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청구인윤○성 (대리인 법무법인 ○지 담당변호사 ○○○ ○ ○○)
주 문
피청구인이 2014. 7. 9.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4형제1216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개요
피청구인은 2014. 7. 9. 청구인에 대하여 주문 기재와 같은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청구인이 2014. 2. 25. 버스를 운전하던 중,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제동 및 조향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버스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도로를 횡단하던 피해자를 충격하여 사망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청구인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청구인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2014. 8.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가. 이 사건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1) 청구인은 ○○여객자동차 주식회사 소속 운전기사로서 광역버스를 운전하고 2014. 2. 25. 20:19경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에 있는 독립문사거리 부근 왕복 7차로 도로를 서대문 쪽에서 독립문 쪽으로 진행하다가 버스 진행방향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피해자를 버스의 오른쪽 모서리 부분으로 충돌하였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응급실로 후송하던 중 사망하였다.
(2) 청구인은 당시 도로 중앙선 옆에 설치된 버스전용차로를 따라 제한속도인 시속 60㎞를 조금 초과한 시속 61㎞로 진행하고 있었다. 버스전용차로 오른쪽 차선은 좌회전 차선으로 당시 여러 대의 버스와 승용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정차하고 있었고, 그 오른쪽 2개 직진 차선으로는 직진 차량들이 정상 속도로 진행하고 있었다.
(3) 이 사건 사고현장 도로 중앙선에는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인도에도 무단횡단 방지용 철제울타리와 무단횡단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사고 지점에는 지하보도가 설치되어 있고, 전방 수십 미터 떨어진 교차로 부근과 후방 약 100미터 가량 떨어진 지점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다.
(4) 청구인이 운전하던 버스에 설치된 영상기록장치의 영상에 따르면, 버스가 사고지점에 이르기 전 오른쪽 차선에 여러 대의 버스가 신호를 대기하며 정차하고 있어 오른쪽 방향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미리 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반대편 차선에서 진행하는 차량들의 전조등 불빛으로 시야도 좋지 않았는데, 피해자가 정차해 있던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버스전용차선으로 들어오다가 버스에 충돌하였다. 피해자가 영상에 나타나 충돌하기까지는 1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나. 자동차 운전자에게 통상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사태의 발생까지 미리 예상하여 이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85. 7. 9. 선고 85도83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① 이 사건 사고 지점은 차량의 통행이 많은 왕복 7차선 도로로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중앙분리형 울타리와 지하보도 및 횡단보도 등 여러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보행자가 무단횡단하여 버스전용차선까지 진입할 것을 예상하기는 어려운 장소이고, ② 청구인은 버스전용차선을 따라 정상 속도로 진행중이었는데 오른쪽 좌회전 차선에 여러 대의 버스가 정차해 있고 맞은편 차량의 전조등 불빛 등으로 오른쪽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미리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③ 피해자는 도로의 3·4차선에서 직진 차량들이 정상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한 다음 좌회전 차선에 정차하고 있던 차량 사이를 빠져 나와 버스전용차선으로 진입하다가 사고를 당하였는데, 그때 피해자와 버스 사이의 간격은 승용차 2-3대 정도의 거리에 지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버스전용차로를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청구인이 과연 신호대기중인 차량들 사이로 피해자가 도로를 무단횡단하리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청구인이 피해자를 발견한 즉시 급제동 조치를 취하였다 하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청구인은 자신에게 과실이 없음을 밝히기 위하여 현장 검증 등을 요청하였으나 피청구인은 추가 조사 없이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청구인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여러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청구인에게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내린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은 자의적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3. 결 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