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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가. 법령(法令)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 심판청구(審判請求)가 청구기간(請求期間) 경과 후에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본 사례 나. 구제절차(救濟節次)가 있다고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期待可能性)이 없고 기본권 침해를 당한 자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경우이어서 보충성(補充性)의 예외(例外)를 인정한 사례 다.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본래의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된 청구인에 대하여 발하여진 시위진압명령(示威鎭壓命令)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인지 여부

재판요지

가. 청구인은 1990.7.29.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현역병에서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轉任)되었으므로 바로 그 날이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 날이라고 할 것인데, 그 날로부터 180일이 경과된 후인 1991.5.6.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을 청구하였음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부분은 청구기간(請求期間)이 경과된 후에 청구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진압명령은 특정 일시의 특정 집회와 관련된 시위의 진압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에 이미 청구인 등에 의하여 그 실행이 완료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진압명령에 대한 행정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다 하여 각하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구제절차(救濟節次)가 있다고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期待可能性)이 없고 다만 기본권 침해를 당한 자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경우로서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 단서의 예외의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진압명령에 대한 심판청구부분은 권리구제절차(權利救濟節次)를 밟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적법하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과 필요성, 전투경찰순경으로서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헌법 제39조 소정의 국방(國防)의 의무(義務)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현역병으로 입영한 사람의 배치 및 임무부여의 문제나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자의 소속 및 신분의 문제는 입법자가 합목적적으로 정할 사항인 점, 청구인이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차별대우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청구인의 신분을 군인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한 것을 가지고 청구인의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 양심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한 병역의무(兵役義務)의 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행하여진 불이익한 처우라고 볼 수 없어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 또한 전투경찰의 임무인 대간첩작전은 경찰의 본래의 임무와도 관련되고 특히 전투경찰대의 임무에는 대간첩작전의 수행뿐 아니라 치안업무의 보조도 포함되고 있는 점, 불법한 집회 및 시위의 진압은 경찰의 기본 임무로서 법률에 근거한 적법한 행위이고, 경찰관은 누구나 돌발사태의 진압 또는 공공질서가 교란되었거나 교란될 우려가 현저히 지역의 경비를 위하여 파견되거나 경찰기동대로 편성될 수 있는 점, 시위진압방식은 시위진압을 지휘하는 자의 재량으로 결정될 사항인 점, 이 사건 진압명령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청구인을 차별하여 시위진압임무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병역의무(兵役義務)의 이행을 위하여 발하여지는 명령에 불과한 것이지 병역의무(兵役義務)의 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행하여진 불이익한 처우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진압명령은 그 자체로서도 청구인의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 등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진압명령은, 그 자체로서는 물론 그 근거라고 주장되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도 청구인의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 등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어느모로 보나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의 주문 제2항에 대한 반대의견(反對意見) 3. 경찰의 순수한 치안업무인 집회 및 시위의 진압의 임무는 결코 국방의무에 포함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진압명령은 곧 헌법 제39조 제1항 소정의 국방의무 이외에 헌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또 다른 의무를 청구인에게 부과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는 누구든지 병역의무(兵役義務)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39조 제2항 규정에 위반되며, 이로 인하여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함축하고 있는 헌법 제10조 소정의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을 침해한 것이다.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입법목적과 필요성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정부 부처간의 업무공조체제 등의 대체성이 있으므로 국민의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을 제한할 필요성은 없다고 할 것이며 그 점에서 위 법률조항부분은 헌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참조조문

전투경찰대설치법(1989.12.30. 법률 제4157호 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 법률로 개정된 후 1993.12.31. 법률 제4685호 병역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의3, (전투경찰순경(戰鬪警察巡警)의임용(任用)및전임(傳任)된경찰대학졸업자(警察大學卒業者)의전투경찰대(戰鬪警察隊)

참조판례

2. 1993.12.23. 선고, 92헌마247 결정, 1989.9.4. 선고, 88헌마22 결정

사건
91헌마80 戰鬪警察隊設置法등에대한憲法訴願
청구인
박 석 진
대리인 변호사 ○○○ ○ ○○
피청구인
서울특별시 지방경찰청 제1기동대장
판결선고
1995. 12. 28.

주 문

1. 구 전투경찰대설치법 제2조의3 제1항[1989.12.30. 법률 제4157호(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로 개정된 후 1993.12.31. 법률 제4685호(병역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같은 법 제3조 제1항[1989.12.30. 법률 제4157호(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로 개정된 후 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 제5조 제1항, 제3항 본문[1989.12.30. 법률 제4157호로 제정된 후 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1991.5.1.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소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102주년 노동절 기념행사 집회 및 관련 시위에 대한 서울특별시 경찰국 제1기동대장의 진압명령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청구인은 1990.3. 건국대학교 정치학과 1학년 재학중 같은 해 6.14. 육군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같은 해 7.28.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대기하던 중, 같은 달 29. 국방부장관의 명에 의하여 전투경찰순경(제762기)으로 신분이 전환됨과 동시에 중앙경찰학교에서 소정의 경찰근무교육을 받은 후 같은 해 8.12. 서울특별시 경찰국[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에 의하여 서울특별시 지방경찰청으로 변경되었다] 제1기동대에 배속되었다. 그 때부터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일인 1991.5.6.까지 전투경찰순경으로서 1991.5.1.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소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102주년 노동절 기념행사 등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 또는 시위 현장에 100여회 투입되어 진압명령을 수행하여 왔다. 청구인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군인으로 입영한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전투경찰순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구 전투경찰대설치법(이하 “구 전경대설치법”이라 한다) 제2조의3 제1항[1989.12.30. 법률 제4157호(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로 개정된 후 1993.12.31. 법률 제4157호(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로 개정된 후 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이하 “구 병역특례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3항 본문[1989.12.30. 법률 제4157호로 제정된 후 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이에 따라 전투경찰순경으로서 시위진압에 나서도록 한 서울특별시 경찰국 제1기동대장의 진압명령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한 헌법 제10조, 평등권을 보장한 헌법 제11조 제1항 및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제19조를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한 헌법 제39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고 하여 1991.5.6.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군인으로 복무중인 청구인을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시킨 근거가 된 위 법률규정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과 1991.5.1.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소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102주년 노동절 기념행사 집회 및 관련 시위에 대한 위 제1기동대장의 진압명령(이하 “이 사건 진압명령”이라 한다)인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구 전투경찰대설치법 제2조의3(전투경찰순경의 임용 및 전임된 경찰대학졸업자의 전투경찰대 복무)[1989.12.30. 법률 제4157호(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로 개정된 후 1993.12.31.법률 제4685호(병역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①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은 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 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전임된 자 중에서 이를 임용한다. 제3조(전임대상자의 요청 및 추천)[1989.12.30. 법률 제4157호(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로 개정된 후 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① 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 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전임대상자가 될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임용예정 소요인원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내무부장관이 국방부장관에게 그 배정을 요청한다. (2) 구 병역의무의특례규제에관한법률 제5조(전투경찰대원으로의 전임)[1989.12.30. 법률 제4157호로 제정된 후 1991.5.31. 법률 제4369호(경찰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① 국방부장관은 내무부장관으로부터 전투경찰대설치법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 임용예정 소요인원의 배정을 요청받은 때에는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 중에서 소요인원을 전임시킬 수 있다. ② 생략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전임기간은 현역병의 복무기간을 마칠 때까지로 하며, 전임기간을 마친 때에는 현역복무를 마친 것으로 보아 전임을 해제하고 예비역에 편입한다.(단서 생략)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현역병으로 입영할 때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어 각종 집회나 시위 현장에 출동하여 이를 진압하는 임무를 수행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단지 군인의 신분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입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기하여 청구인의 의사에 반하여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었을 뿐 아니라, 국방의 의무 이행과 전혀 관계없는 집회 및 시위의 진압임무에 종사하도록 명령받음으로써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시위진압방침이 “주동자 체포, 시위자 해산 및 재집결 방지”라는 방어적 성격에서 “시위자 전원 검거”라는 공격적 성격으로 바뀜에 따라 시위대와의 직접적 충돌이 빈번하여지고, 소위 “백골단”이라 불리우는 사복체포조에 편성되는 경우도 많아 근무상의 어려움이 가중되었을 뿐 아니라, 무리한 시위 진압 및 검거에 대한 국민들의 항의와 비난에 대한 자괴감이 증대하고 있어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현역병으로 입영한 청구인을 그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과, 이에 따라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된 청구인에 대하여 본래의 임무도 아니며 청구인의 양심에도 반하는 시위진압을 명한 제1기동대장의 진압명령은, 모두 청구인의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과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를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지 아니한 자에 비하여 청구인을 불합리하게 차별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헌법 제11조 제1항)을 침해하고,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한 헌법 제39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1)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법률이 중간매개행위의 개입 없이 직접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내무부장관의 전투경찰순경 배정요청과 이에 따른 국방부장관의 전임명령에 따라 군입대자가 전투경찰순경으로 임용되는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이 규정들이 청구인과 같은 전투경찰순경 전임자에게 직접 효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위 전임명령 등 구체적인 행정처분의 개재됨으로써 청구인의 법적 지위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권리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 (2) 헌법소원심판은 그 사유가 있는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의 사유가 발생한 것은 청구인이 입대 후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된 날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청구기간은 위 전임일인 1990.7.29.부터 180일 이내이다. 그러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그 때부터 180일이 지난 1991.5.6.에야 제기된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부분은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 (3)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는데, 청구인에게 집회 및 시위에 대한 진압임무를 수행하도록 한 상급자의 명령 등은 행정소송법 등이 정한 구제절차를 거칠 수 있는 것인데도 청구인은 이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위 명령의 적법 여부에 관한 행정소송을 거쳐도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없다거나 그 절차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볼 아무런 근거나 입증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 (4) 국방의 의무란 총력전 체제로 이루어지는 현대전에서는 직접적인 병력형성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방공, 방첩, 군작전에 협조할 의무는 물론, 국가안보와 직결된 군노무 동원에 협조할 의무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로 이해하여야 하는 것으로, 병역의무의 내용은 반드시 전시에 전투원이 되는 지위에 있는 역무에 종사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응하는 재해방지의무, 경찰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다. 나아가 구체적 병력형성의무의 내용은 국방정책의 문제로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5) 구 전경대설치법 제2조의3은 군입대자의 전임에 의하여 대간첩작전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과 지원에 따라 선발, 임용하는 치안업무보조를 임무로 하는 의무전투경찰순경을 구분하고 있으나, 양 전투경찰조직은 모두 내무부장관 지휘하에 있고 같은 법 제1조도 전투경찰대의 임무가 “대간첩작전의 수행과 치안업무의 보조”임을 밝히고 있어 전투경찰의 경우에도 그 부수적 임무로서 치안업무의 보조까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또한 경찰직무응원법 제4조에 의하여 내무부장관은 돌발사태 진압 등 필요할 때 경찰기동대를 편성할 수 있도록 하여 내무부장관 산하의 경찰조직간 직무응원은 장관의 명령에 의하여 얼마든지 이행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이 소속한 제1기동대는 전투경찰대원으로 충원되어 시위 등 돌발사태의 진압을 위해 조직된 것이고 이는 소위 “행정응원”의 일종으로 청구인이 내무부장관 소속 경찰의 신분을 가지는 점을 생각할 때 전혀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 내무부장관의 의견 (1)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부분은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인 전투경찰순경 전임명령일 즉 1990.7.29.부터 60일 이내에 제기되어야 하는데도 1991.5.6.에야 제기되었으므로 청구기간을 도과한 것으로 각하되어야 한다. (2) 전투경찰순경 전임행위는 법률규정에 의하여 성립하는 특별권력관계내에서의 근무지 배치명령인바, 집단성, 획일성을 특성으로 하는 군복무관계에서 개개인의 의사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방법에 의하여 현역병에 배치할 것인지, 전투경찰순경으로 배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어서 합리적인 차별이므로 헌법상 평등권에 위반되지 않는다. (3) 특별권력관계에서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사회통념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한도에서 기본권의 제한이 허용되는 것이고,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불법집회 및 시위를 차단하여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가를 수호하는 것이고 경찰의 기본적 책무는 바로 이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청구인이 입대전의 동료들에 대해 공격적인 시위진압방식으로 대처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권력관계에서 요청되는 특별한 행정목적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기본적 인권을 향유하지 못하는 것일 뿐, 사회통념상의 한도를 벗어나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등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4)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는 국민개병주의를 확립하고 군복무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헌법상 보장된 것으로서 병역의무를 이행한 후의 불이익 처우에 관한 문제이지 병역의무 이행 중의 불이익 처우에 관한 문제가 아니며, 따라서 청구인이 강제전임되어 시위진압에 동원됨으로써 고통을 겪는다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5) 그 외 법무부장관의 의견 중 (4),(5)항과 같다. 라. 국방부장관의 의견 (1) 구 병역특례법 제5조 제1항에서 전투경찰순경의 임무로 들고 있는 대간첩작전의 수행은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국토방위의 개념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비록 치안질서의 유지를 본연의 임무로 하는 경찰의 신분으로 전임되어 수행되는 임무라 할지라도 수행되는 임무의 내용은 국방의 의무의 내용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또한 국방의 의무는 그 부과방식이 의무이행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국가권력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부과되며 그 구체적인 내용도 국가권력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므로, 청구인의 의사에 반하여 현역병이 아닌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었다 하더라도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2) 구 병역특례법 제5조 제3항은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는 경우에도 전투경찰순경으로서의 전임기간은 현역병 복무기간과 동일하며, 전임기간을 마친 때에는 현역복무를 마친 것으로 보아 전임을 해제하고 예비역에 편입한다고 규정하여 현역병 복무와 동일한 신분보장을 하고 있으므로,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어 복무하는 것이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것에 비하여 반드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1990.7.29.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현역병에서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어 헌법소원심판의 사유가 발생한 날은 전임된 날인 1990.7.29.이라고 할 것인데, 그 날로부터 180일이 경과된 후인 1991.5.6.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을 청구하였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부분은 청구기간이 경과된 후에 청구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진압명령에 대한 부분 (1) 경찰공무원을 비롯한 공무원의 근무관계인 이른바 특별권력관계에 있어서도 일반행정법관계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 또는 공권력의 행사·불행사 등으로 인하여 권리 또는 법적 이익을 침해당한 자는 행정소송 등에 의하여 그 위법한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3.12.23. 선고, 92헌마247 결정 참조). 그리고 이 사건 진압명령은 경찰공무원관계 내에서의 직무상의 명령 내지 직무명령의 하나이고, 직무명령도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내지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라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행정심판법 제2조 제1항 제1호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처분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로 인하여 권리 또는 법적 이익을 침해당한 자는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등을 통하여 그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그런데 일반적으로 직무명령의 경우에는 법률에 근거하여 발하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소속상관의 직무상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하며(국가공무원법 제57조, 구 전경대설치법 제4조), 특히 전투경찰순경의 경우에는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므로(구 전경대설치법 제10조 제1항) 그 위법함이 명백하지 않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어 이를 그대로 실행할 수밖에 없고, 계속적인 내용이 아닌 직무명령이 이미 실행된 후에는 그 취소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남아 있지 않는 한 행정소송 등을 통하여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사건 진압명령도 특정 일시의 특정 집회와 관련된 시위의 진압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에 이미 청구인 등에 의하여 그 실행이 완료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진압명령이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명령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에 의하여 회복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 남아 있지 않는 한 결국 그 진압명령에 대한 행정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다 하여 각하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구제절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고 다만 기본권 침해를 당한 자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경우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의 예외의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진압명령에 대한 심판청구부분은 권리구제절차를 밟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89.9.4. 선고, 88헌마22 결정 참조). 4. 본안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이 사건 진압명령은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근거한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국방부장관 등으로 하여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자 군에 입대한 청구인들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시위진압 등의 임무에 주로 투입되는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청구인의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과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를 침해하고,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되지 아니한 자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헌법 제11조 제1항)을 침해할 뿐 아니라,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한 헌법 제39조 제2항에도 위반되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근거한 이 사건 진압명령도 헌법에 위반되며, 가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된 청구인에 대하여 본래의 임무도 아니고 청구인의 양심에도 반하는 시위진압임무를 부과하는 이 사건 진압명령 자체가 위에 든 청구인의 각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39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차례대로 살펴본다. 가. 이 사건 진압명령의 근거인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내무부장관이 국방부장관에게 대간첩작전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 임용예정 소요인원의 배정을 요청하면 국방부장관은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 중에서 소요인원을 전임시킬 수 있고, 이와 같이 전임된 자 중에서 전투경찰순경을 임용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는바, 전임이라 함은 현역병으로 복무중인 자가 전투경찰대원 등의 임무에 종사하도록 그의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다른 신분으로 전환하는 조치로서(구 병역특례법 제2조 제1호) 법률상 전임은 전임대상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방부장관이 일방적으로 행할 수 있고 특히 대간첩작전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의 전임은 지원 및 추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는 점에서, 미리 18세 이상의 제1국민역 또는 보충역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지원에 의한 공개경쟁선발시험을 실시하여 선발한 자를 추천받아 소정의 군사교육을 받도록 한 후 행하여지는 치안업무의 보조를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의 전임(구 전경대설치법 제3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구 병역특례법 제5조 제2항)과 다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은 간첩(무장공비를 포함한다)의 침투거부, 포착, 섬멸, 기타의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대원을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복무중인 군인에서 전임시켜 충원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토분단으로 인하여 북한으로부터 무장공비나 간첩의 침투가 그치지 않고 있으므로 국가의 안정보장 및 국토의 방위나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임무는 군인이 수행하는 통상의 국토방위의 임무에 못지 않게 중차대하다고 할 것인데 대간첩작전에 필요한 병력을 지원에 의하여 충원하기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고, 대간첩작전은 군인의 임무인 국방에 관련되기도 하고 경찰의 임무인 범죄의 예방, 진압 등 공공의 안녕 및 질서유지와 관련되기도 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을 군인에게 전임시켜 충원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3) 청구인은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는 것은 국방의무의 이행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현역병으로 입영한 청구인의 의사에 반하여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시킬수 있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이 점에 관하여 본다. 헌법 제39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제1항),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국방의 의무라 함은 북한을 포함한 외부의 적대세력의 직접적 간접적인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의무로서 현대전이 고도의 과학기술과 정보를 요구하고 국민전체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총력전인 점에 비추어 단지 병역법 등에 의하여 군복무에 임하는 등의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좁게 볼 것이 아니라, 향토예비군설치법, 민방위기본법, 비상대비자원관리법, 병역법 등에 의한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 및 병력형성이후 군작전명령에 복종하고 협력하여야 할 의무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전투경찰순경으로서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위와 같이 넓은 의미의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국방의 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현역병으로 입영한 사람을 어디에 배치하여 어떠한 임무를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나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자의 소속이나 신분을 국방부 소속의 군인으로 할 것인가, 내무부 소속의 경찰로 할 것인가의 문제는 입법자가 국가의 안보상황 및 재정, 대간첩작전의 효율성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입법목적과 필요성에 따라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을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복무중인 군인에서 전임시켜 충원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그 자체로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또한 전투경찰순경은,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 중에서 난수를 이용하여 무작위로 선발하는 것이므로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특정 계층의 자들을 작위적으로 골라서 이들만을 전임시키는 것이라 할 수 없으며, 군사작전을 주임무로 하는 군인에 비하여 전투경찰순경의 임무가 특히 과중하다거나 위험하다고 하기 어렵고, 복무기간이나 보수에 있어서 현역병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어서(구 병역특례법 제5조 제3항,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0 참조) 청구인이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차별대우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5) 끝으로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들이 전투경찰순경 등으로 전임되는 점, 전임기간인 현역병의 복무기간을 마친 때에 현역복무를 마친 것으로 보아 예비역에 편입하도록 되어 있는 점(구 병역특례법 제5조 제3항) 및 국방부장관은 특수전역 및 병역면제사유가 있는 자의 전임을 해제할 수 있고(같은 법 제5조 제4,5항) 동원령이 선포된 경우에는 전투경찰대원으로의 전임을 정지 또는 해제할 수 있는 점(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청구인의 신분을 군인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전환한 것은 단순히 병역의무 이행의 일환으로 대간첩작전이라는 특수임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하여 병역의무를 마칠 때까지 일정 기간 동안만 그 신분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고 병역의무의 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행하여진 불이익한 처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전투경찰순경인 청구인에 대한 시위진압명령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 (1) 전투경찰순경은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본래의 임무로 하는 것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무장공비 또는 간첩이 개입하거나 조종하는 것이 아닌 한 통상의 불법한 집회 및 시위의 진압을 대간첩작전이라 할 수 없음은 청구인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전투경찰의 임무인 대간첩작전은 범죄의 예방, 진압 등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경찰의 본래의 임무와도 관련되고 특히 전투경찰대의 임무에는 대간첩작전의 수행뿐 아니라 치안업무의 보조도 포함되고 있다(구 전경대설치법 제1조). 그리고 일반적으로 불법한 집회 및 시위의 진압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경찰의 기본 임무로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근거한 적법한 행위이고, 경찰관은 누구나 돌발사태의 진압 또는 공공질서가 교란되었거나 교란될 우려가 현저한 지역의 경비를 위하여 파견되거나 경찰기동대로 편성될 수 있는 것이므로(경찰직무응원법 제1조) 불법한 집회 및 시위로 말미암아 공공질서가 교란되었거나 교란될 우려가 있는 경우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에 대하여 경찰의 본래의 임무인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시위진압명령을 한 것이 행복추구권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가사 군인으로 입영하기 전에는 집회 및 시위에 참여하여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던 청구인 등 전투경찰순경이 이제는 반대의 입장에서 사복체포조 등을 구성하여 시위자 전원을 검거하는 등 공격적인 양상으로 변한 시위진압임무에 투입되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어 왔고, 국민들의 항의와 비난으로 인하여 윤리적, 도덕적인 자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격적인 양상의 시위진압방식은 그때그때의 시위의 양상에 즉응하여 법률에 근거한 경찰공무원의 임무로서 행하여지는 시위진압업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것이거나 시위진압을 지휘하는 자의 재량으로 결정될 사항이므로 시위진압방식이 공격적인 양상을 취함으로써 청구인의 개인적 경험이나 윤리관, 도덕관과 어긋난다고 하여 그러한 사실만 가지고 이 사건 진압명령이 넓은 의미의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경찰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게 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2)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 중에서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특정 계층의 자들을 작위적으로 골라서 이들만을 전임시키는 것이 아님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진압명령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청구인을 차별하여 시위진압임무에 투입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진압명령이 청구인을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하여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끝으로 구 병역특례법의 제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청구인의 신분을 군인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전환한 것은 단지 병역의무 이행의 일환으로 대간첩작전이라는 특수임무를 부여하고 위 임무의 수행을 위하여 현역병 복무기간 동안 그 신분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은 위에서 본 바이고, 이 사건 진압명령도 그와 마찬가지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발하여지는 명령에 불과한 것이지 병역의무의 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행하여진 불이익한 처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그렇다면, 전투경찰순경으로의 전임근거인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나 전투경찰순경인 청구인에 대한 시위진압명령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 및 평등권(헌법 제11조 제1항)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한 헌법 제39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진압명령은 어느 모로 보나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5. 결 론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중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이 사건 진압명령에 대한 부분은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의 주문 제2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의 주문 제2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전투경찰순경인 청구인에 대한 집회 및 시위진압명령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였다고 보는 다수의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가. 전투경찰순경은 국방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군현역병으로 입영한 자 중에서 전투경찰대로 전임되는 자이고, 그 임무는 구 전투경찰대설치법 제2조의3 제1항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대간첩작전의 수행이므로 무장공비가 준동하는 사태가 없는 한 통상의 불법한 집회 및 시위의 진압 등 순수한 경찰업무는 그의 임무라고는 볼 수 없다. 또한 국방의무라 함은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해서 국가의 정치적 독립성과 영토의 완전성을 지키는 국토방위의 의무를 말하며, 적극적으로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군의 구성원이 되어야 하는 의무(병역법, 향토예비군설치법, 민방위기본법, 전시근로동원법 등에 따라 현역군 조직은 물론 예비군 조직, 민방위 조직, 전시근로동원 조직 등에 참여해서 국가의 안전과 국토방위를 위한 의무)와, 소극적으로는 국토방위를 위해서 불가피하게 군작전명령에 복종하고 협력해야 하는 의무(군작전상 불가피한 재산권의 수용·사용·제한, 거주·이전의 제한 등을 수인할 의무)를 통칭하고 있을 뿐이고, 전투경찰대로 전임되는 현역병은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고 있을 뿐이므로, 경찰의 순수한 치안업무인 집회 및 시위의 진압의 임무는 결코 국방의무에 포함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진압명령은 곧 헌법 제39조 제1항 소정의 국방의무 이외에 헌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또 다른 의무를 청구인에게 부과하는 것이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39조 제2항 규정에 위반되며, 이로 인하여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함축하고 있는 헌법 제10조 소정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 다수의견은 입법목적과 필요성에 따라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을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복무중인 군인에서 전임시켜 충원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들이 그 자체로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나, 살피면 첫째, 구 전투경찰대설치법 제1조 규정중에는 대간첩작전의 수행업무 이외에 치안업무의 보조를 그 업무로 규정하고 있는바, 전자부분은 무장공비의 토벌이라는 점에서 광의의 국방의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으나, 후자부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그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므로, 위 법률조항 중 “치안업무의 보조”부분은 헌법 제39조 제1항 규정의 정신과 제2항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둘째, 위 법률조항부분은 헌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즉,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입법목적과 필요성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정부 부처간의 업무공조체제 등의 가동으로 국방부로부터 치안업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등의 대체성이 있으므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제한할 필요성은 없다고 할 것이며 그 점에서 위 법률조항부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진압명령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위 진압명령은 구 전투경찰대설치법 제1조 중 치안업무의 보조 부분의 규정에 근거하여 발하여진 것이고 위 부분의 규정이 헌법 제39조 제1항의 정신과 제2항 규정에 반하며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 부분규정이 헌법에 위반됨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라. 이상의 이유로 다수의견은 부당하므로 우리는 그 의견에 반대하는 바이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진우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주심) 신창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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