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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청구인들에 대하여 특수절도죄의 피의사실을 인정한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재판요지

가. 청구인들에게 특수절도 혐의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커피숍에서 우산을 가지고 나올 때 절취행위에 대한 고의 내지는 불법영득의 의사 및 공모의사가 존재하여야 할 것인바, 청구인들의 진술처럼 커피숍에서 나와 20∼30분 정도 걸어 온 상황에서 두 개의 우산 중 하나가 타인의 우산임을 알았다고 한다면, 타인의 우산임을 인식하였을 당시 이미 커피숍으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이 경우까지 그 우산에 대한 피해자의 점유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해자의 점유가 계속되고 있음을 전제로 우산에 대한 절취행위 및 절취의 고의 내지는 불법영득의 의사와 공모의사를 막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들이 커피숍에 가지고 간 우산과 가지고 나온 우산의 모양·색상·크기·형태, 청구인들이 타인의 우산을 자기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 청구인들이 다른 사람의 우산을 가지고 나온 것을 알게 된 구체적 상황 등에 대하여 좀 더 면밀히 수사하여 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바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형법 제332조 제2항, 제1항

사건
2014헌마142,183(병합)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박○영 외 1인 (국선대리인 변호사 ○○○)
피청구인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검사
판결선고
2015. 07. 30.

주 문

피청구인이 2013. 11. 14.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13년 형제19193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3. 11. 14. 청구인들에 대하여 특수절도죄로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13년 형제19193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들은 대학생으로 친구 사이인바, 2013. 9. 29. 14:59경 구미시 ○○동 ○○에 있는 ○○커피숍 내에서 그 곳 우산꽂이에 있던 피해자 최○식 소유의 시가 3만 원 상당의 우산을 피해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청구인 박○영이 우산꽂이에서 피해자의 우산을 뽑고, 청구인 김○현이 이를 받아 가지고 갔다. 이로써 청구인들은 합동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절취하였다. 』 나. 청구인들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청구인들은 이 사건 당일 위 ○○커피숍(이하 ‘이 사건 커피숍’이라 한다)에서 피해자의 우산을 들고 나온 것은 사실이나, 커피숍에 두 개의 우산을 들고 들어갔다 다시 두 개의 우산을 가지고 나오는 과정에서 우산 하나를 자신들이 들고 들어간 우산으로 착오하여 가지고 온 것일 뿐 다른 사람의 우산인 것을 알고 몰래 가져간 것은 아니며, 커피숍을 나와 20-30분 정도 걷다 비가 와서 우산을 펼쳤을 때 다른 사람의 우산인 것을 알았으나 버스 시간에 늦어 그냥 간 것이라고 주장하며 절취의 범의 및 합동범의 공모의사를 부인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① 청구인들은 커피숍에 들어갈 때 우산을 하나 들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나올 때 피해자의 우산을 포함하여 우산을 두 개 들고 나왔으므로 다른 사람의 우산을 들고 나온 것을 인식하고 고의로 절취한 것이며, ② 가사 청구인들의 주장대로 우산을 두 개 들고 들어갔더라도 청구인들 스스로 긴 우산과 짧은 우산을 가지고 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CTV화면에 청구인들이 들고 나온 우산은 모두 긴 우산 두 개인 것을 보면 청구인들은 다른 사람의 우산을 들고 나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3. 판 단 가. 사건의 쟁점 청구인들이 다른 사람의 우산인 것을 알고도 가져갔는지 여부, 청구인들에게 절취의 고의 내지 불법영득의 의사 및 합동범의 공모의사가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 수사기록 및 심판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들은 대학생으로 서로 교제하는 사이인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당일 빙수를 먹기 위하여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갔다. 청구인들은 위 커피숍에서 1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후 14:59경 커피숍을 나왔다. (2) 청구인들은 위 커피숍을 나오면서 우산을 두 개 들고 나왔는데, 그 중 하나는 청구인들이 가져간 우산이었고 다른 하나는 피해자 소유의 시가 3만 원 상당의 일자형의 긴 우산(일명 ‘골프우산’)이었다. (3) 청구인들은 위 커피숍에 들어갈 때 일자형의 긴 우산과 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짧고 손잡이가 J자형으로 굽은 일자형 우산을 가지고 갔는데, 커피숍에서 나오면서 들고 나온 일자형의 긴 우산이 다른 사람의 것과 바뀐 것을 알지 못하였고, 커피숍에서 20-30분 정도 걷다가 비가 내려 우산을 펴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우산과 바뀐 것을 알았으나 청구인 박○영이 경주로 가는 버스 시간이 급하여 다시 커피숍에 돌아가 우산을 돌려주기 어려워 바뀐 우산을 그냥 가져갔다고 진술하였다. (4)이 사건 커피숍에서 우산을 잃어버린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되었고,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청구인들은 합의하였다. 다. 쟁점의 검토 (1) 절도죄는 범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자기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으로 성립되므로(대법원 1989. 6. 13. 선고 89도28 판결;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1132 판결 참조),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재물에 대한 점유를 취득할 당시 타인의 점유를 배제한다는 고의 및 불법영득의 의사가 존재해야 한다. 또한, 형법 제331조 제2항 후단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의 특수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모와 객관적 요건으로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고 그 실행행위에 있어서는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음을 요한다(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도31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에게 절취의 범의 내지 불법영득의 의사 및 합동범의 공모의사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청구인들이 가져간 우산이 다른 사람의 우산이라는 것을 인식하고도 이를 가져가 자기들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 처분하려는 의사 및 범죄의 공동가공의사가 있어야 한다. (2) 이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이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갈 때의 상황이 찍힌 CCTV화면에 청구인 김○현이 우산을 한 개만 들고 들어가고 청구인 박○영은 빈손으로 들어간 장면이 촬영되어 있음을 이유로, 청구인들이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갈 때 우산을 한 개만 들고 들어간 것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나올 때 우산을 두 개 들고 나왔으므로 우산을 가지고 나올 당시 타인의 우산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들은 ①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갈 때 평소 청구인 김○현이 들고 다니던 긴 우산과 청구인 김○현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에서 가지고 온 손잡이가 J자로 된 상대적으로 짧은 우산 두 개를 들고 들어간 것이 분명하고, ② 최초 경찰에서 수사를 시작할 당시 경찰도 캡처된 CCTV화면만을 보고 청구인들이 우산 한 개를 들고 들어갔음에도 두 개를 들고 나왔으므로 절도에 해당한다고 추궁하다가 청구인들이 우산을 두 개 들고 들어간 것이라고 한사코 주장하자 이 사건 커피숍에 가서 추가 수사하여 우산을 두 개 들고 들어간 것으로 확인하였음에도, ③ 우산을 들고 나갈 때는 다른 사람의 우산임을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나중에 다른 사람의 우산임을 인식하고 돌려주지 않은 것도 절도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피의자 신문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3) 청구인들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23쪽, 34쪽 이하 참조)를 살펴보면, 청구인들이 처음 커피숍에 들어갈 때 두 개의 우산을 들고 들어갔다는 청구인들의 주장만을 조서에 기재하고 청구인들이 우산을 한 개만 들고 들어간 것인지에 대하여 추궁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경찰도 청구인들이 우산을 두 개 들고 들어간 사실은 확인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위 피의자신문조서에 의하면 경찰은 청구인들에게 다른 사람의 우산임을 알고도 가져간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로 신문하고 청구인들도 이에 대하여는 잘못한 것이라고 대답하였고(수사기록 30쪽), 경찰 의견서에도 “피의자들은 최초 자신들의 우산인 줄 알고 실수로 가져갔으나, 그 후 타인의 우산인 줄 알면서도 돌려줄 생각 없이 가져간 잘못이 있다며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보면, 경찰은 청구인들이 커피숍을 나올 때 가지고 나온 우산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의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나중에라도 알고 그 우산을 돌려주지 않은 것도 특수절도에 해당한다는 법리적 판단으로 청구인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단 청구인들이 처음부터 우산을 하나만 들고 들어갔다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청구인들에게 특수절도 혐의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커피숍에서 우산을 가지고 나올 때 절취행위에 대한 고의 내지는 불법영득의 의사 및 특수절도가 성립하기 위한 공모의사가 존재하여야 할 것인바, 청구인들의 진술처럼 커피숍에서 나와 20-30분 정도 걸어 온 상황에서 두 개의 우산 중 하나가 타인의 우산임을 알았다고 한다면 타인의 우산임을 인식하였을 당시 이미 커피숍으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이 경우까지 그 우산에 대한 피해자의 점유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피해자의 우산은 준유실물(유실물법 제12조 참조)이 되어 그 상태에서 청구인들이 이를 그냥 가져간 행위에 대하여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해자의 점유가 계속되고 있음을 전제로 우산에 대한 절취행위 및 절취의 고의 내지는 불법영득의 의사와 공모의사를 막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4) 한편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이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갈 때 두 개의 우산을 들고 들어간 것이라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주장 자체로 긴 우산 하나와 짧은 우산 하나를 들고 들어갔음에도, 나올 때 두 개의 긴 우산을 들고 나온 것을 보면 긴 우산 하나는 다른 사람의 것임을 인식하고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청구인의 이와 같은 주장은 청구인들이 들고 나온 우산 두 개가 모두 같은 형태의 긴 우산으로, 청구인들이 들고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짧은 우산과는 그 모양에서 차이가 확연히 대비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청구인들의 범의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록에 첨부된 CCTV 캡처화면(수사기록 12쪽 참조)을 보면, 청구인 박○영이 들고 나오는 우산은 얼핏 보면 같은 형태로 보이나 하나는 손잡이가 일자형인 우산이고 다른 하나는 손잡이가 J자형으로 굽은 우산으로 두 개의 우산은 서로 다른 형태이며, 청구인들은 손잡이가 J자형으로 굽은 우산이 손잡이가 일자형인 우산에 비하여 짧다는 의미에서 짧은 우산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청구인 김○현이 경찰에서 “당시 가지고 갔던 우산의 모양이나 색상은 어떠했는가요”라는 질문에 “두 개 다 검정색 계통이었고, 하나는 길쭉하게 긴 것이고, 하나는 접이식 우산은 아니고 다른 하나보다는 짧은 것이었습니다.”라고 진술한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수사기록 26쪽 참조). 이와 같은 CCTV 캡처화면과 청구인 김○현의 경찰에서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들은 손잡이가 일자형인 긴 우산과 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짧고 손잡이가 J자형으로 굽은 일자형 우산을 커피숍에 들고 들어갔고, 커피숍에서 나올 때도 같은 형태의 우산을 들고 나왔으나 그 중 일자형의 긴 우산이 피해자의 우산과 바뀐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이 진술하는 짧은 우산의 의미를 달리 해석한 나머지 청구인들이 가지고 나온 우산 두 개는 서로 같은 형태이고 그 중 하나가 청구인들이 가지고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짧은 우산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우산이라고 오인하여 청구인들의 절취 범의를 잘못 추단한 것으로 보인다. (5)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구인들이 커피숍에 들어갈 때 한 개의 우산을 들고 들어갔음에도 두 개의 우산을 들고 나왔으므로 절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거나, 가사 두 개의 우산을 들고 들어갔더라도 그 중 하나는 짧은 우산이었음에도 나올 때는 긴 우산을 가지고 나왔으므로 절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는 취지의 피청구인의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갈 때 가지고 간 우산과 동일한 것으로 오인하고 커피숍에서 나오면서 피해자의 우산을 가지고 나왔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① 청구인들이 이 사건 커피숍에 들어갈 때 가지고 간 우산은 몇 개이고 그 모양·색상·크기·형태는 어떠한지, ② 이 사건 커피숍에서 나올 때 가지고 나온 우산 두 개는 모양·색상·크기·형태가 어떠하고, 청구인들이 커피숍에 들어갈 때 가지고 간 우산과 같은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은 없었는지, ③ 청구인들이 커피숍에서 나와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다른 사람의 우산을 가지고 나온 것을 알게 되었는지, ④ 청구인들이 다른 사람의 우산을 가지고 나온 것을 알고 나서도 돌려주지 않은 사정은 어떠한지 등에 대하여 좀더 면밀히 수사하여 보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경찰에서 송치한 혐의에 대하여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바로 특수절도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하여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