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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노동쟁의조정법(勞動爭議調整法) 제13조의 2의 위헌여부(違憲與否)

재판요지

1. 노동쟁의조정법(勞動爭議調整法) 제13조의 2가 규정(規定)한 제삼자개입금지(第三者介入禁止)는 헌법(憲法)이 인정(認定)하는 노동삼권(勞動三權)의 범위(範圍)를 넘어 분쟁해결(紛爭解決)의 자주성(自主性)을 침해(侵害)하는 행위(行爲)를 규제(規制)하기 위한 입법(立法)일 뿐, 노동자(勞動者)가 단순(單純)한 상담(相談)이나 조력(助力)을 받는 것을 금지(禁止)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노동자(勞動者) 등의 위 기본권(基本權)을 제한(制限)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2. 위 제삼자개입금지조항(第三者介入禁止條項)은 노동자(勞動者)측으로의 개입(介入)뿐만 아니라 사용자(使用者)측으로의 개입(介入)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로 규정(規定)하고 있고, 노동자(勞動者)들이 변호사(辯護士)나 공인노무사(公認勞務士) 등의 조력(助力)을 받는 것과 같이 노동삼권(勞動三權)을 행사(行使)함에 있어 자주적(自主的) 의사결정(意思決定)을 침해(侵害)받지 아니하는 범위(範圍)안에서 필요(必要)한 제삼자(第三者)의 조력(助力)을 받는 것을 금지(禁止)하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勤勞者)와 사용자(使用者)를 실질적(實質的)으로 차별(差別)하는 불합리(不合理)한 규정(規定)이라고 볼 수 없다. 3. 위 규정(規定) 중 “…기타 이에 영향(影響)을 미칠 목적(目的)으로 개입(介入)”한, 쟁의행위(爭議行爲)에 개입(介入)한 제삼자(第三者)의 행위(行爲)를 전체적(全體的)으로 평가(評價)하여 노동관계(勞動關係) 당사자(當事者)의 자유(自由)롭고 자주적(自主的)인 의사결정(意思決定)에 대하여 영향(影響)을 미칠 목적(目的) 아래 이루어진 갑섭행위(干涉行爲)를 포괄하는 행위(行爲)라고 보아야 할 것으로서 위 행위(行爲)에의 해당여부(該當與否)는 누구나 예견(豫見)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그 구성요건(構成要件)이 헌법(憲法) 제12조 제1항이 요구(要求)하는 명확성(明確性)을 결(缺)하여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에 위반(違反)되는 것이 아니다. 재판간 김진우, 이시윤의 한정합헌의견(限定合憲意見) 위 제삼자(第三者)의 개입금지조항(介入禁止條項)과 그 위반행위(違反行爲)에 대한 처벌규정(處罰規定)은 그 적용범위(適用範圍)를 좁혀 적법(適法)한 쟁의행위과정(爭議行爲過程)에 제삼자(第三者)가 개입(介入)한 경우에는 위 법률조항(法律條項)들이 적용(適用)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한정적(한정적)으로 해석(解釋)하는 것을 조건(條件)으로 그 한도(限度)내에서 합헌(合憲)이다. 재판간 김양균의 보충의견(補充意見) 및 한정합헌의견(限定合憲意見) 1. 제삼자개입금지조항(第三者介入禁止條項)의 합헌성(合憲性)의 근거(根據)는, 동맹파업(同盟罷業)이나 직장폐쇄(職場閉鎖)와 같은 강도(强度)가 높은 쟁의행위(爭議行爲)는 긍정적(肯定的)인 측면과 아울러 부정적(否定的)인 측면도 있으므로, 그러한 중대한 결정(決定)은 노동관계(勞動關係) 당사자(當事者) 스스로에 의하여 자율적(自律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온당하다는 판단(判斷)에 기인하는 것이다. 2. 노동쟁의조정법(勞動爭議調整法) 제13조의 2는 이를 한정합헌(限定合憲)으로 해석하여 “누구든지 ‘정당(正當)한 이유(理由)없이’ 쟁의행위(爭議行爲)에 개입(介入)하는 행위(行爲)를 하여 ‘쟁의행위(爭議行爲)를 발생(發生)'케한 경우”에 적용(適用)하는 것을 조건(條件)으로 헌법(憲法)에 위반(違反)되지 아니한다는 결정(決定)을 내려야 한다. 재판간 변정수의 반대의견(反對意見) 1. 근로자(勤勞者)가 쟁의행위(爭議行爲)를 함에 있어 타인(他人)의 조언(助言)·조력(助力)이나 지원(支援)을 받는 것은 헌법상(憲法上) 보장된 단체행동권(團體行動權)에 당연(當然)히 포함(包含)된 근로자(勤勞者)의 권리(權利)이므로 제삼자개입금지조항(第三者介入禁止條項)은 근로자(勤勞者)의 단체행동권(團體行動權)의 본질적(本質的) 내용(內容)을 침해하고 있다. 2. 쟁의행위(爭議行爲)는 헌법상(憲法上) 보장(保障)된 근로자(勤勞者)의 단체행동권(團體行動權)의 행사(行使)이므로 그것이 불법적(不法的)인 것이 아닌 이상 헌법이념(憲法理念)과 정의(正義)에 합당(合當)한 행위(行爲)일 뿐더러 국가(國家)의 적극적(積極的)인 보호(保護)를 받아야 할 대상(對象)임에도 이러한 정당(正堂)한 행위(行爲)를 배후(背後)에서 도와주거나 부추겼다고 해서 무조건(無條件) 조종(操縱)·선동(煽動)이라는 이름을 붙여 처벌(處罰)의 대상(對象)으로 삼는 것은 자연적(自然的) 정의(正義)와 법(法)의 일반원리(一般原理)에 반(反)하고 인간(人間)의 존엄(尊嚴)과 가치수호(價値守護)를 선언(宣言)한 헌법(憲法) 제10조에 위반(違反)된다. 3. “쟁의행위(爭議行爲)에 관하여 관계당사자(關係當事者)를 조종(操縱)·선동(煽動)·방해(妨害)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影響)을 미칠 목적(目的)으로 개입(介入)하는 행위(行爲)”라는 표현(表現)은 극히 애매모호하고 광범위(廣範圍)하여 명확성(明確成)이 결여(缺如)되어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에 반(反)한다. 4. 노동쟁의(勞動爭議)나 노동행위(勞動行爲)에 관한 정당(正當)한 의견표명(意見表明)조차도 무조건(無條件) 제삼자개입행위(第三者介入行爲)로 보아 제재(制裁)를 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언론(言論)·출판(出版)의 자유(自由)의 본질적(本質的) 내용(內容)을 침해(侵害)할 우려(憂慮)가 있다.

사건
89헌가103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등에 의한 위헌심판
제청법원
청주지방법원 (1987.7.31. 89 초 378 위헌제청신청)
제청신청인
정 ○ 동
대리인 변호사 한승헌 외 3인
판결선고
1990. 01. 15.

주 문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1963.4.17. 법률 제1327호제정, 1980.12.31. 법률 제3351호 신설, 1986.12.31. 법률제3926호 개정), 제45조의 2(1980.12.31. 법률 제3351호 신설)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이 사건 위헌심판의 제청신청인은 청주도시산업선교회의 목사로 재직하면서 1988.6.9.부터 같은 달 중순경까지 사이에 청주 시내 법인택시 근로자들의 노동쟁의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였다고 하여 1988.10.31. 청주지방법원에 공소제기되었다. 이에 제청신청인은 위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인 노동쟁의조정법(이하 다만 “법”이라 한다) 제13조의 2제45조의 2의 위헌여부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의 제청을 신청하였고,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인 청주지방법원은 그 신청을 받아들여 1989.7.31.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법 제13조의 2 및 제45조의 2의 위헌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은 노동쟁의에 대한 제3자개입금지를 규정한 법 제13조의 2와 그의 벌칙 규정인 법 제45조의 2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3조의 2 (제3자개입금지)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나 당해 노동조합 또는 사용자 기타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총연합 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제3자개입으로 보지 아니한다. 제45조의 2 (벌칙) 제12조 제2항·제3항 또는 제13조의 2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청이유와 관계인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제청이유의 요지 (1) 근로자들이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 근로 3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기 위하여서는 노동문제전문가·학자·법률가등 제3자의 조언이나 조력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조언 내지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근로 3권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다. 그런데도 법 제13조의 2는 쟁의행위에 관한 제3자의 조언·조력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근로 3권을 보장한 헌법 제33조 제1항과 기본권의 포괄적인 보장 및 그 제한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에 위반된다. (2) 노동쟁의의 발생 및 해결의 실태를 보면, 사용자는 우월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여 전문가의 조력 아래 근로자의 활동이나 노동문제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노동쟁의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어 가는데 반하여, 근로자들은 이에 대응할 지식이 부족하여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노동쟁의를 이끌어 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으려면, 전문가나 전문단체의 조력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법 제13조의 2는 그 조력을 차단하고 있어 모든 국민의 법앞에서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된다. (3) 법 제13조의 2는 법 제45조의 2와 함께 처벌법규를 구성함에도 불구하고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라고 하는 매우 애매모호하여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행위의 유형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처벌법규는 그 구성요건이 구체적이고 명확하여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 에 위반된다. (4) 법 제45조의 2는 법 제13조의 2에 정한 구성요건에 대한 처벌규정이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법 제13조의 2가 위헌인 한 마찬가지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쟁의행위에 임하는노동관계 당사자는 최소한의 희생에 의하여 타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여야 하고, 쟁의행위에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 만큼, 그 과정은 그들의 자주의사에 의하여 진행되지 않으면 아니된다.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근로3권을 보장하고, 법 제13조의 2가 쟁의행위에 관한 제3자개입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이다. 법 제13조의 2는 노동관계 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는 등 무분별하게 쟁의행위에 관여하여 노동운동의 순수성과 자주성을 교란하고, 특정의 정치적 목적에 쟁의행위를 악용하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 제3자의 조언이나 조력을 포괄적으로 금지한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는 상급 노동조합의 개입을 받거나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전문가로부터 조력을 받아 실질적인 노동쟁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법률의 규정이 근로3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위 법률조항은 근로자측에서의 제3자 개입만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측에서의 개입도 금지하고 있으므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는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법률조항이 제3자의 조력이나 조언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로써 노동관계 당사자가 불평등한 위치에 서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 (3)법 제13조의 2가 사용한 “기타"라는 표현은 형법 제87조·제128조·제173조·제180조·제184조·제185조· 제269조·제313·제366조 등 여러 조문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개입”행위는 조종·선동 ·방해 등 이외의 방법과 수단으로 노동관계 당사자들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이를 종용·사주·유도하거나 당사자들의 본의와 다르게 쟁의행위를 유인하는 등의 관여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결코 불명확한 개념은 아니다. 더구나 “개입”행위는 목적범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확장되어 해석될 여지도 없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은 범죄의 구성요건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노동부장관의 의견 (1)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3권을 보장하는 근본정신은 근로자와 사용자의 집단적 자치에 의한 노동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데 있다. 이와 같은 당사자자치주의의 구현을 위하여서는 그 한 당사자인 노동조합은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의하여 설립되고 운영되어야 하며,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법 제13조의 2가 쟁의행위에 관한 제3자 개입금지를 규정하는 취지도 여기에 있다. 위 법률의 이러한 이론적 요청 이외에도 제3자가 쟁의행위에 관하여 조종·선동·개입하는 것은 노동쟁의의 확산과 장기화만 초래할 뿐이라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경험이 반영되어 입법된 것이다. (2) 법 제13조의 2가 제3자개입금지를 규정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형성을 통하여 노동관계에 관한 당사자자치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이는 근로3권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다. 위 법률조항은 아래에서 보듯이 근로자들이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3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3) 법 제13조의 2는 제3자가 쟁의행위에 관하여 노동관계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할 뿐, 근로자나 사용자가 전문가 또는 전문집단으로부터 조력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공인노무사·법 제5조의 2에 의한 임의조정인 등은 법 제13조의 2가 규정하는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로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 법률의 규정은 상급 노동단체가 전문적 지식제공·교육·협조·지원·지도 등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단위노동조합의 지식과 힘을 보충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위 법률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은 위 법률조항에 의하여 단위노동조합이나 근로자가 외부로부터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봉쇄당하고 있다는 잘못된 주장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유없다. (4) 법 제13조의 2가 규정하는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란 조정·선동·방해 이외의 방법에 의하여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 즉 제3자가 쟁의당사자로 하여금 쟁의행위를 하도록 하거나 당사자의 의사와 다르게 쟁의행위를 유도하는 등의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불명확하다 할 수 없어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 라.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의견 (1) 근로자의 쟁의권은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근로자들에게만 인정되는 권리이다. 법 제13조의 2는 헌법이 보장한 근로3권의 행사주체의 범위를 규정한 것일 뿐, 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들에게 인정되는 쟁의권의 내용은 파업·태업 등 집단적 행위 그 자체에 있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조정·선동 등을 받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법률조항은 근로3권의 내용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쟁의행위는 실력에 의하여 그 주장을 관철하고자 하는 집단적 행위로서, 이로 인하여 노사쌍방의 손실은 물론 사회·경제적인 영향도 매우 큰 것이므로, 그 개시에서부터 타결에 이르기까지 노동관계당사자의 자주의사에 의하여 처리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노동쟁의가 사회변혁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집단에 의하여 조종될 경우, 헌법이 목표로 하는 근로조건의 향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가나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법 제13조의 2는 이러한 입법목적 아래 제정된 것이고 단체행동권의 내용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2) 법 제13조의 2는 근로자의 편을 들어 쟁의행위에 개입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편을 들어 개입하는 경우도 금지하고 있으므로 노동관계 당사자사이의 대등한 관계를 침해하는 규정이 아니다. 오히려 근로조건의 향상과는 무관한 정치·사회적 목적을 가진 제3자가 쟁의행위에 개입하게 되면, 쟁의행위의 성질은 왜곡되게 되고 결과적으로 노동관계 당사자사이의 실질적 평등은 침해될 것이다. (3) 법 제13조의 2가 금지한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행위”란 그 문언 자체에 의하여 “노동쟁의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끼어들거나 관여하는 행위"로 해석되므로 결코 불명확한 개념이라고는 할 수 없고, 목적범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처벌의 대상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처벌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볼 여지도 없다. 3. 위헌여부의 판단. 가. 쟁의행위의 의의 및 성질 헌법 제22조 제1항은 근로자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을 통해서 임금 및 근로조건의 개선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헌법이 이와 같이 근로3권을 보장하는 취지는 원칙적으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경제의 기본질서로 채택하면서, 노동관계 당사자가 상반된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계급적 대립·적대의 관계로 나아가지 않고 활동과정에서 서로 기능을 나누어 가진 대등한 교섭주체의 관계로 발전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때로는 대립·항쟁하고, 때로는 교섭·타협의 조정과정을 거쳐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게 함으로써, 결국에 있어서 근로자의 이익과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는 사회복지국가 건설의 과제를 달성하고자 함에 있다. 헌법의 이러한 정신에 따라 노동관계의 공정한 조정을 도모하고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행사에 따른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노동쟁의를 예방 및 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법이 제정되었다. 법이 규정한 쟁의행위는 동맹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쟁의의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주장을 수용하게 하는 최후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노동관계 당사자가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그 목적·방법 및 절차상의 한계를 존중하지 않으면 아니되며, 그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관계자들의 민사상 및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이다. 나. 제3자개입금지의 목적 쟁의행위는 노동관계 당사자가 임금 및 근로조건 등을 정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다 유리한 결과를 자신에게 가져오게 하기 위하여 행사하는 최후의 강제수단이다. 따라서 쟁의행위는 주로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이고,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자에 의하여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쟁의행위에는 원칙적으로 제3자가 개입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성질상의 한계가 있게 되는 것이다. 즉 단체협약에 의하여 정하여질 사항은 주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존재하는 갖가지 요인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다른 기업의 사용자나 근로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요인이나 특정단체 기타 외부 제3자의 정치적 영향 등에 의하여 결정될 수는 없는 것이다. 쟁의행위에 의하여 사용자로서는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받게 되고, 근로자로서는 쟁의기간 중 보수에 관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노동관계 당사자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를 함으로써 입게 되는 이러한 손해의 위험은 스스로가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쟁의행위를 할 것인지의 여부와 그 방법·정도의 선택 또한 노동관계 당사자의 책임 아래 자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니된다. 노동관계 당사자가 노동쟁의에 있어서 자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으려면 국가·특정정당·사회단체나 경쟁기업 등 제3자의 개입이나 지시로부터도 독립되어야만 한다. 노동관계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노동관계 당사자의 어느 한편과 이해를 전적으로 같이하는 경우란 있기 어렵다. 어느 집단이나 단체이든 간에 그 자신의 고유한 존립목적을 갖는 것이며, 그 집단이나 단체가 특정한 세계관이나 정치적 이념의 실현을 위한 것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쟁의행위에 제3자가 의사결정을 조종·선동·방해할 정도로 끼어들게 되면, 쟁의행위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위험부담 아래 진행되면서도 근로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의 향상과는 관계없는 목적에 의하여 왜곡될 수 있다. 그와 같이 왜곡된 쟁의행위는 사용자나 근로자의 어느 편의 이익은 물론 산업평화의 유지에도 도움이 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국민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되게 된다.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자의 근로3권은 “근로조건의 향상을”위한 범위안에서 “자주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나 법 제13조의 2가 규정하는 제3자개입금지의 입법취지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노동쟁의의 자주적 해결은 법 제5조도 이를 규정하고 있고, 단결 및 단체교섭에 관한 제3자의 개입을 금지한 노동조합법 제12조의 2 및 노사협의회법 제27조도 같은 취지이다. 다. 근로3권의 제한과의 관계 헌법이 근로자에게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인정한 취지는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게 하자는 데 있다. 근로자들이 단결·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을 합법적으로 적정하게 행사하려면 법률에 관한 지식은 물론 그 이외에 당해 기업의 경영실적 등에 관한 지식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통상 근로자들에게 법률 등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변호사·공인노무사 등 학식과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등 노동관계 당사자 이외의 제3자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성은 인정된다. 법 제13조의 2가 규정한 금지의 내용을 보면, 근로자들이 필요로 하는 위와 같은 조력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 위 법률조항은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으로부터는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고 있고,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위 법률의 조항이 금지하는 이러한 조종·선동·방해행위는 그 어느 것이나 근로자들을 단순히 조력한다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노동관계 당사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에 의한 노동쟁의의 발의·계획·수행 및 해결을 왜곡·저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위 “나”에서 본 단체행동권의 목적에서 도출되는 허용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 제13조의 2가 규정하는 제3자개입금지는 헌법이 인정하는 근로3권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일 뿐, 근로자가 단순한 상담이나 조력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자 등의 위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한 노동관계 당사자가 아니면서 쟁의행위에 개입한 제3자는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주체도 아니다. 라. 평등의 원칙과의 관계 법 제13조의 2는 노동쟁의의 자주적 해결을 위하여 노동관계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쟁의행위에의 조종·선동·방해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그 금지는 근로자측으로의 개입뿐만 아니라 사용자측으로의 개입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쟁의행위를 차등하여 규제하는 것은 아님이 명백하다. 자주적 노동운동이 아직 튼튼히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여 볼 때,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을 획일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 강자인 사용자와 약자인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은 있을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제3자개입금지가 근로3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고, 근로자들이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등의 조력을 받는 것과 같이 근로3권을 행사함에 있어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받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필요한 제3자의 조력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법 제13조의 2는 1986.12.31. 법률 제3926호에 의하여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제3자로 보지 아니하도록 개정되어 근로자들이 연합단체를 통하여 한층 조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근로자의 지위를 이론적·경제적으로 보충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제3자로 하여금 단순한 조력의 범위를 벗어나 쟁의행위의 조종·선동·방해 등의 행위까지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근로3권의 내용으로 부터 도출되는 분쟁해결의 자주성을 침해하게 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법이 근로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별도의 방법을 마련한 점과 제3자개입금지의 목적으로 미루어 보면, 법13조의 2가 근로자와 사용자를 실질적으로 차별하는 불합리한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마. 죄형법정주의와의 관계 헌법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이 명확히 규정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는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어느 정도 명확하여야 하는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적 규제의 원인이 된 여건이나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1989.12.22. 선고, 89헌가13결정 참조). 법 제13조의 2 및 제45조의 2는 쟁의행위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제청이유의 하나는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란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여 헌법 제12조 제1항이 규정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위 판시에서 본 바와 같이 어떠한 처벌법규가 명확한지의 여부는 그 구성요건을 규정하는데 사용된 용어가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인지의 여부만으로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구성요건 전체와의 관련 아래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다. “영향을 미칠 목적"이라든가 “개입"이란 용어가 광범위한 해석의여지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규정의 방식을 보면, 전단의 조종·선동·방해 등의 행위와 병렬적으로 되어 있어 적어도 조종·선동·방해 등의 결과에 준하는 영향을 미칠 목적이어야 하고, 개입의 정도로 조종·선동·방해에 준하는 것이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제3자에 의한 쟁의행위의 왜곡을 방지하려는 위 법률 조항의 입법목적을 고려하여 판단한다면,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란, 노동쟁의에 개입한 제3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노동관계 당사자의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에 대하여 영향을 미칠 목적 아래 이루어진 쟁의행위의 강요·유도·조장·억압 등의 간섭행위를 포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어떠한 행위가 법이 규정한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누구나 예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법 제13조의 2는 그 구성요건이 헌법 제12조 제1항이 요구하는 명확성을 충족하므로 이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러므로 법 제13조의 2 및 제45조의 2는 헌법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및 제33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간 김진우 및 재판간 이시윤의 “5"와 재판간 김양균의 “6"과 같은 한정합헌의견과 재판간 변정수의 “7"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간의 의견일치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간 김진우 및 재판간 이시윤의 한정합헌의견 쟁의행위에 대한 제3자개입금지의 규정인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의 조문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쟁의행위가 위법한 것이든 적법한 것이든 가리지 아니하고 이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따라서 적법한 쟁의행위에 제3자가 도움을 주면서 개입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아니하는가 하면, 위법한 쟁의행위에 대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방해하면서 개입하는 행위마저 허용될 수 없으며, 이를 어겼을 때에는 모두 동법 제45조의 2에 의하여 형사상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제3자개입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쟁의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노동법 전문가가 근로자를 상대로 하여 어떠한 쟁의행위가 적법한 것인가를 노동쟁의조정법에 기하여 교육하는 경우까지 이 법에 저촉되어 형사처벌이 될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후에 법을 모르는 사용자에 대하여 사용자측의 쟁의행위인 직장폐쇄로 대응할 것을 종용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으며 이 경우라고 형사처벌이 저각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등이 직업상 행한 쟁의행위에 대한 조언·조력 또한 형사제재에서 벗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반면 위 법조 단서의 규정으로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이나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 소속원의 신분을 가진 자는 비록 위법한 쟁의를 조종·선동 등으로 개입행위를 하여도 형사상의 면책과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 규정은 지나치게 넓고 막연한 개념으로서 많은 문제점과 입법상의 결함을 안고 있는데도 다수의견은 쟁의행위는 기업내부의 현상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주적 해결에 일임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특히 쟁의행위가 다수인의 집단행위임에 비추어 위법성이 있는 쟁의행위로 발전할 위험성이 큰 것임을 감안하여/ 다수의견에서는 적법한 쟁의행위에 개입한 경우까지 형사처벌한다 하여도 그것이 입법권자의 입법재량의 한계내에 들어가는 입법정책사항으로 돌리고 아무런 제한없이 합헌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까지 확대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과연 합헌일 수가 있는가는 매우 의문이다. 첫째로 적법쟁의에 개입한 경우까지도 형사처벌한다면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 의무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권의 하나로서 단체행동권 즉 쟁의행위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 단체행동권에 대하여는 헌법 제10조 후문에 의하여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응당 근로자로 하여금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단체행동권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협력하여야 한다. 국가의 협력의무에는 근로자의 이 기본권이 한낱 수사적이고 “프로그램”적인 권리로 전락되지 않고 제대로 활성화되도록 국가 스스로 나서서 근로자를 도와주어야 할 의무, 외부에서 단체행동권 행사를 방해하거나 억압하는 행위를 제어하여야 할 의무 이외에 제3자가 적법한 쟁의권의 행사에 협력하는 경우에 이를 단속하거나 제재하여서는 아니되는 소극적 의무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며 이는 비단 행정권자, 사법권자 뿐만 아니라 입법권자도 보장할 의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가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에 의하여 적법한 쟁의행위에 제3자가 협력하는 경우까지 형사응징을 하여 막아 버리게 된다면, 입법권자가 입법과정에서 쟁의행위권보장 내지 존중의미를 어기는 것이 되며 이로 인하여 법률적으로 약자인 근로자의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둘째로 제3자는 무차별하게 쟁의행위에 관여 못하게 하고 형사제재를 하는 것은 헌법 제10조 전문의 행복추구권의 파생이라고 볼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복추구권 속에 함축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입법 기타 국정상 최대의 존중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기본권은 행동이 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합헌적 질서에 위배되거나 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 입법자도 제약해서는 안되는 기본권인 것으로 표현의 자유도 그 하나의 예시에 속한다. 하고자 하는 바를 자유스럽게 할 수 있는 자유이며 자유사회(free society)의 이념이기도 한 행동자유권은, 자기이익추구의 행동자유는 물론 타인의 이익추구에 협력하는 행동자유도 포함한다고 볼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고 인간이 서로 돕고 서로 도움을 받게 되어 있는 사회적 협동체의 구성원인 이치상 당연하다. 생각건대 적법쟁의에 제3자로서 협력하는 행동자체가 관계당사자인 근로자나 사용자의 어떠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수 없으며 기본권 실현에 협력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위헌적이거나 반사회성이 있기는 커녕 합헌적 질서나 선량한 풍속에 합치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경우까지 규제하여 형사처벌로 다스린다면 오히려 사회생활과정에서 그 뜻대로 조언·조력 등으로 정당행위를 도와주는 행동의 자유 특히 표현의 자유가 제약받고 급기야는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을 어렵게하여 “자유사회”이상의 실현에 제동이 될 것이다. 셋째로 적법쟁의에 개입한 경우도 처벌의 대상이 된다면 자연적 정의에 합치될 수 없으며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위배될수 있게 된다. 적법쟁의에는 관계당사자인 근로자나 사용자는 처벌되지 않는다. 그런데 적법쟁의까지 이에 개입한 제3자를 처벌한다면, 정범의 위치인 근로자나 사용자의 행위는 합헌행위요, 범죄가 되지 않는데 종범은 위법행위에 가공하였음을 전제로 처벌되는 모순된 결과를 빚는다. 쟁의행위의 제3자개입은 문제의식이 별로 없는사람을 충동·이용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하고자 하는 점에서 간접정범과 유사한 면이 있으며 이 측면에서 특별한 가벌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간접정범은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행위 즉 위법성이 없는 행위에 가공하였을 때에는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적법쟁의에 가공한 제3자의 처벌은 간접정범의 법리로서도 정당화시킬 수 없다. 결국 어느모로 보나 적법행위에의 개입 처벌은 형법상 공범의 법리와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대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실현을 돕는 행위가 결코 반사회성을 띠어 범죄가 될 수는 없으며 그렇다면 이의 처벌은 우리의 자연적 정의관에 반할 뿐더러 “범죄 없으면 처벌 없다”는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합법적인 쟁의라도 불특정다수인의 군중심리 때문에 불법적인 쟁의로 확산될 위험성이 큰 것이 사실이고, 제3자개입이 그 위험성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데서 제3자개입의 가벌성의 근거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나, 불법쟁의로 발전되지 아니한 이상 아직은 반사회성이 없는 합헌적 행위에 개입한 것이며 이를 처벌한다면 단순한 범죄발생의 위험성 자체에 대한 처벌이요, 형사처벌 최소화의 원칙에 합치될 수 없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서 금지된 집회·시위에 선전 또는 선동에 한하여 처벌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라 하겠다. 한편 제3자의 개입금지위반의 경우에 벌칙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그런데 노동쟁의조정법 제46조 내지 제48조에 정한 5개의 불법쟁의벌칙규정을 보면 그 중 법정형이 가장 무거운 것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위 법 제46조 내지 제48조 소정의 불법쟁의에도 제3자의 개입을 상정할 수 있으며, 이때는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여기에 규정된 형기범위내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제3자가 합법쟁의에 개입한 때가 오히려 위법쟁의에 개입한 경우보다 훨씬 더 무거운 형벌을 받게되는 셈이 되며, 이 또한 명백히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다. 나아가 헌법상 보장된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조종·선동 등 개입행위가 있어도 쟁의주체의 자주성을 잃지 않는 쟁의인데도 그 개입에 이렇듯 무거운 형사상 응징이 뒤따른다면 근로자 자신에 대하여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의 행사에 커다란 제약이 될 것이며 단체행동권은 위축되고 형해화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근로자 자신의 기본권의 간접침해가 되고 현대 국가의 지표인 헌법국가 내지 법치국가의 완성만 저해받게 될 것이다. 이상 본 바로 제3자의 적법한 쟁의에 영향을 미칠 목적의 개입행위에 형사제재를 과하게 된다면 헌법 제33조 제1항, 제10조 후문의 국가의 단체행동권 보장의무에 위배되고, 또 헌법 제10조 전문의 행복추구권의 파생인 일반적인 행동자유권 특히 표현의 자유의 침해이며/ 나아가 우리의 정의관과 형평에 어긋나고 실질적으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어 결국 위헌이 된다. 그러므로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 제3자의 개입금지위반에 대한 벌칙규정이 우리 헌법구조에 합치되어 그 합헌성이 유지되려면 그 적용범위를 좁혀 원시적이든 후발적이든 위법한 쟁의행위 과정에 제3자가 개입한 경우에만 형사제재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하여야 된다고 본다. 즉 제3자의 개입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쟁의행위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근로자의 복지증진의 목적을 일탈한 정치투쟁이나 계급투쟁적인 대결성을 띤 경우 사회통념에 반하여 부당하게 장기화하며 현저히 국민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공익사업체의 쟁의, 명백히 부당한 압력이라고 볼 극한쟁의, 폭력행위나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노동관계법 소정절차를 어긴 것과 같은 류의 위법성이 있는 쟁의행위에 한한다고 할 것이다. 제3자의 조종·선동 등 개입이 쟁의주체의 행동자유권의 침해라고 할 정도에 이르고 그로 인하여 완전히 자주성을 잃은 “꼭두각시"성 쟁의도 위법쟁의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이와 같은 위법쟁의는 노동쟁의조정법 제46조 내지 제48조 소정의 위법쟁의 이외의 것들일 것이다). 결국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헌법에 어긋나는 단체행동권의 행사인 경우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형사제재의 기준을 이와 같이 잡는다면 변호사·공인노무사·노총이나 산업별노조 소속원이라는 신분을 가졌다고 하여 다른 법적 취급을 할 이유가 없으며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등하게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는 한정적·합헌적 해석하에서 적법쟁의에 개입은 그 적용이 배제될 때 비로서 합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조건하에서 합헌이라고 보며, 그렇지 않으면 일부적용배제하는 취지는 아무런 구속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주문에서 조건없이 전면합헌이라고 선언하는 다수의견에는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끝으로 밝혀두는 것은 위법한 쟁의행위에 대하여 방해하며 개입하는 행위는 결코 반사회성을 띨 수 없으며, 오히려 장려하여야 할 현상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자연적 정의에 반하고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또한 합헌적 한정해석을 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소정의 “방해"에 관한 범위에서의 제3자개입이 처벌받게 되는 것은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하여 방해하며 개입하는 행위에 한한다고 해석할 것이다. 노사분규라면 무차별 규제하는 것만이 결코 능사일 수 없으며 무분별한 반발적 대결의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상 보장된 적법한 쟁의와 노동운동이라는 미명하에 행하는 폭력과 파괴행위나 집단적인 “한풀이”성 위법쟁의와는 준별하여, 전자는 보호하고 후자는 강력하게 규제함으로써 노사분규에도 법치주의의 이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위에서 밝힌 견해는 이와 같은 소신에 바탕을 두었음을 부기한다. 6. 재판간 김양균의 보충의견 및 한정적 합헌의견 가. 제3자 개입행위 처벌규정의 합헌성에 대한 보충의견 (1) 다수의견이 주장하고 있는 제3자개입금지규정의 합헌성이론에 동조하면서 이에 관하여 약간 다른 각도에서 몇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헌법상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갖고 있는데(헌법 제33조 제1항), 단체행동권이라 함은 노동쟁의가 발생한 경우에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쟁의라 함은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당사자간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를 말하고(노동쟁의조정법 제2조), 쟁의행위(爭議行爲)라 함은 동맹파업(同盟罷業), 태업(怠業), 직장폐쇄(職場閉鎖), 기타 노동관계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한 운영을 저해(沮害)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노동쟁의조정법 제3조), 그 중 동맹파업과 태업은 근로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근로조건을 쟁취하기 위하여 집단적으로 노동수행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인데 이 동맹파업과 태업은 근로자측에, 직장폐쇄는 사용자측에 각 인정된 가장 강도 높은 쟁의행위이다. 헌법이 근로자에게 노동3권을 인정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열약(劣弱)한 근로자에게 단합된 힘을 배경으로 실질적으로 대등한 입장에서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개선등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자는 데 있는 것으로서 토지공개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있는 자 가진 자에게 가하는 일종의 압력이고 제약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민주복지국가의 이념을 구현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다. (2) 그러나 쟁의행위 중에서 동맹파업이나 직장폐쇄는 그 분쟁업체의 내부문제로 끝나지 않고 다른 산업체나 국가의 경제질서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동반자해(同伴自害)라는 비장한 뜻을 지닌 이러한 방법의 쟁의행위는 노동관계당사자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만부득이한 경우에 한해서 허용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위와 같은 극한처방(極限處方)이라 할 수 있는 동맹파업과 직장폐쇄에 대하여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건을 갖추었을 때 한하여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보충의 원칙(補充의 原則)이다. 단체교섭에 있어서 다른 모든 수단·방법을 다 동원해도 적절한 해결방법이 도출되지 않을 때 한해서 최후에 보충적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위와 같은 쟁의행위는 비장의 보도(秘藏의 寶刀)와 같은 것으로서 이를 소장하고 있다는 위력만을 과시하여 해결방법을 도출하는 것이 호혜공영(互惠共榮) 및 산업평화(産業平和)의 유지를 위하여 바람직하며 이로써 일도할단(一刀割斷)하는 것은 자충수(自充手)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균형의 원칙(均衡의 原則)이다. 자신의 이익추구를 쟁의 상대방이나 타 산업이나 국민의 엄청난 손실 위에 이루려 해서는 안되며 다른 사람의 법익이나 국리민복과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쟁의행위자의 주장은 사리에 합당하여야 할 것이며 도저히 납득될 수 없는 요구조건을 내걸어 이를 빌미로 쟁의행위에 돌입함과 같은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개선이라는 경제적·물질적 이익추구가 주된 것이므로 쟁의행위 상대방이나 일반국민의 생명, 신체에 위해(危害)를 가함과 같이 상위의 법익을 침해하여서는 안될 것이며, 대충수단(代充手段)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반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다고 할것이다. 셋째, 보전의 원칙(保全의 原則).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개선에 그 목적이 있고 그 조건이 개선되는 경우에는 직장에 정상복귀해야 할 것이므로 쟁의행위로서 산업체의 도산 등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야기되어 정상복귀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쟁의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생산시설의 파괴나 멸실이 쟁의행위의 수단으로 용납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3)위와 같이 쟁의행위 중 동맹파업과 직장폐쇄에 대하여서만은 적법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입장에서 제3자의 쟁의행위개입금지규정의 합헌여부를 따져 보고자 한다.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근로조건은 천차만별이며 동종의 산업체라 할지라도 그 조건이 산술적으로 동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예컨대 초임은 약간 불만스럽지만 직장분위기라든가 장래에의 전망을 이유로 근로자가 스스로 납득하고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3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노동관계당사자 사이에 끼어들어 쟁의행위를 조종·선동함과 같은 경우라든가 쟁의행위가 결행되는 경우에도 그 방법·시기·기간 등의 결정에 간섭하여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근로자의 냉철한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으로서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치는 사용자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가 “…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操縱)·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이하 “개입행위”라 한다)고 규정하여 제3자의 개입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쟁의권이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기본권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신중히 행사될수록 국가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며 그것은 결국 근로자나 사용자를 위하여서도 유익할 것이라고 하는 점에 국민적 공감대(國民的 共感帶)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면 이를 수긍할 수 있는 것이다. (4)그러나 쟁의행위가 적법절차를 준수하였을 때에는 노동관계당사자에게는 적법행위로 허용되는데 반해서 이에 관여한 개입행위자는 별도로 분리해 반사회성이 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이 법이론상 합당한가 하는 점에 대하여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쟁의행위는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기본권의 실현행위이고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라면(헌법 제10조 후문), 기본권의 행사에 어떤 형태로 관여한 행위를 처벌한다는 것은 입헌주의와 법치국가의 근본이념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무릇 어떠한 행위가 범죄로 되기 위하여서는 그것이 법상으로 보호되고 있는 규범가치를 침해하는 행위이어야 할 것인 바, 규범침해행위에는 규범이 보호하고 있는 법익을 실현시키는 행위라든가 적법한 권리의 실현 행위가 포함될 수 없음은 법리상 당연하므로 근로자들의 적법한 쟁의행위에 관련된 개입행위를 범죄행위라고 하기 위하여서는 그에 합당한 근거의 제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근로자의 쟁의행위가(법정절차에 합당하여)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의 실현행위라고 한다면 이에 개입하는 행위는 특단의 근거를 설시하지 않는 한 범죄행위라 할 수 없음은 물론 정당한 권리의 보호에 기여하는 행위로서 오히려 법이 권장해야 할 행위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리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이 노동쟁의조정법(제13조의 2) 뿐만 아니라 조동조합법(제12조의 2), 노사협의회법(제27조)등에서 전부 제3자의 개입을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벌칙을 두고있는 이유는 쟁의행위 그 중에서도 동맹파업이나 직장폐쇄와 같은 강도가 높은 쟁의행위는 긍정적인 측면과 아울러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보고 그러한 중대한 결정은 가급적 외부세력의 간섭없이 노동관계당사자 스스로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온당하다고 판단한 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서 그 헌법적인 근거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근로자의 자주권(自主權)의 보호이다. 헌법 제33조 제1항에 보면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자주적”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영향은 물론 외부의 지시나 강압 등에 의하여 자결권(自決權)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쟁의행위의 결행여부, 결행시기, 방법, 기간. 중단 등은 전부 그 쟁의행위에 의하여 직접의 이해관계를 갖는 노동관계당사자의 자주적인 판단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제3자는 노동관계당사자처럼 기업의 도산(倒産)이나 실직(失職)등 위험부담이 없고 그 결과에 직접 이해관계가 없으므로 전후 깊은 사려없이 무책임하게 개입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업체의 도산이라거나, 기타 근로조건의 개선과는 무관한 다른 정치적, 사회적 목적에 의하여 개입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기 위하여서는 제3자의 개입은 원칙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자주성의 의미는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의사결정 과정에 외압(外壓)이나 외풍(外風)이 가하여져서 그 원래의 의도가 왜곡(歪曲)되어져서는 안된다는 의미이지 근로자의 의사결정과정에 어떠한 다른 조력이나 지원이 조금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의사결정과정에서 제3자의 학식이나 전문기술, 경험이나 경륜 등에 의거한 조력이나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가 떳떳한 주관을 가지고 스스로 이를 취사선택하여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의 자료로 삼았다면 그때는 자주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헌법 제33조 제1항의 “자유"라는 법문의 의미는 바로 근로자 의사결정의 자율성 즉 자결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가 가지는(직장폐쇄 등) 쟁의행위의 자율성은 본 헌법조문에서 직접 보장되고 있는 것은 아니나 같은 원리가 원용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국리민복의 보장이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서 제한될 수 있는 것인데(헌법 제37조 제2항) 쟁의행위(그 중에서도 동맹파업이나 직장폐쇄)의 심각성에 비추어 제3자개입금지는 쟁의행위를 제약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규정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헌법이 추구하고 있는 다른 이익가치의 보호이다. 쟁의행위 중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생산의 중단, 무보수, 무수익, 실직(失職), 기계설비의 폐품화, 관련생산업체나 일반소비자에의 파급효 등이 따르고 특히 그 생산업체가 독과점(獨寡占)일 경우에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대외무역경쟁에서 중대한 차질(蹉跌)을 초래하게 된다. 그 결과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다른 이익가치와 양립되지 않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충돌하는 경우도 없지 않음을 간과할 수 없다. 헌법은 민주복지국가의 이념구현을 지향하고 있고, 그것은 헌법 전문(前文)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여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한다는 기본이념으로 나타나 있는데, 국민의 납세의무규정(헌법 제38조)을 비롯해서 수많은 민주복지국의 이념구현을 위한 헌법조문의 제정취지에 쟁의행위(그 중에서도 동맹파업이나 직장폐쇄)는 부정적 효과를 미칠 우려가 있을 수 있으며 오히려 그 이념 구현을 지연시키거나 저지시키는 소인(素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근면, 성실하게 각자에게 부하된 사명을 완수하는 것을 지선(至善)이라고 할 때 동맹파업이나 직장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쟁의행위는 가능한 최후까지 자제(自制)되는 것이 소망스럽고 그러한 의미에서 제3자의 개입규제의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한정적 합헌의견 (1) 그러나 제3자의 개입은 항시 불법한 것이라 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쟁의행위 자체가 헌법상의 기본권의 행사로서 보호되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제3자의 개입행위도 경우를 나누어 처리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사료된다. 다수의견은 근로자들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 3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통상 그들에게 법률 등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을 것까지를 요구할 수는 없으므로 변호사·공인노무사등 학식과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등 노동관계당사자 이외의 제3자로부터 조력(助力)을 받아야 할 필요성은 인정되고 이러한 형태의 제3자의 개입은 처벌되지 않고 다만 조력범위를 넘어서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경우에만 처벌되는 것임은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의 규정내용상 명백하다고 한다. (2) 위 법문의 해석으로 위와 같은 결론이 곧바로 도출된다고 할 것인가는 의문이지만 위와 같은 제3자의 조력행위가 처벌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다수의견에 동조하면서 나는 면책(免責)의 법리를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즉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쟁의행위는 자제(自制)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정당한 이유없는 제3자의 개입은 저지되어야 하겠지만 제3자의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있는 개입은 저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의 단서에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제3자 개입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규정은 아마도 개입에 정당한 이유있는 대표적인 기관을 예시한 것으로 사료되며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은 물론 산별노조(産別勞組)나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라 할지라도 불법적인 쟁의행위에 개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그들의 개입행위가 허용되는 것은 그들의 신분에서 비롯된다기 보다는 그 업무내용의 정당성의 추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과연 그렇다면 제3자라고 할지라도 개입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때에는 그것이 허용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다만 동맹파업이나 직장폐쇄 등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 결과의 심각성에 비추어 전술한 허용요건 등도 참작해서 정당한 이유의 유무는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엄격하게 따져야 함은 물론이다. (3) 그리고 개입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이다. 쟁의행위의 결의가 없었거나 결의는 있었으되 실행에 착수하지 않은 경우가 포함된다. 이 경우는 정범에 행당하는 자가 없는 것이므로 형법의 교사범, 종범이나 간접정범의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쟁의행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개입행위자를 처벌할 수 있기 위하여서는 그 개입행위 자체가 여하한 경우에도 반사회성이 인정되는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개입행위는 설사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규제되어야 하겠지만 그 처벌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이와 같은 경우에도 제3자의 개입이 조력의 범위를 넘어서면 그때는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결의하였건 하지 않았건 또는 실행에까지 나아갔건 관계없이 모두 범죄로서 처벌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데 현실적으로 쟁의행위가 없었다면 형법이론상의 예비음모의 법리에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 결론 이상을 종합하면 쟁의행위의 적법요건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반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개입행위는 허용하고 동시에 현실적으로 쟁의행위가 발생하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처벌상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귀착한다. 따라서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의 규정이 합헌성을 유지하려면 “누구든지…‘정당한 이유없이’…개입하는 행위를 하여“ ‘쟁의행위를 발생케 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그러한 조건하에서 위 법률 제45조의 2도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7. 재판간 변정수의 반대의견 가. 노동쟁의란 임금, 근로시간, 후생, 해고, 기타의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당사자간의 주장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를 말하고, 근로자의 쟁의행위란 노동쟁의에 있어 근로자가 그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동맹파업·태업 등 업무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는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단체행동권의 행사이며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자신의 힘을 보충하기 위하여 타인의 조언·조력이나 지원을 받는 것은 단체행동권에 당연히 포함된 근로자의 권리이다. 그러므로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타인의 조력이나 지원을 받을 것인가 아닌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법으로 간섭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런데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의 제3자개입금지조항과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인 같은 법 제45조의 2 규정은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관하여 타인의 조언·조력이나 지원을 받는 길을 완전히 봉쇄하고 쟁의행위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쟁의행위를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는 헌법 제33조 제1항의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모든 국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한 것은 헌법 제21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국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근로자에 대하여 더욱 강하게 보장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3권의 보장은 근로자의 노동3권의 행사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단순한 자유권적인 보장이 아니라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 육성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권적인 보장을 의미한다. 이처럼 노동3권을 보호 육성해야 할 국가가 쟁의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정책을 세우지는 않고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한 모든 국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규율하는 법률들에도 없는 제3자개입금지규정을 근로자의 단결권(노동조합법)·단체교섭권(노사협의회법)· 단체행동권(노동쟁의조정법)에 관한 법률들에 두어 근로자가 노동3권을 행사함에 있어 외부의 지원·협조를 받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은, 노동3권의 본질적 기능을 저하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헌법 제33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 다수의견은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는 근로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3자의 조언이나 조력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고, 위 법률조항이 금지하고 있는 조종·선동·방해 등 행위는 그 어느 것이나 근로자들을 조력한다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노동관계당사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에 의한 노동쟁의의 해결을 저해하는 행위이므로, 위 법률조항은 노동3권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이지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는 정도의 조언이나 조력이 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합법적인 조언·조력에 해당하는 것인지 그 한계를 지을 수 없는 것이어서 근로자들의 요청에 따른 선의의 조언·조력조차도 법집행기관이나 법관의 해석에 따라 조종·선동·방해 등 행위로 규제될 수 있고 실제에 있어서도 제3자의 선의의 조언이나 조력이 조종·선동·방해 등 행위로 다스려져 옴으로써 위 법률조항이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타인의 지원을 봉쇄하는 기능으로 작용해 왔음은 그 동안 위 법률조항의 운용실태에서 익히 보아온 바와 같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이 제3자의 개입행위 중에서 조언이나 조력행위를 넘어선 조종·선동·방해 등에 이른 행위만을 처벌하는 것이므로 현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다수의견의 주장은 위 법률조항의 애매모호성과 광범위성을 호도하고, 법집행의 실제적 측면을 일부러 외면하려는 억지논리에 불과하다. 나. 쟁의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행사이므로 그것이 불법적인 것이 아닌 이상은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자 하는 헌법이념과 정의에 합당한 행위일 뿐더러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임은 앞에서 설명한 바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당한 행위를 배후에서 도와주거나 부추겼다고 해서 무조건 조종·선동이라는 이름을 붙여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자연적 정의와 법의 일반원리에 반한다. 제3자의 개입행위가 노동조합의 불법적·범죄적 활동을 유발, 지원하는 것이라면 형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교사범 또는 종범으로 충분히 다스릴 수 있을 것이며, 그와 반대로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것이라면 그것은 오히려 적극 보호되어야 할 것이지 금지되거나 처벌되어야 할 것이 아니다. 결국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 규정은 정의감정과 법의 일반원리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수호를 선언한 헌법 제10조에 위반되고 위 법률조항의 목적이 아무리 산업평화의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입법권의 한계를 크게 벗어난 것이다. 다. 제3자개입금지조항의 입법취지는 노사간의 문제를 제3자의 개입없이 당사자간에 자율적으로 해결하게 하고 생산질서와 산업평화를 유지하게 하고자 함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에 있어 사용자측은 제3자개입금지조항과는 아무 상관없이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자문을 얻고, 또 막강한 자금력에 의하여 유리한 전략지원을 총동원하여 근로자의 단체행동에 대응하고 있는데 반하여 근로자는 제3자개입금지조항으로 말미암아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근로자 상호간의 연대는 말할 것도 없고 타인의 조언은 물론 심지어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조력이나 지원마저도 받을 수 없게 되어 노사간에 대등한 입장에서의 노동계약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3자개입금지나 그에 위반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모든 국민의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에도 위반된다. 다수의견은 제3자개입금지조항은 근로자측으로의 개입뿐만 아니라 사용자측으로의 개입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를 차등하여 규제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근로자들이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조언이나 조력을 받는 것까지를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므로 이로 인하여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실질적 대등관계가 저해된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3자개입금지조항은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자측의 쟁의행위를 제한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지 사용자측의 쟁의행위를 제한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 아니며 실제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제3자개입행위만이 일관하여 처벌의 대상으로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엄밀한 의미에서 사용자측의 쟁의행위란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제3자개입금지조항에서의 제3자의 범주에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등의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을 뿐더러 변호사 등의 선의의 조력이나 조언도 수사기관이나 법관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서는 제3자의 조종·선동·방해 등의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충분한 여지가 있는 것이 위 법률조항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아무리 제3자개입금지 조항이 근로자가 변호사·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조언이나 조력을 받는 것까지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제한해석을 하더라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그에 따라야 할 기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라. 헌법 제1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무엇이 범죄이며 그에 대한 처벌이 어떠한 것인가를 미리 법률로써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와 그 법률이란 것도 국회에서 제정한 법이면 그 내용이 어떠하든간에 된다는 것이 아니고, 목적과 내용에 있어서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헌법이념과 자연적정의에도 합치되어야 한다는 적법절차의 원리를 천명한 것이다. 그런데 노동쟁의조정법 제45조의 2에서 처벌하기로 된 같은 법 제13조의 2에 규정된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라는 표현은 극히 애매모호하고 광범위하여 명확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고, 근로자의 노동쟁의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권리로서 불법행위가 아니라 정당한 행위이므로 합법적 쟁의행위에 대한 합리적인 제3자개입은 금지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장되어야 하는 것이 정의에 합당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위 법률조항들은 쟁의행위의 합법성 여부를 묻지 않고 그에 대한 제3자개입행위를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이념과 정의감정에 반하는 법률이며 따라서 적법절차를 갖춘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의 각 규정은 죄형법정주의와 적법절차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에도 위반된다. 마. 모든 국민은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사상 및 의견을 표명하거나 이를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노동관계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요구에 의하거나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노동쟁의나 쟁의행위에 관하여 자기의 의견을 표명하거나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와 제45조의 2 규정은 위와 같은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기능으로 작용할 것이 명백하고, 정당한 의견표명조차도 무조건 제3자개입행위로 보아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되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결국 위 규정들은 헌법 제21조 제1항에도 위반된다. 바. 법률 특히 처벌법규의 제정은 국민적 합의를 근거로 하여야 하고 국민적 합의에 의한 것이 될려면 그 법률이 국민의 수권기관에 의하여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제정된 것이어야 할 뿐더러 그 내용에 있어서도 헌법이념과 정의에 합치되어야 한다. 그런데 노동조합법 제12조의 2, 제45조의 2, 노사협의회법 제27조, 제30조 및 이 사건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 등의 법률조항은 그 수권성(授權性)이 결여된 1980년의 이른바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노동관계법을 제정(노사협의회법) 또는 개정(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하면서 마련된 조항들일 뿐더러 그 내용에 있어서도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헌법이념과 정의감정에도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크게 침해하는 법률이어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법률은 노사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에 대한 저항과 국가법질서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을 초래하게 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이 명백한 위헌요소를 억지논리도 호도하면서 합헌법률이라고 단정하는데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입법기관에 의하여 조속히 폐지되기를 기대한다. 사. 끝으로 한정합헌의견에 대하여 한마디 아니할 수 없다. (1)재판간 김진우, 재판간 이시윤은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3자개입금지조항과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인 같은 법 제45조의 2는 적법쟁의에 개입한 경우까지도 무차별하게 형사처벌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헌법 제10조 전문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의 파생이라고 볼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연적 정의에 반하므로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되어 결국 위헌법률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위 법률조항들이 우리 헌법에 합치되어 합헌성이 유지되게끔 그 적용 범위를 좁혀 적법한 쟁의행위과정에서 제3자가 개입한 경우에는 위 법률조항들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하여, 결정주문에서 위 법률조항들을 위와 같이 한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 한도에서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도 주장하고 있고, 재판간 김양균은 제3자라고 할지라도 쟁의행위에 개입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어야 할 뿐더러 정당한 이유없는 제3자개입이라 할지라도 그 개입행위에 의하여 쟁의행위가 발생하였느냐의 여부에 따라 처벌이 달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법률조항들은 정당한 이유 유무나 쟁의행위 발생여부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제3자개입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요소가 있으므로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를, 그 중에서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여 “누구든지 정당한 이유없이 쟁의행위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 쟁의행위를 발생케 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조건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 그러나 일찍이 나와 김진우 재판관이 1989.7.21. 선고 89헌마38 상속세법 제32조의 2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소원사건에서 소수 의견으로 밝힌 바 있거니와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이 위헌이면 위헌, 합헌이면 합헌이라고 분명히 선언해야지 제청된 법률조항 중 위헌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 한도에서 합헌이라는 식의 한정합헌결정은 우리 법제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다. 헌법 제107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제47조 제1,2,3항의 취지에 비추어서도 그렇다. (3) 법률은 될 수 있으면 헌법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헌법합치적해석은 그 법률문언의 뜻이 분명하지 아니하여 다의적(多義的)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지 법률문언이 뚜렷하여 한가지 뜻으로 밖에 해석할 여지가 없을 때에는 헌법합치적해석은 불가능하며 이때에는 입법기관이 법률을 개정함으로써만이 위헌요소를 없앨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45조의 2는 제3자의 개입이 적법쟁의개입이건 불법쟁의이건 가리지 않고 무조건 형사처벌하자는 규정인 것이 너무도 명백하여 달리 위법한 쟁의행위에 제3자가 개입한 경우에만 형사처벌하는 것으로 한정해석할 여지가 없는 법률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아무리 그와 같은 한정합헌해석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해석에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따라야 할 기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며 아무리 위와 같은 한정합헌결정을 내리더라도 위 법률조항들이 그대로 살아있는 한 공권력이 적법쟁의에 대한 제3자의 지원을 불법쟁의에 대한 개입으로 몰아 이를 제지 또는 봉쇄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들에 대한 전면위헌결정이 아닌 한정합헌해석이라는 조건부 결정으로서는 적법쟁의에 대한 제3자의 조력이나 지원마저도 보호될 수 없는 것이다. 한정합헌의견은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 제3자개입금지 조항이나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인 같은 법 제45조의 2가 위헌법률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위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합헌도 아니라는 중간형태의 애매모호한 조건부 재판형식을 주장하는 것이어서 옳지 않다고 보며/ 나는 위와 같은 한정합헌결정이라는 주문형태가 위헌선언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그것에 반대하는 것이다. 1990. 1. 15.

재판관 조규광(재판장) 이성렬 변정수 김진우 한병채 이시윤 최광률 김양균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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