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사건2009헌마538 공무원임용령부칙제2조제1항등위헌확인
청구인권○영외 18인 (대리인 법무법인 ○평지성 담당변호사 ○○○○ ○○)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하여 현재 경찰청 내 일반직공무원 7급 내지 9급으로 재직하고 있는 자들이다. 그런데 2009. 9. 8.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정원조정에 따른 일반직 특별채용에 관하여 특례를 규정한 공무원임용령(2009. 9. 8. 대통령령 제21717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6항이 시행되었다.
그러자 청구인들은 일반직공무원의 정원이 크게 증가하게 되어 기존의 일반직공무원인 청구인들의 승진기회가 종전보다 제한되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되고, 채용과정이 상이한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인 청구인들을 동일한 일반직공무원으로 취급하게 됨으로써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09. 9.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공무원임용령(2009. 9. 8. 대통령령 제21717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6항(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공무원임용령(2009. 9. 8. 대통령령 제21717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조(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정원조정에 따른 일반직 특별채용에 관한 특례) ① 이 영 시행 당시 중앙행정기관(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제2조 제1호에 따른 중앙행정기관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 재직 중인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은 해당 기관의 직제 개정 후 특별채용시험을 거쳐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정원이 감축됨에 따라 증원되는 일반직공무원 등으로 특별채용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직제의 개정으로 증원되는 일반직공무원 직위에는 해당 중앙행정기관 일반직공무원의 초과 현원에 관계없이 해당 중앙행정기관의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 중에서 특별채용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른 특별채용시험 합격자 수가 제1항에 따른 직제 개정으로 증원된 일반직공무원 직위의 수에 미달하여 기능직공무원의 초과 현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현원이 정원과 일치될 때까지 그 초과 현원에 상응하는 정원이 해당 중앙행정기관에 따로 있는 것으로 본다.
④ 제1항에 따른 특별채용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일반직 임용예정 직급에 상당하는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으로 해당 중앙행정기관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사람은 제16조 제1항 제6호 및 [별표 3]의 특별채용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
⑥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공무원임용시험령」 제28조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장관이 각 기관의 균형적인 인사 운영을 도모하고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과 능력 개발을 위하여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항에 따른 특별채용시험에 있어서 그 응시자격의 제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관련조항]
국가공무원법(2009. 2. 6. 법률 제9419호로 개정된 것) 제28조(신규채용) ① 공무원은 공개경쟁 시험으로 채용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특별채용시험으로 공무원을 채용할 수 있다.
1.~6. 생략
7.일반직공무원을 기능직공무원으로,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경우와 지방공무원을 그 직급에 해당하는 국가공무원(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직위와 곤란성과 책임도가 유사한 직위의 국가공무원을 말한다)으로 임용하는 경우
이하 호 생략
공무원임용령(2009. 9. 8. 대통령령 제21717호로 개정된 것) 제16조(특별채용의 요건) ① 법 제2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특별채용을 하고자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여야 한다.
1.~5. 생략
6. 법 제28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려는 경우에는 임용 예정직과 관련 있는 직무에 6개월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6개월 이상의 교육훈련 또는 전문적인 학교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별표 3에 규정된 임용예정 계급별 최저 근무연수에 도달한 사람이어야 한다.
[별표 3] 〈개정 2009. 9. 8.〉
특별채용 시의 임용예정 계급별 최저 근무연수( 제16조 제1항 제6호 관련)
특별채용시 임용예정 계급 최저 근무연수 6급 기능직 기능6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해당 계급에서 1년 이상 재직 중인 사람 7급 기능직 기능7급 공무원으로서 해당 계급에서 1년 이상 재직 중인 사람 8급 기능직 기능8급 공무원으로서 해당 계급에서 1년 이상 재직 중인 사람 9급 기능직 기능9급 공무원으로서 해당 계급에서 1년 이상 재직 중인 사람 기능직 기능10급 공무원으로서 해당 계급에서 2년 이상 재직 중인 사람
비고: 기능직 기능9급 공무원을 9급 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는 경우의 최저 근무연수는 기능직 기능10급 공무원으로 재직한 근무연수를 합산한다.
부 칙
제2조(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정원조정에 따른 일반직 특별채용에 관한 특례) ⑦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공무원임용시험령」 제30조 제1항 제1호에도 불구하고 제1항에 따른 특별채용시험 필기시험의 합격 결정은 각 과목 만점의 40퍼센트 이상, 전 과목 총점의 60퍼센트 이상 득점한 사람 중에서 점수가 높은 사람부터 차례로 선발예정인원의 150퍼센트의 범위에서 제3차시험 응시자 수 등을 고려하여 합격자를 결정한다. 이 경우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대해서는 본인이 응시요건을 갖추어 응시하는 다음 회의 시험에서만 필기시험을 면제한다.
⑧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제1항에 따른 특별채용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공무원임용시험령」 제3조 제2항과 제3항에도 불구하고 특별채용시험 실시권을 소속 기관의 장 또는 그 소속 기관의 상급 기관의 장에게 위임할 수 없고, 다른 시험 실시기관의 장 또는 민간기관과 공동으로 실시할 수 없으며, 행정안전부장관을 제외한 다른 기관에 위탁할 수 없다.
공무원임용시험령(2009. 9. 10. 대통령령 제21721호로 개정된 것) 제3조(시험실시기관 등)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험은 행정안전부장관이 실시하고, 그 밖의 시험은 「공무원임용령」 제2조 제3호에 따른 소속 장관(이하 "소속 장관"이라 한다)이 「공무원임용령」 제8조에 따라 수립한 인력관리계획에 따라 실시한다. 다만, 소속 장관이 「국가공무원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8조 제2항 제3호에 따른 특별채용시험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그 필요성, 시험방법 등에 관하여 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중앙인사관장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1.5급 이상 공무원의 공개경쟁채용시험 및 5급 공무원에의 승진시험
2.교정·보호·검찰사무·마약수사·출입국관리·행정·세무·관세·사회복지·감사·공업(일반기계·전기·화공 직류를 말한다)·농업(일반농업 직류를 말한다)·시설(도시계획·일반토목·건축·교통시설·도시교통설계 직류를 말한다)·전산 직렬의 6급 이하 공개경쟁채용시험
3. 외무공무원의 공개경쟁채용시험
제25조(6급 이하 및 기능직 등의 공개경쟁채용시험의 합격 결정) ① 6급 이하 공개경쟁채용시험 등의 제1차시험에서는 각 과목 만점의 40퍼센트 이상 득점한 사람 중에서 선발예정인원의 5배수의 범위에서 시험성적을 고려하여 점수가 높은 사람부터 차례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② 6급 이하 공개경쟁채용시험 등의 제2차시험( 제2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제1차시험과 제2차시험을 병합하여 실시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서는 각 과목 만점의 40퍼센트 이상 득점한 사람 중에서 전 과목 총득점이 높은 사람부터 차례로 선발예정인원의 150퍼센트의 범위에서 시험성적 및 제3차시험 응시자 수 등을 고려하여 합격자를 결정한다. 다만, 제24조 제4항에 따라 제3차시험에서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을 모두 실시하는 경우에는 선발예정인원의 2배수의 범위에서 합격자를 결정할 수 있다.
제28조(특별채용시험 응시자격의 제한) 동일 요건에 따른 동일 직급의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특별채용시험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응시자격은 3회로 제한하며, 특별채용시험의 제1차시험 또는 제2차시험(5급 이상 공무원 및 5등급 이상 외무공무원의 경우에는 제1차시험만 해당된다)에서 1과목 이상이 만점의 40퍼센트 미만을 득점하여 불합격된 경우에는 제1차시험 응시일부터 6개월 이내에는 동일 요건에 따른 동일직급의 특별채용시험에 다시 응시할 수 없다.
제30조(특별채용시험의 합격 결정) ① 특별채용시험의 합격 결정은 다음 각 호에 따른다.
1.제1차시험 및 제2차시험은 각각 각 과목 만점의 40퍼센트 이상, 전 과목 총점의 60퍼센트 이상 득점한 사람을 합격자로 한다. 다만, 제29조 제4항에 따라 제1차시험과 제2차시험을 병합하여 실시하는 경우에는 각 과목 만점의 40퍼센트 이상, 전 과목 총점의 60퍼센트 이상 득점한 사람을 합격자로 한다.
이하 호 생략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공무담임권 침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적공무원으로 특별채용 하는 특례를 규정한 것으로서, 임용예정계급별 최저 근무연수를 완화하고 응시자격 제한에 관한 법률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는 등 그 채용요건을 완화하여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의 전환을 용이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경찰청의 경우 일반직공무원의 현원은 약 100명인 반면, 기능직공무원의 현원은 약 2,300명이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일반직공무원으로 전환될 경우 상위 직급의 결원을 보충할 승진대상자에 포함될 하위 직급 인원이 23배 정도 증가하게 되어 청구인들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거의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승진기대권인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
(2) 평등권 침해
(가) 경찰청 이외의 다른 부처의 일반직공무원의 경우는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숫자가 다수를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청구인들과 같이 승진기대권이 심각하게 박탈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러한 부처별 차이를 반영하지 아니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은 ‘경찰청 이외의 다른 부처에 근무하는 일반직공무원’과 비교하여 평등권이 침해된다.
(나) 경찰청 내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현재 업무와 일반직공무원의 행정직 업무는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채용시험보다 난이도는 낮은 반면 합격률은 높은 특별채용시험으로 다수의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인 청구인들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서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함으로써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행정안전부장관의 의견요지
(1) 소송요건에 관한 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 전환을 시원적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규정 이전에도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임용령 조항에 따라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여 왔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권리의무를 새로이 변동시키는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반드시 일정한 만큼의 사무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전환하도록 명령하는 것도 아니다. 즉, 각 부처에서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 전환 여부, 전환 직렬, 전환 직급, 전환 시기 등 모든 사항을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각 부처의 특별채용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직접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볼 수 없어 직접성 요건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공무담임권 침해에 관한 의견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승진기대권이라는 것은 공무담임권에서 파생된 권리도 아니고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도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기능직공무원이 일반직공무원으로 전환되는 정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임용절차상의 특례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승진기대권과도 관련이 없다.
비례의 원칙과 관련하여, 행정안전부 예규 등을 통하여 기능직공무원의 재직기간은 경력평정에서 6할만 인정하고, 사무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 전환 인원을 사무 기능직공무원의 1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승진기대권을 최소화하는 방안들을 이미 시행하고 있기에 승진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3) 평등권 침해에 관한 의견
각 부처의 6급 이하 공무원은 서로 다른 임용권자가 임용한 공무원으로서 각각 다른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업무환경과 인사정책 등에 따라 각 부처의 승진기회에 차이가 있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다.
또한 사무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은 실제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다르게 취급하여 왔던 것으로서, 오히려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을 시정하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경찰청장의 의견요지
(1) 공무담임권 침해에 관한 의견
경찰청의 경우 타 부처와는 달리 8급 이하의 비율이 월등히 높아 6, 7급으로의 심사승진이 매우 어려운 구조로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규정 이전에도 이미 승진적체현상은 구조적으로 고착되어 있었다. 오히려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전환하게 되면 정원이 증가하여 승진기회가 더 많아지게 된다. 또한 일반직공무원으로 전환된 기능직공무원의 경우 승진소요최저 연수를 채워야 하고 경력평정 점수도 기존 일반직공무원보다 낮기 때문에 실제로는 청구인들의 승진기대권이 침해되지 않는다.
가사 청구인들의 승진기대권이 일부 제한 받는다고 하더라도 정부정책의 신뢰도와 경찰청 인력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평등권 침해에 관한 의견
행정환경 변화로 말미암아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의 업무 구별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고 본질적으로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므로, 기능직공무원을 전환하여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것을 두고 다른 것을 같이 취급한다고 볼 수 없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헌법소원 대상성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른 대법원의 명령·규칙에 대한 최종심사권은 구체적인 소송사건에서 명령·규칙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었을 경우 법률과는 달리 헌법재판소에 제청할 것 없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명령·규칙 그 자체에 의하여 직접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근거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헌재 1996. 4. 25. 95헌마331, 판례집 8-1, 465, 469-470).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규정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서의 공권력이란 입법권, 행정권 등 모든 공권력을 말하는 것으로서 행정부에서 제정한 명령·규칙도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일 때에는 모두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헌재 1997. 6. 26. 94헌마52, 판례집 9-1, 659, 667-668).
따라서 행정부에서 제정한 대통령령의 일부 조항인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도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 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비록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으로의 전환 여부를 각 부처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는 하나, 청구인들이 다투는 것은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으로의 전환 시의 특별채용요건의 완화 내지는 응시자격 완화 등을 다투는 것인바, 이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직접 규율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자체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 2000. 6. 29. 98헌마36, 판례집 12-1, 869, 875-876; 헌재 1996. 4. 25. 95헌마331, 판례집 8-1, 465, 471 참조).
나. 기본권 침해가능성
(1) 공무담임권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하여 공무담임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공무담임권이란 입법부, 집행부, 사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공공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직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현실적으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이 공무담임에 관한 자의적이지 않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음을 의미하는바,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이나 권한(직무)의 부당한 정지도 포함된다( 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등, 판례집 14-2, 219, 224; 헌재 2005. 5. 26. 2002헌마699등, 판례집 17-1, 734, 743 참조). 다만, ‘승진시험의 응시제한’이나 이를 통한 승진기회의 보장 문제는 공직신분의 유지나 업무수행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단순한 내부 승진인사에 관한 문제에 불과하여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헌재 2007. 6. 28. 2005헌마1179, 공보 129, 787, 787).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으로의 전환이 용이하게 되어 일반직공무원의 정원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8급이나 7급과 같은 상위직급으로 승진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박탈됨으로써 공무담임권의 내용인 승진기대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공무원으로서의 업적을 평가하는 ‘기준’이 바뀐 것도 아니고 청구인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청구인들은 일반직공무원의 정원이 증가하여 승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을 다투고 있으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승진가능성이라는 것은 청구인들의 공직신분의 유지나 업무수행과 같은 법적 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불과하여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청구인들에게 승진기회 자체는 법적으로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고, 비록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으로의 전환으로 인하여 일반직공무원의 정원이 증가함으로써 승진경쟁이 치열하게 되어 사실상 승진기회 내지 승진확률이 축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하여도 그러한 불이익은 사실상의 불이익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헌법상 공무담임권 침해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다.
(2) 평등권
(가) 다른 부처의 공무원과의 비교
평등권은 당해 공권력의 행사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고 있는 경우에 침해가 발생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경찰청 이외의 다른 부처의 일반직공무원의 경우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숫자가 다수를 점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청구인들과 같이 승진기대권이 심각하게 박탈되지 아니하는바, 이러한 부처별 차이를 반영하지 아니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경찰청 이외의 다른 부처에 근무하는 일반직공무원’과 비교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국가공무원법 제32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각 부처의 장관은 6급 이하 공무원에 관한 모든 임용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어 각 부처의 6급 이하 공무원은 서로 다른 임용권자가 임용한 공무원일 뿐만 아니라, 각 부처는 업무환경, 인사정책,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의 업무실태 및 공무원의 정원 등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각 부처의 장관은 위와 같은 모든 점들을 종합하여 임용권을 행사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승진에 대한 기대 내지 승진확률이 각 부처별로 다른 것은 불가피한 결과인 것이다. 나아가 공무원 정원은 각 부처의 능률적인 운영을 기하기 위하여 가변적일 수 있는 점, 승진이 업무평정 내지 능력 실증의 결과로서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들이 말하는 소위 승진기대권 자체를 모든 부처의 일반직공무원 개개인에게 동등하게 부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소속 부처를 달리하는 청구인들은 승진기대에 관하여 다른 부처의 일반직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가사 다른 부처의 일반직공무원에 비하여 승진확률이 더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차별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
(나) 경찰청 내 기능직공무원과의 비교
평등의 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판례집 8-2, 680, 701; 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판례집 13-2, 714, 727).
그런데 청구인들은 경찰청 내 기능직공무원의 업무와 일반직공무원의 업무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며, 채용과정에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전환하여 일반직공무원으로 취급하는 것은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경찰청 내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은 당초 타자, 필경, 제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임용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 진행된 행정전산화와 컴퓨터 등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과거 타자나 교환 업무는 그 필요성이 없어진 반면, 대부분의 일반직공무원이 기본적인 정보화 능력을 갖추게 되어 기능직공무원은 일반행정업무를 상당 부분 담당하게 되었고, 오늘날 행정현장에서는 일반행정직렬 공무원과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은 거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공무원으로의 전환은 특별채용시험이기는 하나 실제로는 시험실시기관, 합격 결정의 방법 등이 공개경쟁채용시험과 매우 유사하다.
특히, 1981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하면서 공무원을 경력직공무원과 특수경력직공무원으로 구분하고, 경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특정직공무원·기능직공무원으로 구분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때부터 이미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은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그 신분이 보장되며 평생토록 공무원으로 일할 것이 예정되는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아, 일반직공무원이 기능직공무원으로 또는 기능직공무원이 일반직공무원으로 상호 임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국가공무원법 제28조 제2항 제7호).
이와 같이 경찰청 내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과 행정직렬 일반직공무원의 담당 업무와 그 기능이 동일한 점, 일반직공무원으로서의 채용 요건도 경쟁채용시험으로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점, 국가공무원법에 의하여도 본질적으로 같은 공무원이라는 전제하에 그 전환이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경찰청 내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경찰청 내 사무직렬 기능직공무원을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하여 일반직공무원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아니한 것을 같게 취급하고 있는 것이므로 차별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가능성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다음 5.와 같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별개의견
가.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승진기대권’ 내지 ‘승진기회의 보장’은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이 아니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공무담임권이 침해될 여지가 없고, 경찰청 내 사무직렬의 기능직공무원과 행정직렬의 일반직공무원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므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것을 같게 취급하고 있는 이상 그 차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며,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다수의견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 점에 대하여는 그와 입장을 같이 하나, 다만 그에 이른 이유 중 경찰청 내 사무직렬의 기능직공무원과 행정직렬의 일반직공무원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라고 한 부분에 대하여는 견해를 달리하므로 이에 관해 다음과 같은 별개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나. 평등권이 침해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 비교집단 자체의 내재적 특성이나 직무의 특수성 등 물리적인 성격이나 현실적인 측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비교대상과 관련된 헌법규정 및 당해 법률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규범적인 해석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판례집 8-2, 680, 701; 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판례집 13-2, 714, 727-728 등).
따라서 비교집단 사이에 직무 자체의 특성이나 현실적인 업무영역 및 기능 등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 유사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그 비교집단과 관련된 헌법규정이나 법률규정 등에 대한 규범의 해석상 비교대상이 되는 집단을 이질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그 비교집단은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판단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침해된 평등권의 구체적인 내용과 무관하게 비교집단의 보편적·일반적인 측면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당해 사건에 있어 차별취급이 문제로 된 이유나 평등한 대우가 요청되는 구체적인 영역에 한정해 본질적으로 동일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헌재 2008. 12. 26. 2007헌마444, 판례집 20-2하, 820, 833 등 참조).
다. 이 사건에 있어 청구인들은 경찰청 내부의 ‘승진기대권’이 침해되는 것을 지적하고 있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평등권의 침해 문제도 결국 그 ‘승진기대권’에 있어서의 불합리한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은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의 해석상 비교집단이 가지는 승진구조 및 계급체계에 있어 어떤 동질성 내지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가공무원법상 일반직공무원과 기능직공무원은 모두 경력직이라는 데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① 각기 담당하는 업무의 영역이 서로 구별되고(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2항), ② 기능직공무원은 일정한 직급 이하의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가지는 고위공무원단을 구성할 수 없고( 국가공무원법 제2조의2 제2항), ③ 계급체계도 일반직공무원은 1급부터 9급까지인 데 반해 기능직공무원은 기능1급부터 기능10급으로 구분되며, ④ 일반직공무원에 비해 기능직공무원은 임용권을 위임할 수 있는 직급의 범위가 좀 더 제한되며( 공무원임용령 제5조), ⑤ 공무원이 승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재직연수(승진소요 최저연수)도 양 비교집단 사이에 명백히 구분되고( 공무원임용령 제31조), ⑥ 특별승진임용에 필요한 승진소요 최저연수에 있어서도 일반직공무원과 기능직공무원을 달리 취급하고 있으며( 공무원임용령 제35조의2 제2항), ⑦ 채용시험에 있어서도 기능직공무원은 일반직공무원과 달리 담당할 직무의 내용에 따라 소속 장관이 그 과목을 정하되, 그 직무와 관련된 것을 포함해 2과목 이상으로 해야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공무원임용시험령 제7조 제2항).
라. 위와 같은 법령규정 등을 종합해 보면, 일반직공무원과 기능직공무원은 승진구조 및 계급체계에 있어 서로 명백히 다르다 할 것이므로, 위 두 집단을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집단이라 할 수 없고, 이와 같이 두 비교집단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설령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① 그 비교집단이 현실적으로 담당하는 업무 및 그 기능에 있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측면이 있고, ②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될 수 있으며, ③ 국가공무원법상 같은 경력직공무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점만으로는 이 사건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마. 그러나 위와 같이 이 사건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다 하더라도, 평등권이 침해되는지 여부에 관해 본안에 나아가 판단하기 위해서는 평등원칙 위반으로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인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승진기대권’은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이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 할 수 없고, 또한 평등권 침해에 관한 청구인들의 주장은 승진기대권 내지 공무담임권에 관한 주장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청구인들에게 그런 기본권이 존재함을 전제로 승진에 있어서의 불합리한 차별을 문제로 삼고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평등권이 침해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공무담임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승진기대권’이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경찰청 내의 기능직공무원과 일반직공무원 집단 간의 승진구조 및 계급체계에 있어 있을 수 있는 ‘차별의 효과’ 내지 ‘차별로 인한 불이익’은 법적으로 보호되지 않는 사실상의 불이익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평등권의 영역에 있어서도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별지] 청구인 명단:생략]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