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며,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 김○기에게 최소한 연탄가스배출기를 설치하여 주고 방문과 문틀사이의 틈을 막아줄 것을 요구하여야 하며 만일 피고 김○기가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할 경우 우선 스스로 방문과 문틀사이의 틈을 엷은 합판이나 고무판 등으로 막는 등 안전조치를 강구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단지 위 이○배와 임○구에게 방안의 창문을 열어놓고 자라는 주의만을 한 과실이 있으며, 이러한 피고들의 과실이 경합하여 위 망 이○구가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배출기의 불설치·방문틈의 불수리 등에 관한 과실을 위 불기소처분 기록에 의하여서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망 이○구가 TV전선을 방문틈에 끼운채 잠든 과실만을 지적한 끝에 위 김○기·김○윤의 과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는 바, 이는 피청구인이 증거의 가치판단을 잘못하였거나 자의로 증거를 취사선택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 피청구인이 위 망 이○구의 과실만을 인정함에 있어서 들고 있는 유일한 참고인이며 이 사건이 발생하자 맨 먼저 실황조사에 임하였던 서울남부경찰서 형사과 경장 이○우의 검찰진술은, 피청구인이 철저하게 추문하지 아니함으로써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진술에 불과하다. 즉 피청구인은 자의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불기소사건 기록을 살피면,
위 참고인이 "부엌출입문에 전선이 끼여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그 틈으로 연탄가스가 스며들어 변사자가 사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위 기록 110쪽)라고 진술한다면, 현장에서 시험한 결과 전선이 문틈에 끼운 상태에서는 연기가 방안으로 스며들고 끼우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연기가 방안으로 스며들지 아니한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결론을 내리는 것이냐고 추문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참고인은 1995. 2. 23. 위 검찰에서 진술하기 2일전인 1995. 2. 21. 14:00부터 15시까지 사이에 청구인의 요청으로 제2차 실황조사를 한 바 있고 신문지 한장에 불을 붙여 이 사건 연탄아궁이에 넣어 연기가 스며들어가는 경로를 시험한 바 있고, 방문틈이 5㎜나 나있고, TV전선줄이 가늘어서 문에 끼어도 문을 여닫는데는 지장이 없었고, TV전선줄을 끼우지 아니한 상태에서 방문을 꼭닫고 신문지를 태워보아도 연기가 방문틈으로 스며들어 방안에 연기가 뿌옇게 차는 것을 보았으므로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95가합2860호 사건 4차 변론조서첨부 증인 이원우 신문조서 참조), 이 사실을 진술하였을 것이 분명하였고, 이 사실을 피청구인이 알았다면 위 김○기·김○윤의 방문틈을 수리하지 아니한 과실을 함께 인정하였을 것으로 믿어진다. 가사 피청구인이 이점만으로는 위 김○기·김○윤의 위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더라도 피청구인으로서는 마땅히 위 참고인이 행한 연기시험검증을 스스로 해보고 난 후에 심증을 얻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이와 같은 검증도 스스로 행한 바가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은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다. 다수의견은 위 참고인 이○우의 진술(검찰)을 믿고 위 사고가 TV전선을 방문틈에 끼게 한 채 문을 잘못 닫아 그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아니함으로써 그 문틈사이로 연탄가스가 스며들어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 판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으나 자의적인 것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참고인에 대하여 철저하게 추문하였다면 검찰단계에서도 동인이 위 손해배상사건의 증인으로 증언한 바와 같은 진술을 얻어낼 수 있었고 위 손해배상 사건의 1·2심 판결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청구인도 위 김○기·김○윤의 과실을 인정하였을 것으로 믿어질 뿐 아니라, 비록 이 사건 불기소처분 이후이기는 하나 위 참고인의 앞서 본 바와 같은 연기시험검증결과가 법원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 아직도 의문이라고 함은 결코 설득력을 지닐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위 이○우의 법정증언을 외면하면서, 아무런 설명없이 피청구인이 한 증거의 가치판단이 자의적이 아니라 함은 선뜻 이해가기 어렵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피의자 김○기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피의자 김○윤에 대한 과실치사의 부분은 취소하고, 피의자 이○배에 대한 과실치사부분만을 기각하여야 할 것으로 보이므로 다수의견에 대하여 반대하는 것이다.
1996. 10. 4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진우(주심)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