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 7. 25. 선고 2012헌마346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혐의없음 불기소처분 취소
결과 요약
- 피청구인이 피의자 임○길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혐의로 내린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되어 취소됨.
사실관계
- 2011. 7. 28. 08:55경 경남 함안군 ○○면 ○○리 ○○사거리에서 회색 계열 대형 화물차가 오토바이와 충돌하여 오토바이 운전자 조○현(76세)이 사망함.
- 가해 차량은 사고 직후 잠시 멈췄다가 도주함.
- 피의자 임○길은 이 사건 화물차를 운전하여 사고 시각과 유사한 시각에 사고 현장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됨.
- 피청구인은 2011. 11. 23. 피의자 임○길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함.
- 피해자 유족인 청구인들은 2012. 4. 3. 불기소처분이 평등권,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이 사건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가 피의자인지 여부 및 수사미진 여부
- 쟁점: 피의자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도주한 가해 운전자인지 여부와 이에 대한 피청구인의 수사미진 여부.
- 법리: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검찰권을 행사한 경우 국민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함.
- 법원의 판단:
- 사고 발생 시각과 이 사건 화물차의 사고 현장 통과 시각 일치: 목격자 신고 시각 및 중학생 이○진의 행적을 종합할 때 사고 발생 시각은 2011. 7. 28. 08:55-08:58경으로 추정됨. 이 사건 화물차의 정암교-○○사거리-○○농공단지 구간 운행 시간과 피의자가 측정한 소요 시간이 거의 일치하며, 이를 통해 이 사건 화물차가 사고 현장을 통과한 시각은 08:55:34-08:55:38로 추정되어 사고 발생 시각과 일치함.
- 가해 차량과 이 사건 화물차의 외관 일치: 목격자 박○애의 진술에 따르면 가해 차량은 회색 계통의 대형 화물차였으며, 이는 이 사건 화물차의 외관과 일치함.
- 피의자의 의심스러운 진술과 태도:
- 피의자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 화물차 통과 직후 유사 외관의 다른 대형 화물차가 사고를 유발했다는 결론이 도출되는데 이는 가능성이 희박함.
- 피의자는 오토바이와의 충돌 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음악을 크게 틀고 운전했으며, 충돌 느낌은 없었으나 무의식적으로 후사경을 확인했다는 등 모순된 진술을 함.
- 경찰 면담 시 사고 내용 설명을 듣지 않고도 '오토바이 운전자가 할아버지냐'고 먼저 물었으며, 이후 발뺌하는 태도를 보임.
- 6일이 지난 시점에도 사고 현장 통과 상황을 상세히 기억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태도가 의심스러움.
- 사고 현장 시야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피의자가 멀리서 오토바이를 파악했다는 주장에 의문이 있음.
-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피의자가 오토바이를 충격하였는지', '사고가 난 것을 알고도 그냥 가버렸는지'에 대한 답변이 거짓 반응으로 판정됨.
- 이 사건 오토바이에서 발견된 사고 흔적과 이 사건 화물차 타이어와의 연관성: 오토바이 좌측 적재함에서 발견된 검은색 사고 흔적이 이 사건 화물차 우측 3축 타이어 옆면과 성분 비율이 유사하며, 높이, 위치, 형태도 타이어 형상 및 차량 진행 경로와 일치함. 타이어 모서리 부분의 성분 불일치는 오토바이 측면 사고 흔적의 다양한 경위 및 타이어 부위별 성분 차이로 인해 피의자의 범행을 부인할 자료가 되지 못함.
- 좌·우회전 차량이 아닌 직진 차량에 의해 야기된 사고로 볼 수밖에 없는 점: 사고 장소는 경사 6.5-7.0%의 좁은 오르막길로, 대형 화물차가 좌우회전 시 속도를 크게 줄이고 큰 원을 그려야 하므로 충돌 가능성이 희박함. 목격자들이 큰 충격 소리나 굉음을 들었다는 진술은 상당한 속도로 진행하는 차량에 의한 사고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천천히 회전하는 차량에 의한 충돌로는 보기 어려움. 따라서 이 사건 화물차와 같이 직진으로 통과하는 차량에 의해 야기된 사고로 판단됨.
- 피청구인의 수사미진: 피의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다음과 같은 보완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불기소처분을 함.
- 정암교-○○사거리-○○농공단지 구간 운행 시간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의 신빙성 있는 수치 확보.
- 운행 상황 재연을 통한 이 사건 화물차 운행 경로에 따른 시야 범위 확인.
- 피의자 차량 앞뒤에서 운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차량 운전자(파란색 1톤 트럭, 파란색 1톤 포터트럭, ○○82아○○ 대형 화물차 등)에 대한 특이사항 목격 여부 확인 및 조사.
- 정암교를 거치지 않는 다른 경로로 ○○사거리를 직진 통과할 가능성에 대한 확인.
- 피의자가 다른 사람을 통해 청구인들과 접촉하고 합의를 종용했는지 여부 및 경위 확인.
- 결론: 피의자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도주했을 개연성이 상당함에도, 피청구인이 증거 판단을 잘못하거나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불기소처분에 이른 것은 중대한 수사미진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함.
검토
- 본 판결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줌. 특히, 수사기관이 충분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완 수사를 게을리하여 진실 규명에 소홀했을 때, 이는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함.
- 사고 현장 통과 시각의 정밀한 분석,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피의자의 모순된 진술과 태도, 거짓말탐지기 결과, 그리고 과학수사 결과(오토바이 잔여물과 타이어 성분 일치) 등 다양한 간접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의자의 혐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점이 주목할 만함.
-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실 규명 의무와 그에 따른 보완 수사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판결로, 유사 사건에서 수사 미진을 다투는 데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음.
판시사항
피의자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피의사실에 대한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재판요지
피의자가 운전한 차량의 사고현장 통과시각, 피의자가 운전한 차량의 외관, 피의자의 의심스러운 진술과 태도,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의자가 이 사건 교통사고 뺑소니 사망사고의 범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사안이므로, 수사기관으로서는 사고 발생시각 및 피의차량의 사고 현장 통과시각에 대한 객관적 자료 확보, 사고 장소에 대한 현황조사, 피의차량의 앞과 뒤에서 진행한 차량들에 대한 조사 등 철저한 보완수사로 혐의 유무를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피청구인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의자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함으로써 피해자의 유족인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헌법재판소
결정
청구인1. 윤○순2. 조○경3. 조○희4. 조○은5. 조○영6. 조○정7. 조○량대리인 변호사 ○○○
주 문
피청구인이 2011. 11. 23.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2011형제2120호 사건에서 피의자 임○길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1. 11. 23. 피의자 임○길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2011형제2120호, 이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는 2011. 7. 28. 08:55경 대구83아○○호 25톤 화물차(이하 ‘이 사건 화물차’라 한다)를 운전하여 경남 함안군 ○○면 ○○리에 있는 ○○사거리를 □□면 □□리 방면에서 ○○면 ▽▽리 방면으로 직진함에 있어 그곳은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사거리 교차로이고 교차로 부근의 구조물로 인해 전방 시야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도로이므로 피의자로서는 미리 충분히 속도를 줄이면서 전방의 상황을 잘 살펴 적절하게 조향 및 제동장치를 조작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마침 ○○사거리 교차로 우측 ○○마을 방면에서 ○○면 ▽▽리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진행하는 피해자 조○현(76세) 운전의 경남함안 라21○○ 대림시티100 오토바이(이하 ‘이 사건 오토바이’라 한다)를 늦게 발견하고 이 사건 화물차의 우측 타이어 부분으로 이 사건 오토바이의 좌측을 들이받아 피해자를 도로에 넘어뜨리고도 즉시 정차하여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중증 뇌부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피해자 망 조○현의 유족(배우자, 자녀)인 청구인들은 2012. 2. 24.경 불기소처분을 통지받고, 불기소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재판절차진술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4. 3.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청구인들의 주장
목격자가 진술한 가해차량의 외관이 이 사건 화물차와 일치하는 점, 이 사건 화물차의 사고현장 통과시각이 사고시각과 일치하는 점, 이 사건 오토바이에서 발견된 사고 흔적이 이 사건 화물차의 우측 3축 타이어 옆면과 성분비율이 유사한 것으로 감정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가 범인임이 틀림없다.
(2) 피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화물차가 진행한 직진방향 이외에 좌측이나 우측 방면에서의 좌·우회전 차량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이 사건 화물차의 우측 3축 타이어 옆면에서 특별한 충돌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화물차가 가해차량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이 사건의 쟁점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도주한 가해 운전자가 피의자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이에 관한 피청구인의 수사미진 여부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2011. 7. 28. 08:55경 회색 계열의 대형 화물차가 ○○사거리를 지나 ○○면 ▽▽리 방면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측 ○○마을 방면 도로에서 ○○면 ▽▽리 방면으로 우회전해서 진입하려는 이 사건 오토바이의 좌측을 충격하여 넘어뜨렸고, 이로 인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병원으로 후송 치료 중 같은 날 사망하였다.
(2)가해차량은 사고 직후 사고 장소 전방에 잠시 멈추었다가 그대로 가버렸다.
(3)피의자는 2011. 7. 28. 이 사건 화물차를 운전하여 같은 날 08:50:59 의령군 정암교를 통과한 뒤 이 사건 사고 장소인 ○○사거리를 ○○면 ▽▽리 방면으로 직진으로 통과하여 같은 날 09:01:46 함안군 ○○농공단지 내 농협사료 ○○지사에 도착하였다.
(4)이 사건 화물차는, 전면 운전석 구간은 어두운 흰색 계통으로 도색되었고 뒤쪽 적재함 부분은 짙은 회색 계열의 사각 포장설비가 장치된 25톤 특수특장차(이른바 ‘카고트럭’)이다.
다. 증거관계
(1)피의자는, 사건 당일 아침 진주시 대평면에서 이 사건 화물차를 출발하여 의령군 정암교를 경유하여 사고 장소인 ○○사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하면서 당시 진행방향 우측의 ○○마을 방면에서 진행해 오는 오토바이를 본 사실은 있지만 그 오토바이와는 40m 가량 충분한 거리 간격이 있었으며, 당시 음악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운전했는데 ○○사거리를 지나면서 오토바이와 충돌한 느낌은 없었고 사거리 통과 후 사이드미러를 통해 뒤쪽을 확인했을 때도 아무런 물체가 없었다며 자신은 이 사건 교통사고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사고 직후 상황을 목격한 박○애는, 남편이 운영하는 ○○사거리 입구 ○○종묘사에 있다가 ‘퍽’하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가보니 길 건너편 ○○사거리에서 ○○면 ▽▽리 방면으로 뻗은 도로에 오토바이와 사람이 넘어져 있는 것을 보았고 그 위쪽 도로에 덤프트럭 같은 느낌의 대형 화물차가 잠시 정차했다가 그대로 가버리는 것을 목격하였는데, 그 화물차는 소형 화물차가 아닌 대형 화물차였고 색상도 빨간색이나 파란색과 같은 강렬한 색상이 아니라 회색 계통이었다고 진술한다.
(3)사고 장소 부근 ○○산장에서 일하다 사고소리를 듣고 뛰어 나온 어○임은, 식당에서 일을 하다 굉음을 듣고 나와 보니 오토바이와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사거리 맞은편에서 여자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자신도 현장으로 가게 되었는데, 사고 장면이나 가해차량을 보지는 못하였다고 진술한다.
(4)사고 직후 사고 현장에 도착한 중학교 3학년 학생 이○진은, 버스를 타러 ○○사거리에 왔다가 도로에 넘어져 있는 오토바이를 갓길로 옮겼고, 이후 정류장에서 5-6분 가량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를 탔다고 진술한다.
(5)경남70아○○호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과 이를 직접 확인한 경찰 수사보고에 따르면, 버스가 2011. 7. 28. 09:03경 사고 장소 인근 정류장에서 이○진을 태운 것으로 확인된다.
(6)교통사고발생보고서에 의하면, 경찰에 사고가 신고된 시각은 2011. 7. 28. 09:02경이고 신고자는 목격자 박○애인 것으로 확인된다.
(7)피의자가 사고 장소 도달 전 경유한 정암교 상 CCTV 캡처사진에 의하면, 2011. 7. 28. 08:50:59 이 사건 화물차가 정암교를 통과한 사실이 확인된다.
(8)○○농공단지 내 농협사료 ○○지사의 차량 계근 내역에 따르면, 이 사건 화물차는 2011. 7. 28. 09:01:46 함안 ○○농공단지 내 농협사료 ○○지사에 도착한 사실이 확인된다.
(9)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 이 사건 오토바이 좌측의 앞바퀴 충격흡수기(이른바 ‘프론트 포크 쇼바’)와 뒤편 적재함에서 수거한 검정색 물질은 이 사건 화물차 우측 3축 타이어 옆면 부분과 일부 성분비율이 유사하고, 3축 타이어 모서리 부분과는 성분비율이 다른 것으로 감정되었다.
(10)도로교통공단 울산○○지부의 분석에 따르면, 이 사고는 피해자가 ○○마을 소재 집에서 이 사건 오토바이를 출발하여 ○○사거리에서 ○○면 ▽▽리 방면 오르막길(경사도 6.5-7.0%, 왕복 2차선 폭 6.47m, 진행방향 편도 1차선 폭 3.25m)로 우회전하다 발생한 사고로, 이 사건 오토바이의 충돌지점이 좌측 손잡이나 돌출 부위가 아닌 좌측 앞바퀴 충격흡수장치 부위와 좌측 뒤 적재함 부위인 것으로 보아 당시 이 사건 오토바이는 차체가 우측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상대 차량과 각도를 가지고 좌측 앞바퀴 충격흡수장치 부위와 1차 충격한 후 오토바이 차체 후미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오토바이 뒤 적재함 부위가 상대방 차 타이어와 2차 접촉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었다.
(11)피의자를 탐문 수사한 담당 경찰관 김○욱 경장은, 사고 발생 6일 만인 2011. 8. 2. 용의선상에 오른 피의자로부터 피의자가 사고시간대에 ○○사거리를 지나가면서 우측에서 오토바이가 진행해 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유선 진술을 청취하고 바로 다음날 2011. 8. 3. 아침 피의자를 직접 만났는데 당시 피의자에게 사건내용을 설명해주지 않았음에도 피의자가 ‘오토바이 운전자가 할아버지냐’라고 먼저 물었고 상당한 시일이 지났는데도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며 순순히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는 등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바로 함안경찰서로 데려가 조사를 진행하였다.
(12)사고 이후 피의자가 이 사건 화물차를 운전하여 정암교-○○사거리-○○농공단지까지 반복 운행하며 소요시간을 측정한 바에 의하면, 정암교에서 ○○사거리까지 거리는 4㎞이고 소요시간은 4분 35초 내지 4분 39초, ○○사거리에서 ○○농공단지까지는 거리 4㎞에 소요시간은 5분 38초 내지 6분 7초로 기록되었다.
(13)피의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 ‘피의자가 오토바이를 충격하였는지’, ‘사고가 난 것을 알고도 그냥 가버렸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피의자의 답변이 거짓반응으로 판정되었다.
라. 판단
(1)사고발생 시각과 이 사건 화물차의 사고현장 통과시각이 일치
목격자 박○애가 신고한 시각이 2011. 7. 28. 09:02경인 점과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한 중학생 이○진이 오토바이를 갓길로 옮긴 뒤 인근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5-6분 정도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에 승차한 시각이 2011. 7. 28. 09:03인 점에 비춰 보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시각은 2011. 7. 28. 08:55-08:58경으로 추정된다(이○진의 행적을 살펴보면 08:58보다는 08:55에 보다 가까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 사건 화물차는 정암교에서 ○○농공단지까지 총 10분 47초가 걸렸고, 사건 이후 피의자가 측정한 바에 의하면 정암교에서 ○○사거리까지 4분 35초 내지 4분 39초, ○○사거리에서 ○○농공단지까지 5분 38초 내지 6분 7초가 걸려 정암교에서 ○○농공단지까지는 총 10분 13초 내지 10분 46초가 소요되었다. 이와 같은 10분 13초 내지 10분 46초라는 측정값은 사건 당시 이 사건 화물차의 정암교-○○사거리-○○농공단지 구간의 운행시간인 10분 47초와 거의 일치
한다(피의자가 가해자라고 가정한다면, 사고 직후 가해차량이 사고현장에 잠시 정차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실제 운행시간은 10분 47초보다 약간 짧았을 것이므로 피의자가 측정한 10분 13초 내지 10분 46초와 더욱 가깝게 일치한다).
따라서 사건 당일 이 사건 화물차가 사고 장소인 ○○사거리를 통과한 시각은 08:55:34-08:55:38으로 추정되고 이는 사고 발생시각으로 추정된 08:55-08:58과 일치한다.
(2) 가해차량과 이 사건 화물차의 외관이 일치
목격자 박○애가 진술하는 가해차량의 외관과 이 사건 화물차의 외관이 회색 계통의 대형 화물차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3) 피의자의 의심스러운 진술과 태도
피의자는 사고 시간대에 사고현장을 지나가며 우측에서 오토바이가 진행하는 것을 본 것은 사실이라고 하면서도, 오토바이와의 거리가 40m 정도로 멀었기 때문에 충돌사고가 발생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의자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 화물차가 08:55:34-08:55:38 사고현장을 지난 직후 바로 가해차량과 외관이 유사한 다른 대형 화물차가 다가와 ○○사거리를 직진하면서 우측에서 진행해 오는 다른 오토바이를 충격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은 가능성이 희박한 점, ② 피의자는 오토바이와 거리가 멀어 충돌 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운전하였다’, ‘오토바이와 부딪친 느낌은 없었다’, ‘사거리 통과 후 무의식적으로 후사경을 통해 뒤쪽을 확인했을 때 아무 물체가 없었다’,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여 경적을 울리지 않고 진행하였다’며 마치 오토바이와의 충돌 가능성이 있었던 것처럼 모순된 진술을 하고 있는 점, ③ 특히, 사고 발생 6일 만에 경찰이 피의자를 용의자로 의심하면서 면담했을 당시 피의자는 사건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고도 ‘오토바이 운전자가 할아버지냐’라고 말하였고, 이에 경찰이 의심을 품고 즉시 피의자를 상대로 조사를 실시하자 이후부터 피의자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노인인지 모르겠다고 하고 검찰조사 시에는 할아버지라고 말한 적조차 없다며 발뺌하는 점, ④ 또한 피의자의 주장대로라면 사건 당일 교통사고 같은 특이상황은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6일이라는 상당한 시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적일 텐데도 피의자는 6일 전 사고현장을 통과할 때의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고 용의자로 수사 받는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는커녕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그 태도가 의심스러운 점, ⑤ 사건 당시 피의자가 지나간 ○○사거리 부근 우측 전방에는 사거리 바로 옆 구조물로 인해 시야의 확보가 용이하지 않아 사거리에 근접하여서야 비로소 우측 도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사거리를 진입하기 전에 우측 방면 도로의 상황을 멀리까지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상당한 의문이 있는 점, ⑥ 피의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도 거짓반응으로 판정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도주한 범인이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
(4) 이 사건 오토바이에서 발견된 사고흔적과 이 사건 화물차 타이어와 연관성
이 사건 오토바이의 좌측 적재함 부분에서 발견된 검은색 사고흔적이 이 사건 화물차의 우측 3축 타이어 옆면과 성분비율이 유사하고 그 사고흔적이 발견된 높이, 위치, 형태도 이 사건 화물차의 타이어 형상 및 차량 진행경로 등과 자연스럽게 일치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화물차 우측의 타이어 모서리 부분의 타이어 성분비가 오토바이에서 발견된 사고흔적의 성분비율과 불일치한다는 분석결과가 있지만, 이는 오토바이 측면의 사고흔적은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다양한 경위로 나타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이어의 성분비율 또한 타이어의 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피의자의 이 사건 범행을 바로 부인할 자료가 되지 못한다.
(5) 좌·우회전 차량이 아닌 직진 차량에 의해 야기된 사고로 볼 수밖에 없는 점
○○사거리에서 ○○면 ▽▽리 방면으로 뻗은 도로는 경사 6.5-7.0%의 비교적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왕복 2차선 도로 폭 6.47m, 편도 1차선 도로 폭이 3.25m 밖에 되지 않는 좁은 도로인데, 이러한 경우 대형 화물차가 좌회전하거나 우회전하여 ○○면 ▽▽리 방면으로 진입하려면 속도를 크게 줄이고 큰 원을 그리면서 회전하여야 하는데, 대형 화물차가 이와 같이 천천히 큰 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상황에서는 이 사건 오토바이와 충돌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또한 목격자 박○애와 어○임은 공통적으로 큰 충격소리나 굉음을 듣고 밖으로 달려 나왔다고 하고, 특히 박○애는 오토바이와 사람이 쓰러진 도로 위쪽으로 가해차량으로 보이는 대형 화물차가 잠시 멈춰 있었다고 하는바, 이러한 상황은 상당한 속도로 진행하는 차량에 의한 사고 상황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서,
천천히 큰 원을 그리면서 좌회전 또는 우회전해서 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에 의한 충돌사고의 경우에는 차량이 충돌지점에 바로 정지할 가능성이 크고 충격음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화물차와 같이 □□면 □□리 방면에서 ○○사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하는 차량에 의해 야기된 사고로 볼 수밖에 없다.
(6) 피청구인의 수사미진
이와 같이 피의자가 이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① 정암교-○○사거리-○○농공단지 구간의 운행시간에 관하여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을 통해 신빙성 있는 수치를 확보함으로써 이 사건 화물차가 사고현장을 통과한 시각을 정확히 객관적으로 산출하고, ② 운행상황 재연 등을 통해 이 사건 화물차의 운행경로에 따라 ○○사거리를 통과할 경우 전방 우측 도로의 상황을 어느 지점에서 어느 정도 거리까지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지 시야 범위를 직접 확인하고, ③ 피의자가 2011. 7. 28. 08:50:59 정암교를 지난 이후 ○○사거리까지 그 뒤를 따라 계속 운행하였다고 하는 파란색 1톤 트럭은 정암교 CCTV 상 2011. 7. 28. 08:50:36 정암교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는 97머○○ 트럭일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사건 당시 사고와 관련된 특이상황 목격 여부를 확인하고, 마찬가지로 정암교 CCTV 상 이 사건 화물차 통과 이후 2011. 7. 28. 08:52:06 정암교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는 84서○○ 파란색 1톤 포터트럭 운전자에 대해서도 특이상황 목격 여부를 확인하고, ④ 특히, 정암교 CCTV 상 2011. 7. 28. 08:52:07 정암교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는 ○○82아○○ 대형 화물차는 이 사건 화물차가 정암교를 통과한 이후 정암교를 통과한 대형 화물차 중에서 유일하게 이 사건 사고발생 추정시간대인 2011. 7. 28. 08:55-08:58에 사고현장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형 화물차이므로 이 차량이 이 사건 화물차와 같이 회색 계통의 사각포장시설을 갖춘 특수특장차인지 아니면 통상의 화물차 형태인지 확인하고 그 운전자를 상대로 하여서도 사고 당일의 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⑤ 이 사건 화물차와 같이 정암교를 지나 ○○사거리를 ○○면 ▽▽리 방면으로 직진으로 통과하는 경우 이외에 정암교를 거치지 않는 다른 경로로 ○○사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할 가능성에 대하여도 확인하고, ⑥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다른 사람을 통해 청구인들과 접촉하고 합의를 종용했는지 여부와 경위도 확인하는 등 세심한 보완수사를 통해 피의자의 혐의 유무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피청구인은 경찰로부터 기록을 송치받은 후 피의자신문, 담당경찰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인에 대한 간단한 통화조사만 실시하고 위와 같이 보완수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는 수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불기소처분에 이르렀다.
마. 소결
결국 앞서 본 증거관계에 의하면 피의자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도주하였을 개연성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도, 피청구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증거판단을 잘못하거나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 이르렀는바, 이는 중대한 수사미진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
3. 결 론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