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사건2012헌마330 국회법제123조제1항위헌확인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 서울서부지방법원 2010가소109920)를 제기하였다가 2011. 6. 7. 그 이유가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기각의 판결서 정본을 송달받았다.
(2)이에 청구인은 국회에 소액사건의 판결문에도 판결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입법청원을 하려고 하였으나, 국회에 청원하는 경우 국회법 제123조 제1항에 따라 의원의 소개를 얻어 청원서를 제출하여야 함을 알게 되자, 2012. 3. 30. 위 조항이 청구인의 청원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의원의 소개 없이 단독으로 국회에 청원하고자 하는 자이므로 심판의 대상을 의원의 소개를 얻어야 한다는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국회법(1991. 5. 31. 법률 제4385호로 개정된 것) 제123조 제1항 중 “의원의 소개를 얻어”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아래 밑줄 친 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회법(1991. 5. 31. 법률 제4385호로 개정된 것)
제123조(청원서의 제출) ① 국회에 청원을 하려고 하는 자는 의원의 소개를 얻어 청원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헌법 제26조 제1항이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의 청원권을 보장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회에 청원할 경우 의원의 소개를 필요적 요건으로 설정하여 청구인의 청원권을 침해하고, 의원과 사적 친분이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차별취급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3. 판 단
가. 청원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1) 선례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원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바 있는데( 헌재 2006. 6. 29. 2005헌마604, 판례집 18-1하, 487, 491-492 참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의회에 청원을 할 때에 의원의 소개를 얻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은 무책임한 청원서의 제출과 남용을 예방하고 의원이 미리 청원의 내용을 확인하여 심사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청원은 일반의안과 같이 소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며 심사절차도 일반의안과 동일한 절차를 밟는데, 청원을 소개한 의원은 필요할 경우 국회법 제125조 제3항에 의해 청원의 취지를 설명해야 하고 질의가 있을 경우 답변을 해야 하므로, 청원서 제출단계부터 의원의 관여가 필요하며, 국회의원 중 청원의 소개의원이 되려는 의원이 한 명도 없다면 결국 그 청원에 대해 찬성하는 의원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심사할 실익은 없다.
의회가 모든 민원을 청원으로 접수한 후 청원심사위원회 등 예비심사제도를 통해 무의미한 청원을 선별해 낸 후 심사하는 방식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으나, 입법자는 청원권의 구체적 입법형성에 있어서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고 국회가 ‘민원처리장화’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수단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의원의 소개를 청원서 제출의 요건으로 하는 것은 입법자에게 부여된 입법재량의 범위 내이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청원을 억제하여 청원의 효율적인 심사를 제고하기 위한 것인 점, 국회는 의원의 소개를 얻지 못한 민원들을 진정으로 접수하여 처리하는 점, 청원의 소개의원은 1인으로 족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형성의 재량의 범위를 넘어 청원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
(2) 선례 변경의 필요 유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 선례의 판단은 타당하고 달리 변경해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원용하기로 한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는 차별취급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차별취급이 존재한다면 이를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헌재 2010. 4. 29. 2008헌마622, 판례집 22-1하, 126, 134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청원의 절차에 있어 의원의 소개를 요건으로 할 뿐, 의원과 사적 친분이 있는 자를 그렇지 않은 자에 비하여 차별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즉 국민의 대표인 의원은 청원의 내용 및 그 실현 가능성, 국가정책, 자신의 정치적 견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소개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그러한 취지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의원의 소개를 얻은 자만이 국회에 청원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자는 청원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설사 사실상의 차별이 있다 하더라도, 의원의 소개를 통하여 무책임한 청원을 억제함으로써 효율적인 심사를 제고할 수 있는 점, 의원의 소개를 얻지 못한 민원의 경우에도 국회가 ‘진정’으로 접수하여 처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자의적이라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