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7. 10. 25. 선고 2006헌마869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해양경찰관의 조난사고 구조 의무 불이행 및 허위공문서 작성에 따른 직무유기죄 성립 여부
결과 요약
- 인천지방검찰청 2005년형제90643호 사건에서 피고소인 김○규에 대한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으로 취소됨.
사실관계
- 2005. 5. 15. 16:25경 구○훈 등 8명이 탑승한 레저용 보트가 침몰하는 조난사고가 발생함.
- 19:55경 ○○출장소에 실종신고가 접수되었고, 20:52경 ○○출장소 순경 이○철은 ○○파출소에 S-37 순찰정 출동을 요청함.
- 21:14경 전문 송부 및 21:24경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 보고됨.
- 21:40경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은 ○○파출소에 S-37 순찰정 출동을 지시함.
- 당시 ○○파출소 책임자인 피고소인은 22:30경 및 23:10경 실종자 인적사항 전문만 보냈을 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23:55경 파출소장에게 보고함.
- 다음 날 01:00경 파출소장의 지시로 S-37 순찰정이 출동하여 06:20경 생존자 1명 구조, 09:15경까지 나머지 7명의 사체가 인양됨.
- 피고소인은 2005. 5. 20.경 자신의 잘못을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내용(M-08정 수색 출소)을 기재한 근무일지를 작성하고 해양경찰서장의 결재를 받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해양경찰관의 조난사고 구조 의무 및 직무유기죄 성립 여부
- 법리: 경찰은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 보호를 본래의 직무로 하며, 경찰권 행사 여부는 원칙적으로 재량처분이나, 목전의 상황이 중대하고 긴박하여 국민의 중대한 법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재량권이 영으로 수축하여 경찰권을 발동할 의무가 있음. 따라서 사람이 바다에서 조난당하여 인명이 경각에 달린 경우 해양경찰관은 직무상 즉시 출동하여 인명을 구조할 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는 경우 직무유기죄가 성립함.
- 법원의 판단:
- 이 사건 조난사고는 8명이 사망할 급박한 상황이었고, S-37 순찰정 출동 요청 및 지시가 있었으므로 피고소인은 즉시 구조를 위해 출동할 의무가 있었음.
- 피고소인은 야간 출동이 위험하다고 주장했으나, 물적 장비(GPS, 레이더, 탐조등 등), 인적 자원(피고소인 포함 다수 운항 가능자), 기상 여건(파고 1미터 이내, 시정 3마일, 바람 거의 없음), 조난사고 발생장소 여건(파출소에서 10-20분 거리, 익숙한 구역, 워터제트 방식 순찰정), 피고소인의 인지 내용(급박한 상황 인지) 등을 종합할 때 출동이 위험하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음.
- 피고소인은 구조 조치를 취하지 않고 23:55경에야 파출소장에게 보고했으며, 실종자 인적사항 파악은 직무 수행으로 볼 수 없음.
- 피청구인의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은 객관적으로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는 자의적인 처분임.
관련 판례 및 법령
- 경찰법 제3조: 경찰은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등을 그 본래의 직무로 하고 있음.
-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도2209 판결: 직장의 무단이탈,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그것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며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직무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음.
- 대법원 1997. 4. 22. 선고 95도748 판결: 직무유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주관적으로 직무의 수행을 거부하거나 이를 버린다는 인식이 필요함.
근무지 이탈 행위의 직무유기죄 성립 여부
- 법리: 직무유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뿐만 아니라 주관적으로 직무의 수행을 거부하거나 이를 버린다는 인식이 필요함.
- 법원의 판단: 피고소인이 조난사고 연락 당시 파출소를 벗어나 있었더라도, 당시 부하직원들이 근무 중이었고 피고소인에 대한 연락체계가 갖춰져 있었다는 점에서 이를 직무유기로 보지 않은 피청구인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음.
직무유기 행위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와의 관계 (죄수 관계)
- 법리: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위법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공문서를 작성, 행사한 경우, 직무위배의 위법상태가 허위공문서 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 작위범인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으나, 이는 직무위배행위가 이미 완성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공문서 작성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음.
- 법원의 판단:
- 피고소인의 출동 거부 행위로 이미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였고, 그 후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5일이 지난 후 허위내용의 근무일지를 작성한 것은 직무유기 행위가 완성된 후 이루어진 별개의 행위임.
- 따라서 직무유기죄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는 각각 별도로 성립하는 범죄이며, 전자가 후자에 흡수되는 관계가 아님.
- 피청구인이 별도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판단은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자의적인 처분임.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도5004 판결: 공무원이 어떠한 위법사실을 발견하고도 직무상 의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위법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공문서를 작성, 행사한 경우에는 직무위배의 위법상태는 허위공문서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것으로 작위범인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함. (본 사안에서는 원용될 수 없다고 판단됨)
-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도2240 판결: (상동)
-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도722 판결: (상동)
검토
- 본 결정은 해양경찰관의 조난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구조 의무를 강조하고, 직무유기죄의 성립 요건 및 다른 범죄와의 죄수 관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함.
- 특히, 직무유기죄가 이미 성립한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한 허위공문서 작성 행위는 별개의 범죄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 공무원의 직무 태만 및 은폐 시도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강화함.
- 재량권이 영으로 수축하는 경우 경찰권 발동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재확인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함.
판시사항
객관적으로 그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는 자의적인 처분이자 죄수(罪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취소한 사례재판요지
이 사건의 경우 8명이 조난당하여 즉시 구조하지 않으면 사망하게 될 급박한 상황에 있었고, ○○파출소에 S-37 순찰정의 출동요청과 출동지시가 있었으므로, 당시 ○○파출소의 책임자인 피고소인으로서는 출동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직무상 즉시 구조를 위해 출동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는 경우에는 직무유기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소인은 구조를 위한 출동을 명시적으로 거부하였는바, 이에 대해 피고소인은 당시 야간출동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출동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물적 장비, 인적 자원, 기상여건, 조난사고 발생장소의 여건, 피고소인의 인지내용, 기타 위험하다고 볼 사정 등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당시 S-37 순찰정을 출동시키는 것이 위험하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소인은 ○○파출소의 책임자로서 이 사건 조난사고를 보고받고서도 의식적으로 그 직무를 포기하였다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객관적으로 그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는 자의적인 처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 이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소인이 출동을 거부한 행위로 인해 이미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였고, 그 후 피고소인이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하여 위 사건 발생일로부터 5일이 지난 후 허위내용을 기재한 근무일지를 작성하고 해양경찰서장의 결재를 받은 사실로 인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하였던 것인바, 이러한 경우는 피고소인이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직무위배행위가 이미 완성된 뒤에 이러한 직무위배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다시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가 이루어진 경우로서 위 직무위배의 위법상태가 위 허위공문서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소인에 대해서 위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와는 별도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별도의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피청구인의 판단은 직무유기죄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의 죄수(罪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자의적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다.헌법재판소
결정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산
담당변호사 ○○○ ○ ○○
주 문
피청구인이 2006. 1. 18. 인천지방검찰청 2005년형제90643호 사건에서 피고소인 김○규에 대하여 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들은 청구외 김○규(이하 ‘피고소인’이라 한다)를 직무유기로 고소하였는 바(인천지방검찰청 2005년형제90643호)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은 인천해양경찰서 ○○파출소 부소장으로 관내 선박운행관리 및 해난구조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자인바,
2005. 5. 15. 19:00부터 위 파출소의 책임자로서 근무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19:20경 근무지인 위 파출소를 떠나 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21:10경 복귀함으로써 약 1시간 50분가량 근무지를 이탈하고, 같은 날 21:14경
○○파출소 ○○출장소에 근무하는 자로부터 “구○훈
등 8명이 승선한 보트가 실종되었으니 경비정을 출동, 수색하여 달라”는 취지의 실종보고를 받았으면 즉시 인근에 대기하고 있는 ○○파출소 소속 순찰정을 출동, 수색하게 함은 물론 상부관서인 인천해양경찰서에 보고하는 등 신속하게 실종자들을 구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나. 위 사건을 수사한 피청구인은 2006. 1. 18. 피고소인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청구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한 항고·재항고를 거쳐 2006. 7. 24.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가. 기록상 인정되는 사실
(1) 2005. 5. 15. 16:25경 구○훈 등 8명이 전원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레저용 보트에 탑승하여 경기도 화성시 입파도에서 전곡항으로 가던 중 스크루에 김양식장 로프가 걸리면서 위 보트가 침몰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조난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입파도에서 위 보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위 탑승자들의 가족들은 19:55경 ○○출장소에 실종신고를 하였다.
(2) ○○출장소에서 근무하던 순경 이○철은 해난사고로 판단하고, 추정되는 사고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출동 가능한 순찰정이 있는 ○○파출소에 같은 날 20:52경 우선 전화로 출동을 요청한 다음 21:14경 다시 전문을 송부하고, 21:24경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 전화로 보고하였다.
(3) 같은 날 21:40경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은 ○○파출소에 S-37 순찰정의 출동을 지시하였다.
(4) 당시 ○○파출소 책임자(부소장)인 피고소인은 같은 날 22:30경 및 23:10경 실종자의 이름과 출생연도 등 인적 사항을 기재한 전문을 위 상황실로 보냈을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23:55경 비로소 ○○파출소장 박○욱에게 위 실종사실을 보고하였다.
(5) 다음 날인 2005. 5. 16. 01:00경 무렵에 위 박○욱의 지시에 의해 S-37 순찰정이 출동하였고, 06:20경 생존자 1명이 구조되었으며, 09:15경까지 나머지 7명의 사체가 인양되었다.
나. 피청구인의 불기소이유
(1)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 근무하던 청구외 최○영, 이○실은 ○○파출소에 즉시 S-37 순찰정을 출동시키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피고소인은 야간이라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출동을 거부하였는데, 당시 상황이 급박하여 S-37 순찰정이 야간에 출동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사건 당일 21:55경 ‘관내 출어선 상대 소재를 확인하고 명일 순시정 운항으로 수색 실시 후 결과를 보고하라’는 취지의 전문을 ○○파출소로 발송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파출소 근무 홍○오, 김○엽의 각 진술, 소장 박○욱의 진술 등이 당시 사실관계에 부합한다.
(2) 레저보트 실종보고, 업무지시, 미귀항선박(레저보트)발생보고, 실종자 인적사항 파악보고, 업무지시 등(수사기록 2권 224, 234, 236- 239쪽)의 기재 내용이 피고소인의 변소에 부합한다.
(3) 피고소인이 해양경찰서 경찰관으로서 실종보고를 받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소인이 1시간 50분 가량 근무지를 이탈한 동안에도 홍○오, 김○엽 등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피고소인에 대한 연락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며, ○○파출소에서 관리하던 S-37 순찰정은 야간수색장비가 장착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장비의 수준이 야간수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는 아니하였던 사실 및 사건 당일 해상에 안개가 많이 끼여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되고, 피고소인은 순찰정을 출동시키지는 아니하였으나 이후 실종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여 상황실에 3장의 전문을 발송하는 등의 업무처리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4) 위 증거들 및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본건은 직무를 안이하고 태만하게 수행하여 국가공무원법상 징계사유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여 국가기능을 저해할 정도로 직무를 유기할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5) 또한 피고소인은 위와 같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2005. 5. 20.경 “레저보트 실종보고 관련 M-08정을 수색 출소시켰다.”는 취지의 허위내용을 기재한 근무일지를 작성하고 해양경찰서장의 결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위법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공문서를 작성, 행사한 경우에는 직무위배의 위법상태는 허위공문서 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어 작위범인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피고소인이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하여 허위공문서작성죄를 범한 이상 별도로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6)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
다. 청구인들의 주장
(1) 이 사건 조난사고 당시 실종자가 8명이나 발생한 급박한 상황이었으며, 조난사고 지점은 해양경찰관들이 손쉽게 예측할 수 있고 또 ○○파출소 부두에서 1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었음에도, 야간 운항장비를 갖춘 S-37 순찰정을 즉시 출동시켜 신속히 구조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2) 피고소인이 근무시간 중 19:20경부터 21:10경까지 1시간 50분 가량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행위는 그 자체로 직무유기이다.
라. 판 단
(1) 피고소인이 S-37 순찰정을 즉시 출동시키지 않은 행위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조난사고 당시 피고소인의 직무
직무유기죄에서의 직무란 공무원법상의 본래의 직무 또는 고유한 직무를 말하고, 경찰은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등을 그 본래의 직무로 하고 있다(경찰법 제3조 참조). 경찰권의 행사 여부는 원칙적으로 재량처분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목전의 상황이 매우 중대하고 긴박한 것이거나, 그로 인하여 국민의 중대한 법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재량권이 영으로 수축하여 경찰권을 발동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사람이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여 인명이 경각에 달린 경우에 해양경찰관으로서는 그 직무상 즉시 출동하여 인명을 구조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의 경우 8명이 조난당하여 즉시 구조하지 않으면 사망하게 될 급박한 상황에 있었고, ○○출장소 및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로부터 ○○파출소에 S-37 순찰정의 출동요청과 출동지시가 있었으므로, 당시 ○○파출소의 책임자인 피고소인으로서는 출동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직무상 즉시 구조를 위해 출동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는 경우에는 직무유기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소인은 구조를 위한 출동을 명시적으로 거부하였는바, 이에 대해 피고소인은 당시 야간출동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출동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당시 야간출동이 위험하였는지 여부
1) 물적 장비
S-37 순찰정(3톤급)보다 규모도 작고 야간장비로는 서치라이트 정도밖에 없는 M-08정(1톤급)으로도 제부도까지 환자 수송을 위해 거의 야간에 운항하였는데(피고소인은 야간에는 전혀 출동한 적이 없다고 하였다가 M-08정의 출동기록을 제시하자 이를 번복함), 야간장비로서 GPS(위치측정기; 측심기 겸용), 레이더(가깝게는 2,316미터 이내, 멀게는 22킬로미터 이상 거리의 물체를 야간에도 식별가능), 탐조등(선실에서 리모컨으로 위치, 방향 조종가능), 경광등까지 갖춘 S-37 순찰정이 야간수색장비가 부족하여 출동하기 어려웠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도 피청구인은 위 야간 수색장비의 수준이 야간수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고 있으나, 인명구조를 직무로 하고 있는 해양경찰관으로서는 야간 수색장비가 충분히 갖춰진 경우에만 출동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야간수색에 적합한 장비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은 출동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8명이 구명동의에 의존하여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바람 없는 맑은 날씨에 약간의 안개만 끼어 있을 뿐이고 자신의 순찰구역 내로서 비교적 가까운 곳인 ‘입파도-전곡항’ 사이의 해역으로 출동하면서 위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야간 수색장비로도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이 사건 조난사고 후에 위 S-37 순찰정에 GPS플로터가 추가로 장착되었지만, 해도를 화면으로 바꿔주는 GPS플로터가 없더라도 당시 출동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피고소인 스스로도 GPS와 레이더는 주간에는 거의 필요가 없는 장비로서 야간에 사용할 목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장비들이라고 하고 또 S-37 순찰정은 야간에도 운항가능하다고 시인하고 있으며(수사기록 2권 211, 878쪽), 파출소장 박○욱, 경장 홍○오도 또한 S-37 순찰정에는 야간에 충분히 운항할 수 있는 장비가 장착되어 있고 당시 야간에도 출동할 수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2권 281, 718쪽).
한편, 위 홍○오는 정확한 실종지점을 몰라서 출동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술하나, 위 이○철이 송부한 실종보고서(수사기록 2권 196쪽)에 실종지점, 실종시간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는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2) 인적 자원
피고소인은 당시 S-37 순찰정을 운전할 사람이 없었다고 변명하나, 피고소인 자신만 하더라도 2004. 2. 20.자로 ○○파출소에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이 사건 조난사고 당시까지 S-37 순찰정을 수십 번 조종한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
은 모두가 S-37 순찰정을 운전할 수 있었는데 당시
○○파출소에는 피고소인을 비롯하여 순경 김○엽, 경장 홍○오 및 전경 7명이 있었으며, 특히 위 김○엽은 S-37 순찰정의 정장(지정운정자)으로서 레이다 및 GPS를 작동할 수 있었으므로(위 김○엽은 다른 업무로 나갔다가 22:20경에는 귀소하여 위 파출소 내에 있었다), 당시 S-37 순찰정을 출동할 인적 자원이 부족했던 것으로 볼 수 없다.
3) 기상여건
당시의 기상은 파고 1미터 이내, 시정 3마일의 맑은 날씨에 바람은 거의 없었고(수사기록 2권 355, 573, 269, 76쪽 등), 피고소인도 “바람이 잠잠하고 날씨는 좋았으나 야간에 안개가 좀 끼어 있었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2권 211쪽). 따라서 당시 기상상태는 상당히 양호하였고 다만 통상적인 정도의 해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위에서 본 GPS, 레이더, 탐조등과 같은 장비는 주간에는 별로 필요가 없고 야간이나 해무가 낀 경우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장착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당시 기상여건도 출동에 장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4) 조난사고 발생장소의 여건
이 사건 조난사고의 발생장소는 ○○파출소에서 불과 10분 내지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이고, 사고 보트의 항로인 ‘입파도-전곡항’ 사이의 해역은 ○○파출소의 순찰활동 구역일 뿐만 아니라 보트로 약 20-25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좁은 구간이어서 그 소속 해양경찰관들에게 익숙한 곳으로 볼 수 있으므로, 특히 멀거나 위험한 장소로 볼 여지도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소인은 폐어망, 양식장 그물, 해상에 떠 있는 각종 로프 등이 S-37 순찰정의 스크류에 감기면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위험하여 운항하지 않은 것이라고 변명하나(수사기록 2권 212쪽), S-37 순찰정은 스크루방식이 아닌 워터제트방식(부양방식; 바닷물을 흡입하여 뒤로 내뿜는 추진력으로 앞으로 나가는 방식)이어서 어망이나 밧줄에 감길 염려가 없는바 이 점은 피고소인도 시인하고 있다(수사기록 2권 280, 877쪽).
5) 피고소인의 인지내용
피고소인은 위 홍○오로부터, “○○출장소 순경 이○철이 모든 실종자가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있는데 실종되었다면 해상에서 표류중일 것이므로 S-37정을 출동하여 구조해 달라고 요청하였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으므로 실종자들이 즉시 익사하지 않고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인바, 피고소인 스스로도 당시 “아주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거듭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2권 209, 214, 219, 591쪽).
피고소인은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서 다음날 출동하라는 취지의 전문을 보내왔으므로 다음날 출동계획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 위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최○영, 이○실은 ○○파출소에 순찰정을 출동시키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피고소인이 야간이라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출동을 거부하자 상황실에서는 S-37 순찰정이 야간에 출동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은 촉박하여 그럼 나중에 다시 S-37 순찰정에 대해서 출동 여부를 지시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21:55경 ‘관내 출어선 상대 소재를 확인하고 명일 순시정 운항으로 수색 실시 후 결과를 보고하라’는 취지의 전문을 ○○파출소로 발송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수사기록 2권 279쪽), 그렇다면 상황실의 위 전문에 기재된 조치는 피고소인이 출동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임시로 취해진 조치인 것이지, 그와 반대로 위 전문 때문에 피고소인이 출동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6) 기타 위험하다고 볼 사정
피고소인도 당시 생명을 무릅쓰고 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그런 위험한 상황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고(수사기록 2권 883쪽), 또 경장 홍○오는 피고소인에게 S-37 순찰정의 출동을 건의하였다고 진술하고, 순경 김○엽도 실종보고 당시 당연히 순찰정을 사고해역으로 출동시켜 실종자들을 수색하여야 하는데 피고소인의 지시가 없어 출동하지 못했다고 진술하며, 파출소장 박○욱도 이 사건 조난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은 즉시 S-37 순찰정을 출동시켰다.
피고소인은 당시 출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였다고 주장할 뿐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하였는지에 관한 진술은 그 진술에 반하는 증거가 제시될 때마다 번복되고 있고, 그 밖에 당시 S-37 순찰정을 출동시키는 것이 위험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다.
7) 소결론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당시 S-37 순찰정을 출동시키는 것이 위험하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다) 피고소인의 조치 내용과 직무유기 여부
해상에서 7-8명이 승선한 보트가 실종되었다는 것은 급박한 상황이므로 당시 ○○파출소의 책임자(부소장)인 피고소인으로서는 즉시 ○○파출소장과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 보고하고, ○○파출소에서 보유한 구조선박인 S-37 순찰정과 M-08정을 이 사건 조난사고 해역으로 즉각 출동시켜 실종자들을 구조하고, 인근부대와 레이더기지, 민간구조대 등 유관기관에 연락하여
수색협조를 요청하는 등 구조조치를 취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피고소인도 위와 같은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종신고가 보고되었을 때 조치할 사항과 유관기관 연락처를 기재한 A4용지가 직원들의 책상 위에 비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피고소인은 위 홍○오로부터 보고를 받은 이후 아무런 구조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23:55경에서야 비로소 파출소장 박○욱에게 보고를 하였고 위 박○욱의 지시에 따라 S-37 순찰정을 긴급 출동시켰다. 그 전까지는 피고소인은 그냥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서 다급하게 어떤 지시를 하지도 않았고 직원들과 의논한 바도 없었으며 부하직원의 출동건의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피고소인은 자신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단지 야간이어서 위험하다고 판단하였다고만 하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유 없을 뿐 아니라 만약 그렇게 판단하였다 해도 최소한 이를 즉시 파출소장이나 해양경찰서 상황실 등에 보고하고 인근부대나 민간구조대 등에 알렸어야 했고, 또 만약 그 주장처럼 인적 자원이 모자랐다면 비상소집을 하였어야 했으나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이 비록 순찰정을 출정시키지는 아니하였으나 이후 실종자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여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 전문을 발송하는 등 업무처리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면서 직무유기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실종자의 인적 사항은 이미 ○○출장소 및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에서 파악하였던 것이고, ○○파출소에 출동지시를 내린 이유는 구조를 위해 출동할 수 있는 배를 가진 가장 가까운 곳이 바로 그 파출소였기 때문인 것인데 인명이 경각에 달린 급박한 상황에서 출동이나 보고·연락 등은 일체 하지 아니한 채 신고자에게 전화 한 통화 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실종자의 이름과 출생연도를 파악한 것(수사기록 2권 236쪽의 전문은 ○○출장소 순경 이○철이 보내온 위 기록 198쪽의 전문 내용에 실종자들의 이름 정도만 추가되어 있고, 위 기록 237쪽의 전문에는 실종자의 출생연도 정도만 기재되어 있다)을 가지고서 그 직무를 수행한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이 당시 즉시 출동했더라도 짧은 시간 내에 생존자들을 발견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불기소이유 중의 하나로 언급하고 있으나, 즉시 출동하였더라도 생존자들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출동을 하였어야 할 것이고, 실제로도 파출소장에 의해 출동된 S-37정에 의해 1명이 구조되었으며, 나아가 생존자인 구○희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 이○주는 자신이 구조되기 약 1시간 전까지는 생존해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소인은 ○○파출소의 책임자로서 이 사건 조난사고를 보고받고서도 의식적으로 그 직무를 포기하였다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객관적으로 그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는 자의적인 처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2) 피고소인이 1시간 50분 가량 직장을 이탈한 행위에 대한 판단
청구인들은 피고소인이 2005. 5. 15. 근무시간 중 19:20분경부터 21:10분경까지 1시간 50분 가량 근무지인 ○○파출소를 이탈하여 4-5킬로미터 떨어진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본 행위 자체가 이미 직무유기죄로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직장의 무단이탈,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그것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며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직무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지만(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도2209 판결; 대법원 1997. 4. 22. 선고 95도748 판결 등 참조), 직무유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주관적으로 직무의 수행을 거부하거나 이를 버린다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므로, ‘직장의 무단이탈’로서 직무유기죄가 되기 위해서는 직무의 수행을 거부하거나 이를 버린다는 인식을 가지고서 직장을 이탈할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출장소 순경 이○철로부터 이 사건 조난사고에 관한 연락이 올 당시 피고소인이 ○○파출소를 벗어나 있었다 하더라도, 그 당시 ○○파출소에는 홍○오, 김○엽 등의 부하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또 피고소인에 대한 연락체계를 갖추고 있었다는 이유로 이를 직무유기로 보지 아니한 피청구인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직무유기 행위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와의 관계에 대한 판단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이 위와 같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2005. 5. 20.경 “레저보트 실종보고 관련 M-08정을 수색 출소시켰다.”
는 취지의 허위내용을 기재한 근무일지를 작성하고
해양경찰서장의 결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경우 직무위배의 위법상태는 허위공문서 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어 작위범인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피고소인이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하여 허위공문서작성죄를 범한 이상 별도로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이 사건 불기소처분의 이유 중의 하나로 삼았다.
피청구인이 위와 같이 보는 것은, “공무원이 어떠한 위법사실을 발견하고도 직무상 의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위법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공문서를 작성, 행사한 경우에는 직무위배의 위법상태는 허위공문서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것으로 작위범인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하는 대법원 판례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도5004 판결;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도2240 판결;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도722 판결 등 참조)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 대법원 판례들은 이 사건에 원용될 수 있는 판례라고 볼 수 없다. 즉, 이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소인이 출동을 거부한 행위로 인해 이미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였고, 그 후 해양경찰관들의 대응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어지자 피고소인이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하여 위 사건 발생일로부터 5일이 지난 후인 2005. 5. 20.경 “레저보트 실종보고 관련 M-08정을 수색출소시켰다.”는 취지의 허위내용을 기재한 근무일지를 작성하고 해양경찰서장의 결재를 받은 사실로 인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하였던 것인바, 이러한 경우는 피고소인이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직무위배행위가 이미 완성된 뒤에 이러한 직무위배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다시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가 이루어진 경우로서 위 직무위배의 위법상태가 위 허위공문서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 2005. 5. 15. 직무유기행위와 같은 달 20.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는, 전자가 후자에 흡수되는 관계가 아니라, 각각 별도로 성립하는 범죄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소인에 대해서 위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와는 별도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별도의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피청구인의 위 판단은 직무유기죄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그 행사죄의 죄수(罪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자의적 처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2006. 1. 18. 인천지방검찰청 2005년형제90643호 사건에서 피고소인 김○규에 대하여 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주심)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