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보기

AI가 추출한 핵심 문장으로 판결문 요점을 빠르게 파악해 보세요.

판시사항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대한 수사미진으로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한 사례

재판요지

청구인은 대출업 상담원임을 가장한 사람의 거짓말에 속아 오로지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그에게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일시 사용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청구인에게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양도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의 양도의사 유무에 대하여 더 면밀하고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 대하여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

사건
2012헌마59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최○순 (국선대리인 변호사 ○○○)
피청구인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검사
판결선고
2014. 04. 24.

주 문

피청구인이 2012. 4. 18.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012년 형제732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2. 4. 18. 피청구인으로부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012년 형제732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2. 2. 2. 경 강릉시 ○○동에 있는 ○○ 프라자 앞 노상에서 퀵서비스를 통해 청구인 명의로 된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인 ○○ 체크카드(계좌번호 352-○○○○-○○○○-○○) 1매를 성명 불상자에게 양도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7. 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체크카드 등을 보내주면 대출을 해 준다는 대출업 상담원임을 가장한 김○연이라는 사람의 말에 속아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청구인 명의의 체크카드 등을 보낸 것이므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3. 판 단 가. 접근매체 양도로 인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고의에 대한 판단기준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같은 법 제6조 제3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양도’에는 단순히 접근매체를 빌려 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도16167 판결 참조). 따라서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예금통장과 현금카드 및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교부한 경우 그 접근매체의 일시 사용을 위임한 데 지나지 않는다면 이를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다만, 전자금융거래법이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그 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을 입법목적의 하나로 하고 있는 점(제1조) 등을 고려하면,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동기 및 경위, 교부 상대방과의 관계, 교부한 접근매체의 개수, 교부 이후의 행태나 정황, 교부의 동기가 된 대출에 관하여 그 주체, 금액, 이자율 및 대출금의 수령방식 등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접근매체의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대출의 대가로 다른 사람이 그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고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접근매체의 교부가 단지 접근매체의 일시 사용을 위임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접근매체를 양도한 것인지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12789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 대한 판단 (1)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은 2012. 2. 2. 경 문자메시지로 온 대출광고를 보고 070-○○○○-○○○○로 전화를 하여 김○연이라는 상담원과 통화하였다. 위 상담원은 자신을 ‘○○캐피탈’ 직원이라고 하면서 800만 원까지 대출 승인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400만 원을 대출받고 싶다고 하였다. (나) 그 후 다시 위 상담원이 070-○○○○-○○○○로 청구인에게 전화를 걸어, 청구인은 소득이 없어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통장에 돈을 입금하였다 출금하였다 하면 거래실적이 쌓여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통장사본, 체크카드, 신분증사본을 보내달라고 하였다. 위 상담원은 대출승인이 나면 이자를 가르쳐 준다고 하였고, 위 체크카드는 청구인의 사무실로 다시 보내준다고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같은 날 12:30경 강릉시 ○○동에 있는 ○○프라자 앞에서 청구인 명의로 2011. 6. 17. 가입하고 2011. 10. 17. 발행한 ○○통장(계좌번호 352-○○○○-○○○○-○○)의 사본, 그 체크카드, 신분증 사본을 화물 밴 퀵서비스를 통해 보내주었고, 전화로 체크카드의 비밀번호도 가르쳐 주었다. (2) 판단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청구인은 대출 광고 문자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걸어 상담원과 대출 상담을 하였고, 체크카드 등을 보내주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를 교부한 점, 상담원은 자신을 ‘○○캐피탈’ 직원이라고 하였으며, 청구인은 대출을 위해 거래실적을 쌓아야 한다는 상담원의 말에 따라 ○○에서 개설한 통장의 사본과 그 체크카드를 보내준 점, 청구인은 1개의 통장사본 및 그 체크카드를 보냈는데 위 통장은 청구인이 2011년에 개설하여 계속 사용하던 것인 점, 대출한도, 청구인이 원하는 대출금액, 이자 등 대출약정의 조건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이야기가 이루어진 점, 비록 그 시기 등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교부한 체크카드 등을 돌려받을 방법과 장소가 정해져 있었던 점, 청구인이 위 체크카드 등을 보내 준 것에 대하여 어떠한 대가를 지급받았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은 대출업 상담원임을 가장한 사람의 거짓말에 속아 오로지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그에게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일시 사용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비록 대출업체의 실제 존재 여부 및 그 사무실의 위치 등을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아니하고체크카드등을돌려받을 구체적인 시기 등에 대하여 명확히 협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양도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와 같이 청구인에게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양도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음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실제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퀵서비스를 통해 체크카드 등을 어디로 보냈는지, 체크카드 등을 송부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수령하였는지, 체크카드 송부 이후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였는지를 조사하는 등 청구인의 양도의사 유무에 대하여 더 면밀하고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중대한 수사미진 및 자의적 증거판단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다. (3) 소결 결국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등의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