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집행유예는 실형보다 죄질이나 범정이 더 가벼운 범죄에 관하여 선고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집행유예보다 중한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경우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하여 공무원 임용 등에 자격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특례조항을 두지 아니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집행유예 기간은 실형의 2배로 정해지는 것이 법원의 실무례인바, 이 기간 동안 집행유예 중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임용 등 자격을 제한한다면 실형보다 오히려 긴 기간 동안 자격을 제한하게 되어 범죄에 대한 책임과 자격의 제한이 비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집행유예 기간을 경과한 자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고 향후 자격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함에도,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의 자격제한을 완화하지 아니하여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그 후 일정 기간 자격제한을 받게 되었으므로, 명백히 자의적인 차별에 해당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하나,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소년범의 자격에 관한 특례를 인정하는 근거마저 사라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계속적용을 명한다면 위헌선언의 효력이 당해사건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 적용을 중지한다. 다만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는바, 당해사건에서는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 개정될 때를 기다려 개정된 신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은 일부 자구상의 표현만 다를 뿐 실질적 내용에 변함이 없고 위헌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결론을 같이 할 것이 명백하므로,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심판대상에 포함하여 함께 판단한다. 그런데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을 단순위헌으로 결정하여 당장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으로 인하여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소년범도 자격 제한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여 계속적용을 명하되, 입법자는 늦어도 2018. 12. 31.까지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한다.
1.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
2.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18.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17헌가7 사건
제청신청인 안○원은 1975. 9. 25.생으로, 1993. 12. 22.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수절도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12. 30.경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5. 5. 27. 단기복무하사로 임용되었고, 1999. 1. 1. 장기복무하사로 임용되었다(이하 단기복무하사 임용을 ‘1차 임용’, 장기복무하사 임용을 ‘2차 임용’이라 한다).
특수전학교장은 제청신청인이 1차 임용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구 군인사법(2000. 12. 26. 법률 제62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제5호(이하 ‘구 군인사법 조항’이라 한다)에 따라 1차 임용이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2015. 10. 9. 제청신청인에게 임관일자를 2차 임용일인 1999. 1. 1.로 정정한다고 통보하였다.
제청신청인은 위 통보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수원지방법원 2016구합63508), 2016. 9. 13. 각하 판결이 선고되자 2016. 9. 23. 항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누66157). 제청신청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통보의 근거조항인 구 소년법 제67조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2017. 1. 11.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아1375).
나. 2017헌가12 사건
제청신청인 이○길은 1973. 9. 20.생으로, 1993. 12. 21.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12. 29.경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4. 11. 19. 1차 임용되었고, 1998. 7. 1. 2차 임용되었다.
육군부사관학교장은 제청신청인이 1차 임용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구 군인사법 조항에 따라 1차 임용이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2차 임용된 1998. 7. 1.에도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2차 임용 역시 무효라고 판단하여, 2015. 10. 5. 제청신청인의 하사관 임용을 모두 무효로 하는 처분을 하였다.
제청신청인은 위 처분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16구합1018), 위 소송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조항인 구 소년법 제67조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2017. 2. 3.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16아169).
다. 2017헌가13 사건
제청신청인 이○우는 1974. 1. 12.생으로, 1993. 8. 6. 대구지방법원에서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위반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8. 14.경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5. 1. 7. 1차 임용되었고, 1999. 12. 31. 2차 임용되었다.
제청신청인 최○식은 1974. 3. 24.생으로, 1993. 12. 14. 광주지방법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금고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12. 22.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4. 11. 26. 1차 임용되었고, 1998. 7. 1. 2차 임용되었다.
특수전학교장은 위 제청신청인들이 1차 임용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으므로 구 군인사법 조항에 따라 1차 임용이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이에 2015. 10. 7. 제청신청인 이○우의 임관일자를 2차 임용일인 1999. 12. 31.로 정정하는 처분을, 같은 날 제청신청인 최○식의 임관일자를 2차 임용일인 1998. 7. 1.로 정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제청신청인들은 위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16구합954), 위 소송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조항인 구 소년법 제67조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2017. 2. 3.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16아170).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구법 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한편, 위 조항은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었으나 일부 자구상의 표현만 다를 뿐 그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라 한다) 또한 그 위헌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결론을 같이 할 것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현행법 조항도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등; 헌재 2011. 11. 24. 2009헌바146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 소년으로 범한 죄에 의하여 형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의 면제를 받은 때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서는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에 의하여 형을 선고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에는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관련조항]
구 군인사법(1989. 3. 22. 법률 제4085호로 개정되고, 2000. 12. 26. 법률 제62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결격사유등) ②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장교, 준사관 및 하사관에 임용될 수 없다.
4.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5.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중에 있거나 그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단서 생략)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3. 제청법원의 위헌제청 이유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특례를 적용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특례를 적용하지 아니하여, 집행유예 기간 동안 뿐 아니라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하여 형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자격에 관하여 법령에서 정한 기간 동안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구법 조항의 문언상 ‘형을 선고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유예기간이 경과하여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은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범 중 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과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된다.
4. 판 단
가. 평등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실형을 선고받은 소년범의 경우 집행종료 또는 면제와 동시에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함에 있어 장래를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도록 한 반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에 대해서는 그러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자는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는 한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 공무원 임용 등 사회활동을 할 때 형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자와 차이가 없고(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등 참조), 집행유예 기간을 경과한 자는 더 이상 형의 집행을 받을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형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자와 다르지 않다. 또한 이들은 모두 소년범으로서 장래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데 전과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를 자격에 관한 법령 적용에 있어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일반적으로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5. 7. 30. 2014헌가7 참조).
나. 판단
소년은 성인에 비하여 개선가능성이 크고 사회의 비행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소년법으로 규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인하여 소년이 자포자기에 빠지지 않도록 공직 등 사회 진출에 제약을 가하지 아니하고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특례조항이다. 이는 소년이 비록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다 하더라도 주체적 인격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건전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특별한 배려는 실형을 선고받은 소년범 뿐만 아니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에게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더욱이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선고하는 것으로서 실형보다 죄질이나 범정이 더 가벼운 범죄에 대하여 선고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자보다 일정한 자격에서 요구되는 윤리성이나 원활한 직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7. 7. 26. 2006헌마764 참조). 따라서 공무원 등으로 임용되는 자격 등을 제한할 때에는 위와 같은 사정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집행유예보다 중한 실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경우에는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면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결과적으로 공무원 등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하고 있다.
먼저 형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기간은 실형의 2배로 정해지는 것이 법원의 실무례이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집행유예 중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임용 등 여러 가지 자격을 제한한다면, 이와 같은 자격의 제한이 범죄에 대한 책임과 비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자는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자보다 선고형이 가벼운데도 불구하고 더 긴 기간 동안 임용을 제한받게 되므로, 집행유예 기간 동안 임용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등 참조).
또한 형법 제65조에 따르면 집행유예 기간을 경과한 경우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형의 실효와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으로서(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5032 판결 등 참조), 원칙적으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며 향후 자격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에서 소년범이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 자격제한을 완화하지 아니하여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자격제한을 받게 된다.
물론, 공무원의 임용결격 사유와 같이 일정한 직역에 자격제한을 두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 영역이므로(헌재 2010. 9. 30. 2009헌바122 참조) 법률로 일정 기간 동안 자격을 제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입법은 소년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그러나 개선가능성이나 재사회화 가능성 등 소년의 특성을 반영하여 비록 범죄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향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년법에서 강력한 제재보다는 보호와 교화를 목적으로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같은 자격제한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 이상, 그 적용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형평과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위해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이후에는 유예기간 없이 공무원 등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보다 가벼운 형이라 할 수 있는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그 기간을 경과하였더라도 기간 종료 후 일정 기간 동안 자격이 제한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므로, 이는 명백히 자의적인 차별로서 정당화되지 아니한다.국가공무원법이나 구 군인사법 등 각종 자격을 정하는 법률에서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자보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의 결격기간을 더 짧게 규정하여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의 경중을 반영하고 있는바, 이는 집행유예를 더 불리하게 처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구법 조항에서는 유독 소년범의 자격제한을 완화함에 있어 실형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는 특례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실제 운용에 있어서 더 불리하게 취급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균형성과 형평성을 상실하고 있다.
한편, 집행유예는 형 집행의 변형된 형태이므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는 공무원 등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 중인 자는 실제로 구금되지 않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고 직업 수행이나 일반 사회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므로, 소년범에 대한 자격제한의 특례를 인정하는 이상,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 하여 특별히 공무원 임용 등의 자격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더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이 그 집행유예 기간 중에 공무원 등 자격제한이 문제되는 직역의 채용시험에 합격하였거나 임용되었다면 그와 같은 소년범은 이미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이 출발하여 건전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일 수도 있다.따라서 소년범의 경우 집행유예 기간 중에는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되지 아니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임용하거나 공무원 등으로 임용된 후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는 경우 이를 당연퇴직사유로 하는 등 별도의 규정을 두어 규제할 수 있고, 일본의 입법례를 참조하여 집행유예 기간 중 형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아 자격제한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허용하는 것도 입법론적으로 가능하다.
최근 일련의 청소년 집단 폭행 사건 등으로 인하여 일각에서는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소년법은 소년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통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을 돕기 위하여 규정된 것인데, 오히려 그와 같은 보호가 소년의 책임 및 죄의식을 약화시켜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소년법 존치가 필요한지 여부에 관한 논의와 별개로, 소년법이 유효한 법률로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이상 이로 인하여 자의적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만약 그러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면 이와 같은 차별은 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이 형의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자와 달리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에 대한 자격완화 특례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자격제한을 함에 있어 군인사법 등 해당 법률의 적용을 받도록 한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헌법불합치 결정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경우 소년범의 자격에 관한 특례를 인정하는 근거마저 사라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이미 개정되어 향후 적용될 여지가 없지만 당해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적용되고 있으므로, 계속적용을 명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위헌선언의 효력이 당해사건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그 적용을 중지한다. 다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도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는바, 당해사건에서는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 개정될 때를 기다려 개정된 신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등; 헌재 2010. 7. 29. 2008헌가28; 헌재 2011. 11. 24. 2009헌바146 등 참조).
한편,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은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으로서, 이 사건 구법 조항과 일부 자구상의 표현만 다를 뿐 그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 하에서도 여전히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평등원칙 위반의 문제가 그대로 발생하고 있어,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을 선언하면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는 위헌적인 상태를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것이므로,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으로 인하여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소년범도 자격제한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18. 12. 31.까지는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한다(개선입법을 하는 마당에 당해사건의 청구인들의 구제를 위하여 이들에 대하여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함께 입법할 것을 권고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과 동시에 적용 중지를 명하고,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과 동시에 2018.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이를 적용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