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1) 헌법 및 헌법재판소법의 규정상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고, 헌법의 개별규정 자체는 헌법소원에 의한 위헌심사의 대상이 아니므로, 헌법의 개별규정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며,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우선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청구인이 당해 소송법원에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하지 않아서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추가한 경우 그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3) 또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법원에 법률의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여 그 신청이 기각된 때에만 청구할 수 있고, 위 헌법소원의 대상인 ‘법률’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 및 그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 명령을 말하므로, 이러한 법률이 아닌 사항들에 대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나. 헌법재판소는 1992. 6. 26. 91헌가8등 결정(판례집 4, 323-342)에서 법 제240조 제2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 법 제240조 제2항이 보증인 등을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 등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회사정리절차에서 정리채권자 등에 비하여 보증채무자 등을 차별하여 불이익하게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회사정리절차상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제도의 목적, 정리계획의 성립형식상의 특성 및 정리절차에 있어서 정리채권자 등과 보증인 등의 이해조정 등의 모든 관점에서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형평성 등의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으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재산권 보장이나 일반적 법률유보에 관한 헌법조항에도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한 바 있는데, 이 사건에 있어서도 위 결정과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일부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 중 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이미 청구인의 청구에 의하여 2006. 2. 23. 선고 2004헌바87등 결정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심판하였으므로, 그 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법 제39조 소정의 “동일한 사건”인지의 여부는 심판의 종류에 따라 다시 심판할 필요가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대상으로 삼는 심판에서는, 당사자나 재판의 전제가 되는 당해 사건의 여하에 따라 심판의 목적이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인 법률조항과 헌법적 쟁점이 동일하면 동일한 사건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그런데 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하여 2004헌바87등 결정에서 심판한 쟁점과 이 사건 헌법소원의 쟁점은 동일하고, 청구인도 같으며, 종전에 판시한 견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중 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한 부분도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
1.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4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화학 주식회사(이하 ‘○○화학’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청구외 한국산업은행과 청구외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농협중앙회’라 한다)는 ○○화학에 대하여 대출금 등 채권을 가지고 있던 금융기관들인바, 청구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청구외 대한민국, 한국산업은행, 농협중앙회(이하 ‘청구외인들’이라 한다)를 상대로, 청구외인들이 공모하여 ○○화학의 부도 및 청구인의 형사처벌 등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로 인하여 청구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003가합45873).
(2) 청구인은 위 손해배상청구소송 계속 중, 한국산업은행법, 정리법원이 경기화학을 장악한 행위의 위헌확인,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회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71조 제1항, 제240조 제2항, 재판제도와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심판제도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42조, 형사소송법 제246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본문 중 ‘확정된 종국판결’ 부분, 같은 항 단서, 제456조 제1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8조 제1항 등이 청구인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위 법원에 위헌제청신청(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카기7806, 2005카기7807, 2006카기3709, 2006카기4049, 2007카기197)을 하였는데, 위 법원이 2007. 2. 6.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한 신청을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들에 대한 신청을 재판의 전제성이 없거나, 법률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모두 각하하자, 2007. 4.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여러 법률조항들과 각종 공권력 작용 등에 대하여 망라적으로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를 중심으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107조
(나) 법률조항들에 대한 부분
① 회사정리법 제110조 제1항 단서, 제173조의2 제2항, 제240조 제2항, 제271조 제1항(이하 ‘회사정리법 조항들’이라 한다), ② 한국산업은행법, ③ 헌법재판소법 제39조, 제41조, 제42조, 제68조 제1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이하 ‘헌법재판소법 조항들’이라 한다), ④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⑤ 형사소송법 제246조, ⑥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본문 중 ‘확정된 종국판결’ 부분, 같은 항 단서, 제456조 제1항, ⑦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8조 제1항, ⑧ 국세기본법 제52조
(다) 헌법과 법률조항들 외의 사항들(이하 ‘그 밖의 사항들’이라 한다)에 대한 부분
① ○○화학의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된 1999. 9.경부터 회사정리절차가 종료된 2003. 10. 29.까지 청구인을 ○○화학의 경영에서 배제하고 정리법원이 ○○화학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 이를 장악한 행위
② ○○화학의 회사정리절차와 관련된 재판 등에서 국가가 공정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법원의 법관이 판단하지 아니한 행위
③ 당해 사건의 담당 법원이 재판을 정지하지 아니한 행위 및 2006. 12. 18.자 중간판결 청구 및 2007. 1. 9.자 중간판결 청구취지변경신청에 대하여 중간판결을 선고하지 아니한 행위
④ 위헌법률심사형 헌법소원제도 및 법원의 재판으로 이루어진 재판제도의 위헌확인
⑤ 국가가 한국산업은행법 등에 의하여 금융업을 영위하며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하고, 경기화학에 대해서만 자금회수를 한 행위
⑥ 청구인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구속한 행위,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1년의 실형을 선고하여 복역하게 한 행위 및 명예훼손죄 등으로 법정구속하였다가 석방한 행위
⑦ 한국산업은행의 불법대출 및 ○○화학의 지배주주 지위를 차지한 행위
⑧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30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3조의2
(2) 이 사건 심판대상 중 헌법 제107조와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그 밖의 심판대상 법률조항들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헌법 제107조 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한다.
②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
③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절차는 법률로 정하되, 사법절차가 준용되어야 한다.
회사정리법 제240조(정리계획의 효력범위) ② 계획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회사의 보증인 기타 회사와 함께 채무를 부담하는 자에 대하여 가진 권리와 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주장과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회사정리법 조항들은 회사정리절차에 있어 보증인이 된 경영자, 대주주 등을 정리회사에서 축출되도록 하고 있고, 특히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은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 등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보증인을 제외함으로써 청구인의 재산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
(2)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중립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헌법 제107조와 헌법재판소법 조항들 및 한국산업은행법 등은 국가에게 우월적 지위를 부여하여 청구인의 상소나 재심의 기회를 사실상 박탈함으로써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그 밖의 사항들과 같은 각종 공권력 작용 등은 이러한 위헌적인 법률조항 등을 근거로 행해진 것으로서, 청구인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 요지
(1)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하여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서 보증인 등을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 등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회사정리절차에서 정리채권자 등에 비하여 보증채무자 등을 불이익하게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정리절차상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제도의 목적, 정리계획의 성립형식상의 특성 및 정리절차에 있어서 정리채권자 등과 보증인 등의 이해조정 등 모든 관점에서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형평성 등의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재산권보장이나 일반적 법률유보에 관한 헌법조항에도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2) 회사정리법 제173조의2 제2항, 제271조 제1항, 한국산업은행법,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42조, 형사소송법 제246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본문 중 ‘확정된 종국판결’ 부분, 같은 항 단서, 제456조 제1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8조 제1항(이하 ‘각하대상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며,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되려면 우선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위 각하대상 법률조항들은 당해 사건인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적용되지 않거나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위 법률조항들에 대한 신청은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3) 그 밖의 사항들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만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그 밖의 사항들은 법률이 아니어서 그 위헌 여부는 위헌제청신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이 부분 신청도 부적법하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헌법 제107조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 및 헌법재판소법의 규정상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고 헌법의 개별규정 자체는 헌법소원에 의한 위헌심사의 대상이 아니므로( 헌재 1995. 12. 28. 95헌바3, 판례집 7-2, 841, 845-846; 헌재 2001. 2. 22. 2000헌바38, 판례집 13-1, 289, 294), 헌법의 개별규정을 대상으로 한 위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법률조항들(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 제외)에 대한 심판청구
(1) 각하대상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이하 ‘헌바 소원’이라 한다)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며,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우선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헌재 1995. 7. 21. 93헌바46, 판례집 7-2, 48, 58; 헌재 2000. 7. 20. 99헌바61, 공보 48, 50, 52).
그런데 청구인의 이 사건 위헌제청신청의 당해 사건은 청구외인들이 ○○화학의 회사정리절차와 관련하여 행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인바, 청구인의 주장이나 위 각하대상 법률조항들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 각하대상 법률조항은 당해 사건인 위 손해배상청구사건의 재판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므로, 위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도 부적법하다.
(2) 각하대상 법률조항들을 제외한 나머지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청구인이 당해 소송법원에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하지 않아서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추가한 경우 그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소정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할 것인바( 헌재 1997. 8. 21. 93헌바51, 판례집 9-2, 177, 188; 헌재 1997. 11. 27. 96헌바12, 판례집 9-2, 607, 618),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위 각하대상 법률조항들을 제외한 나머지 법률조항들에 대해서는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법원의 기각 내지 각하결정도 없었으므로, 위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 역시 부적법하다.다. 그 밖의 사항들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소정 헌법소원은 법원에 법률의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여 그 신청이 기각된 때에만 청구할 수 있고, 위 헌법소원의 대상인 ‘법률’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 및 그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 명령을 말하므로( 헌재 1999. 1. 28. 97헌바90, 판례집 11-1, 19, 27), 이러한 법률이 아닌 그 밖의 사항들에 대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소정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4. 본안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는 1992. 6. 26. 91헌가8등 결정(판례집 4, 323-342)에서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이 보증인 등을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 등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회사정리절차에서 정리채권자 등에 비하여 보증채무자 등을 차별하여 불이익하게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회사정리절차상 정리계획인가에 따른 면책제도의 목적, 정리계획의 성립형식상의 특성 및 정리절차에 있어서 정리채권자 등과 보증인 등의 이해조정 등의 모든 관점에서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형평성 등의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으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재산권 보장이나 일반적 법률유보에 관한 헌법조항에도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한 바 있고, 2006. 2. 23. 청구인이 당사자인 2004헌바87등 사건의 결정에서도 위 합헌결정을 인용하면서 위 법률조항의 합헌성을 다시 확인한 바 있는데, 이 사건에 있어서도 위 결정들과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5. 결 론
따라서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도 각하하여야 한다는 재판관 조대현의 아래 6.과 같은 일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조대현의 일부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 중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이미 청구인의 청구에 의하여 2006. 2. 23. 선고 2004헌바87등 결정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심판하였으므로, 그 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법 제39조는 “이미 심판을 거친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중복제소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사건에 대한 심판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이다. 특히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은 위헌결정이든 합헌결정이든 대세적인 효력을 갖는 것이므로, 법률조항의 의미가 달라졌거나 재판관이 헌법재판소의 선례와 다른 견해를 표시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한 법률조항의 동일한 쟁점에 대하여 심판을 반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여기서 “동일한 사건”인지의 여부는 심판의 종류에 따라 다시 심판할 필요가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구체적인 분쟁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탄핵심판·정당해산심판·권한쟁의심판과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심판대상으로 삼는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심판에서는, 당사자나 사실관계 또는 쟁점이 다르면 심판의 대상인 구체적인 분쟁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와 사실관계와 쟁점이 동일하여야 동일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대상으로 삼는 심판에서는, 당사자나 재판의 전제가 되는 당해 사건의 여하에 따라 심판의 목적이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인 법률조항과 헌법적 쟁점이 동일하면 동일한 사건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하여 2004헌바87등 결정에서 심판한 쟁점과 이 사건 헌법소원의 쟁점은 동일하고, 청구인도 같다. 그리고 종전에 판시한 견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 중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에 대한 부분은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