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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재심이유를 불충분하게 규정하여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적법한 헌법소원형식 2. 대법원의 재항고기각결정을 고지받고 위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 헌법소원의 청구기간

재판요지

1.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규정하는 재심이유 외에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후 동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별도의 재심이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이른바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재판상 다툴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그것이 헌법위반이라는 적극적인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은 형사판결과 그 내용이 양립할 수 없는 민사확정판결의 존재가 재심이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재항고를 하였다가 1992. 3. 2. 대법원의 재항고기각결정을 고지받았으므로, 청구인은 최소한 위 재항고기각결정을 고지받은 때에 위와 같은 경우가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이유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할 뿐 아니라 같은 조 제5호 소정의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부분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60일을 경과한 후에 제기되어 부적법하다. 재판관 조승형의 별개의견 1. 다수의견은 입법부작위를 아무런 입법을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는 진정립법부작위로, 입법은 하였으나 문언상 명백히 하지 않고 반대해석으로 그 규정의 취의를 알 수 있도록 한 경우는 부진정립법부작위로 구분하는 것을 전제로 판단하고 있는바, 이 사건 심판청구부분이 부진정립법부작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에는 찬성하나 입법부작위2분법에 찬성하지 않으며, 2분법에 따른다고 하더더라도 헌법상 입법의무의 대상이 되는 입법사항이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있을 때 각 입법사항에 관하여 모두 규율하고 있으나 입법자가 질적ㆍ상대적으로 불완전 불충분하게 모두 규율하고 있는 경우는 부진정립법부작위로, 위 입법사항들 중 일부의 입법사항에 대하여는 규율하면서도 나머지 일부의 입법사항에 관하여는 전혀 규율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즉 양적ㆍ절대적으로 규율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진정립법부작위로 보아야 한다.

참조판례

1989. 7. 28. 선고,89헌마1 결정, 1993. 9. 27. 선고, 89헌마248 결정, 1996. 11. 28. 선고, 95헌마161 결정

사건
94헌마235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등
청구인
김 ○ 호
대리인 변호사 ○○○
판결선고
1997. 03. 27.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명성그룹회장직에 있던 자로서, 1984. 4. 24. 서울고등법원에서 청구인이 전 한국상업은행 혜화동지점장 대리 청구외 김○겸과 공모하여 전주(전주)에게 수기식통장을 교부하는등의 편법으로 은행정기예금보다 이율이 높은 사채이자를 지급하기로 하고 입금받은 위 은행의 예금 106,620,758,000원을 빼돌려 청구인의 사업자금으로 임의사용한데 대하여 업무상횡령죄로 징역 15년 및 벌금 7,930,000,000원을 선고받고(84노138, 959(병합) 상고하였다가 8. 14. 상고가 기각되었다(대법원 84도1139). (2) 한편 위와 같은 편법으로 돈을 입금한 전주(전주)인 청구외 이○호가 한국상업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예금반환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1987. 11. 24. 위 이○호와 위 은행 사이에 예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고(87다카972), 또 청구인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돈을 입금한 전주(전주)에게 이자를 지급하였음에도 이자소득세 원천징수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행한 북부세무서장의 이자소득세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같은 해 4. 28. 청구인이 개인 자격으로 사채를 기채하여 이를 다시 명성그룹계열회사에 투자하여 왔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86누645). (3) 결국 대법원은 동일한 사실관계를 가지고, 형사판결에서는 청구인에게 위 한국상업은행의 예금 1,066억여원에 대한 업무상횡령죄를 인정하였음에도, 민사판결에서는 그 돈이 업무상횡령죄의 객체인 예금이 아니라고 하고, 행정판결에서는 그 돈을 사채로 인정하는등 서로 양립할 수 없는 판결을 선고한 셈이 되었다. (4) 청구인은 위 형사판결확정 후 민사판결에서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하였음을 이유로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을 청구하였다가 1991. 9. 24. 기각되자(89재노3) 재항고 하였으나 대법원은 1992. 3. 2.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 관련 민사확정판결에서 형사판결의 인정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이 있었다고 하여 그 민사확정판결의 존재가 재심이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재항고를 기각하였다(91모69). (5) 이에 청구인은 위와 같이 모순된 확정판결의 존재를 형사소송법상의 재심이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과, 예비적으로 이를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재판을 받을 권리, 평등권, 신체의 자유, 재산권 및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여 1994. 11.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주위적으로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이유에서 "유죄의 확정판결 후 동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재심이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위헌인지 여부이고, 예비적으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재심이유 중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유죄의 확정판결 후 동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포함시키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동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재판청구권은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적 기본권의 핵심으로서 헌법상 재판청구권에는 유죄의 확정판결 후에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는 경우 재심을 청구하여 그 확정판결의 부당함을 시정하고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재심청구권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청구인이 유죄의 확정판결 후에 동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새로운 사실을 동일한 최고법원의 확정판결로 인정하였음에도 중대한 사실오인으로 인한 재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정의관념에 반하고, 청구인의 재심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다. (2) 평등권의 침해 청구인은 동일한 사실에 기초한 사건으로 한편으로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재산권을 박탈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인정으로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함으로써 결국 국가 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취급이 되어 평등권을 침해당한 것이다. 따라서 유죄의 확정판결 후 동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확정판결의 존재를 재심이유로 두지 아니한 것은 국가가 입법을 하면서 다른 재심이유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비하여 청구인을 합리적 근거없이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으로서 평등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다. (3) 신체의 자유, 재산권 및 행복추구권의 침해 이 사건과 같이 유죄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되었던 업무상횡령의 기초적 사실관계가 후에 확정된 판결에서 뒤집혀짐으로써 청구인으로서는 재심절차에서 업무상횡령죄에 대하여 무죄가 되거나 감형이 될 수 있는 바, 위에서 본 입법부작위로 인하여 그와 같은 재심의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신체의 자유,재산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당하고 있다. 나. 법원행정처장의 의견 (1) 청구기간의 경과 청구인은 위 형사판결 확정 후 관련 민사확정판결에서 형사판결의 인정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이 있었다고 하여 그 민사확정판결의 존재가 재심이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하였다가 1992. 3. 2. 대법원으로부터 재항고기각결정을 고지받았으므로, 청구인으로서는 그 당시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이를 재심이유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또한 그 경우는 같은 조 제5호 소정의 재심이유인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게 되어 이에 관한 위헌여부가 문제될 것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은 위 재항고기각결정이 이루어진 1992. 3. 2.부터 기산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60일 및 180일의 청구기간을 경과된 후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부적법하다 (2) 헌법소원의 대상성 결여 (가) 주위적 청구 어떠한 사항을 법규로 규율할 것인가의 여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각종 고려하에서 정하여지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므로, 국민이 국회에 대하여 일정한 입법을 해 달라는 청원을 함은 별론으로 하고, 법률의 제정을 소구하는 헌법소원은 헌법에서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위임입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이를 방치하고 있거나, 헌법 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아니면 인정될 수 없다.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이유에 "유죄의 확정판결 후 그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재심이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나, 헌법에서 재심이유에 관하여 법령에 명시적으로 위임 입법을 규정한 바 없고, 확정판결 후에 이와 서로 취지가 다른 확정판결이 있다 하여도 이를 재심사유로 규정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정책적인 문제이다. 즉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법적안정성을 위하여 기판력 및 확정력을 부여함이 원칙이고/ 다만 예외적으로 재심을 허용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 재심절차를 허용하는 것이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의 기본 취지이다. 여러 개의 소송절차가 별도의 시기에 진행되는 경우 각 소송절차에 현출된 법률적인 주장 및 증거는 서로 상이할 수 밖에 없고, 특히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경우에는 그 소송구조 및 절차가 다르므로 이 사건과 같이 형사와 민사판결의 사실인정 내용이 서로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재심을 허용한다면 오히려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예컨대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로 이와 배치되는 종전의 다른 판결을 폐기한 경우 그 종전의 판결을 모두 재심대상으로 인정하여 재심을 허용한다면 법률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 명백하다). 따라서 어느 범위까지를 재심사유로 정할 것인가 여부는 이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정책적으로 정할 사항이며,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유에 관하여 이를 당연히 재심사유로 입법하여야 하는 국가의 행위의무 또는 보호의무도 있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청구인의 주위적 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수 없는 입법부작위에 대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 (나) 예비적 청구 청구인은 예비적으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소정의 재심이유 중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유죄의 확정판결 후 그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포함시키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바, 이를 형사소송법 제420조 에 관한 해석론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더라도 그 실질에 있어서는 법원의 위 재항고기각결정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예비적 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닌 법원의 재판에 대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에 관한 의견 법원행정처장의 의견과 같다. (2) 본안에 관한 의견 (가) 재심제도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법적안정성과 정의의 이념이 충돌하는 경우에 정의를 위하여 판결의 확정력을 제거하는 비상구제절차이므로 재심의 사유는 법적안정성과 법적 평온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규정하여야 할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법적안정성 및 법적 평온의 이념과 실체적인 진실 발견을 위한 정의의 이념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재심사유를 규정한 것이므로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법관의 자유로운 심증에 의하여 재판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및 각 상이한 판결중 어느 것이 정당하고 어느 것이 부당한지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본건 청구취지와 같이 유죄확정된 형사재판과 상이한 사실 인정을 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를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타당하고 어떠한 입법의 불비에도 해당되지 아니한다. (다) 실제로 입법과정에서 재심사유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는 입법형성적 재량에 해당하며,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입법재량권범위 내의 입법이라 할 것이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판 단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입법부작위에 관한 부분 이 부분에 관한 심판청구는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규정하는 재심이유 외에 "유죄의 확정판결 후 동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를 별도의 재심이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위헌이라는 것으로서 이른바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 할 것인바, 부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재판상 다툴 경우에는 그 입법규정 즉 이 사건에 있어서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그것이 헌법위반이라는 적극적인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 1989. 7. 28. 선고, 89헌마1 결정; 1993. 9. 27. 선고, 89헌마248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수 없는 입법부작위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나.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관한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위 형사판결과 민사확정판결등의 사실인정 내용이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알고 그 민사확정판결의 존재가 재심이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재항고를 하였고, 1992. 3. 2. 대법원의 재항고기각결정을 고지받았다. 그러므로 청구인으로서는 최소한 위 재항고기각결정을 고지받은 때에 위와 같은 경우가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이유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할 뿐 아니라 같은 조 제5호 소정의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부분 심판청구는 그로 부터 60일을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아래5와 같은 재판관 조승형의 별개의견이 있는외에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조승형의 별개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입법부작위에 관한 부분에 대한 각하 주문에 대하여서는 찬성하고, 그 이유 중 이 사건 위 심판청구부분이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에는 찬성하나, 진정입법부작위와 부진정입법부작위로 2분하여 보는 방법에 관하여 찬성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비록 2분법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그 구분기준에 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반대하며/ 나의 구분기준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위 심판청구부분이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므로/ 다음과 같이 별개의견으로 그 이유를 밝힌다. 가. 다수의견은 위 구분기준에 관하여 언급한 바는 없으나 위 89헌마1, 89헌마248 각 결정을 인용하고 있으므로, 위 결정들이 내세우는 구분기준에 따르고 있음이 분명하고, 위 결정들의 위 각 부작위의 구분기준은, 아무런 입법을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는 진정입법부작위로, 입법은 하였으나 문언상 명백히 하지 않고 반대해석으로 그 규정의 취의를 알 수 있도록 한 경우는 부진정입법부작위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관하여/ 나는 우리 재판소가 1996. 11. 28. 선고한 95헌마161 입법부작위 위헌확인청구사건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이미 밝힌 이후 계속하여 그 주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위 결정의 반대의견 중 일부 해당부분을 인용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이 취하고 있는 2분법은 독일연방헌법재판소가 초기에 유지하고 있었던 2분법을 수용한 것에 불과하며, 위 재판소도 근래에는 이 2분법의 기준이 애매모호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실효성이 없음을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다수의견이 이와 같은 2분법을 아직도 수용하고 있음은 아무런 연구검토없이 외국의 판례를 수용하였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2) 가사 위와 같은 2분법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진정입법부작위와 부진정입법부작위의 구분기준은 입법이 있었는지 여부에 둘 것이 아니라,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근래의 판례에서 보듯이, 헌법상 입법의무의 대상이 되는 입법사항이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있을 때에 각 입법사항에 관하여 모두 규율하고 있으나 입법자가 질적·상대적으로 불완전 불충분하게 규율하고 있는 경우에는 부진정입법부작위로, 이와는 달리 위 입법사항들 중 일부의 입법사항에 대하여는 규율하면서도 나머지 일부의 입법사항에 관하여서는 전혀 규율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즉 양적·절대적으로 규율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진정입법부작위로 보고 그 위헌성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따라서, 이러한 입장에서 이 사건 위 심판청구부분에 관하여 살피면 청구인이 주장하는,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규정하는 재심사유외에 "유죄의 확정판결후 동판결에 인정한 사실과 법률적 가치판단이 상치되어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인정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때"라 함은 같은 법조 제5호가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바와 동일한 입법사항에 속할 뿐, 서로 다른 입법사항이라고는 볼 수 없고, 같은 법조 제5호의 규정이 질적·상대적으로 불완전 불충분하게 규율하고 있을 뿐, 양적·절대적으로 전혀 다른 일부 입법사항을 규율하고 있지 아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위 심판청구부분은 진정입법부작위라고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주심) 이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