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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가.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이라는 처벌구성요건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 제10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직업행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재판요지

가.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이라는 개념은 보편적으로 일반입법이나 처벌법규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서 법관은 통상적 법해석 방법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확정할 수 있고, 법률의 수범자인 일반인 또한 건전한 상식적 법관념을 통하여 어떠한 행위가 규제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 판매의 목적으로 화장품을 보관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 구체적 보관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는데, 모든 보관행위에 대해 일률적으로 가격표시의무를 지우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화장품 판매업자의 직업행사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의 의미와 효력에 비추어 심판대상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하여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보관 장소, 보관의 형태, 포장 상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직접 판매에 제공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화장품’을 그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판매자가격표시제의 입법목적도 적절히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품 판매업의 적절한 수행 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도 충족할 수 있게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판매목적의 보관단계는 판매조건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검토, 판단하고 준비하는 단계이므로 이러한 단계에서 화장품의 가격표시를 강요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의 표시를 요구하고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위헌이다.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가격표시를 하지 않고 판매목적으로 화장품을 보관한 자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 당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 법률조항은, 일반적인 금지의무만을 규정하고 있는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이 아니라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는 금지의무를 규정한 위 법 “ 제29조 중의 제14조 제1항” 부분이므로 이를 심판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그 문언상 보관의 방법과 태양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판매의 목적을 가진 모든 보관행위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는바,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와 처벌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수범자로 하여금 어떠한 행위가 처벌되는 행위인지를 명확히 예측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참조조문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 제10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 부분

참조판례

나. 헌재 2002. 11. 28. 98헌바101 등, 판례집 14-2, 609

사건
2006헌가2 화장품법제14조제1항중보관부분위헌제청
제청법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청신청인
이○임외 1(대리인 변호사 이재만외 1인)
판결선고
2007. 04. 26.

주 문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 제10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제청신청인 이○임은 수입 화장품의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로서 수입 화장품에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고, 제청신청인 ○○ 주식회사는 화장품 수출입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그 사용인인 위 이○임이 위와 같이 화장품의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였다는 혐의로 약식 기소되어 각 벌금 100만 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받았다. (2) 제청신청인들은 처벌의 근거가 된 화장품법 제1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제청법원은 2006. 2. 3.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보관”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제청법원은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보관”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문제된 것은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 제10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법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화장품법 제14조(판매등의 금지) ① 제3조 제1항 전단의 규정에 의한 제조업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가 제조한 화장품, 제10조 또는 제11조의 규정에 위반되는 화장품은 이를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0조(용기등의 기재사항) ① 화장품의 용기 또는 포장 및 첨부문서(첨부문서가 있는 경우에 한한다)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용기 또는 포장에는 명칭·상호 및 가격 외의 기재·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 ( 제1호 내지 제5호 생략) 6. 가격 ( 제7호 내지 제9호 생략) ② 제1항 제6호의 가격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자가 기재·표시하여야 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기재·표시방법 기타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제11조(기재·표시상의 주의) 제10조에 규정된 사항의 기재·표시는 다른 문자·문장·도화 또는 도안보다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하여야 하며,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정확히 기재·표시하여야 한다. 제29조(벌칙) ① 제12조 또는 제14조 제1항·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005. 7. 13. 개정되기 전의 것) 화장품법 시행령 제13조(용기등의 기재사항) ④ 제10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화장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그 제품의 용기나 포장에 그가 판매하고자 하는 가격을 일반소비자가 알기 쉬운 방법으로 표시하되, 그 세부적인 표시방법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화장품·의약외품 가격표시제 실시요령(보건복지부 고시 제2000-68호) 제4조 ① 화장품·의약외품을 일반소비자에게 소매점포에서 판매하는 경우 소매업자(직매장을 포함한다)가 그 표시의 의무자가 된다. 다만,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에서 규정한 방문판매업자, 통신판매업자의 경우에는 그 판매업자가, 다단계판매업자의 경우에는 그 판매자가 판매가격을 표시하여야 한다. ② 화장품·의약외품 소매업자 이외의 제조업자나 수입자는 그 판매가격을 표시하여서는 아니된다. ③ 판매가격표시 의무자는 매장 크기와 관계없이 가격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진열·전시하여서는 아니된다. 2. 제청법원의 제청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제청이유 (1)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한다는 개념은 그 문언상 외연이 넓어 판매업자가 화장품을 공급받아 일단 매장에 두기만 하면 구체적인 보관장소나 보관형태, 포장상태 등에 관계없이 모두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 화장품의 취급자·사용자에게 화장품에 대한 필수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자로 하여금 화장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다는 판매자가격표시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소비자에 대한 가격정보 제공은 실제 판매되거나 판매 목적으로 진열·전시된 화장품에 가격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최종 판매업자가 제조업자·수입자 및 도매상으로부터 공급받은 개개의 화장품 모두에 가격표를 부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준수가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 아니라 판매업자가 가격을 자율적·탄력적으로 정하는 것을 방해하게 될 소지도 다분하다. (3) 그러므로 판매 내지 진열의 전 단계 행위로서 이른바 불가벌적 사전행위의 성격을 지니는 보관 단계에서까지 가격표시를 강제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단순히 “보관”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문언 등에 비추어 볼 때, 직접 판매할 목적이 아닌 진열·저장(서랍 등)인 경우라도 매장 내에 있어 즉시 소비자에게 판매가 가능한 경우에는 미리 가격을 부착하여야 하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가 가능한 장소가 아닌 경우(창고 등)에는 판매가격 표시의무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검사의 의견 위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과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 화장품 판매자가격표시제의 내용 화장품법에 의하면, 화장품의 용기 또는 포장 및 첨부문서에는 가격을 기재·표시하여야 하는데( 제10조 제1항 제6호), 표시의무자는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자이다( 제10조 제2항). 이에 위반되는 화장품은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되며( 제14조 제1항), 이에 위반한 화장품에 대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폐기 기타의 처치를 할 것을 명할 수 있고( 제19조 제1항), 위반자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이 가하여진다( 제29조). 이러한 판매자가격표시제는 첫째, 소비자가 화장품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필수정보인 가격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하여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자로 하여금 화장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고, 둘째, 제조(수입)업자가 실제 거래가격보다 훨씬 고가로 권장 판매가격을 표시하고 판매업자가 가격을 대폭 할인하여 판매함으로써 유통구조를 왜곡하고 소비자의 불신을 야기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화장품·의약외품 가격표시제 실시요령(보건복지부 고시 제2000-68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함)은 화장품 소매업자 이외의 제조업자나 수입자는 판매가격을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위 고시 제4조 제2항). 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제청이유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에서는 첫째,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제청법원은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한다는 것이 그 문언상 외연이 너무 넓다고만 하고 있으나, 이를 명확성원칙 위반을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화장품 판매업자의 직업행사의 자유에 필요 이상의 규제를 가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가 문제된다. (1)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판매목적”, “판매의 목적”, “판매할 목적”이라는 용어는 형법, 주세법, 식품위생법 등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으며, 여기에다 “보관”까지 결합한 용례 또한 인삼산업법, 농산물품질관리법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이라는 개념은 이와 같이 보편적으로 일반입법이나 처벌법규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서 법관은 통상적 법해석 방법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확정할 수 있고, 법률의 수범자인 일반인 또한 건전한 상식적 법관념을 통하여 어떠한 행위가 규제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과는 달리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3항에서는 “진열”, “전시”만 규정하고 있을 뿐 “보관”이 없어, 화장품 판매업자로서는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된 “보관”행위의 처벌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혼선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이 명확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 사건 고시의 내용 여하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2) 직업행사의 자유에 대한 과잉규제 여부 가격표시가 되지 않은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 자체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입법수단이다. 판매자가격표시제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판매업자가 직접 가격표시를 한 화장품이 아닌 한 판매되어서는 아니되고, 그러한 판매를 방지하려면 판매목적의 보관 또한 일정하게 규제되어야 한다. 판매목적의 보관은 판매 직전의 사전행위로서 이를 방치하면 가격표시 없이 보관된 화장품을 곧바로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될 수 있는 반면, 행정당국으로서는 판매의 현장을 포착하지 않는 한 가격표시의무 위반 행위를 효율적으로 규제하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판매의 목적으로 화장품을 보관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 구체적 보관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는데, 그 중 어느 범위까지 가격표시의 의무를 지우는 것이 정당화되는지에 있다. 직접 판매가 이루어지는 매장과는 독립된 창고 등의 공간에서 화장품을 보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직접 판매가 이루어지는 매장 내에 있되 진열·전시되지 않고 서랍, 박스 등의 가구 기타 저장매체 내에 보관되거나, 그러한 매장의 구석진 곳에 쌓여져 보관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보관행위 모두를 일률적으로 심판대상조항에 포함된다고 보아 가격표시의무를 지우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화장품 판매업자의 직업행사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가능한 장소에서, 판매 가능한 상태로 보관하는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격표시 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가격정보 제공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으면서 자칫 재고관리되는 화장품들에까지 일일이 가격표시를 요구하게 되어 판매업자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법률에 대한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을 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국가의 법질서는 헌법을 최고법규로 하여 그 가치질서에 의하여 지배되는 통일체를 형성하는 것이며 그러한 통일체 내에서 상위규범은 하위규범의 효력근거가 되는 동시에 해석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헌재 1989. 7. 21. 89헌마38, 판례집 1, 131, 145; 헌재 2002. 11. 28. 98헌바101 등, 판례집 14-2, 609, 613-614).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의 의미와 효력에 비추어 심판대상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보관 장소, 보관의 형태, 포장 상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직접 판매에 제공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화장품’을 그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다. 이렇게 본다면 판매자가격표시제의 입법목적도 적절히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품 판매업의 적절한 수행 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문제된 보관행위가 과연 판매행위에 상당히 근접한 행위로서 ‘직접 판매에 제공될 수 있는 것’에 해당하는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고, 보관의 장소, 보관의 형태, 포장 상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구체적 사건마다 법원을 비롯한 법집행기관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은, ‘ 제10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으로서 그 보관 장소, 보관의 형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직접 판매에 제공될 수 있는 것’을 보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아래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화장품법 제10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가격을 표시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금지하는 부분은 헌법 제15조(직업의 자유)와 제37조 제2항(기본권 제한의 한계)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화장품법 제10조 제1항 제6호는 화장품 판매자가 화장품의 용기 또는 포장 및 첨부문서에 가격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은 가격을 표시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에 위반할 경우에는 화장품법 제19조 제1항에 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위반물품의 폐기 기타의 처치를 명할 수 있고, 화장품법 제29조에 의하여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화장품법 제10조 제1항 제6호, 제14조 제1항의 입법목적은 화장품의 판매가격을 판매자가 결정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화장품을 판매하는 단계에서 가격을 표시하도록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화장품을 판매장소에 진열하는 것은 판매의사를 공표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판매단계와 마찬가지로 가격표시의무를 준수시킬 필요가 있지만, 판매목적의 보관단계에서는 가격표시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판매목적의 보관단계에서는 판매업자가 화장품을 어느 시기에 얼마에 판매할 것인지, 화장품의 용기 또는 포장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화장품의 판매가격을 어떻게 표시할 것인지 등에 관하여, 판매조건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판단하고 준비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판매준비행위는 모두 화장품 판매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고, 그러한 판매준비단계에서 화장품의 가격표시를 강요할 이유가 없다.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이 화장품을 판매목적으로 보관하는 단계에서도 가격의 표시를 요구하고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37조 제2항(기본권 제한의 한계)에 위반하여 직업수행의 자유( 헌법 제15조)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위헌적인 규제이므로 실효시켜야 한다. 6.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나는 심판대상조항의 확정과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1) 심판의 대상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이 사건 심판대상을 “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당해 사건에서 문제된 부분(‘ 제10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부분)으로 삼은 후, 심판대상 조항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라고 보아 그 위헌 여부를 판단하였으나 이는 심판대상 조항의 규정 형식과 의미에 비추어 부당하다. 화장품법의 법률조항들을 살펴보면, 제14조 제1항은 화장품법이 정한 일정한 행위의무( 제3조 제1항 전단, 제10조, 제11조)에 위반하여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목적으로 보관 또는 진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범으로서, 일정한 행위의 금지의무를 명하는 규범일 뿐, 그 금지의무에 위반한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가할 것인지, 즉 형벌을 가할지, 행정상 제재를 가할지 아니면 기타 법률상 어떤 불이익을 가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제재규범과는 독립된 금지규범으로서의 법률조항이다. 그러나 제29조는 “ 제14조 제1항 …… 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제14조 제1항 소정의 금지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가하는 처벌조항이며, 제19조와 제20조는 같은 제14조 제1항 소정의 금지를 위반하는 경우 물품의 폐기명령, 업무정지 또는 제조시설의 폐쇄 등과 같은 행정상 제재를 가하는 행정제재 조항으로서, 각각 제14조 제1항과는 독립된 별개의 조항들이다. 다만, 제19조, 제20조, 제29조에서는 그 규정하는 금지의 내용이 제14조 제1항이 규정한 금지의 내용과 동일한 관계로, 입법기술상 제14조 제1항을 인용(다만 제20조에서는 ‘이 법’이라고 인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가격의 표시를 하지 않고 판매 목적으로 화장품을 보관한 자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 당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 법률조항은,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는 금지의무를 규정한 “ 제29조 중의 제14조 제1항” 부분이지, 일반적인 금지의무만을 규정하고 있는 “ 제14조 제1항”은 아닌 것이다. 다수의견은 제14조 제1항을 처벌조항의 구성요건으로 전제한 뒤, 죄형법정주의와 형사처벌이라는 수단의 과잉 여부와 관련하여 그 위헌 여부를 판단하고 있으나, 이는 제14조 제1항을 오로지 제29조와 결합되는 경우에만 그 존재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제14조 제1항의 독립적 기능과 존재 의의를 아무런 근거없이 축소시키는 것이다. 다수의견이 가진 문제점은 제14조 제1항 부분에 대한 심리 결과 위헌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을 때 명확히 드러난다. 만약 제14조 제1항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라는 전제에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거나 형사처벌이라는 수단이 지나쳤다는 이유로 위헌이라 하여 제14조 제1항 자체의 효력을 직접 상실시킨다면, 행정상 제재 규정으로서 죄형법정주의나 형사처벌과는 관련이 없어 그 위헌성에 대한 심사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제19조와 제20조가 인용하는 제14조 제1항 부분마저도 그 효력이 상실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제청이유 또는 심판청구의 이유와 당해 사건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제청되거나 심판청구된 법률조항이 아닌 다른 법률조항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헌법재판소는 직권으로 심판대상 조항을 변경하거나 확장하여 판단할 수 있는바( 헌재 1994. 6. 30. 93헌가15 등, 판례집 6-1, 576, 584; 헌재 1998. 3. 26. 93헌바12, 판례집 10-1, 226, 233; 헌재 2000. 8. 31. 98헌바27 등, 판례집 12-2, 190, 194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이 화장품법 제14조 제1항 중 보관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더라도, 헌법재판소로서는 당해 사건의 내용과 제청법원의 제청이유를 고려해서 형사처벌의 구성요건 조항인 “ 제29조 중 제14조 제1항 부분”, 당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으로 구체적으로 한정한다면 “ 제29조 중 제14조 제1항 부분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10조 및 제11조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부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할 것이다. (2) 본안에 관하여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 제29조 중 제14조 제1항 부분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10조 및 제11조에 의한 가격의 기재·표시를 하지 아니한 화장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으로 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가격을 기재·표시하지 않고 “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며 보관의 구체적인 장소나 방법, 판매와의 시간적 근접성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구체적인 보관 행위의 다양성으로 인해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채 판매의 목적으로 화장품을 보관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처벌하는 것이, 입법목적 달성에는 기여하지 못하면서 화장품 판매업자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부당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매장과 같이 판매가 직접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현재 보관하고 있는 화장품에 대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렵지만, 직접 판매되는 장소와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에 보관하고 있거나 시간적으로 장래의 판매에 공급하기 위해 미리 물건을 확보하여 보관하고 있는 경우와 같이 판매에 곧바로 제공되기 어려운 상태에 있는 보관에 대해서도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정보를 전달한다거나 화장품 가격책정의 적정화를 기한다는 입법목적 달성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화장품 판매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견도 위와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미를 “보관 장소, 보관 형태, 포장 상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직접 판매에 제공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화장품”을 규제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해석한 후, 그러한 해석을 전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문언상 보관의 방법과 태양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판매의 목적을 가진 모든 보관 행위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고, 더욱이 당해 사건의 법원 역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판매의 목적을 가진 모든 보관 행위에 적용된다고 보아 그 위헌 여부의 판단을 구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미를 다수의견과 같이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적 의미와 법원의 제청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부당한 결론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해 이를 전제로 합헌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수범자로 하여금 어떠한 행위가 처벌되는 행위인지를 명확히 예측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주심)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