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사건2006헌마364·587·791(병합) 공직선거법제150조제4항위헌확인등
청구인성○진외 2인(대리인 법무법인 ○서남북 담당변호사 ○○○○ ○○○ ○○)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6헌마364·791 사건
청구인 성○진은 서울특별시 ○○구의회 의원이었던 자, 청구인 이○근은 경기도 ○○시의회 의원이었던 자로서 2006. 5. 31. 실시된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당의 공천을 받아 해당 선거구에서 각 “1-나”의 기호를 배정받았으나 낙선하였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5항 후문은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에 있어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부여받은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 경우 그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사이의 기호는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따라 “1-가, 1-나, 1-다” 등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위 조항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성(姓)씨라는 우연적 요소에 의하여 상대적으로 후보자들을 차별하므로 청구인들의 성명권, 평등권,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2) 2006헌마587 사건
청구인 최○수는 2006. 5. 31. 실시된 제8대 ○○시의회의원선거 ○○시 다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입후보하여 기호 “7”을 배정받았으나 낙선하였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4항은 투표용지에 표시되는 기호(아라비아 숫자)의 게재순위와 관련하여, 국회에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국회에서의 다수의석순으로 하되,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2 이상인 때에는 최근에 실시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수 순으로 하며,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그 정당의 명칭의 가나다순에 의하고, 무소속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청구인은 무소속후보자의 기호를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의하도록 규정한 위 조항으로 인하여 후보자등록마감일 이후에야 무소속후보자의 기호가 결정되는 결과 이는 정당소속 후보자에 비하여 무소속 후보자를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선거운동에 있어서의 기회균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2006. 5. 12.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 이○근은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5항 전체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위 청구인이 다투는 것은 제5항 중에서도 통일된 기호를 배정받는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에 그 후보자들 간에 성명의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배정하도록 하는 후문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50조 제4항 및 제5항 후문의 위헌 여부이다. 제150조 제1항 내지 제5항은 다음과 같다.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50조(투표용지의 정당·후보자의 게재순위 등) ① 투표용지에는 후보자의 기호·정당추천후보자의 소속정당명 및 성명을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무소속후보자는 후보자의 정당추천후보자의 소속정당명의 난에 “무소속”으로 표시하고,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의 기호와 정당명을 표시하여야 한다.
② 기호는 투표용지에 게재할 정당 또는 후보자의 순위에 의하여 “1, 2, 3” 등으로 표시하여야 하며, 정당명과 후보자의 성명은 한글로 기재한다. 다만, 한글로 표시된 성명이 같은 후보자가 있는 경우에는 괄호 속에 한자를 함께 기재한다.
③ 후보자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지 아니한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무소속후보자의 순으로 하고, 정당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정당의 순으로 한다.
④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관할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또는 후보자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에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국회에서의 다수의석순으로 하되,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2 이상인 때에는 최근에 실시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수순으로 하며,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그 정당의 명칭의 가나다순에 의하고, 무소속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는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의한다.
⑤ 제4항의 규정에 따라 국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추천후보자 사이의 게재순위를 정함에 있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은 그 정당별로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우선하여 부여한다. 이 경우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에 있어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부여받은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 경우 그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사이의 기호는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따라 “1-가, 1-나, 1-다” 등으로 표시하여야 한다.
1.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 지역구국회의원을 가진 정당
2.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또는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법 제150조 제4항 부분
법 제150조 제4항에 의하면 국회에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은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일찍부터 부여받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반면 무소속후보자들은 선거등록마감일 이후에야 기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당소속후보자는 75일간 후보자 이름과 기호를 알릴 수 있으나 무소속후보자는 14일간만 기호를 알릴 수 있고, 선거홍보물 인쇄 시 시간에 쫓겨 색상조절 등 인쇄의 질을 고려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기계고장 등으로 인쇄가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되는 경우에는 공식홍보물을 제출하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한다. 또한 제작과정상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가로홍보물의 제작은 시간에 쫓겨 제작이 어려운 실정이며, 로고송의 작사 등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여 녹음 및 장비대여가 쉽지 않고, 정해진 기일 내에 제작이 어려워 업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 조항은 평등권 및 헌법 제116조가 규정한 선거운동에 있어서의 균등한 기회보장에 위배된다.
(2) 법 제150조 제5항 후문 부분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격권의 하나인 성명권을 가지는바, 성(姓)은 현행법 체계하에서는 그 변경이 불가능하다. 같은 정당이 여러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의 후보자 기호를 결정하는 방법으로는 당내경선에서 다수득표를 한 순서, 추첨, 연령순 등의 합리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법 제150조 제5항 후문이 무조건 성(姓)의 “가나다”순에 의하여 후보자 기호를 결정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인격권의 일종인 성명권 내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
우리 사회는 오래전부터 “가나다”를 학생들의 학업이나 행동발달 등의 성취도를 평가하는데 사용해 왔는바, 많은 유권자들에게 “가나다”는 후보자를 판단하는 하나의 척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많은 선거구에서 “가” 후보자는 당선되고, “나”, “다” 후보자는 낙선되는 결과를 야기하였다. 보통 같은 정당에서 추천된 후보를 유권자가 선택할 경우, 유권자는 하나의 투표권만을 행사하므로 자신이 지지하고 있는 정당의 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때 유권자가 개별적으로 후보자를 인지하고 있지 않는 한 “1-가”후보가 “1-나” 후보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하기 쉽다. 이는 “가”후보자로 하여금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일정한 프리미엄을 가지고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되어 “나”, “다” 후보자들을 차별하므로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한다.
또한, 위 조항은 입후보자의 능력에 관계없이 “가”후보자를 당선케 함으로써 그 밖의 후보자가 당선되어 의원으로서의 업무를 담당할 기회자체를 박탈하게 되는 결과를 야기하므로 헌법 제25조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
(1) 정당추천후보자의 기호도 무소속후보자와 마찬가지로 후보자등록마감일에 비로소 확정된다. 다만, 법 제150조 제5항에 의하여 전국적인 통일기호를 부여받는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는 자신의 기호를 미리 예상할 수 있는바 이는 통일기호를 부여하도록 한 데 따른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다. 또한, 대부분의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에 선거홍보물의 원고를 미리 작성하여 기호결정 후 기호만 추가하여 인쇄하는 것이 현실이고, 선거홍보물 제출시간이 부족한 것은 무소속후보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든 후보자가 겪는 어려움이다.
(2) 2005. 8. 4.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지역구 자치구·시·군의원 선거에 있어 중선거구제가 도입됨에 따라 법 제150조 제5항은 전국 통일기호를 부여받은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간의 기호는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순에 따라 “O-가” “O-나”로 하도록 하였다.
후보자 기호결정에 대한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독일의 연방의회 의원선거에서는 최근 연방하원의원선거에서 추천정당이 얻은 득표수와 최근 연방하원의원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정당은 정당명칭의 알파벳순에 의하여, 영국과 캐나다의회의원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성(姓)의 알파벳 순서에 의하여 기호를 결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당명칭 또는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순을 기준으로 기호를 결정하는 방식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로 유지되어 왔고, 외국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관행이다.
(3) 법 제150조 제5항에 의하면, 후보자들이 사전에 기호를 예상할 수 있어 홍보물 작성 등 선거운동의 준비와 예비후보자로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측면도 있다.
(4) 후보자의 기호결정방식 등 구체적인 선거제도의 형성은 국회가 우리나라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 외국의 입법례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문제이다. 한편 법 제150조 제5항은 단지 후보자의 투표용지 게재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을 정한 것일 뿐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지 않는다.
3. 판 단
청구인들이 이 사건 조항에서 다투는 것은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방법의 위헌성과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에 있어서 한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을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방법의 위헌성이다.
가.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배정( 법 제150조 제4항) 부분
(1) 종전 헌법재판소 판례
이 부분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1996. 3. 28. 선고 96헌마9등 결정(판례집 8-1, 289)에서 정당·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결정방법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고, 이 결정은 1997. 10. 30. 선고 96헌마94 결정(판례집 9-2, 523) 및 2004. 2. 26. 선고 2003헌마601 결정(판례집 16-1, 337)에서도 유지되었다. 위 96헌마9등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현행 정당·의석우선제도는 선거운동의 준비나 선거운동에 있어서 다수의석을 가진 정당후보자에게 유리하고, 소수의석을 가진 정당이나 의석이 없는 정당후보자 및 무소속후보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여 차별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제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우리 헌법은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헌법 제8조 제1항), 정당의 목적·조직·활동이 민주적인 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도 보조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같은 조 제2항 내지 제4항) 정당을 일반결사에 비하여 특별히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형태는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를 추천·지지함으로써 행하는 선거를 통한 참여라고 할 것이고, 여기에 정당 본래의 존재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공직선거에 있어서 정당후보자에게 무소속후보자보다 우선순위의 기호를 부여하는 제도는 정당제도의 존재 의의에 비추어 그 목적이 정당하다.
또 정당·의석을 우선함에 있어서도 국회에 의석을 가진 정당의 후보자, 의석이 없는 정당의 후보자, 무소속후보자의 순으로 하고, 국회에 의석을 가진 정당후보자 사이에는 의석순으로 하며, 의석이 없는 정당후보자 및 무소속후보자 사이의 각 순위는 정당명 또는 후보자성명의 “가, 나, 다”순 등 합리적 기준에 의하고 있으므로 그 방법도 상당하다.
그러므로 위 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위 조항은 후보자선택을 제한하거나 다수의석을 가진 정당후보자 이외의 후보자나 무소속후보자의 당선기회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후보자에 대한 투표용지 게재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일 뿐, 공무담임권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할 것이므로,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조항은 위 결정의 심판대상이 되었던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150조 제4항에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2 이상인 때에는 최근에 실시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수순으로 하며”라는 내용이 추가된 것 외에는 내용이 같다.
살피건대 헌법재판소의 종전 판례가 법리상 중요한 잘못이 있다거나 이 사건에서 종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는 위 판시취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들은 이 사건에서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침해 주장은 앞서 본 평등권 문제에 대한 판시취지와 같은 맥락에서 헌법적으로 수인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 볼 것이다.
나. 지방선거에서 통일된 기호를 부여받는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의 후보자 기호배정( 법 제150조 제5항 후문) 부분
(1) 평등권의 침해 여부
기호는 투표용지에 게재할 후보자의 순위를 표시하는 부호로서( 법 제150조 제2항), 정당이나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투표권자에게 자신을 쉽게 인식하게 하고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정당이나 후보자를 식별하는 수단으로 일반에게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기호는 일반적으로 상위 순위가 선호되고 있으며, 상위 기호를 이용한 상징조작이 용이하므로 상위 순위의 기호를 부여받은 후보자는 선거운동의 준비, 홍보효과 등의 점에 있어서 유리한 면이 없지 않다 할 것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부여받은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순에 의하여 후보자기호를 결정하는 방법은 선거운동의 준비, 홍보효과 등의 점에 있어서 선순위 기호를 가진 후보자를 유리하게 하고, 후순위 기호를 가진 후보자를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하는 등 차별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법 제150조 제5항 후문은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에 있어 중선거구제 및 정당공천제가 새로 도입됨에 따라 각 정당이 후보를 복수로 공천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 복수의 후보자 간에 기호배정 방법이 문제될 수 있어 이를 규율하기 위하여 2005. 8. 4. 신설된 것이다. 정당이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 그 후보자 간에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순을 기준으로 기호를 배정하는 것은 기호배정과 관련하여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선거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어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며,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방법 또한 추첨이나 당내경선에 의한 득표수순에 의한 방법 등과 비교하더라도 적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할 정도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공무담임권의 침해 여부
이 사건 조항은 같은 선거구에 등록한 동일한 정당의 후보자에 대하여 투표용지 게재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에 관한 것일 뿐, 후보자 선택의 폭을 제한하거나 후순위 성명을 가진 후보자의 당선기회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어서 공무담임권의 내용과 관련되는 사안이 아니므로,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성명권 침해 여부
청구인들은 이 사건 조항이 무조건 성(姓)의 가나다순에 의하여 후보자 기호를 결정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인격권의 일종인 성명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조항은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 따라 기호배정을 하고 있는 것일 뿐 후보자의 성명을 간섭하거나 박탈하는 내용이 아니어서 성명권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할 것이므로, 성명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주심)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