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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인터넷매체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것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직선거법위반 피의사실을 인정한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재판요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립학교 교원이 ‘페이스북’과 같은 누리소통망(일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였고, 그 내용이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섣불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속단해서는 아니 된다. 한편 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하는 목적은 상당히 다양하고, ‘공유하기’ 기능에는 정보확산의 측면과 단순 정보저장의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언론의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글을 단순히 ‘공유하기’한 행위만으로는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등 참조). 개인 누리소통망 계정에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경우, 그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게시물의 내용 뿐 아니라, 누리소통망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하여 계정을 개설하고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행위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사건 청구인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6. 1. 15.경 청구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특정 국회의원 예비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넷매체의 게시물(게시글 및 동영상)을 공유하여 게시하였으나,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게시행위만으로는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사가 명백한 행위로 보기 부족하다. 그 외 청구인이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그 목적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사정에 대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이 사건 게시물의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청구인의 페이스북 친구의 규모(4,583명) 및 청구인이 이 사건 게시행위 이외에 페이스북에 같은 날 같은 특정 예비후보자에 관한 게시물을 1건 더 게시한 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함을 전제로 공직선거법위반 피의사실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사건
2016헌마1071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한○○ (대리인 법무법인 ○는 담당변호사 ○○○)
피청구인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판결선고
2020. 02. 27.

주 문

피청구인이 2016. 9. 13. 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4554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6. 9. 13. 청구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4554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공립학교 교사로 국가공무원임에도 2016. 1. 15.경 페이스북 계정에 ‘김○○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관련 뉴스타파의 동영상과 ‘용산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 예비후보가 경북 경주에서 유권자들을 모아놓고 거짓말하는 장면입니다.’라는 댓글을 공유하여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12. 12.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로 공무원에게 금지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고, 가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 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서울 강북구에 있는 공립학교인 ○○초등학교의 교사이다. (2) 청구인은 2016. 1. 15.경 불상지에서 청구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매체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작성한 게시물을 공유하였는데, 그 게시물의 내용은 ‘용산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 예비후보가 경북 경주에서 유권자들을 모아놓고 거짓말하는 장면입니다. 뉴스타파 장○○ 기자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자 서둘러 행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라는 글과 관련 동영상이다(이하 청구인이 위 게시물을 공유하여 게시한 행위를 ‘이 사건 게시행위’라 한다). (3) 청구인의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는 약 4,583명이고, 청구인은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게시행위의 이유에 대하여 ‘평소 용산참사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고, 용산참사가 1월 중순에 있었는데 게시물을 본 당시가 1월 중순이라 용산참사가 또 몇 주기가 되었구나 하며 별 뜻 없이 공유하기 버튼을 누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피의사실 이외에, 같은 날 ‘용산참사 7주기. 김○○ 전 청장은 20대 총선 출마한다는데..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인터넷매체 불만제로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용산참사 7주기. 잊지않고 기억하는 사람들. 아니,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는 이들’이라는 글을 직접 작성해 게시하였고, 이 부분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입건되었으나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일과 같은 날 혐의없음처분되었다. 나. 쟁점 이 사건 쟁점은 국가공무원인 청구인이 누리소통망(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계정에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다. 판단 (1)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은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의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하고, 단순히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를 한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97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참조).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립학교교원이 ‘페이스북’과 같은 누리소통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였고, 그 내용이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섣불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속단해서는 아니 된다. 한편 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는 ① ‘좋아요’ 버튼 누르기, ② 댓글 달기, ③ 공유하기의 세 가지가 있는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다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의견을 제시하고 싶을 때는 ‘댓글 달기’ 기능을 이용하며, 게시물을 저장하고 싶을 때는 ‘공유하기’ 기능을 이용하는 경향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목적은 게시물에 나타난 의견에 찬성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반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이 재미있거나 흥미롭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자료수집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을 당장 읽지 않고 나중에 읽어 볼 목적으로 일단 저장해두기 위한 것일 수도 있는 등 상당히 다양하고, ‘공유하기’ 기능에는 정보확산의 측면과 단순 정보저장의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언론의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글을 단순히 ‘공유하기’한 행위만으로는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972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도13629 판결 참조). 그렇다면 개인 누리소통망 계정에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경우, 그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게시물의 내용 뿐 아니라, 누리소통망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 또는 선거를 앞둔 시기에 게시한 게시물의 수와 선거운동 여부가 문제된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행위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2) 이 사건 게시행위의 선거운동 여부 청구인은 특정 국회의원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넷매체 게시글과 동영상을 공유하였으나,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이 사건 게시행위만으로는 청구인의 정치적 선호를 짐작할 수는 있겠지만,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사가 명백히 인식되는 행위로 보기는 부족하다. 그 외 청구인이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그 목적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게시물의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청구인의 페이스북 친구의 규모(4,583명) 및 청구인이 이 사건 게시행위 이외에 페이스북에 같은 날 같은 특정 후보자에 관한 인터넷 기사를 공유하면서 ‘용산참사를 잊을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직접 작성해 게시한 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인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 결국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