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
피청구인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8형제136378호 청구인에 대한 의료법위반 사건에 관하여 2008. 11. 26. 결정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성형외과병원 의사로서, 2006. 6. 23.경부터 2007. 3. 중순경까지 병원 홈페이지에 ‘다크서클-치료 방법’을 광고하면서 ‘눈 결막을 절개하여 지방을 제거하고, 그 수술은 10분에서 15분 정도로 매우 간단하며 흉터가 하나도 없는 장점이 있다.’는 취지의 문안을 게재하여(이하 ‘이 사건 광고’라 한다) 의료법위반으로 경찰에 고발되었다가, 이를 수사한 피청구인이 2008. 11. 26. 이 사건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으로 의료법에 위반되나, 그 위법의 정도가 경미하고 고발 이후 이를 삭제하였다며 기소유예처분을 하자(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8형제13637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2009. 2. 26.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이 사건 광고는 ‘눈꺼풀 안쪽 결막을 절개하여 지방
을 제거하는 수술이므로 수술 방법의 특성상 피부 밖으로는 수술부위 상처가 보이지 않아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사실과 일치하여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없는 것인데도, 피청구인은 그 내용 중 ‘피부 밖으로는’ 부분을 간과한 나머지 사실을 오인하여 청구인에 대한 의료법위반의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였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에는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으므로,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았다.
3. 판 단
가. 수사 경과 및 증거 관계
(1) 이 사건 광고의 내용
본래 위 병원 홈페이지에 게재되었던 이 사건 광고는, “눈 밑에 지방이 많이 나오는 경우에는 나이가 젊을 때 눈 아래 결막을 이용하여 지방을 제거함으로써 굉장히 간단하면서 효과적으로 다크서클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수술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무통마취를 통해 이루어지며 눈결막을 절개하여 지방을 제거하게 됩니다. 수술은 10분에서 15분 정도로 매우 간단하며 ‘밖에’ 흉터가 하나도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라는 내용이었고, 이 사건 광고 바로 하단에는 ‘수술 후 주의사항’으로 “수술 후에 피부 밖에는 상처가 없기 때문에 세수나 화장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은 금방 할 수 있고 붓기는 2-3일 정도 지나면 많이 가라앉게 됩니다. 이 수술은 밖으로 흉터가 없어서 수술을 했는지 안 했는지 조차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방을 제거하는 경우에는 밖에 있는 피부가 남아서 탄력이 없어 잔주름이 생길 확률이 있습니다.”라는 내용 등이 게재되어 있었다.
(2) 청구인의 변소 내용
청구인은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일관하여, 이 사건 광고를 게재한 사실은 있으나, 다크써클에 대한 수술 방법 중 결막접근법은 눈 안쪽의 결막을 마취하고 이를 절개한 후에 아래 눈꺼풀 당김기를 통해 절개된 부분을 연장하여 필요한 양의 지방을 제거하고 실로 봉합하는 방법인데, 이 방법은 외부에 반흔이 없고 눈둘레근이나 안와사이막을 절개하지 아니하여 피부 외부에 흉터가 생길 수 없는 수술법이고, 또 이 사건 광고는 위와 같이 바깥 피부에 수술 흉터나 흔적이 생길 수 없는 수술법인 결막접근법을 소개한 것에 불과하며, 그와 같은 결막접근법에 의할 경우 이 사건 광고 내용대로 피부 외부에 흉터가 생길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아니라고 하여, 의료법위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3) 의학전문 학술지 등에 소개된 결막접근법의 장점
그런데 대한안과학회지나 안면부 미용성형 수술 방법에 관한 의학전문 자료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아래 눈꺼풀 성형술은 피부접근법과 결막접근법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피부접근법은 ① 외부에 반흔이 남고, ② 수술 후 아래 눈꺼풀 후퇴나 눈꺼풀 겉말림 등의 합병증이 빈발하며, ③ 또한 외안각의 둥글어짐이 있을 수 있으나, 결막접근법은 ① 외부에 반흔이 없고 ② 눈둘레근이나 안와사이막을 절개하지 않아 아래 눈꺼풀의 위치와 윤곽을 유지함으로써 아래 눈꺼풀 후퇴나 눈꺼풀 겉말림 등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③ 과잉 피부가 없는 경우 외부 절개를 피할 수 있고, 안륜근이 원상태로 유지되므로 대부분의 하안검 성형술에서 선호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④ 성형외과 의사로 하여금 미적인 목적을 달성하도록 함과 동시에 안검의 잘못된 배치나 눈에 띌 수 있는 피부의 흉터 등의 문제들이 발생할 빈도를 줄일 수 있어, 특히 눈꺼풀 피부에 흉터가 남지 않기를 특별히 요구하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수술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나.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광고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함에 있어 이 사건 광고 내용 중 다크서클에 대한 치료 방법에 관해 ‘흉터가 하나도 없는 장점이 있다’고 한 부분을 문제 삼아 청구인이 의료소비자에 대해 피부에 흉터가 남지 않는 치료효과를 보장할 수 없음에도 그와 같이 광고한 것은 허위의 과장광고를 금지하는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그러나 청구인의 변소 내용과 이에 부합하는 자료들,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은 의학전문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광고는 다크서클을 제거하는 수술 방법 중 하나인 결막접근법을 소개한 것으로서, 이는 그 기술적 성격상 아래 눈꺼풀 피부의 외부에 어떤 수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개발되어 의료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수술 방법이고, 청구인은 이 사건 광고 당시 눈결막을 절개하여 지방을 제거하는 수술 방법인 결막접근법을 소개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와 같은 수술 방법에 의할 경우 아래 눈꺼풀의 외부, 즉 바깥 피부에는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다고 광고하였을 뿐, 수술 부위, 즉 아래 눈꺼풀의 내부 피부(결막)나
이를 포함한 아래 눈꺼풀 피부 전체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취지의 광고를 한 바는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광고는 어디까지나 위와 같은 결막접근법의 특징이나 장점을 그대로 설명한 것에 불과하고, 결막접근법으로 수술을 한 후 아래 눈꺼풀 바깥 피부에 반흔이나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 사건 광고는 실제로도 사실과 부합하는 것이거나 결막접근법을 통한 수술 방법과 일치하는 의료광고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광고를 두고 피청구인이 판단한 것처럼 치료효과가 보장된다는 내용으로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광고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4)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에 대한 혐의사실을 인정할지를 판단함에 있어 경찰의 수사 결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직접 청구인을 소환해 조사하거나 의료전문기관에 조회해 보는 등 방법을 통하여, 청구인의 변소와 같이 이 사건 광고에서 소개한 결막접근법으로 수술이 이루어질 경우 과연 아래 눈꺼풀 피부 바깥 부분에 어떠한 수술의 흔적이나 흉터도 생기지 않는지에 관해 좀 더 밝혀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다하지 않은 채 의료법위반의 혐의를 인정하고 이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수사미진 등의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다음 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사실관계의 인정과 법률의 해석·적용을 그르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그 취소의 헌법적 근거에 관하여 다른 의견을 표시한다.
기소유예처분은 피의자의 범죄 혐의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처분으로서 피의자의 명예와 사회생활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도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무죄임을 주장하여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의 단심(單審) 판단에 의하여 유죄로 결정되고 만다. 이는 형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절차가 마련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한 절차”가 미비된 것이고, 범죄 혐의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가 “법관에 의한 재판”에 의하여 무죄를 밝힐 수 있는 재판청구권(헌법 제27조 제1항)을 부인한 채 유죄라고 단정하여 명예를 저하시키는 점에서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위헌성은 이 사건과 같이 피의자의 무죄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불복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복할 수 없는 경우에 현실화되어 피의자의 재판청구권을 구체적으로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무죄를 주장하고 그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하여 불복하여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불복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경우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이 허용된다고 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불복절차가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소원은 헌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구제수단으로서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적 평가에 그치는 것이 원칙이고,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한 불복사유를 모두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인격권(명예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외에,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마련하게 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을 적용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적법한 절차’ 부분) 과 제27조 제1항(‘법관에 의한 재판’ 부분)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