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사건2010헌마482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시행규칙제3조제2호위헌확인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1. 5. 25. 카니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이하 ‘이 사건 화물자동차’라 한다)를 매수하여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하고, 2001. 9. 18.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한 후 현재까지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에 종사하여 오고 있다.
(2) 2001. 11. 30. 건설교통부령 제304호로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제3조 제2호(이하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이라고 한다)에 밴형 화물자동차의 구조요건으로 승차정원이 3인 이하일 것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04. 12. 16. 2003헌마226등 사건에서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이 2001. 11. 30.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에게 적용되는 한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여 이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내용의 한정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헌재 2004. 12. 16. 2003헌마226등, 판례집 16-2하, 580-597). 위 결정의 취지에 따라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은 2007. 2. 1. 건설교통부령 제548호로 개정되어 ‘2001년 11월 30일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등록을 한 6인승 밴형화물자동차’를 이 사건 승차정원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로 추가하여 규정하였다.
(3) 헌법재판소의 위 한정위헌결정에 따라 청구인은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에도 불구하고 6인승인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운송사업을 계속해 왔는데, 이 사건 화물자동차가 10년이 다 되어 감에 따라 이를 폐차시키고 새로운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로 교체하려고 하나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으로 인하여 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
(4) 이에 청구인은 2010. 8. 2.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을 존치하고 있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09. 12. 31. 국토해양부령 제2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호가 2001. 11. 30.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가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에 교체된 신규 차량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3조 제2호가 2001. 11. 30.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가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 교체된 신규 차량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은 ‘2001. 11. 30.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가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 교체된 신규 차량’이 위 법령조항의 적용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법률해석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령해석상 이에 당연히 포함됨을 전제로 하여 그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선해할 수 있으므로, 위 법령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헌재 2011. 7. 28. 2008헌바13, 공보 178, 1073, 1074 참조).
그리고, 청구인이 심판대상으로 삼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09. 12. 31. 국토해양부령 제203호로 개정된 것)은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시행되던 것으로 그 이후 2010. 12. 29. 국토해양부령 제319호로 위 시행규칙이 개정되었고(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제3조 제2호는 내용상의 변화는 없고 ‘동법’이 ‘같은 법’으로 표현만 변경되었다.), 청구인이 장래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에는 위 개정된 시행규칙이 적용될 것이므로, 심판의 대상조항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10. 12. 29. 국토해양부령 제319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호(이하 ‘이 사건 법령조항’이라 한다)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법령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10. 12. 29. 국토해양부령 제319호로 개정된 것) 제3조(화물자동차)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1에 따른 일반형·덤프형·밴형 및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와 견인형·구난형 및 특수작업형 특수자동차를 말한다. 이 경우 밴형 화물자동차는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구조이어야 한다.
1. (생략)
2. 승차 정원이 3명 이하일 것.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가. 경비업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같은 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호송경비업무 허가를 받은 경비업자의 호송용 차량
나. 2001년 11월 30일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
[관련조항]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화물자동차”란 「자동차관리법」제3조에 따른 화물자동차 및 특수자동차로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2.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이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및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을 말한다.
3.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경우 화주(貨主)가 화물자동차에 함께 탈 때의 화물은 중량, 용적, 형상 등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용 자동차에 싣기 부적합한 것으로서 그 기준과 대상차량 등은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한다.
4.∼9. (생략)
자동차관리법(2011. 1. 1. 법률 제10219호로 개정된 것) 제3조(자동차의 종류) ① 자동차는 자동차의 크기·구조, 원동기의 종류, 총배기량 또는 정격출력 등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구분기준에 따라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 및 이륜자동차로 구분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자동차의 종류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세분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2001. 11. 30. 이전에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화물자동차영업이 종전의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고 종전의 승차정원 제한규정도 폐지되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 후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승객의 수에 관계없이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었고, 청구인은 이러한 제도를 신뢰하여 2001. 11. 30. 이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하고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운송업에 종사하여 왔다. 청구인이 위 운송사업 등록을 할 때부터 장래 화물자동차의 증차나 교체는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일반적 사항이다.
그런데 청구인이 위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에 교체된 신규 차량에 대하여 정원제한규정인 이 사건 법령조항이 적용된다면 이는 청구인의 종전 제도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침해되고, 청구인은 10년이 지난 낡고 노후한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계속 운행할 수밖에 없어 결국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사실상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 법령조항은 주로 택시업계와 밴형 화물자동차업계 사이의 운송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마련된 것인데, 그러한 운송질서의 유지는 결과적으로 택시업계의 종전 영업범위를 보호하는 것이 되지만 국민의 운송시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들의 편법·변칙 또는 불법적인 영업은 중량제한, 여객운송행위 제한 등 다른 규제와 조정으로 얼마든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령조항이 추구하는 운송질서 확립이라는 공익과 청구인의 종전 법령에 대한 신뢰 및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해 초래되는 영업상 제한의 정도를 비교형량할 때 이 사건 법령조항은 청구인의 법적 신뢰를 과도하게 침해하므로 신뢰보호의 원칙 및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택시 운송사업의 경우에는 화물의 중량제한이나 구조, 형태에 관한 제한 없이 운송사업을 허가하는 반면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경우에는 이 사건 법령조항을 두어 승차정원을 제한하는 것은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택시 운송업자와 차별하는 것으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다. 3인 이상의 승객과 그 휴대물품을 동시에 운반할 경우에는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이용할 필요가 있어 청구인에게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로의 교체를 허용할 경제적, 사회적 필요성이 있음에도 이를 불허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법령조항의 입법연혁
1961. 12. 30. 제정된 자동차운수사업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동일한 내용으로 통일적으로 규율하면서 모두 면허제로 하였으나, 1997년 양자는 분리되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1997. 8. 30. 제정)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등록제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1997. 12. 13. 제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면허제로 하였다.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말하며, 화물자동차는 일반형, 덤프형, 밴형(지붕구조의 덮개가 있는 것을 의미함) 및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구분되고, 영업대상을 기준으로 일반화물자동차(일정 대수 이상), 개별화물자동차(1대), 용달화물자동차(소형 화물자동차)로 구분된다.
1998. 2. 이전에는 ‘밴형 화물자동차’란 이사화물 또는 이와 유사한 화물의 운송에 적합한 구조·설비를 갖춘 것을 말하였으며, 화물실 바닥면적이 승객실 면적보다 2배 이상일 것과 승차정원이 3인 이하일 것(현금, 귀금속 운송의 경우는 제외)이 요구되었다(자동차운수사업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사업용자동차구조등의기준에관한규칙 제20조, 제21조 참조). 그런데 1998. 2. 그러한 화물자동차 구조 등의 기준이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되었고, 이에 따라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가 화물자동차로 형식 승인되어 출고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는 등록요건만 갖추어 등록할 경우 운수업이 가능하였고, 화주가 동승할 경우에 있어서의 화물의 중량이나 부피, 자동차 구조상의 승차정원에 관해서 법적 규제가 없었다. 따라서 스타렉스, 카니발 등과 같은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들이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사업으로 등록한 후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하게 되었고(2001. 12. 말까지 약 8,600여대가 등록됨), 그 과정에서 화물을 소지하지 않은 승객을 운송하는 불법행위를 하거나 일상적인 소지품만 지닌 승객을 운송하는 사례가 늘어나 택시업계와 마찰이 발생하였다.
이에 건설교통부는 2001. 11. 30.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을 신설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에 대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을 반영하여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에 ‘2001. 11. 30. 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등록을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승차정원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로 추가하여 규정하였다.
2001. 11. 30. 이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하면서 화물운송업에 진입한 밴형 화물자동차 중 2005년 말까지 운행하고 있는 차량은 약 3,000대 정도이다.
나. 이 사건 법령조항의 위헌 여부
(1) 쟁점의 정리
이 사건 법령조항에 의하면 청구인은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밴형 차량으로 교체하는 경우에 승차정원이 3인승 이하인 차량으로만 교체하여야 하므로, 승차정원이 3인을 초과하는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운송사업을 할 수 있는 직업수행(영업)의 자유가 제한된다. 그리고 택시의 경우에는 구조와 형태, 화물의 중량에 제한을 두지 아니하면서 밴형 화물자동차의 경우에만 구조요건에 승차정원 제한 등을 두고 있으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도 문제가 된다.
이외에도 청구인은, 이 사건 법령조항이 3인 이상의 승객이 그 휴대물품을 동시에 운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이용할 수 없게 함으로써 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행복추구권은 밴형 화물자동차 이용자의 권리로써 청구인과는 직접적인 자기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이 사건 법령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및 신뢰보호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와 택시 운송업자와의 차별취급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직업수행의 자유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제한될 수 있고, 기본권의 행사를 통하여 타인과 사회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경제적 활동을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형성권이 인정된다( 헌재 2002. 10. 31. 99헌바76등, 판례집 14-2, 410, 433 참조).
이 사건 법령조항은 직업행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한 운송사업은 사실상 경쟁관계를 이루어 온 택시를 사용한 여객운송업자 및 이들을 이용하는 승객과 사회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따른 심사를 함에 있어서 완화된 심사를 하면 족하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방법의 적정성
이 사건 법령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밴형 화물자동차가 본래의 영업목적인 화물수송보다는 승객수송에 더 중점을 두는 영업행태를 보여 택시 운송사업의 영업범위와 중복됨으로 인하여 택시 운송업자와 사이에 분쟁이 발생함에 따라, 이러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운송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하여 밴형 화물자동차의 승차정원이 최대 3인으로 제한되어 운전자를 제외하면 2인의 승객밖에 태울 수 없게 되므로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 택시 운송사업과 중복되는 범위가 줄어들고 화물운송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 운송질서 확립을 위한 방법의 적정성도 인정된다.
(나) 최소 침해성
입법자는 공익실현을 위하여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입법목적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여러 수단 중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가장 존중하고 기본권을 최소로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하여야 하는데( 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 판례집 14-2, 219, 226), 이러한 최소 침해성 원칙을 준수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여러 수단이 존재하여야 하고, 그 선택에 있어서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권이 부여되므로 그 선택이 자의적이고 명백하게 잘못된 선택인지 여부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 구조와 형태가 유사한 택시와 밴형 화물자동차 사이에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의 범위를 명백히 확정하여 운송질서를 확립하는 수단으로는 사전적 조치로 운송의 객체에 부합하도록 차량의 구조요건을 정하는 방법, 화물자동차에 화물과 함께 화주가 탑승하는 경우에 화물 위주의 운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화물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방법, 사후적으로 고유의 영업범위를 넘어서는 영업행태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한 현행 법령을 살펴보면, 이 사건 법령조항에서는 밴형 화물자동차의 구조요건으로 승차정원을 3인 이하로 제한하고(승차정원제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3조의2 제1항에서는 밴형 화물자동차가 화주와 함께 운송할 수 있는 화물을 화주 1명당 화물중량 20kg 이상이거나 화물용적 40,000㎤ 이상으로 제한하고(화물제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0조에서는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 형태의 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함으로써(불법영업제재) 입법자는 운송질서 확립을 위하여 위 수단들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승차정원제한은 운송업자가 사전에 화물운송에 사용할 차량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여객운송에 적합하지 않은 차량을 선택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고, 화물제한은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영업을 하는 단계에서 승객을 화물과 함께 운송하는 경우에 실질적으로 화물운송이 주된 영업이 될 수 있도록 일정한 중량과 부피의 화물을 가진 승객만을 운송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며, 불법영업제재는 밴형 화물자동차가 승차정원을 초과하는 여객운송업을 한 경우에 사후적으로 형사처벌을 하는 것으로서, 위 각 수단은 그 적용시기, 대상, 방법, 제재수단 등에 차이가 있어서 서로 대체관계에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밴형 화물자동차의 구조 및 형태가 택시와 차이가 없어 밴형 화물자동차가 사실상 여객운송업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영업과정에서 화주가 소지하는 화물을 일일이 조사한다거나 불법영업을 적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인 점에 비추어 사후적인 조치로 화물제한이나 불법영업제재만으로 택시 운송업자와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자 사이의 운송질서를 확립하거나 분쟁을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음에 비해 승차정원제한은 화물자동차의 구조를 여객운송에 적합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분쟁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으므로, 화물제한이나 불법영업제재가 승차정원제한과 효과에 있어서 동일하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화물제한과 불법영업제재만으로는 분쟁의 사전예방 및 운송질서 확립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워 승차정원제한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령조항보다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다른 수단을 발견하기도 어려워 입법자가 자의적으로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수단을 명백히 잘못 선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령조항이 최소 침해성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다) 법익 균형성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하여 화물운송업자인 청구인은 승차정원 3인을 초과하는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운송업을 할 수 없어 화물을 가진 3인 이상의 승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익의 침해를 당하기는 하나, 청구인의 영업목적인 화물운송업을 그대로 영위할 수 있고 승객의 운송은 원래 화물운송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점,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은 그 대상이 여객과 화물로서 운송 시 사업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 보호하여야 할 대상이 서로 달라 이를 구분하여 규율할 필요성이 있는 점, 특히 화물의 운송목적에 맞게 제조된 화물자동차가 승객을 운송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승객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화물자동차의 여객운송에의 참여를 막을 필요성이 더 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한 공익이 침해당하는 청구인의 사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공익과 사익 사이의 비례관계가 현저하게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령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신뢰보호원칙 위배 여부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는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 입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헌재 1995. 6. 29. 94헌바39, 판례집 7-1, 896, 910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청구인이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자동차 운수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 화물자동차영업이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고 종전에 승차정원을 3인으로 제한하는 규정 및 화물자동차의 바닥면적에 대한 규정이 폐지됨에 따라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므로 청구인이 종전 법에 대하여 가졌던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운송업을 영위하는 것에 대한 신뢰는 정당한 것으로 보호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 사건 법령조항은 청구인을 포함하여 위와 같이 보호할 만한 신뢰를 가진 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2001. 11. 30. 이전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등록을 하고 당시 사용하고 있던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에 대하여는 승차정원 제한의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이를 사용하여 계속 운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나아가 위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에 신규 차량에 대하여서까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청구인의 구법에 대한 위 신뢰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그 신뢰가 영구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보호의 범위 및 방법, 보호기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신뢰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때에는 위 신뢰가 소멸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헌재 2008. 9. 25. 2007헌마233, 판례집 20-2 상, 587, 603 참조). 그런데 청구인의 위 신뢰를 보호하는 이유는 종전 법에 따라 정원제한 없이 영업할 수 있어 청구인이 그 영업을 위하여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매수하는 등 노력과 자본을 투자하였기 때문이므로, 그 보호범위도 2001. 11. 30. 이전에 청구인이 투자한 이 사건 화물자동차에 한정되고, 그 이후에 별도로 이루어지는 투자인 신규 차량까지도 보호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은 헌재 2003헌마226등 결정으로 이 사건 정원제한조항이 신설된 2001. 11. 30.부터 현재까지 약 10년간 별다른 제한 없이 3인 이상의 승객과 화물운송을 통한 영업이익을 계속 누려왔으므로 이 정도의 기간이라면 청구인이 투자한 노력과 자본에 대한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위 신뢰는 2001. 11. 30. 이전에 이미 화물운송에 사용하던 이 사건 화물자동차에 한정되고 나아가 비록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향후에 교체할 것이 예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교체 후의 새로운 차량까지도 위 신뢰의 대상에 포함된다거나 교체 후에도 헌법상 보호할 만한 신뢰가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사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교체하는 경우까지도 보호할 만한 신뢰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를 신뢰보호의 범위에서 제외하도록 정한 이 사건 법령조항이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한 청구인의 신뢰이익 침해의 정도와 이 사건 법령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청구인이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하여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새로운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로 교체하여 이를 이용한 화물운송업을 영위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게 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이미 충분한 정도의 영업이익을 누려온 점, 청구인은 3인승 이하의 밴형 화물자동차로 교체한다 하더라도 화물운송업을 그대로 영위할 수 있는 점, 3인 이상의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반하는 수요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화물자동차의 이용이 필요한 정도의 화물을 택시가 운송한다는 것은 택시의 구조 및 요금체계에 비추어 기대하기 어려워 수요자로서도 일정한 규모 이상의 화물운송을 위해서는 결국 밴형 화물자동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3인승 이하의 밴형 화물자동차로 영업을 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영업이익의 상실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의 이익침해 정도가 중하다고 할 수 없다. 반면에 여객운송용 자동차와 화물운송용 자동차는 그 특성에 따라 준수사항 및 영업형태에 차이가 있고, 각 운송업자를 규율하는 법 역시 그 입법목적과 보호이익이 상이하여 여객운송업의 경우에는 승객의 안전보호를 목적으로 승차거부행위, 여객유치행위, 합승행위, 개문발차행위 등을 제한하는 등 엄격한 준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화물운송업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화주 보호보다는 화물의 보호를 통한 화주의 간접적인 보호를 목적으로 하므로, 밴형 화물자동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여객운송용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 받을 수 있는 법적·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의 부당 여객운송행위로 인하여 여객 및 화물운송시장의 질서가 훼손됨은 물론 소비자의 피해 증가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으므로 승차정원 제한을 통하여 운송질서를 확립하려는 이 사건 법령조항의 입법목적은 중대하다( 헌재 2008. 9. 25. 2007헌마233, 판례집 20-2 상, 587, 604-605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령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청구인의 사익보다 이 사건 법령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더 중대하므로 이 사건 법령조항이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평등권 침해 여부
밴형 화물자동차와 택시는 덮개가 있는 자동차로서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점에서 구조 및 용도가 동일하면서도 밴형 화물자동차는 화물운송에 사용되고 택시는 여객운송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영업대상에 차이가 있다. 그런데 밴형 화물자동차에 대하여는 여객운송에의 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구조요건으로 승차정원제한을 두면서도 택시에 대하여는 화물운송에의 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화물제한이나 구조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양 자동차 운송업자 사이에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그러나, 일부 대형 택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택시는 여객을 위해서 좌석을 구비한 ‘승용자동차’로서 물리적 특성상 중량이나 부피가 큰 화물을 탑재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택시 운송업자가 손쉬운 여객운송 대신 화물 위주의 운송을 하고자 하는 경우란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우므로, 택시 운송업자가 여객운송업 본래의 취지에 반하여 밴형 화물자동차 운송업의 영업범위를 침해하는 경우를 예상하여 법으로 규제할 필요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헌재 2008. 9. 25. 2007헌마233, 판례집 20-2 상, 587, 606 참조). 반면에 승차정원이 3인을 초과하는 밴형 화물자동차는 물리적 구조상 승객의 탑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택시와 차이가 없고 오히려 차량의 구조가 여객운송에 적합하게 되어 있어 화물이 아닌 여객 위주의 운송을 함으로써 화물운송업의 본질에서 벗어나 택시 운송업자의 영업범위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실제로도 앞서 본 바와 같이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가 여객운송을 함으로써 택시 운송업계와 잦은 마찰이 발생하였으나 택시가 화물운송을 함으로써 화물자동차 운송업계와 마찰이 발생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택시에는 구조와 형태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밴형 화물자동차에만 구조요건으로 승차정원 제한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이강국(재판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