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보기

AI가 추출한 핵심 문장으로 판결문 요점을 빠르게 파악해 보세요.

판시사항

가.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살처분의 법적 성격 나. 살처분 보상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구 가축전염병예방법(2010. 4. 12. 법률 제10244호로 개정되고, 2011. 1. 24. 법률 제10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2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재판요지

가. 살처분은 가축의 전염병이 전파가능성과 위해성이 매우 커서 타인의 생명, 신체나 재산에 중대한 침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취해지는 조치로서, 가축 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에 속한다. 나. 살처분 보상금의 금액은 살처분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의 손실을 평가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등 기술적 측면이 있고, 소유자의 귀책사유, 살처분 보상금의 지급 수준에 따른 소유자의 방역 협조의 경향, 전염병의 확산 정도, 당해년도의 가축 살처분 두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정하여질 필요가 있어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살처분 보상금의 지급 주체, 보상금을 받을 자, 그리고 차등지급의 사유를 정한 후 대통령령에 보상금액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누구라도 심판대상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정미의 반대의견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살처분 명령은 가축 소유자에게 전염병 발생의 귀책사유가 없고 살처분 대상 가축이 전염병에 걸린 경우뿐 아니라 전염병에 걸렸다고 믿을만한 경우에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 경우 가축 소유자는 가축들에 대한 소유권을 영구히 상실하게 된다. 즉 가축 소유자로부터 귀책사유도 없이 그의 재산을 영구히 박탈하는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은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수인의 한계를 넘어 권리자에게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하여 규정된 보상규정이므로, 일반적인 급부행정보다 위임의 구체성과 명확성이 더 요구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보상금의 상한과 하한 및 금액을 정하는 원칙과 감액 여부 및 감액 기준에 관하여 전부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가축 소유자 및 일반 국민이 보상금의 대강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하고 행정부에 대하여 보상금을 정하는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참조판례

가. 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44-945, 956-957 나. 헌재 2010. 10. 28. 2008헌바74, 판례집 22-2하, 41, 56

사건
2013헌바110 구가축전염병예방법제48조제1항위헌소원
청구인
최○갑 (대리인 대한법률구조공단 외 3인)
판결선고
2014. 04. 24.

주 문

구 가축전염병예방법(2010. 4. 12. 법률 제10244호로 개정되고, 2011. 1. 24. 법률 제10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2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전라북도 ○○군은 2010. 12. 17. 청구인이 운영하는 사슴농장에서 사육 중인 사슴 중 5마리가 제2종 가축전염병인 결핵병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였다. ○○군수는 같은 달 18. 청구인의 사슴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축 전부에 관하여 가축의 격리·억류·이동제한·소독·교통차단·출입통제 명령을 하고, 위 감염된 5마리의 사슴에 대해서는 살처분 명령을 하였다. 이에 따라 청구인은 같은 달 24. 위 5마리의 사슴을 살처분(이하 ‘이 사건 제1차 살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이어 청구인은 2011. 3. 23. 청구인의 사슴 중 14마리에 대한 ○○군수의 살처분 명령에 따라 14마리의 사슴을 살처분하였고(이하 ‘이 사건 제2차 살처분’이라 한다), 2011. 6. 24. 청구인의 사슴 중 17마리에 대한 ○○군수의 살처분 명령에 따라 17마리의 사슴을 살처분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3차 살처분’이라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제1차 살처분에 관하여 전라북도로부터 살처분일 기준의 가축평가액 전액을 보상받았다. 그러나 2010. 12. 29. 구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제11조가 가축평가액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로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개정되어, 그 시행일인 2010. 12. 30. 이후에 살처분 명령이 이루어진 이 사건 제2차 살처분과 이 사건 제3차 살처분에 관하여는 가축평가액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보상받았다. 청구인은 전라북도를 상대로 이 사건 제2차 살처분 및 제3차 살처분에 관하여 지급받지 못한 나머지 가축평가액의 지급을 구하는 손실보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고(전주지방법원 2012가단9463), 그 소송 계속 중 구 가축전염병예방법 제4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2012카기66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가축전염병예방법(2010. 4. 12. 법률 제10244호로 개정되고, 2011. 1. 24. 법률 제10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가축전염병예방법(2010. 4. 12. 법률 제10244호로 개정되고, 2011. 1. 24. 법률 제10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보상금 등)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다음 각 호의 가축이나 그 밖의 물건의 소유자에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제20조 제1항 및 제2항 본문(제28조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살처분한 가축 [관련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보상금 산정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정함이 없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전염병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믿을만한 가축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살처분은 재산권에 관한 수용 또는 제한이므로, 그에 대하여는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법률로써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보상금의 지급 기준과 금액에 관하여 직접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백지위임하여 대통령령이 정당보상원칙에 입각하지 않고 임의로 보상액을 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정당보상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 구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은 결핵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경우 그 소유자에게 보상금으로 가축평가액의 5분의 3 상당만을 지급하도록 하여, 다른 질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소유자 또는 다른 종류의 가축의 소유자에 비하여 결핵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소유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청구인은 2010. 12. 20. 가축의 격리·억류·이동제한·소독·교통차단·출입통제 명령을 받아 이미 사슴에 대한 처분이 불가능하였다. 그런데 그 이후인 2010. 12. 29. 개정된 시행령을 적용하여 가축평가액의 5분의 3만 보상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 4. 판 단 가. 살처분의 법적 성격과 살처분 보상금의 입법 목적 (1) 헌법 제23조 제1항은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헌법 제23조 제2항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산권은 법률에 의해 규제될 수 있고, 그 행사 또한 일정한 제약을 받을 수 있으며, 재산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지닌 사회적인 연관성과 사회적 기능이 크면 클수록 입법자에 의한 보다 광범위한 제한이 정당화된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 등 참조). (2)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은 제1종 가축전염병 또는 제2종 가축전염병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믿을 만한 역학조사·정밀검사 결과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 그리고 우역, 우폐역, 구제역, 돼지열병, 아프리카돼지열병 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믿을 만한 역학조사·정밀검사 결과나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 그 가축이 있거나 있었던 장소를 중심으로 그 가축전염병이 퍼지거나 퍼질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에 있는 가축에 대하여 살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제28조, 제20조 제1항), 가축소유자가 살처분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여(제56조 제2호) 소유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한편 가축방역관이 직접 살처분할 수도 있도록 하였다(제20조 제2항). 이와 같이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살처분 명령이 있게 되면 소유자는 가축에 대한 소유권을 더 이상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전염병에 걸린 가축은 적절한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함께 사육하고 있는 가축, 농장에 출입하는 사람, 그리고 농장을 출입하는 야생동물 등을 통하여 인근 농장의 가축과 야생동물, 나아가 인근 주민과 일반 국민에게 전염병을 전파시킬 수 있어, 일반 국민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재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살처분 명령은 이처럼 가축의 전염병이 전파가능성과 위해성이 매우 커서 타인의 생명, 신체나 재산에 중대한 침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취해지는 조치이므로, 살처분 명령으로 인한 재산권의 제약은 가축 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3) 다만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법률조항이라 하더라도 권리자에게 수인의 한계를 넘어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하는바(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살처분 명령에 의하여 가축에 대한 재산권에 제약을 받게 된 가축 소유자에게 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은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 …… 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입법상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함으로써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 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0. 10. 28. 2008헌바74 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은 살처분 보상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살처분 보상금의 금액은 살처분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의 손실을 평가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등 기술적 측면이 있고, 소유자의 귀책사유, 살처분 보상금의 지급 수준에 따른 소유자의 방역 협조의 경향, 전염병의 확산 정도, 당해년도의 가축 살처분 두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하여 그때 그때 탄력적으로 정하여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살처분 보상금의 구체적 금액을 법률에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보다는 행정부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금액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 적정한 보상을 위하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살처분 보상금의 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3) 심판대상조항은 살처분 보상금의 지급 주체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규정하고 있고, 보상금을 받을 자에 관하여도 ‘법 제20조 제1항 및 제2항 본문(제28조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살처분한 가축의 소유자’로 정하고 있으며, 살처분 보상금의 차등지급 사유도 관련조항인 제48조 제3항에서 법률상의 방역조치 등 의무를 위반한 경우로 한정하여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한 보상금에 관한 사항은 보상금의 상한과 하한 그리고 방역조치 의무 등 위반에 의한 차등지급의 구체적 기준이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보상금의 상한과 하한이 정하여지지 않았더라도 살처분 보상액은 재산권을 상실한 자에 대한 보상이라는 특성상, 재산권을 상실할 당시의 경제적 가치를 토대로 정해질 것이므로 보상액의 상한이 가축의 평가액과 같거나 그보다 작게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4) 소결 살처분 보상금에 관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심판대상조항은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누구라도 심판대상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청구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1) 청구인은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살처분에 관하여 법률로써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이 보상금의 지급 기준과 금액을 대통령령에 백지위임하여 대통령령이 임의로 보상액을 정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당보상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한 살처분은 헌법 제23조 제3항이 규정하는 재산권의 수용·사용·제한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가축 소유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사회적 제약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23조 제3항에 의하여 법률로써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하는 경우에 속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 및 구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이 결핵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경우 그 보상금으로 가축평가액의 5분의 3 상당만을 지급하도록 하여, 다른 질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소유자 또는 다른 종류의 가축의 소유자에 비하여 결핵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소유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청구인이 2010. 12. 20. 가축의격리·억류·이동제한·소독·교통차단·출입통제 명령을 받아 이미 사슴에 대한 처분이 불가능하였음에도, 이후인 2010. 12. 29. 개정된 시행령을 적용하여 가축평가액의 5분의 3만 보상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결국 결핵병으로 사슴을 살처분한 경우 보상금을 가축평가액의 5분의 3 상당만을 지급하도록 한 시행령을 다투는 것인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그 심판의 대상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고 대통령령이나 부령 등의 하위 법규는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5.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6. 과 같은 재판관 이정미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정미의 반대의견 나는 심판대상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위헌의견을 밝힌다. 가. 법률이 행정부에 입법을 위임할 경우,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요구정도는 그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즉 처벌법규나 조세법규와 같이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명확성의 요구는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요건은 완화되어야 한다(헌재 1997. 2. 20. 95헌바27; 헌재 2010. 10. 28. 2008헌바74 등 참조). 나.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살처분 명령은 가축 소유자에게 전염병 발생의 귀책사유가 없고 살처분 대상 가축이 전염병에 걸린 경우 뿐 아니라 전염병에 걸렸다고 믿을 만한 경우에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제20조 제1항 본문), 그 경우 가축 소유자는 자신의 전 재산일 수도 있는 가축들에 대한 소유권을 영구히 상실하게 된다. 즉 가축 소유자로부터 귀책사유도 없이 그의 전 재산을 영구히 박탈하는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은 단순히 가축 소유자에 대한 수혜적 급부행정에 관한 것이 아니고,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수인의 한계를 넘어 권리자에게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로서 이를 완화하기 위하여 규정된 보상규정이다. 그렇다면심판대상조항에요구되는 위임의 구체성과 명확성 요건은 보다 강화된 것으로서, 심판대상조항에서의 위임의 요건과 범위는 일반적인 급부행정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가축을 살처분할 경우에 지급할 보상금 산정방법을 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살처분에 의한 손실의 평가는 기술적인 면이 있고, 보상수준은 그때그때의 전염병의 확산 정도, 당해년도의 가축 살처분 두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 및 소유자의 귀책사유 등에 따라 조정될 필요성이 있으므로, 구체적인 산정방법을 정하는 데 위임이 필요한 부분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보상액의 최종액을 산정하는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을 위임하는 것을 넘어, 가축평가액에 대비하여 어느 정도 수준의 보상금이 지급되어야 하는지 그 상한과 하한 또는 산정기준조차 정하지 않고 위임하고 있다. 나아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이나 가축전염병의 확산 정도에 따라 보상금이 감액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어떠한 기준으로 보상금을 감액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도 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러한 기본적 사항까지도 위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보상금의 상한과 하한 및 금액을 정하는 원칙과 감액 여부 및 감액 기준에 관하여 전부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그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라. 구 가축전염병예방법의 목적과 규정내용, 보상금의 지급 취지 등을 체계적·유기적으로 종합하여 살펴보아도, 일반인으로서는 살처분 보상금이 얼마나 지급될 것인지 그 대강의 내용조차 전혀 법률에서 예측할 수가 없다. 즉, 살처분 가축의 소유자는 위 법 제48조 제3항에 따라 가축전염병을 발생하게 하였거나 다른 지역으로 퍼지게 한 경우 등 일정한 경우 보상금이 차등지급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살처분한 가축의 평가액에 대비하여 어느 정도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구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이 가축의 종류와 가축이 걸린 전염병의 종류에 따라서 보상금의 상한을 달리 정하고 있지만, 심판대상조항의 위임 내용만으로는 가축 또는 전염병의 종류에 따라 보상금이 감액될 여지가 있다는 것조차 예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보상금액의 결정기준, 감액 사유와 정도를 법률에서 정함이 없이 대통령령에 전면적으로 위임하였고, 감액이 가능하다는 점조차 법률에서 전혀 정한 바 없어, 행정부에 의한 자의적인 법집행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임 내용만으로는 가축 소유자 및 일반 국민이 보상금의 대강조차 전혀 예측할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이 행정부에 대하여 보상금을 정하는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마.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살처분 보상금의 상한 및 하한과 감액 사유 및 감액 정도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법률에 규정하지 않은 채 이를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행정부의 자의적인 법집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