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취득시 대규모의 자금이동 내지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 적발이 쉽지 않은 점, 대외적 요인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구조, 자본의 불법적 유출입에 대한 감시의 필요성, 외국환거래법상의 몰수·추징의 징벌적 특성 및 부가형적인 성질 등에 비추어 볼 때, 거주자가 해외부동산을 신고하지 아니하고 취득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외에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하는 것은 신고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에 관한 경제적 유인을 억제함으로써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신고를 요건으로 하는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절차에서 취득하려는 해외부동산에 대한 자발적 신고는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므로, 그 이행을 위해서는 신고의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행위를 방지하고 그 취득에 관한 경제적 유인을 금지하여 엄격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신고의무를 해태하는 경우 일반 행정법규상의 단순한 신고 미이행 등과 같은 질서벌이 아닌 형사범으로 다루는 것 외에 신고하지 아니하고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반드시 몰수·추징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임의적 규정으로 하여서는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에 부족하다. 한편, 주형의 구체적인 양형과정에서 필요적 몰수·추징의 부가형을 참작하여 구체적 형평성을 기할 수 있으며, 법관은 주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는 부가형인 몰수·추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할 수 있어 사안에 따라 필요적 몰수·추징이 가혹할 경우에는 선고유예를 통하여 구체적 형평성을 기할 수 있다. 나아가 외국환거래법이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과 관련하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수리 여부를 결정하거나 거래 내용의 변경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이 단순히 신고라는 절차적인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완전히 자유롭게 허용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최소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거주자의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행위는 곤궁범이 아닌 이욕범이자 재정범으로 국가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재산권 등 사익이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을 통한 건전한 외국환거래질서 확립이라는 공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구 외국환거래법(1998. 9. 16. 법률 제5550호로 제정되고, 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중 ‘ 제28조 제1항 제4호 가운데 제1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자본거래를 한 자가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부동산에 관하여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및 심판대상
가. 사건개요
(1) 당해사건의 피고인인 제청신청인은, 「거주자가 외국에 있는 부동산 또는 이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지정거래 외국환은행의 장에게 신고하여 수리를 받아야 함에도, 지정거래 외국환은행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2008. 8. 1.경 미국 하와이(Hawaii)주 호놀룰루(Honolulu)시에 있는 콘도(1151 Ala Wai Blvd. Suite ○○○○, Honolulu, HI 96815)를 미화 2,623,150달러(한화 2,661,447,990원 상당)에 구입하여 외국에 있는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구 외국환거래법 제28조 제1항 제4호, 제18조 제1항 위반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단4148).
(2) 제청신청인은 1심 계속 중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자본거래를 한 자가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부동산 등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규정한 구 외국환거래법 제30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초기3691)을 하였고, 제청법원은 2010. 11. 25.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위 조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외국환거래법(1998. 9. 16. 법률 제5550호로 제정되고, 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외국환거래법’이라 한다) 제30조 중 ‘ 제28조 제1항 제4호 가운데 제1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자본거래를 한 자가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부동산에 관하여 적용되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외국환거래법(1998. 9. 16. 법률 제5550호로 제정되고, 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몰수·추징) 제27조 제1항· 제28조 제1항 및 제29조 제1항 의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가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 기타 증권·귀금속·부동산 및 내국지급수단 은 이를 몰수하며,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관련조항]
구 외국환거래법(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위반행위의 목적물의 가액의 3배가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벌금을 목적물의 가액의 3배 이하로 한다.
4. 제18조 제1항 또는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로 신고( 동조 제6항 또는 제7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를 포함한다) 하고 자본거래를 한 자
제18조(자본거래의 신고 등) ① 자본거래를 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경미하거나 정형화된 자본거래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정한 자본거래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생략
③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본거래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분에 의하여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대상으로 하거나 허가 및 신고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1.외국환업무취급기관 등이 그 업무로서 행하는 거래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거래
2.외국환중개회사 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가 중개하는 파생금융거래
3. 해외직접투자
4.거주자에 의한 비거주자로부터의 증권 또는 이에 관한 권리의 취득으로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 또는 집합투자업자가 위탁매매·중개·판매대행하는 거래
5.기타 당해 자본거래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이루어지더라도 이 법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여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한 거래
④ 제1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정한 사항 중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 및 해외부동산이나 이에 관한 권리의 취득에 대하여 기획재정부장관은 그 내용을 심사하여 신고수리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⑤ 기획재정부장관은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처리기간 내에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결정을 하여 신고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1. 신고의 수리
2. 신고의 수리거부
3. 거래내용의 변경권고
⑥ 기획재정부장관이 제5항 제2호에 해당하는 결정을 한 경우에는 그 신고를 한 거주자는 당해 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⑦∼⑧ 생략
제3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2. “거주자”라 함은 대한민국 안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개인과 대한민국 안에 주된 사무소를 둔 법인을 말한다.
18. “ 자본거래”라 함은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거래 또는 행위를 말한다.
사. 거주자에 의한 외국에 있는 부동산이나 이에 관한 권리 의 취득 또는 비거주자에 의한 국내에 있는 부동산이나 이에 관한 권리의 취득
제23조(위임·위탁 등) ① 기획재정부장관은 이 법에 의한 권한의 일부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금융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관계행정기관의 장·한국은행총재·금융감독원장·외국환업무취급기관 등의 장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에게 위임 또는 위탁할 수 있다.
구 외국환거래법 시행령(2009. 2. 3. 대통령령 제212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권한의 위임·위탁) ⑤ 법 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기획재정부장관의 권한은 이를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장에게 위탁한다.
2. 법 제18조의 규정에 따른 자본거래신고의 수리 또는 접수(기획재정부장관이 고시하는 것에 한한다)
2.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가. 외국환거래법은 해외부동산 취득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만 있으면 언제든지 해외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의 불법성은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행정법규 위반에 그 중심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몰수나 추징이 필요한 경우에 임의적으로 몰수·추징을 하더라도 외국환거래법의 입법목적 달성에 장애가 없고, 한편 해외부동산 취득행위가 단순한 미신고를 넘어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키는 행위에 이른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죄로 처벌하면서 그 도피재산에 대해 필요적으로 몰수하거나 추징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해외부동산 거래행위에 대한 신고를 단순히 업무상 착오나 과실로 해태한 경우와 같이 행위자의 책임이 경미한 경우에도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나. 형의 선고에 있어 주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하지 아니하면서 그에 부가할 추징에 대해서만 선고를 유예할 수는 없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구체적인 양형사유를 고려하지 않고 취득한 해외부동산 자체를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하고 있어, 법관으로서는 행위의 불법성이 크지 않은 경우에도 주형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부가형을 선고하여야 하거나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주형마저도 선고를 유예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는 법관의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여 범죄자의 책임의 정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게 하므로 위헌적인 법률조항이다.
3. 판 단
가.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에 관한 규제변화
(1) 규제내용의 변화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에 대한 규제는 원칙적 금지에서 허가제, 신고제로 점차 완화되어 왔다.
1961. 12. 31. 법률 제933호로 제정된 외국환관리법은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에 관하여 처음으로 규율하였는바, 같은 법 제29조에서 “거주자는 법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에 있는 부동산을 취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거주자가 투자 또는 주거 목적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였다. 1991. 12. 27. 법률 제4447호로 개정된 외국환관리법은 기존의 규제위주의 금지법 체계에서 원칙적인 자유화와 예외적인 제한 방식으로 대외거래에 관한 규율을 개편하면서 주거 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도 자본거래의 한 유형으로 포섭하여 허가제로 완화하였고( 제21조), 1995. 12. 29. 법률 제5040호로 개정된 외국환관리법은 거주자의 주거 목적 해외부동산 취득과 관련하여 일부 거래유형에 대하여 신고제를 도입하여 허가제와 신고제를 병존시켰다( 제21조).
그 후 외국환관리법이 폐지되고 외국환거래법이 1998. 9. 16. 법률 제5550호로 제정되었는데, 위 법은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과 관련하여 신고제를 원칙으로 하였다( 제18조 제1항).
(2) 형사처벌 규정
구 외국환관리법은 제정 당시부터 해외부동산 취득 금지규정을 위반한 거주자를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어 온 이래 그 법정형의 변경을 거쳐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이르고 있다.
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은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에 관한 신고의무 위반 행위에 대하여 그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5억 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위반행위의 목적물 가액의 3배가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벌금을 목적물 가액의 3배 이하로 한다)에 처하도록 하고( 제29조 제1항 제6호), 그 밖의 경우에는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규정하였고( 제32조 제1항 제3호), 2009. 2. 3. 대통령령 제21287호로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40조는 신고의무 위반으로 처벌의 대상이 되는 금액을 10억 원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1. 7. 25. 대통령령 제23041호로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40조는 형사처벌 대상자를 줄이기 위하여 형벌을 부과하는 대상이 되는 신고의무 위반의 기준금액을 5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였다. 다만, 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부칙 제3항은 이 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 등의 적용은 종전의 규정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어, 당해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법령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구 외국환거래법(1998. 9. 16. 법률 제5550호로 제정되고, 2009. 1. 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적용된다.
(3) 필요적 몰수·추징 조항
1966. 7. 28. 법률 제1799호로 개정된 외국환관리법에서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 금지의무를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외에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부동산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는 규정( 제36조의2)을 신설한 이래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내용의 변화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
(1) 거주자의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의 처벌과 필요적 몰수·추징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외국에 있는 부동산을 취득한 거주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위반행위의 목적물의 가액의 3배가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벌금은 목적물의 가액의 3배 이하)으로 형사처벌하는 외에 거주자가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몰수·추징은 범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한 형법상의 몰수·추징과는 달리 거주자의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행위에 대한 징벌의 정도를 강화하여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필요적으로 몰수하고 그 몰수가 불능인 때에는 그 가액을 납부하게 하는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그 부동산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 전부를 추징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5. 21. 선고 95도20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필요적 몰수·추징 규정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 기준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그에 대하여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죄질 및 보호법익 그리고 범죄 예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몰수·추징은 전적으로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임의적 몰수·추징의 경우도 있으나 요건이 충족되는 한 반드시 몰수·추징을 선고하여야 하는 필요적 몰수·추징의 경우도 있는바, 몰수·추징을 임의적으로 할지 아니면 필요적으로 할지는 기본적으로는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형성권도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헌법상 평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경우 헌법에 반하므로, 형의 일종인 몰수·추징도 지나치게 가혹할 경우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되어 헌법에 위반된다( 헌재 2008. 10. 30. 2008헌바11, 판례집 20-2상, 868, 881 참조).
(3)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을 포함한 자본거래는 그 거래 또는 행위의 성질상 비교적 용이하게 국제적으로 대규모 자금이동을 수반하므로 외화 수요를 증가시켜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되는 등 국제수지 불균형과 통화가치의 불안정을 초래하여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이 그 거래내용이나 진실성을 파악하기는 쉽지 아니하다.
이와 같이 해외부동산 취득시 대규모의 자금이동 내지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 적발이 쉽지 않은 점, 대외적 요인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구조, 자본의 불법적 유출입에 대한 감시의 필요성, 외국환거래법상의 몰수·추징의 징벌적 특성 및 부가형적인 성질 등에 비추어 볼 때, 거주자가 해외부동산을 신고하지 아니하고 취득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외에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하는 것은 신고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에 관한 경제적 유인을 억제함으로써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나) 침해최소성
임의적 규정으로는 법의 목적을 실현하기에 부족하고 필요적인 규정이 입법목적 달성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필요적인 제재 규정이라고 하더라도 ‘최소 침해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헌재 2002. 4. 25. 2001헌가19등, 판례집 14-1, 235, 244-246; 헌재 2003. 6. 26. 2001헌바31, 판례집 15-1, 691, 700 참조).
대외적 요인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나 규모 등 지정학적 특성에 해외부동산 취득시 대규모의 자금이동 내지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 적발이 쉽지 않은 점을 보태어 보면, 안정적인 국가경제의 운용을 위해서는 국가가 자국의 경제상황에 맞는 외국환관리를 실시할 필요가 크다. 이에 따라 해외부동산을 취득하고자 하는 거주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해외부동산 취득 후 3월 이내에 해외부동산 취득보고서를, 해외부동산 처분 후 3월 이내에 해외부동산처분보고서를, 취득부동산의 계속 보유여부의 증명 등 사후관리에 필요하여 요청받는 경우에는 수시 보고서를 지정거래 외국환은행에 각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정거래 외국환은행은 이와 같이 보고받은 해외부동산 취득·양도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신고의 내용은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불법거래, 탈세 등을 방지하고 우리 경제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여 적시에 필요한 정책대응을 모색하는 데 활용된다. 따라서 신고를 요건으로 하는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절차에서 취득하려는 해외부동산에 대한 자발적 신고는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거주자에 의한 해외부동산 취득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신고를 전제로 한 모니터링 제도의 근간이 무너져 국제적인 자본 유출입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이행을 위해서는 신고의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행위를 방지하고 그 취득에 관한 경제적 유인을 금지하여 엄격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그러므로 신고의무를 해태하는 경우 일반 행정법규상의 단순한 신고 미이행 등과 같은 질서벌이 아닌 형사범으로 다루는 것 외에 신고하지 아니하고 취득한 해외부동산을 반드시 몰수·추징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임의적 규정으로 하여서는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에 부족하다.
한편, 거주자의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행위에 대한 법정형이 그리 높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으로 부가형이 주형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환거래법상의 몰수·추징은 재산상 이익을 환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징벌적인 성격을 가지며, 행위자의 책임과 형벌의 비례관계는 주형과 부가형을 통산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주형의 구체적인 양형과정에서 필요적 몰수·추징의 부가형을 참작하여 구체적 형평성을 기할 수 있다.또한 법관은 주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하지 아니하면서 그에 부가할 추징에 대하여서만 선고를 유예할 수는 없으나( 대법원 1979. 4. 10. 선고 78도3098 판결 참조), 주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는 부가형인 몰수·추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할 수 있어( 대법원 1980. 12. 9. 선고 80도584 판결; 대법원 1978. 4. 25. 선고 76도2262 판결 참조), 사안에 따라 필요적 몰수·추징이 가혹할 경우에는 선고유예를 통하여 구체적 형평성을 기할 수 있다.따라서 부가형이 주형보다 중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 법관의 양형재량이 과도하게 제한된다거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나아가 외국환거래법이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과 관련하여 형식적으로는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수리 여부를 결정하거나 거래 내용의 변경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법 제18조 제4항 내지 제7항 참조),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이 단순히 신고라는 절차적인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완전히 자유롭게 허용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즉 거주자가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취득한 해외부동산 중에는 신고만 하면 취득할 수 있었던 경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를 하더라도 수리거부 등으로 취득하지 못하였을 경우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청구인은,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생한 수입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해외부동산을 몰수·추징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하나, 대한민국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개인 등이 외국에서 얻은 수입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하였다 하여도 국가가 외환에 관한 일련의 자금흐름을 유기적으로 파악하여 감독하기 위하여는 이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해외부동산을 몰수·추징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를 지나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결국 위 법률조항은 침해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다) 법익균형성
거주자의 미신고 해외부동산 취득행위는 곤궁범이 아닌 이욕범이자 재정범으로 국가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재산권 등 사익이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의 안정을 통한 건전한 외국환거래질서 확립이라는 공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없다.(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