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 계속중에 권리보호(權利保護)의 이익이 소멸한 경우 그 소원(訴願)의 적법(適法) 여부 및 위 법리(法理)에 대한 예외사유
나.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 계속중 선거법(選擧法)의 개정(改正)으로 구법상(舊法上) 허용되던 “선거기간 중 정당(政黨)의 단합대회(團合大會)” 자체가 금지된 경우, 그 단합대회(團合大會)의 고지방법(告知方法)만을 제한하는 내용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中央選擧管理委員會)의 질의회답(質疑回答)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의 적부(適否)재판요지
가. 헌법소원심판청구(憲法訴願審判請求) 당시 권리보호(權利保護)의 이익(利益)이 인정되더라도 심판(審判) 계속중에 생기는 사정변경(事情變更) 즉 사실관계(事實關係) 또는 법제(法制)의 변동(變動)으로 말미암아 권리보호(權利保護)의 이익(利益)이 소멸 또는 제거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심판청구는 부적법(不適法)하게 된다 할 것이나/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당해 사건(事件)에 대한 본안판단(本案判斷)이 헌법질서(憲法秩序)의 수호(守護)·유지(維持)를 위하여 긴요(緊要)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解明)이 헌법적(憲法的)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나, 그러한 침해행위(侵害行爲)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審判請求)의 이익(利益)을 인정하여 이미 종료된 침해행위(侵害行爲)가 위헌(違憲)이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반복적 침해의 위험성이란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中央選擧管理委員會)가 구(舊) 지방의회의원선거법(地方議會議員選擧法) 제68조에 근거한 정당(政黨)의 단합대회의 개최(開催)에 관하여 “지방의회의원선거(地方議會議員選擧)와 지방자치단체(地方自治團體)의 장(長) 선거(選擧)에 있어서 선거기간 중의 정당(政黨)의 단합대회개최 고지방법(告知方法)을 일반선거구민(一般選擧區民)도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하는 것은 위법(違法)”이라는 취지로 질의회답(質疑回答)한 것에 대하여 제기(提起)된 이 사건 헌법소원(憲法訴願)은, 그 제기(提起) 당시로서는 규범상(規範上) 앞으로도 위 질의회답(質疑回答)에 근거한 규제(規制) 등이 되풀이될 것이 구체적으로 예상되었고, 따라서 이러한 질의회답(質疑回答)로 정당특권(政黨特權)이나 집회(集會)의 자유(自由) 중 집회(集會)를 알릴 권리(權利)가 침해되는 여부의 헌법적(憲法的) 해명(解明)이 필요하였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憲法訴願) 당시에 있어서는 다른 적법요건(適法要件)의 구비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심판(審判)의 이익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어서 심판청구(審判請求)의 이익(利益)이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審判) 계속중인 1994.3.16. 위 지방의회의원선거법(地方議會議員選擧法) 등 종전(從前)의 선거법(選擧法)들을 모두 폐지하고, 새로이 공직선거(公職選擧)및선거부정방지법(選擧不正防止法)로 선거법(選擧法)을 통합(統合)하여 제정(制定)하면서, 선거기간 중에는 정당(政黨)의 단합대회는 물론 선거(選擧)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정당활동(政黨活動)로서의 당원집회(黨員集會)도 금지하는 규정을 둠으로써(동법(同法) 제103조 제1항, 제141조 제1항), 앞으로는 규범상(規範上) 이 사건과 같이 선거기간 중의 정당단합대회(政黨團合大會)나 정당(政黨)의 그와 유사한 집회개최(集會開催)도 있을 수 없고, 따라서 그러한 집회개최(集會開催)에 대한 고지방법(告知方法)만을 제한하는 내용인 위 중앙선거관리위원회(中央選擧管理委員會)의 질의회답(質疑回答)이 정당(政黨)의 특권(特權)이나 집회(集會)의 자유(自由) 중 집회(集會)를 알릴 권리(權利)를 침해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헌법적(憲法的)으로 해명(解明)할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거나 반복적인 침해의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있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은 심판(審判)의 이익(利益)을 인정하여야 할 특별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참조판례
1. 1989.4.17. 선고, 88헌마3 결정, 1990.1.6. 선고, 89헌마269 결정, 1991.7.8. 선고, 89헌마181 결정, 1992.1.28. 선고, 91헌마111 결정, 1993.3.11. 선고, 92헌마98 결정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청구인민주당
대표자 이기택
대리인 변호사 ○○○ ○ ○○
피청구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 유
1. 사건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91.1.30. 자로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즈음하여 “지방의회의원선거법(1990.12.31. 법률 제4311호, 개정 1991.5.23. 법률 제4368호) 제68조에 근거하는 정당의 단합대회 개최에 관하여 벽보·현수막·전단 등이나 가두방송 등을 통하여 위 집회를 고지하여 일반 선거구민의 참집을 유도하거나, 확성장치를 사용하여 집회실황을 일반 선거구민이 청취케 하는 것은 동법 제40조, 제57조, 제59조, 제67조, 제68조에 저촉되는 선거운동으로 본다”라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자 신민주연합당 대변인 박상천은 1991.6.7.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하여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아니하고 당원만의 참석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정당의 단합대회를 현수막이나 벽보·전단·광고 등 인쇄물 또는 확성장치 등을 통하여 고지하는 것은 적법한 것이 아닌가”하는 내용의 질의를 하였고, 동 질의에 대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91.6.12. “시·도의회의원선거에 후보를 추천한 정당이 선거운동기간 중에 소속당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당의 내부행사에 속하는 단합대회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일반 선거구민도 알 수 있게 고지하는 것은 그 문면은 여하간에 일반 선거구민의 참집을 유도하게 되고, 아울러 그 정당을 선전하게 됨으로써 동법에서 선거운동방법으로 예정하지 아니한 현수막·벽보·전단·확성장치 기타 광고에 의한 다른 형태의 탈법적 선거운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동법 제40조, 제57조, 제59조, 제67조 또는 제68조에 위반될 것이다”라고 회답하였다.
그후 1991.6.20. 지방의회의원선거는 종료되었으나, 위 신민주연합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 회답이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활동의 자유 및 복수정당제도, 같은 조 제3항의 정당의 국가보호를 받을 권리, 그리고 헌법 제21조 제1항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1991.8.7.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1993.9.23. 청구인의 대리인은 청구인명의를 종전의 “신민주연합당(대표자 김대중)”에서 “민주당(대표자 이기택)”으로 당사자 표시변경신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은 청구인 대변인의 질의에 대한 1991.6.12.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회답이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피청구인이 1991.6.12. 청구인에게 한 위 회답은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제68조에 정면으로 위반될 뿐만 아니라, 동 조항에서 허용한 정당의 단합대회를 개최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적인 유권해석이다. 즉, 헌법 제8조 제1항과 제3항은 정당설립 및 활동의 자유, 복수정당제도, 정당이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헌법의 정신에 따라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제68조는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으로 단합대회·향우회·야유회·종친회 및 동창회 등의 집회를 개최하지 못하게 하고 있음에도 정당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정당활동으로서 단합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정당의 단합대회를 개최함에 있어 그 단합대회 개최사실을 당원에게 알리는 방법은 위 선거법이나 정당법 기타 법률에 아무런 제한규정이 없으므로, 단합대회를 개최하는 정당이 필요에 따라 현수막·벽보·전단 또는 가두방송으로 하든 서신·전화·신문광고·방송광고로 하든 또는 정당의 조직연락망을 통하여 하든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러한 방법 중 현수막·벽보·전단이나 가두방송으로 하는 고지방법은 돈과 인력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효과적이어서 금력과 조직력이 약한 야당으로서는 이용하기 편리한 방법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정당단합대회의 고지는 일반 선거구민의 참집을 유도하거나 정당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당원에게 정당단합대회의 개최일시·장소 등만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정당단합대회를 고지하는 것이 일반선거구민의 참집을 유도하게 되고 아울러 정당을 선전하게 되는 것이므로 위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피청구인이 회답한 것은 헌법 제8조 제1항 및 제3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한편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에게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정당도 집회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집회의 자유는 구체적으로 집회를 주최·주관·집행하고 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유와, 집회에 불참할 수 있는 소극적인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적극적 의미의 집회의 자유에는 집회의 주최·주관·집행방법 등 당해 집회의 내용을 “알릴 권리”도 포함된다. 정당의 단합대회 개최사실을 현수막·벽보·전단 도는 가두방송으로 고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 구성요소의 하나인 알릴 권리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정당활동의 일부분인 것이다. 그런데도 피청구인이 현수막·벽보·전단 또는 가두방송 등으로 하는 위 고지방법을 위 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회답한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정당활동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위헌적인 공권력의 행사이다.
또한 청구인은 제1야당으로서 지난 1991.6.20. 실시한 광역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낸 바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의 위헌적 해석 및 집행으로 인하여 선거운동의 제약을 받아 정당의 활동이 위축됨으로써 선거과정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았다. 비록 위 선거가 이미 끝났지만, 피청구인이 위 선거법에 대한 위헌적 해석을 버리지 않고 계속 되풀이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다음 선거와 특히 머지 않아 실시될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등에서 또 다시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정당활동의 자유 등이 침해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위헌적인 결정을 앞으로 다시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현단계에서 피청구인의 위헌적인 위 공권력의 행사의 취소를 구할 실익이 충분히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은 권리보호이익이 있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
헌법소원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관계이어야 한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질의회답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공권력을 행사한 사실이나, 그로 인하여 청구인이 침해받은 권리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는 추상적인 법률해석인 질의회답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은 부적법한 심판청구일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의하면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은 지방의회의원선거에 관한 쟁송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선거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피청구인의 공권력의 행사·불행사 등으로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받았음을 이유로 그 권리를 구제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행정심판법 및 행정소송법에 의하여 그 권리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위와 같은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결국 부적법한 심판청구이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헌법 제8조는 정당의 설립과 복수정당제도 및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활동의 자유는 절대적·무제한적인 것이 아니고 내재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며, 헌법의 다른 규정 및 다른 법률이 보호하는 이익의 보호를 위하여 합목적적인 제한이 가능하다. 헌법 제116조 제1항은 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선거운동의 법정주의 및 기회균등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의 기간·주체·기구·방법 및 기타 각종 제한·금지규정을 두어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나아가 선거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활동의 자유를 무제한 허용할 경우 선거운동에 부당한 영향을 미쳐 선거의 적정성과 공평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고 후보자간의 기회균등을 통한 공평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거법에 의한 규제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이므로 정당활동이라 하더라도 선거와 관련된 활동은 선거법의 규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허용되어야 한다.
위 선거법 제38조에 의하면 선거운동이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라고 하여 직접·간접으로 당락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선거운동은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 및 후보자와 이들이 선임·신고한 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의 책임자·선거사무원만이 할 수 있고, 그 방법도 법에 의하여 정하여진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는 할 수 없다. 위 선거법 제68조는 누구든지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으로 하는 각종 집회의 개최를 금지하면서도 정당활동으로서의 단합대회에 한하여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정당의 내부적 행위로서의 창당대회·합당대회·개편대회·후보자선출대회 등 정당의 정상기능 발휘를 위한 집회를 선거운동기간 중 개최할 경우 선거에 다소간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더라도 정당의 공직선거에 있어서의 특수한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여 이를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선거운동기간 중에 정당활동으로서의 단합대회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해서 정당의 단합대회 자체를 선거운동방법으로 허용해 주는 취지는 아니다. 즉 정당의 선거운동기간 중 정당의 내부행사에 속하는 단합대회를 고지하는 벽보·현수막을 게시하고 가두방송을 실시하며 전단을 살포한다면, 일반 선거구민들은 그러한 벽보와 현수막 등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그 당명을 기억하게 되어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입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함으로써, 그 정당추천후보자의 선거운동효과를 가져오게 되어 상대적으로 활동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무소속 후보자에게는 현저한 불이익을 입히게 된다. 따라서 이것은 모든 후보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헌법 및 선거법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으며, 특히 정당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현대선거에서는 선거운동에 미치는 효과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더구나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의 방법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현행 선거제도하에서는 횟수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정당의 단합대회를 개최하면서 그 때마다 일반 선거구민들에게 이를 고지한다면, 그 효과는 직접적인 선거운동의 효과 못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무소속후보자와 비교할 때 정당추천후보자가 부당하게 유리한 대우를 받게 되어 헌법이 보장한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은 기대할수 없게 된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 건 회답은 선거법 제40조, 제57조, 제59조, 제67조 또는 제68조의 규정에 의하여 적법하고, 헌법 제116조 제1항의 규정에도 부합하는 합헌적인 조치이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의 의사의 형성과 의견발표를 위하여 불가결한 수단으로서 적극적으로 누구나 집회를 개최·참가·사회 또는 진행할 자유와 소극적으로 개최하지 아니할 자유와 참가하지 아니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라고 하여 절대적·무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며 그 내재적 한계가 있다. 즉 집회의 자유는 표현행위의 자유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지만, 집단적이며 공공질서 등에 대한 영향력이 직접적이고 심대하므로 타인의 기본권보호 또는 헌법의 다른 규정이나 법률이 보호하는 이익의 보호를 위하여 비례적·합목적적인 제한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정당의 내부적 행사에 속하는 단합대회가 집회의 자유라 하여 그 개최방법·참석대상·고지방법 등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면 이는 선거법이 예정하지 아니한 탈법적인 선거운동이 되어 선거의 자유·공정을 해치고 그 적정성과 공평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될 것이므로 최소한의 합목적적인 규제를 가하여 선거법의 목적과 법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피청구인의 질의회답은 헌법 제116조 제1항의 정신에 비추어도 합헌적인 해석이다.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인의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심판요건의 결여로 각하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의 질의회답이 위헌이라 할 수 있는 아무런 법률적·이론적 근거가 없으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법무부장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과 대개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외에,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해 주는 제도이므로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어야 비로소 제기할 수 있는 것인데 이 사건에 있어서 청구인은 1991.6.1.부터 같은 달 19.까지 시행된 시·도 지방의회의원선거를 위한 정당단합대회 개최와 관련하여 일정한 선거운동행위를 하고자 하였으나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의도에 부합되지 않는 유권해석을 하자 이 사건 심판청구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위 시·도 지방의회의원선거가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이미 권리보호이익을 상실한 것으로서 부적법각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더하였다.
3. 판 단
먼저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다고 하려면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어야 한다( 당재판소 1989.4.17. 선고, 88헌마3 결정; 1990.1.6. 선고, 89헌마269 결정 등 참조). 그러므로 심판청구당시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되더라도 심판 계속중에 생기는 사정변경 즉 사실관계 또는 법제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권리보호의 이익이 소멸 또는 제거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게 된다.
다만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주관적인 기본권 구제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개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서도 있는 제도이므로 침해행위가 이미 종료하는 등의 이유로 이미 취소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주관적 권리구제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라도 당해 사건에 대한 본안판단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나,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 이미 종료된 침해행위가 위헌이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당 재판소 1991.7.8. 선고, 89헌마181 결정; 1992.1.28. 선고, 91헌마111 결정 참조).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반복적 침해의 위험성이란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여야 한다 함이 당재판소의 판례이다( 당재판소 1991.7.8. 선고, 89헌마181 결정; 1993.3.11. 선고, 92헌마98 결정 참조). 그리고 법제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필요가 소멸 내지 제거된 경우에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게 된다.
(2) 이 사건 헌법소원의 목적은, 1991.1.30. 실시된 지방의회의원선거는 이미 지나갔지만 동 선거기간 중에 개최될 정당의 당원단합대회의 고지를 당원이 아닌 일반 선거구민도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인 벽보·현수막·전단 및 가두방송 등을 통하여 하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질의회답을 취소하는 심판을 받아, 장차 실시될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등에 있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그러한 질의회답에 근거한 규제 등을 되풀이하지 않게 하여 정당의 특권 및 집회의 자유 중 집회를 알릴 권리의 침해를 예방하고, 선거기간 동안 그러한 고지방법을 사용하여 당원단합대회를 하고자 함에 있다.
(3) 그러므로 살피건대,
㈎ 피청구인이 이 사건 질의회답을 하게 된 1991.6.20. 실시된 지방의원선거는 이미 지나갔지만, 지방자치법 제31조에 의하면 지방의회의원의 임기는 4년이고, 그 임기는 총선거에 의한 전임의원의 임기만료일의 다음날부터 개시되되, 천재지변등의 사유로 전임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후에 총선거를 실시한 때는 그 당선일로부터 개시되며, 동법 제86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23조 제2항 및 제3항의 피선거권이 있는 자 중에서 선거하고, 동법 제87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4년이고, 그 임기는 전임자의 임기만료일의 다음날부터 개시되며, 동법 부칙(1990.12.27.) 제2조 제2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는 1991.6.30. 이내에 실시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헌법소원 당시 시행된 구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제68조와 구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 제67조에는 각각 “누구든지 각급 선거의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선거의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으로 단합대회(정당활동은 제외한다)·향우회·야유회·종친회 및 동창회 등의 집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기간 중에도 정당은 정당활동으로서 당원단합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었다. 그러므로 지방의회의원 선거는 이미 실시된 1991.6.20. 이후 4년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도 4년마다 실시되되, 선거기간 중 정당은 정당활동으로서 당원단합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 당시로서는 규범상 앞으로도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있어서 선거기간 중의 정당의 단합대회개최 고지방법을 일반 선거구민도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위법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질의회답에 근거한 규제 등이 되풀이될 것이 구체적으로 예상되었고, 따라서 이러한 질의회답으로 정당특권이나 집회의 자유 중 집회를 알릴 권리가 침해되는 여부의 헌법적 해명이 필요하였었다. 그러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 당시에 있어서는 다른 적법요건의 구비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심판의 이익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어서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 그러나 이 사건 심판 계속중인 1994.3.16. 종전의 대통령선거법·국회의원선거법·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 및 지방의회의원선거법 등 선거법들을 모두 폐지하고, 법률 제4739호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으로 선거법을 통합하여 제정하면서, 동법 제103조(각종집회 등의 제한) 제1항에서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단합대회·향민회·야유회·종친회 또는 동창회 기타의 집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집회를 금지함에 있어 정당활동으로서의 정당의 당원단합대회를 예외로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나아가 동법 제141조(당원단합대회의 제한) 제1항에서는 “정당은 선거기간 개시일 전 30일부터 선거일까지 소속당원의 연수·단합 기타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거나 선거가 실시 중인 선거구 안이나 선거구민인 당원을 대상으로 당원단합대회·당원연수회(이하 이 조에서 “당원집회”라 한다)를 개최할 수 없다. 다만 당무에 관한 연락·지시 등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는 당원간의 면접은 당원집회로 보지 아니하나 그 면접시에 식사·다과 또는 음료의 제공이 부가되는 때에는 금지된 당원집회로 본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선거운동기간 중 정당의 선거구 안 또는 선거구민인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당원의 단합대회의 개최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그러므로 선거기간 중에는 정당의 단합대회는 물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정당활동으로서의 당원집회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법제의 변경으로 앞으로는 규범상 이 사건과 같이 선거기간 중의 정당단합대회나 정당의 그와 유사한 집회개최도 있을 수 없으므로 그러한 집회개최에 대한고지방법을, 일반 선거구민도 알 수 있게 하는 벽보·현수막·전단 및 가두방송 등을 통한 방법으로 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질의회답에 담겨질 구제대상이 될 사례가 다시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그러한 질의회답이 정당의 특권이나 집회의 자유 중 집회를 알릴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헌법적으로 해명할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거나 반복적인 침해의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있을 수 없다. 앞으로 법률이 다시 개정되어 그러한 집회가 허용될 경우를 상정하여 이론적·추상적으로 말할 수 있는 가정태를 전제로 하는 헌법적 해명의 중요성이나 반복의 가능성은 구체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심판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심판대상인 질의회답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이 폐지되어 장차 그 적용사례가 있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분명한 헌법문제의 해명이나 침해반복의 위험 등을 이유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할 특별한 경우에 해당된다고도 할 수 없다.
㈐ 필경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심판의 이익 내지 필요를 인정할 수도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재판관 조규광(재판장) 변정수 김진우 한병채 최광률 김양균 김문희 황도연 이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