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권의 효과를 제한하는 민법 제558조 중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와 관련된 부분(이하 ‘ 민법 제558조 부분’이라 한다)이 증여자의 법정해제권이라는 재산권을 형성하면서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소극)
나.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권의 소멸사유를 규정한 민법 제556조 제2항 중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와 관련된 부분(이하 ‘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이라 한다)이 증여자의 법정해제권이라는 재산권을 형성하면서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소극)
재판요지
가. 민법 제558조 부분에서 이미 증여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부분에 대하여 망은행위로 인한 법정해제권 행사의 효과를 제한하는 것은, 입법자가 수증자의 망은행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윤리적 평가를 기초로 증여자와 수증자의 이익을 비교 형량하는 한편, 증여계약이 무상·편무계약인 특질과 수증자의 부양의무 불이행에 대하여는 별도로 민법 제974조 내지 제979조에서 부양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미 이행된 증여 부분은 증여자의 의사가 분명히 드러남과 아울러 증여가 경솔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켜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법률관계가 불안정하게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정해제권이라는 재산권을 형성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이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을 위하여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해제권이 소멸되도록 규정한 것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현행 민법상 인정되는 다른 제척기간 관련 규정이 정하고 있는 권리행사기간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그 행사기간 자체가 지나치게 단기간이거나 기산점을 불합리하게 책정하여 그 권리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증여자가 수증자의 망은행위를 용서한 때에는 구태여 망은행위에 의한 해제권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고, 여기서 용서의 의사표시는 증여자와 수증자의 관계, 망은행위 이후의 정황, 증여자의 의사표시의 내용 등을 감안하여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의 법 보충작용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이며, 달리 법관의 자의적 해석을 가능하게 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나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민법 제556조 제2항 및 제558조 중 각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와 관련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박○병과 사이에 장남 박○묵을 포함하여 5명의 아들을 두고 있었는데, 박○병이 1963. 9. 20. 사망하자 청구인을 포함한 상속인들은 상속재산을 정리한 다음 서울 성동구 금호동 4가 대 99.2㎡(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및 그 지상 주택을 매수하여 1964. 7. 23. 박○묵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후 1987. 12. 10. 위 주택을 철거하고 신축한 지상 2층 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관해서도 박○묵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는데, 박○묵은 2000. 2. 15. 금호동지역주택조합에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대금 8억 원에 매도하고, 위 조합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2) 청구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2006가합51077)에 박○묵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박○묵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각 1/2 지분에 관하여 자기 앞으로 명의신탁되어 있음을 이용하여 임의로 이를 전부 처분하였으니 그 대금의 1/2인 4억 원 상당을 손해배상하거나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고, 예비적으로, 박○묵이 청구인과 동생들을 부양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각 1/2지분을 증여받고도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증여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4억 원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명의신탁이나 부담부증여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단순증여로 보는 경우 이행이 완료되면 부양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였다.
(3) 이에 불복하여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2006나104190)에 항소하고 그 소송계속 중에 민법 제556조 제2항 및 제558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2007카기1189)을 하였으나, 법원이 2007. 10. 30. 1심 법원과 동일한 이유로 청구인의 항소 및 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자, 2007. 11. 12. 위 기각결정문을 송달받고 같은 해 12. 6. 민법 제556조 제2항 및 제558조가 청구인의 재산권과 사적 자치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민법 제556조 제2항 및 민법 제558조 전체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고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민법 제556조 제2항 및 민법 제558조 중에서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부양의무 불이행이라는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권’과 관련된 부분만이 당해 사건에 적용되므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 민법 제556조 제2항 및 제558조 중 각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와 관련된 부분’(이하 위 조항별로 ‘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 및 ‘ 민법 제558조 부분’이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로 한정하고,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법 제556조(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② 전항의 해제권은 해제원인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소멸한다.
제558조(해제와 이행완료부분) 전3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제555조(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와 해제)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이를 해제할 수 있다.
제556조(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①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증여자는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1.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가 있는 때
2.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 있는 경우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제557조(증여자의 재산상태변경과 증여의 해제) 증여계약후에 증여자의 재산상태가 현저히 변경되고 그 이행으로 인하여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증여자는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 이유 및 이해관계기관 의견의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민법 제556조 제2항에서 해제원인 있음을 안 날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 증여계약 해제권이 소멸하도록 규정한 것은,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깊은 신뢰관계에 기초한 증여계약에서 수증자가 망은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증여계약을 해제할지 여부를 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숙려기간이 필요한데도 지나치게 짧은 기간 내에 이를 결정하도록 하거나 망은행위를 한 수증자의 일시적인 개선으로 인하여 증여자가 용서의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는 등 용서의 의사표시라는 것이 모호한 개념인데도 이를 근거로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므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넘어 헌법에 보장된 증여자의 기본권인 재산권, 사적 자치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2) 민법 제558조는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 있는 경우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수증자의 증여계약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증자가 증여자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은혜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등 망은행위를 한 경우에는 증여 받은 재산을 반환하게 하는 것이 정의와 공평의 견지에서 당연하고, 수증자의 망은행위로 인한 해제의 경우에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는 등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두는 것은 몰라도 당해 사건에서와 같이 수증자인 장남이 어떠한 망은행위를 하더라도 일률적으로 증여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부분에 대해서 해제권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넘어 헌법에 보장된 증여자의 기본권인 재산권, 사적 자치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법원의 제청신청 기각 이유
청구인의 신청은 이유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요지
(1) 민법 제556조 제2항 전단에서 증여계약 해제권의 제척기간을 6월의 단기로 규정한 것은, 제척기간의 경우에는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제척기간을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정할지는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민법상 제척기간을 6월로 단기로 정한 경우도 다수 존재하며, 수증자의 망은행위를 이유로 한 증여계약의 해제는 증여자로 하여금 증여계약상의 의무를 그대로 이행하도록 할 필요가 없다는 윤리적 요청에서 비롯된 것으로 법률관계를 신속히 확정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그 적정성 및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민법 제556조 제2항 후단에서 증여자가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 증여계약 해제권이 소멸하도록 규정한 것은, 수증자의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계약의 해제는 윤리적 요청에 근거하여 일종의 제재수단으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더 이상 해제권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고, 더구나 망은행위를 한 수증자에 대하여 증여자가 용서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것은 해제권 포기의 의사표시로도 이해될 수 있으므로 용서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에 해제권이 소멸되도록 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3) 민법 제558조에서 증여계약 해제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것은, 수증자의 망은행위를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증여의 이행이 완료되면 증여자의 의사도 명확하게 되고 또한 경솔하게 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이 미치지 아니하도록 함으로써 편무계약으로서의 증여의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증여의 해제 시에도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법률관계가 불안정하게 좌우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의 헌법적 쟁점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계약에 특유한 법정해제권의 하나로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한 ‘부양의무 불이행이라는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해제권’에 대하여 해제원인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해제권은 소멸하고, 수증자의 망은행위를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하였다 하더라도 증여자가 증여계약상의 의무를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해제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그 소멸사유를 정함과 아울러 해제권 행사의 효과를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증여자가 망은행위를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하면, 그 계약관계가 소멸되어 증여계약상의 미이행 채무는 이를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되고, 원칙적으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으므로,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해제권’은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사법상의 권리인 재산권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해제권’이라는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하면서 그 소멸사유를 규정하고 그 행사의 효과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증여자의 해제권의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서 헌법 제23조 제1항에서 규정한 재산권 형성적 법률유보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심사기준
헌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국회에서 제정되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정해지므로 헌법상의 재산권은 이를 통하여 실현되고 구체화하게 된다( 헌재 1993. 7. 29. 92헌바20, 판례집 5-2, 36, 44 참조). 그렇다 하더라도 입법자가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서 무제한적인 형성의 자유를 가지는 것은 아니며 어떠한 재산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사적 유용성과 처분권을 본질로 하는 재산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인간의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범위에서 헌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 정한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보장된 재산권의 내용을 구체화하면서 이를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헌재 2001. 4. 26. 99헌바37, 판례집 13-1, 836, 842-843).
이러한 재산권 형성적 법률유보의 헌법적 한계 내에서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법정해제제도를 채택할지 여부나 그 법정해제권의 내용을 어떻게 정할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하는 사항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그 권리의 행사기간 등 소멸사유나 효력을 정하는 것은 무상·편무계약인 증여계약의 특질 및 증여자의 이익과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 제3자의 보호를 통한 거래의 안전과 같은 서로 충돌하는 이익 등을 고려하여 그 경계를 설정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문제이고, 더구나 재산권을 형성하는 내용의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창설하면서 그 행사기간 등을 정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이 인정되고 이에 기초한 정책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특별한 영역에 해당되므로 그 입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심사하여야 할 것이다( 헌재 2006. 11. 30. 2003헌바66, 판례집 18-2, 429, 436-437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그 내용이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 민법 제558조 부분의 위헌 여부
민법 제556조 제1항에서 수증자의 망은행위에 대하여 증여계약의 법정해제권을 인정한 입법취지는 로마법 이래의 서구제국 입법례를 수용하여 중대한 망은행위를 한 수증자에 대해서까지 증여자로 하여금 증여계약상의 의무를 이행케 할 의무는 없다고 하는 윤리적인 요청을 법률적으로 고려한 것이다.이때 망은행위를 이유로 한 증여계약의 법정해제권을 법률로 정할지 여부, 그리고 이를 입법한다면 그 내용과 효력을 어떻게 형성할지는 수증자의 망은행위에 대한 그 사회의 윤리적 평가를 바탕으로 하여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실제 일본 민법은 유교에 바탕을 둔 동양인들의 사고 기저에는 증여를 단순한 호의로 보는 서구 제국의 증여관과 달리 증여를 의리 내지 은혜에 의하여 생기는 의무로 보고 무상이지만 증여를 중시하는 독자적인 증여관을 기초로 하여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의 해제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우리 민법은 일본 민법과는 달리 서구제국의 입법례를 수용하여 제556조 제1항에서 수증자의 망은행위에 의한 증여자의 법정해제권을 인정하기는 하되, 민법 제558조 부분에서 증여자에 의하여 증여의 이행이 완료되어 증여의 법률관계가 명백하게 된 경우에는 증여자의 망은행위라는 후발적인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 해제의 효과가 이미 이행이 완료된 부분에 대하여는 미치지 못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법정해제권 행사의 효과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민법 제558조 부분에서 이미 증여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부분에 대하여 망은행위로 인한 법정해제권 행사의 효과를 제한하는 것은, 입법자가 수증자의 망은행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윤리적 평가를 기초로 증여자와 수증자의 이익을 비교 형량하는 한편, 증여계약이 무상·편무계약인 특질과 수증자의 부양의무 불이행에 대하여는 별도로 민법 제974조 내지 제979조에서 부양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미 이행된 증여부분은 증여자의 의사가 분명히 드러남과 아울러 증여가 경솔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켜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법률관계가 불안정하게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민법 제558조 부분이 망은행위로 인한 법정해제권의 효과를 제한한 것을 두고 법정해제권이라는 재산권을 형성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라.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의 위헌 여부
망은행위에 의한 증여의 해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무상·편무계약을 특질로 하는 증여계약에서 수증자의 망은행위에 대한 윤리적 평가를 법률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특별히 인정한 것인데, 이러한 법정해제권을 장기간 존속시킬 경우에는 증여자와 수증자의 법률관계를 불안정한 상태로 두게 되고 거래의 동적 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이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을 위하여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해제권이 소멸되도록 규정한 것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할 것이다.그리고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이 해제권의 행사기간을 증여자가 해제원인인 망은행위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내로 규정하고 있어 그 기산점이 불합리하게 책정되었다고 할 수 없고,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신뢰관계에 기초한 증여계약의 특성과 이에 따른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위 6월이라는 기간은 증여자가 증여계약의 해제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기간이라고 보일 뿐만 아니라, 현행 민법상 인정되는 다른 제척기간 관련 규정이 정하고 있는 권리행사기간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그 행사기간 자체가 지나치게 단기간이거나 기산점을 불합리하게 책정하여 그 권리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증여자가 수증자의 망은행위를 용서한 때에는 구태여 망은행위에 의한 해제권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고, 여기서 용서의 의사표시는 명시적일 때는 물론이고 묵시의 표시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증여자와 수증자의 관계, 망은행위 이후의 정황, 증여자의 의사표시의 내용 등을 감안하여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의 법 보충작용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이며, 달리 법관의 자의적 해석을 가능하게 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해제권’이라는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하면서 그 소멸사유를 규정한 민법 제556조 제2항 부분도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나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마. 기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사적 자치권 침해 여부
이른바 사적 자치의 원칙이란 자신의 일을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고 행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원치 않으면 하지 않을 자유로서 우리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하나로, 이런 사적 자치의 원칙은 법률행위의 영역에서는 계약자유의 원칙으로 나타나는데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의 체결에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계약의 내용, 이행의 상대방 및 방법의 변경뿐만 아니라 계약 자체의 이전이나 폐기도 당사자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말한다( 헌재 2003. 5. 15. 2001헌바98, 판례집 15-1, 534, 546-547; 헌재 2009. 6. 25. 2007헌바39, 공보 153, 1261, 1262-1263).
이 사건 법률조항을 보면,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자의 법정해제권’의 소멸사유나 행사의 효과를 규정함으로써 이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는 계약종결에 있어서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합치에 따라 증여계약을 해제할 계약자유의 원칙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민법에서 특별히 인정한 증여계약에서의 종결사유, 즉 증여계약의 법정해제권을 제한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적 자치권(계약자유권)과는 직접 관련되는 것이 아닐뿐더러 이에 대하여는 아무런 제한을 가하는 것도 아니므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더 이상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