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심판대상조항이 국내의 상속재산에 의하여 담보되거나 국내의 상속재산과 일정한 경제적 관련성이 있는 채무 등으로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하는 채무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비거주자의 상속세 과세대상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한정되는 것과 균형을 맞추며, 상속재산에 관한 국제적 과세권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과세권을 적절하게 행사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되고,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무와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상속재산의 담세력에 있어서 차이가 있고, 국내의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저당권 등은 국내의 상속재산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데 반하여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국내의 상속재산과의 관련성이 없거나 미약하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하지 않더라도, 그 불이익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얻게 되는 국제적 과세권의 합리적 배분 및 적정한 과세권의 확보라는 공익에 비하여 균형을 상실할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국내 소재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와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담세력, 당해 상속재산과의 관련성 등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부개정되고,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은행은 1994. 12. 16. 일본 동경지방재판소에서 비거주자인 정○영으로부터 일화 10억여 엔 및 그 중 5억 7,600만 엔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1997. 2. 25. 확정되었다. 그 후 ○○은행은 위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2000. 3. 30. 서울지방법원 2000카단49045호로 채무자 정○영이 보유하고 있던 ○○ 주식회사의 주식 618,917주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나. 정○영은 2002. 9. 14. 사망하였고, 당시 상속인으로 자녀인 청구인들을 두었는데, 청구인들은 2003. 6. 13. 위 주식을 1주당 30,000원으로 평가하여 상속세 4,593,246,480원을 신고하였다. 그 후 ○○세무서장은 2004. 1. 9. 위 주식을 1주당 87,804원으로 다시 평가하여청구인들이신고한가액과의 차액 등을 과세가액에 가산한 다음 그 상속세액을 28,365,434,350원(가산세 포함)으로 결정·고지하였으며, 청구인들이 이에 불복하여 2004. 3. 31. 이의신청을 하자, 청구인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세액을 26,881,306,598원으로 감액경정하고, 나머지 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위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패소하였고, 이에 대한 항소도 기각되었으며, 그 상고심(대법원 2008두4275) 계속 중,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차감항목에 포함시켜야 함에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구 상증법’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이 이를 차감항목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으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1. 7. 14. 위 신청이 기각되자(대법원 2008아18), 2011. 8.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라. 한편 ○○은행은 청구인들을 상대로 위 동경지방재판소 판결에 대한 집행판결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2004. 7. 2.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2003가합3894)에서 일화 23억여 엔 및 그 중 418,346,496엔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강제집행을 허가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04. 10. 15. 확정되었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이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되는 채무에 ‘확정판결에 의하여 그 존부와 범위가 법률상 확정된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확정판결’은 대한민국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외국 법원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그에 의하여 가압류채무의 존부 및 범위가 법률상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민사소송법 제217조 및 민사집행법 제26조, 제27조의 각 규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다 하더라도 민사소송법 제217조에서 정한 조건을 충족하여야 그 효력이 국내에서 승인되는 것이고, 집행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집행판결을 받아야 하며, 외국판결의 기판력 기준시 이후 청구권 소멸 등의 사유를 항변으로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이 망 정○영에 대한 채권에 관하여 일본 동경지방재판소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개시 당시 그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에 대하여 가압류를 한 뒤 집행판결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그 피보전채무의 존재 및 범위가 확정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청구인들의 주장은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할 채무항목에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포함시키지 아니하여 입법권을 불완전 또는 불충분하게 행사하였다는 취지인바,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되는 채무를 규정한 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이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채무의 차감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는 조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되는 채무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부개정되고,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부개정되고,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하는 공과금등) ② 비거주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가액 또는 비용은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한다.
1. 당해 상속재산에 관한 공과금
2.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
3. 피상속인의 사망당시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경우로서 비치·기장한 장부에 의하여 확인되는 사업상의 공과금 및 채무
3. 청구인들의 주장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보다 더 직접적이고 밀접하게 상속재산과 관련되어 있고, 과세관청이 채무의 실재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위 채무를 차감하는 항목에 포함시키지 아니하였는데, 이러한 입법의 공백 내지 입법부작위로 인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여 담세력이 없는 상속인에게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줌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
또한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의 상속인과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의 상속인은 담세력 측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자를 차별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
4. 판 단
가. 상속세 과세가액 산정에 대한 개관
(1) 일반론
구 상증법 제1조 제1항은 피상속인이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거주자인 경우에는 상속재산 전부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고(무제한적 납세의무),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대해서만 상속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한적 납세의무).
이는 소득세 과세에 있어 거주자의 경우 국내외의 소득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반면, 비거주자의 경우 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것(소득세법 제3조 참조)과 마찬가지로, 상속세 과세에 있어서도 거주자의 경우 국내외의 모든 상속재산에 대하여 과세하는 반면, 비거주자의 경우 거주자와의 형평, 적정한 과세권 확보, 대한민국과의 관련성 등을 고려하여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규정이다.
이와 같이 상속세 과세대상을 정함에 있어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 즉 피상속인이 거주자인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은 상속재산가액에서 구 상증법 제14조 제1항에 따른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 등을 차감한 후 상속개시일 전 일정기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구 상증법 제13조 제1항, 제14조 제1항). 이와 달리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은 당해 상속재산에 관한 공과금,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경우로서 비치·기장된 장부에 의하여 확인되는 사업상의 공과금 및 채무만을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한 후 상속개시일 전 일정기간 내에 국내에 있는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 그 증여재산가액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하게 된다(구 상증법 제13조 제2항, 제1항, 제14조 제2항). 이는 비거주자의 경우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을 상속세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여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으로 담보되거나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과 일정한 경제적 관련성이 있는 채무 및 공과금’ 등에 한하여 차감하도록 함으로써 비거주자의 상속재산에 관한 국제적 과세권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과세권을 적절하게 행사하려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2) 입법연혁
상속세법이 1950. 3. 22. 제정되면서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대해서만 상속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 함에 있어서도 그 재산에 대한 공과 및 그 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무만을 차감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후 상속세법의 위 규정이 수차례 개정되다가 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으로 전부개정되면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변경되었다.
이후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면서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되는 채무로서,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 이외에도 “전세권, 임차권(사실상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를 포함한다), 양도담보권으로 담보된 채무”가 추가되었고, 2010. 6. 10. 법률 제10366호로 개정되면서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으로 담보된 채무”가 추가되었다.
(3)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차감하는 채무의 범위
(가)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관한 공과금을 차감하는데(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 제1호), 여기에서 공과금이란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이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서 상속인에게 승계된 조세·공공요금 그 밖의 국세기본법 제2조 제8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공과금(공공요금 제외)을 말한다(구 상증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구 상증법 시행규칙 제1조).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경우로서 그 사업장에 갖춰 두고 기록한 장부에 의하여 확인되는 사업상의 공과금도 차감한다(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 제3호).
(나)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도 차감한다(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 제2호).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은 모두 피담보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담보물권으로서 그 목적물인 재산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즉 유치권은 채권과 목적물 사이에 견련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고, 질권과 저당권은 담보물권으로서 채권담보를 위하여 물건이 가지는 교환가치의 지배를 목적으로 성립한다.따라서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은 모두 피담보채무의 성립, 변동 및 소멸에 있어서 상속재산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조세법률주의 원칙상 과세요건이거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한 가압류의 피보전채무가 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채무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이는 그 가압류의 피보전채무가 판결에 의하여 그 존부 및 범위가 확정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8두4275 판결).
(다)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경우로서 비치·기장한 장부에 의하여 확인되는 사업상의 채무도 차감한다(구 상증법 제14조 제2항 제3호). 국내에 있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채무는 피상속인이 국내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형성한 국내의 상속재산과 경제적인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비치·기장한 장부에 의하여 채무가 명백히 확인되는 경우 이를 차감하는 것이 형평에 맞기 때문이다.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비거주자의 사망시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하는 항목을 정하는 조항으로서,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는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차감항목으로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상속인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2) 구 상증법 제1조 제1항 제2호는 비거주자의 경우 국내외의 모든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는 거주자와의 형평성, 국외에 존재하는 비거주자의 상속재산에 대한 조사의 어려움, 상속재산과 과세국가의 관련성 등을 고려하여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한하여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다.그런데 비거주자의 상속세 과세대상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한정됨에도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거주자와 동일하게 국내외를 불문하고 피상속인이 부담하는 모든 채무를 차감하게 되면, 피상속인은 과세대상인 국내의 상속재산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채무도 차감할 수 있게 되는 부당한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비거주자의 상속세 과세대상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한정되는 것과 균형을 맞추어 차감되는 채무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국내의 상속재산에 의하여 담보되거나 국내의 상속재산과 일정한 경제적 관련성이 있는 채무 등을 차감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것은 비거주자의 상속세 과세대상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한정되는 것과 균형을 맞추며, 상속재산에 관한 국제적 과세권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과세권을 적절하게 행사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된다.(3) 위와 같이 비거주자의 경우 상속세 과세대상을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으로 제한하는 것과의 균형을 위하여 입법자는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할 채무도 그에 맞추어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그런데 국내·국외 채무의 구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비거주자의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이중과세가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과세권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필요도 있다.입법자가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할 채무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보다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된다.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저당권 등(유치권·질권 포함)에 의하여 담보된 채무의 경우에는 우선변제권 내지 사실상의 우선변제권이 있어 상속세가 그에 우선하지 않으므로, 당해 상속재산은 그 채무액의 범위 내에서는 담세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이에 반하여 가압류 피보전채무의 경우에는 설령 나중에 판결 등에 의하여 그 존부 및 범위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상속세에 우선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전체 상속재산에 대응하는 담세력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따라서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무와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상속재산의 담세력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그리고 저당권 등은 특정재산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피담보채무를 담보할 목적으로 성립하므로, 국내의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저당권 등은 국내의 상속재산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이에 반하여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특정재산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 않은 채 성립하므로, 저당권 등에 비하여 국내의 상속재산과의 관련성이 없거나 미약하다.특히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외국에서 성립하거나 존속하는 채무가 대부분이므로 더욱 그러하다.뿐만 아니라 비거주자의 상속인들이 부담하는 상속세는 아무리 많아도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의 가액을 초과할 수는 없다.즉 비거주자의 상속인들은 항상 국내 상속재산가액의 범위 내에서만 상속세를 부담하고, 그 상속세는 국내의 상속재산에서 우선변제가 될 수 있으므로, 담세력이 없는 납세의무자에게 상속세를 부과한다고 할 수는 없으며, 나아가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또한 상속인들이 피상속인의 거주지국에서 상속세 무제한적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차감받지 못하는 채무라도 거주지국에서는 차감받을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납세의무자에게 현저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위와 같은 사정들과 앞서 본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에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포함시키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국제적 과세권의 합리적 배분 및 적정한 과세권의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 납세의무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였다 할 수는 없다.나아가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를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할 항목으로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로 인하여 납세의무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그 불이익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얻게 되는 국제적 과세권의 합리적 배분 및 적정한 과세권의 확보라는 공익에 비하여 균형을 상실할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위반하였다 할 수도 없다.(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당해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의 상속인과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의 상속인을 차별취급하고 있는바, 이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되므로 이에 관하여도 살펴본다.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합리적 이유 없이는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평등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평등원칙이 세법 영역에서 구현된 것이 조세평등주의로서, 조세의 부과와 징수는 납세자의 담세능력에 상응하여 공정하고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의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헌재 2014. 6. 26. 2012헌바299 등 참조). 다만 조세평등주의에서의 평등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며, 따라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03. 1. 30. 2001헌바64 등 참조).
(2) 그런데 국내 소재 상속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유치권·질권 또는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와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가압류의 피보전채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담세력, 당해 상속재산과의 관련성 등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3)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도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