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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가.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를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84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소급적용 여부(소극)

재판요지

가. 주택재건축사업의 공정한 수행은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성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다수의 조합원들의 재산권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우리의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에 주택재건축사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주택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자들의 금품수수 행위를 공무원의 뇌물죄의 예에 따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그러한 입법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다. 주택재건축사업의 적정한 시행을 통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기능을 회복·개선한다는 공공의 이익이 매우 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재건축사업 그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를 엄하게 처벌하려는 것이며,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재건축조합 및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고 지역사회 및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게 처벌하도록 하여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었다거나 범죄와 형벌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의 과잉제한을 금지하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적 성격을 강화하여 도시재개발사업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으로서 규율하고 있으므로,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을 여전히 사적인 경제활동의 영역에 속해 있는 지역주택조합이나 직장주택조합의 임원과 달리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한다고 하여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재건축조합이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임원이 뇌물수수 등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 그 위법행위의 처벌에 관해서만 공무원으로 의제할 뿐이고, 그들의 직업선택이나 정당한 직업수행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 선택·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청구인들이 관여한 주택재건축사업이나 그 관리업무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제정되기 전부터 추진되어 왔지만,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시행된 후에 그 법 제13조에 따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등록하거나 제10조에 따라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으로 법인등기를 마침으로써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의 규율을 받게 되었고, 청구인들은 모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후에 주택재건축사업이나 그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청구인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되고, 공포 후 6개월 후 시행된 것) 제84조 중 조합의 임원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한다)는 형법 제129조의 제1항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보는 부분

주 문

1. 청구인 이○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된 것) 제84조 중 “ 형법 제129조 제1항의 적용에 있어서 조합의 임원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한다)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6헌마30 사건 청구인 이○는 주식회사 ○○파워의 대표이사이다. ○○파워는 2002. 11. 2. 인천 남구 ○○동에 있는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와 재건축 행정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위 재건축추진위원회의 행정업무를 대행하면서, 2003. 9. 2.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부칙 제13조에 따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을 하였다. 청구인 이○는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의 부사장으로부터 2005. 3. 30.과 2005. 5. 13.에 합계 11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사유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기소중지 및 지명수배 되었다. 청구인은 도시정비법 제84조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06. 1. 9.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7헌바12 사건 ○○연립재건축주택조합은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서울 양천구 ○○동 일대의 주택 재건축을 위하여 2003. 6. 4. 양천구청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고, 2003. 7. 23. 도시정비법 부칙 제10조에 따라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청구인 장○복은 위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으로 재직하던 중, 2003. 6. 18.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의 대표로부터 2004. 2. 18.부터 2004. 6. 22.까지 4차례에 걸쳐 합계 1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사유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006. 12. 29.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등으로 징역 5년 및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고( 2006노1833), 2007. 4. 27. 확정되었다. 청구인 장○복은 항소심 계속중 도시정비법 제8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합”에 “주택재건축조합”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2006초기329)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2007. 2.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 2007헌바14 사건 잠실○○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서울 송파구 ○○동에 있는 잠실○○아파트를 재건축하기 위하여 2001. 1. 15.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한 재건축조합 설립인가를 받고, 2003. 7. 30. 도시정비법 부칙 제10조에 따라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청구인 김○길은 위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4. 2.경부터 2004. 8.경까지 재건축 공사업자로부터 합계 5억 6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사유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007. 1. 26.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등으로 징역 8년과 추징금 4억 5,250만 원을 선고받고[ 2006노2301(분리), 2006노299(병합), 2006노1068(병합)], 2007. 5. 10. 확정되었다. 청구인 김○길은 항소심 계속중 도시정비법 제84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2007초기10)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2007. 2. 20.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2007헌바38 사건 ○○단지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서울 송파구 ○○동 22외 7필지에 있는 아파트의 재건축을 위하여 2001. 1. 19.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재건축조합 설립인가를 받고, 2005. 2. 1. 도시정비법 부칙 제10조에 따라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청구인 이○명은 위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5. 2. 6. 및 2005. 3. 16.경 공사현장식당 운영권과 관련하여 1억 5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사유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007. 2.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등으로 징역 6년 및 추징금 2억 원을 선고받고[ 2006노2301-1(분리), 2006노299(병합), 2006노1068(병합)], 2007. 5. 10. 확정되었다. 청구인 이○명은 항소심 계속중 도시정비법 제84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2007초기9)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2007. 5. 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되고, 공포 후 6개월 후 시행된 것) 제84조 중 조합의 임원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한다)를 형법 제129조 제1항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보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규정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되고, 공포 후 6개월 후 시행된 것) 제84조(벌칙적용에 있어서의 공무원 의제)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서 조합의 임원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한다)·직원은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 [관련규정]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①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뇌물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129조· 제130조 또는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그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뇌물의 가액(이하 본조에서 “수뢰액”이라 한다)에 따라 다음과 같이 가중처벌한다. 1. 수뢰액이 5천만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수뢰액이 1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미만인 때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2006헌마30 사건(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임원 부분) 도시정비법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조합원을 보호하고, 건실한 사업추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어떠한 공익사업을 하거나 국가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는 시공업자와 재건축사업 추진업무에 관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업무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받는 것이다. 그런데도 도시정비법 제84조가 사기업체로서 사적인 계약에 의한 용역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받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의 직원을 공무원으로 의제하여 뇌물죄로 엄벌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함은 물론 사적자치의 원칙, 시장경제의 원칙 및 죄형법정주의 정신에도 어긋난다. (2) 2007헌바12, 14, 38 사건 주택재건축조합은 일정한 주택의 소유자들이 낡은 주택을 헐고 새 주택을 건축하기 위하여 설립한 사적 단체로서, 그 성격과 업무가 지역주택조합이나 직장주택조합의 그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종전에는 주택재건축조합도 다른 주택조합과 마찬가지로 모두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규율되었고 조합 임원이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되지 않았다. 그런데 도시정비법이 제정되면서 주택재건축사업을 주택재개발사업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으로 규율하면서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도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하였다. 지역주택조합이나 직장주택조합의 임원은 여전히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되지 아니한다. 도시정비법 제84조는 사익추구의 성격이 강한 주택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합리적 근거도 없이 공무원으로 의제하여 뇌물죄로 엄벌하는 것이어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 직업선택의 자유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나. 서울고등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2007헌바12, 14, 38 사건) 종래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각종 비리와 조합원 간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도시정비법을 제정하여 주택재건축사업을 주택재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을 강화하고 재건축사업에 관한 비리를 엄단하기 위하여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도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하였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사업과 재개발사업은 모두 노후·불량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여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도시정비사업의 일종으로 규정하여 재건축사업의 공공적 성격을 재개발사업과 비슷하게 규율하고 있다. 입법자는 도시정비법의 제정으로 공공적 성격이 강화된 주택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에 대하여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하여 재건축사업에 관한 비리를 엄하게 처벌하고자 한 것이므로, 그것이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실질적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헌법 제37조가 규정하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도시정비법이 적용되는 정비사업은 다수의 토지 등 소유자들이 시행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고, 그 사업이 투명·신속·공정하게 집행되도록 이끌어 주는 협력업체가 바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다. 정비사업조합의 임원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결탁하여 부정을 저지르면 도시정비사업이 부당하게 추진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가게 간다. 그래서 조합의 임원들 및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하고 있는 것이다.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은 모두 공공성을 가지는 사업으로 공공성의 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만, 모두 도시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정비사업이다. 주택법에 의한 주택사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평등원칙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3.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도시정비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주택재개발사업은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 규율되고, 재건축사업은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규율되었다. 도시재개발법은 재개발조합의 임원에 대하여 형법상 뇌물죄의 주체인 공무원으로 간주한 반면, 주택건설촉진법은 재건축조합·지역주택조합·직장주택조합 등의 주택조합 임원을 뇌물죄의 주체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도시정비법이 , 제정되면서 주택재건축사업을 주택재개발사업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으로 규율하고,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도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하였다. 지역주택조합이나 직장주택조합은 주택법에 의하여 규율되는데, 그 임원은 여전히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되지 아니한다. 한편 도시정비법은 도시정비사업을 대행할 수 있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면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한다)·직원도 뇌물죄의 주체로 간주하였다. 이처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자(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와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을 지역주택조합·직장주택조합의 임원과 달리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나. 주택재건축사업에 대한 법적 규율의 변화 (1) 도시정비법의 제정 경위 6·25 전쟁과 경제개발의 시기를 거치면서 농촌인구의 도시 유입 등으로 인하여 주거환경이 불량한 단독주택군이 형성되었다. 1970년대 이후 주택공급을 늘리고 도시를 재정비하기 위하여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아파트를 대량으로 건축하였으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단독주택군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였고, 집단적으로 공급된 아파트마저 노후화되고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하게 되었다. 그래서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한편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주택재건축사업을 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1990년대 주택공급 확대정책에 따라 주택재건축사업이 촉진되면서, 도시기능의 회복이나 주거환경의 개선보다는 주택공급의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저밀도 아파트가 고밀도 아파트로 재건축됨에 따라,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하게 되는 한편 막대한 개발이익의 발생에 따른 투기와 건설비리 등이 자주 발생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국가는 주택재건축사업이 주거환경과 도시기능을 아울러 개선하도록 하기 위하여 2002. 12. 30. 도시정비법을 제정하여 2003. 7. 1.부터 시행하였다. (2) 주택재건축사업에 대한 공공성의 강화 도시정비법은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기 위하여 재건축사업과 재개발사업을 다같이 도시정비사업의 하나로 규정하고, 각종 도시정비사업에 관련된 기존의 법령을 정리·통합하여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정비사업의 공공성·투명성을 제고·보완하였다. 특히 재건축사업과 관련된 각종 비리행위로 인한 심각한 분쟁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을 제도화하는 한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대표와 직원 및 재건축조합의 임원을 뇌물죄의 주체로 간주하였다. 다. 도시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건축사업과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도시정비법에 의하면, 주택재건축사업은 도시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으로서( 제2조 제2호 다목), 도시정비구역 안과 밖에서 시행될 수 있지만( 제6조 제3항),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의 수립( 제3조), 정비계획의 수립 및 정비구역의 지정·고시( 제4조),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의 인가( 제13조), 조합의 설립 인가( 제16조), 사업시행 인가( 제28조), 관리처분계획의 인가( 제48조), 준공 인가( 제52조), 청산금의 징수와 지급( 제57조, 제58조) 등의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다. 한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재건축조합’이라 한다)이라 함은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재건축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토지 등 소유자들이 설립한 단체를 말하는바, 재건축조합은 그 명칭 중에 “정비사업조합”이라는 문자를 반드시 사용하여야 하며( 제18조 제3항), 법인격이 인정된다( 제18조 제1항). 라.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성 도시정비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주택재개발사업은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다소 강제적인 방법으로 시행되는 공공사업으로서 규율된 반면, 주택재건축사업은 대체로 노후주택 소유자들의 사적 자치에 맡기고 있었다. 그래서 양자는 조합원 가입의 강제성, 토지수용권의 부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융자, 조합원에 대한 부과금ㆍ청산금 등의 강제징수 기타 사업시행방법 등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현행 도시정비법은 주택재건축사업을 주택재개발사업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으로 규정하면서, 노후·불량주택을 개량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목적 외에도 도시기능을 회복·개선한다는 목적도 중시하여 주택재건축사업에 대한 공적 규율을 강화하였다. 재건축조합도 재개발조합과 함께 정비사업조합으로 포괄하여 법인화한 다음 행정주체가 수행하여야 할 도시정비기능을 맡기고, 도시정비사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주체(시장·군수)가 주택재개발·재건축사업을 직접 시행하거나, 지정개발자 또는 주택공사 등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여( 제8조 제4항) 공적주체의 관여를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정비사업 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준공 인가, 청산금의 부과·징수 등 적극적 질서 형성을 위한 각종 행정처분을 허용하는 한편, 정비구역 안에서 건축물의 건축,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분할 등의 행위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시장·군수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제5조), 주택재건축사업은 신축주택의 일정비율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건설하도록 하는( 제4조의2, 제30조의2) 등 각종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한편 정비사업조합은 도시정비법에 의하여 그 설립 목적과 절차가 규율되고 조합원들에 대하여 각종의 권한을 행사하고 의무를 강제할 수 있으며( 제13조 이하), 사업시행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특례가 인정되고( 제36조 이하),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하여 자료제출 등의 의무를 지는 등 구체적인 사업시행과 관련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감독을 받는다( 제75조 이하). 이와 같이 재건축조합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도시의 기능을 정비할 국가의 의무를 국가를 대신하여 실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의 공공성 도시정비법은 주택재건축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던 시공사를 사업시행자에서 배제하여 유착의 고리를 끊고,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도시정비사업에 관한 법률·행정·설계·시공·감리 등의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비사업전문관리업제도를 새롭게 도입하였다. 도시정비법 시행 전에는 주택재건축사업의 시공사가 주택재건축조합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함께 수행함으로써 조합 임원과 시공사가 유착될 여지가 다분히 있었고, 그로 인하여 공사비 증액, 불평등한 계약체결 등의 비리 및 부조리가 자주 발생하여 조합원의 피해가 컸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위탁받거나 자문을 수행하기 위하여 일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을 갖추어 시·도지사에게 등록한 개인 또는 법인으로서, ① 조합설립의 동의 및 정비사업의 동의에 관한 업무의 대행, ② 조합 설립인가의 신청에 관한 업무의 대행, ③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의 시행계획서의 작성, ④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에 관한 업무의 지원, ⑤ 사업시행인가의 신청에 관한 업무의 대행, ⑥ 분양 및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 ⑦ 설계도서의 검토 및 공사비 변동내역의 검토, ⑧ 그 밖에 조합의 업무 중 조합이 요청하는 것에 관하여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또는 조합으로부터 업무를 위탁받거나 이와 관련된 자문을 제공한다( 제69조 제1항).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시공사를 상대로 하여 조합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동일한 정비사업에 관하여 건축물철거·정비사업설계·시공·회계감사 등의 업무를 병행할 수 없다( 제70조).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재건축조합의 수임자로서 조합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하여 주택재건축사업 전반에 관하여 자문하고 위탁받은 사항을 처리하지만,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성에 비추어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이라는 공공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주택재건축사업과 그에 대한 관리업무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지만, 재건축조합 및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임원이 주택재건축업무와 관련하여 금품수수 등의 비리를 저지른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지역주택조합이나 직장주택조합의 임원에 비하여, 그리고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나 배임수재죄로 처벌되는 경우보다, 더 엄하게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건축조합의 임원이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임원이 주택재건축업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비리를 저지를 경우에는 이를 공무원의 뇌물죄와 똑같이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주택재건축사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주택재건축사업의 공정한 수행은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성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다수의 조합원들의 재산권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우리의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주택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자들의 금품수수 행위를 공무원의 뇌물죄의 예에 따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그러한 입법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주택재건축사업의 적정한 시행을 통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기능을 회복·개선한다는 공공의 이익이 매우 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재건축사업 그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를 엄하게 처벌하려는 것이며,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재건축조합 및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고 지역사회 및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게 처벌하도록 하여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었다거나 범죄와 형벌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의 과잉제한을 금지하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재건축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비리가 많이 발생하여 사회적인 문제로 되었던 사회현실을 개선하기 위하여 주택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비리를 공무원의 뇌물죄와 같은 수준으로 엄하게 처벌하려는 입법적 결단이므로, 주택재건축사업이나 그 관리업무가 사적인 경제영역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필요성과 합리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도시정비법은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적 성격을 강화하여 도시재개발사업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으로서 규율하고 있으므로, 주택재건축조합의 임원을 여전히 사적인 경제활동의 영역에 속해 있는 지역주택조합이나 직장주택조합의 임원과 달리 뇌물죄의 주체로 의제한다고 하여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3)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재건축조합이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임원이 뇌물수수 등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 그 위법행위의 처벌에 관해서만 공무원으로 의제할 뿐이고, 그들의 직업선택이나 정당한 직업수행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 선택·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의 소급적용 여부 청구인들이 관여한 주택재건축사업이나 그 관리업무는 도시정비법이 제정되기 전부터 추진되어 왔지만, 도시정비법이 시행된 후에 그 법 제13조에 따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등록하거나 제10조에 따라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으로 법인등기를 마침으로써 도시정비법의 규율을 받게 되었고, 청구인들은 모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후에 주택재건축사업이나 그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청구인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결 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거나 청구인 이○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주심)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