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2. 7. 26. 선고 2011헌마447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기소유예처분 취소: 피해자 진술, 상해진단서만으로 상해 인정의 위법성
결과 요약
-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한 기소유예처분은 수사미진 및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이를 취소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2010. 8. 28. 주점에서 술값 시비 중 피해자 도○종의 머리 뒷부분을 볼펜으로 찔러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후두부 열상 등을 가하였다는 상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음.
- 피해자는 청구인이 볼펜으로 자신을 찔렀다는 사실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일행으로부터 들었을 뿐이라고 진술함.
- 목격자 김○석, 정○례는 피해자의 일행으로 만취 상태였으며, 청구인과 대립되는 지위에 있어 객관적인 진술을 기대하기 어려움.
- 피해자가 제출한 상해진단서에는 후두부 열상만 기재되어 있을 뿐, 상처의 원인이 볼펜인지 다른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움.
- 청구인은 피해자 일행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했을 뿐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함.
- 주점 주인 최○호는 자신이 드라이버 또는 볼펜으로 피해자를 찔렀거나 긁었을 뿐, 청구인이 볼펜으로 찌른 사실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피의사실 인정의 증거 신빙성
- 피청구인은 피해자 본인의 전문진술, 피해자 일행의 진술, 피해자의 상해진단서, 현장에서 발견된 볼펜 등을 근거로 청구인의 상해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함.
- 법원의 판단:
- 피해자 도○종의 진술은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닌 전문진술이며, 목격자 김○석, 정○례의 진술은 피해자의 일행으로서 객관성이 결여되고 당시 만취 상태였으므로 신빙성이 낮음.
- 상해진단서는 후두부 열상만을 기재하고 있어 상처의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움.
- 현장에서 발견된 볼펜이 범행에 사용되었다는 주장은 일반적인 볼펜의 특성, 피해자들의 요구, 최○호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단정하기 어려움.
- 관련 형사사건(전주지방법원 2011고단797, 전주지방법원 2011노1681)에서 법원은 목격자 김○석의 진술 신빙성을 부정하고 청구인의 범행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함.
- 결론: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관련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현저한 증거판단의 잘못에 터 잡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함.
참고사실
-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최○호, 박○만, 도○종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하였음.
- 법원은 최○호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박○만, 도○종에 대해 유죄를 선고함.
검토
- 본 판결은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증거의 신빙성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줌. 특히, 피해자 일행의 진술과 같이 이해관계가 얽혀있거나, 만취 상태와 같이 진술의 정확성이 의심되는 경우, 그리고 상해진단서와 같이 객관적인 증거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범행과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함을 강조함.
-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증거의 면밀한 검토와 객관적인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판시사항
피해자 본인의 전문진술 및 피해자 일행의 진술, 그리고 피해자의 상해진단서만으로 상해 사실을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재판요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는 술값 시비로 주점 주인 및 주점 종업원인 청구인과 몸싸움을 하던 중 청구인이 볼펜으로 자신의 머리 뒷부분을 찔러 상해를 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위 사실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행으로부터 들어서 알게 된 것일 뿐이고, 사건 현장의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피해자의 일행으로서 당시 만취한 상태였으며 청구인과 대립되는 지위에 있어 정확하고 객관
적인 진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피해자가 제출한 상해진단서만으로는 피해자의 머리 뒷부분에 생긴 상처가 청구인에 의해 생긴 것인지, 볼펜으로 찔린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피해자 본인의 전문진술 및 피해자 일행의 진술, 그리고 피해자의 상해진단서만으로 청구인의 가해 사실을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에는 수사미진의 위법이나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주 문
피청구인이 2011. 5. 17. 전주지방검찰청 2011형제37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1. 5. 17. 전주지방검찰청 2011형제370호로 피청구인으로부터 상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청구외 최○호가 운영하는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2가 소재 ‘○○’라는 상호의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주방일을 하였는데, 2010. 8. 28. 02:10경 위 주점에서 청구인 및 최○호와 손님인 박○만, 도○종 일행 사이에 술값 문제로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던 중 도○종의 머리 뒷부분을 볼펜으로 1회 찍어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후두부 열상 등을 가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11. 8. 1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은 위 주점에서 술을 마신 박○만, 도○종 등 일행이 주점 주인인 최○호에게 술값 문제로 시비를 걸어 발생하였는데, 청구인은 박○만, 도○종에 의해 주점에 감금되어 일방적으로 폭행당하였을 뿐 도○종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전혀 없다.
도○종은 청구인이 볼펜으로 자신의 머리 뒷부분을 찌르는 행위를 직접 본 것이 아니라 김○석, 정○례로부터 들어서 청구인의 가해 사실을 알았다고 하고 있을 뿐이며, 목격자라고 하는 김○석, 정○례는 도○종의 일행으로서 그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김○석, 정○례는 청구인이 볼펜으로 도○종의 머리 뒷부분을 찌르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해자인 도○종은 자신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김○석, 정○례로부터 그 사실을 들어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볼펜은 앞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박○만, 도○종은 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볼펜에 대한 사진 촬영을 요구하였으며, 최○호가 드라이버 또는 볼펜으로 도○종의 머리를 찔렀다거나 드라이버와 볼펜을 손에 들었다고 진술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볼펜이 범행에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3.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청구인의 주장과 피청구인의 주장이 대립되는 부분은 청구인이 도○종의 머리 뒷부분을 볼펜으로 찔러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즉 피의사실의 존부 자체이다.
이 사건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증거로는 ① 피해자 도○종 및 목격자 김○석, 정○례의 각 진술, ② 도○종에 대한 상해진단서, ③ 범행에 이용되었다고 주장하는 볼펜이 있다.
나. 각 증거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1) 피해자 도○종 및 목격자 김○석, 정○례의 각 진술
도○종은 청구인이 볼펜으로 자신의 머리 뒷부분을 찔러 후두부 열상을 입었다고 하며, 김○석, 정○례는 청구인의 위 행위를 직접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65면, 177면, 196면, 326면, 334면).
① 그러나 청구인은 박○만, 도○종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을 뿐 이 사건 피의사실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피청구인이 청구인과 공동으로 박○만, 도○종에게 대항하였다고 본 최○호 역시 자신이 드라이버 또는 볼펜으로 박○만 또는 도○종의 머리 뒷부분을 찔렀거나 긁었을 뿐이고
(수사기록 41면, 96면, 179면, 184-185면, 292면, 305면), 청구인이 도○종을 볼펜으로 찌른 사실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97면, 310면).
② 한편, 도○종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듯이, 청구인의 이 사건 피의사실 행위는 도○종이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사건 종료 후에 김○석, 정○례로부터 들은 사실일 뿐이다. 즉, 도○종은 사건이 종료된 후 상처 치료를 위해 전주병원에 갔는데 머리 뒤쪽에 무언가로 찍힌 자국이 있어 김○석, 정○례에게 물어보았더니 청구인이 볼펜으로 찔렀다는 말을 하여 그렇게 알고 있다는 것일 뿐이다(수사기록 30면, 114면, 294면).
③ 그런데 김○석, 정○례는 박○만, 도○종과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서 당시 술자리를 같이 한 일행인바, 청구인이나 최○호와 대립되는 지위에 있어 객관적인 진술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당시 술자리는 2010. 8. 27. 저녁 8-9시경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경까지 계속되었고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등 김○석, 정○례 등 일행 모두가 술에 취한 상태였는바, 김○석, 정○례가 이 사건을 정확히 목격하여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도○종 및 김○석, 정○례의 각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2) 도○종에 대한 상해진단서
도○종은 청구인의 이 사건 피의사실 행위를 입증하기 위하여 자신의 후두부 열상에 관한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고 있다(수사기록 79면).
그런데 위 상해진단서에는 “후두부 열상”이 단순히 병명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 열상의 위치, 모양, 깊이, 정도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자료가 나타나 있지 않은바, 그렇다면 도○종의 후두부 열상이 드라이버로 인해 생긴 것인지 볼펜으로 인해 생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원인으로 인해 생긴 것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도○종이 후두부 열상을 입었다는 상해진단서만으로 도○종이 청구인에 의하여 볼펜으로 머리 뒷부분을 찔렸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3) 범행에 이용되었다고 주장하는 볼펜
피청구인은 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볼펜의 앞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수사기록 15면), 박○만, 도○종이 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볼펜에 대한 사진 촬영을 요구하였으며, 최○호가 일관되지는 아니하나 드라이버 또는 볼펜으로 박○만 또는 도○종을 찔렀다고 진술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볼펜이 범행에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헌법소원심판기록 40면).
그러나 이 사건 범행에 이용되었다고 하는 볼펜은 일반인이 흔히 이용하는 볼펜으로서 그러한 볼펜의 앞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는 점이나 피해자들이 볼펜을 범행 도구로 생각하여 경찰관에게 사진 촬영을 요구하였다는 점만으로 위 볼펜이 범행에 사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최○호가 박○만, 도○종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와중에 드라이버 또는 볼펜을 들고 대항하였다는 것은, 최○호가 아닌 청구인이 볼펜을 사용하여 이 사건 피의사실 행위를 하였다라고 하는 사실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결국 도○종의 후두부 열상은 무엇인가 뾰족한 물건에 찔렸다는 것을 가리킬 뿐 청구인이 위 볼펜으로 찔러 생긴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는 기소유예처분을 하고 최○호, 박○만, 도○종에 대하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를 한바, 법원은 최○호에 대하여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는 한편, 박○만, 도○종에 대하여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11고단797, 전주지방법원 2011노1681).
그런데 법원은 위 판결들에서 청구인이 도○종을 볼펜으로 찔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한바, 이 사건 피의사실 행위를 목격하였다는 김○석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없고 그 밖의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의 범행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하였다.
라. 소결
결국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앞에서 본 증거만으로는 청구인이 볼펜으로 도○종의 머리 뒷부분을 찔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관련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청구인에게 상해 혐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현저한 증거판단의 잘못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김종대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