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보기

AI가 추출한 핵심 문장으로 판결문 요점을 빠르게 파악해 보세요.

판시사항

가.기초의회의원선거 후보자로 하여금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 받음을 표방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중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나.다른 지방선거 후보자와는 달리 기초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에 대해서만 정당표방을 금지한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적극)

재판요지

가.선거에서 정당이냐 아니면 인물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고 입법자가 후견인적 시각에서 입법을 통하여 그러한 국민의 선택을 대신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념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당의 영향을 배제하고 인물 본위의 투표를 유도하겠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체적 입법의도는 정당성이 의심스럽다. 그리고 후보자가 정당의 지지·추천을 받았는지 여부를 유권자들이 알았다고 하여 이것이 곧 지방분권 및 지방의 자율성 저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에는 그 인과관계가 지나치게 막연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내용이 과연 지방분권 및 지방의 자율성 확보라는 목적의 달성에 실효성이 있는지도 매우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 구현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기여하는 효과는 매우 불확실하거나 미미한 반면에, 이 조항으로 인해 기본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현저하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의 관점에서 문제가 많다. 즉, 후보자로서는 심지어 정당의 지지·추천 여부를 물어오는 유권자들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정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하려는 기초의회의원 후보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나아가 지방의회의원 선거의 선거기간이 14일로 규정되어 있고, 사전선거운동이 금지되는 등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각종의 규제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실제로 유권자들이 기초의회의원 후보자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 이른바 4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되고 있는 탓으로 유권자들이 후보자들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일일이 분석·평가하기란 매우 힘든 실정이므로, 현실적으로 후보자에 대한 정당의 지지·추천 여부는 유권자들이 선거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후보자의 정당표방을 금지하는 경우에는 유권자들은 누가 누구이고 어느 후보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을 가졌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투표를 하거나 아니면 선거에 무관심하게 되어 아예 투표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이는 투표자의 알 권리를 크게 훼손하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할 때, 정당표방을 금지함으로써 얻는 공익적 성과와 그로부터 초래되는 부정적인 효과 사이에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을 현저히 잃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 단서에서는 후보자의 당원경력의 표시를 허용하고 있는데, 그러한 표시는 사실상 정당표방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것이 통상적이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본문과 단서는 서로 중첩되는 규율영역을 가지게 되는바, 이로 말미암아 기초의회의원 후보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소속 정당에 관한 정보를 어느 만큼 표방해도 좋은지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자칫 국가형벌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될 여지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불확실한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다지 실효성도 없고 불분명한 방법으로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나.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이 정당의 영향을 배제하고 인물 본위의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지방분권 및 지방의 자율성을 확립시키겠다는 것이라면, 이는 기초의회의원선거뿐만 아니라 광역의회의원선거, 광역자치단체장선거 및 기초자치단체장선거에서도 함께 통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초의회의원선거를 그 외의 지방선거와 다르게 취급을 할 만한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는가를 볼 때 그러한 차별성을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 조항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유독 기초의회의원 후보자만을 다른 지방선거의 후보자에 비해 불리하게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하경철, 재판관 김경일의 반대의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에 권력을 수직적으로 분배하는 문제는 서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 조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입법 또는 중앙정부에 의한 지방자치의 본질의 훼손은 어떠한 경우라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현실 및 정당운영의 비민주성, 지연·혈연·학연이 좌우하는 선거풍토와 그 위에 지방자치를 실시한 경험이 일천(日淺)하다는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그 밖의 공직선거와 마찬가지로 기초의회의원선거에도 정당추천후보자의 참여를 허용한다면, 정당은 후보자의 당락뿐만 아니라 선출된 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쳐 지역의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기초의회를 형해화할 수 있다. 생각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초의회의 구성 및 활동에 정당의 영향이 배제된 지역실정에 맞는 순수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필요불가결한 조항이다. 이 조항으로 말미암아 후보자는 직접 선거권자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이나 정당과 관련된 정보를 줄 수 없고, 선거권자로서는 이러한 정보를 알 기회가 제한된다고 할지라도, 간접적이나마 자신의 정치적 이념 및 정당과 관련된 정보는 정당의 당원경력의 표시를 통하여 알리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법 제84조 단서), 후보자의 정당표방금지로 인한 지방자치의 제도적 보장이라는 이익은 후보자의 공무담임권 및 선거운동 자유의 침해로 입게 되는 손해보다 이익이 더 크므로, 이 법률조항은 과잉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그 밖의 공직선거와 비교할 때에 기초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에 한정하여 정당표방금지라는 정치적 생활영역에 있어서의 차별취급을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이 추구하는 지방자치의 제도적 보장을 위한 입법목적에 필요불가결한 것으로서, 그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 또한 필요·최소한의 부득이한 경우로 인정되므로 평등원칙 위반의 위법도 없다.

참조조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

참조판례

가. 나. 헌재 2003. 1. 30. 2001헌가4, 공보 77, 141

사건
2003헌가9,10(병합)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위헌제청
제청법원
1. 부산고등법원(2003헌가9)
2. 서울고등법원(2003헌가10)
제청신청인
김○한(2003헌가9)(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해&세계 담당변호사 정한중)
판결선고
2003. 05. 15.

주 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3헌가9 제청신청인 김○한은 2002. 6. 13. 실시된 ○○시의원선거의 후보자로 출마하여 "한나라당 후원위원"이라는 직함을 부각시킨 선거공보와 선전벽보를 제작한 뒤 배포·부착하게 함으로써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 받음을 표방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같은 해 12. 4. 창원지방법원에서 벌금 2,000,000원을 선고받고, 그 항소심 계속 중에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이에 항소심 법원인 부산고등법원은 제청신청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2003. 3. 24. 이 사건 위헌여부심판을 제청하였다. (2) 2003헌가10 당해사건의 피고인 정○섭은 2002. 6. 13. 실시된 □□시의원선거의 후보자로 출마하여 같은 달 11.경 유권자 20∼30명을 상대로 거리연설을 함에 있어 자신을 "한나라당 △△지구당 ▽▽2동 시의원 내천자"라고 소개하는 등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 받음을 표방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같은 해 12. 18. 수원지방법원 □□지원에서 벌금 700,000원을 선고받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그 심리중에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은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며 그 위헌 여부에 의문이 있다고 하여 2003. 4. 4.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여부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84조(무소속후보자등의 정당표방금지)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의 후보자와 무소속후보자는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없다. 다만 정당의 당원경력의 표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① (생략) ②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자 가.∼다. (생략) 라. 제84조(무소속후보자등의 정당표방금지)의 규정에 위반하여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한 자 마.∼ (생략) 2. 제청법원의 위헌심판제청이유 정당이 정치의 중심에 있는 현실과 정당의 지방선거 참여가 오히려 정당의 분권화·민주화를 촉진할 수 있고 민의의 결집·인재발굴·중앙과 지방의 매개 등 여러 가지 순기능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후보자에 대하여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지향하는 정책노선 등 자신의 정체성을 유권자에게 알리기 위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유권자에 대하여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알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할 것이고, 각종 지방선거 중 유독 자치구·시·군의원선거(이하 '기초의회의원선거'라고 한다)의 후보자에 대해서만 정당표방을 금지하는 점에서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 3. 판 단 헌법재판소는 2003. 1. 30. 선고한 2001헌가4 결정에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5. 4. 1. 법률 제4947호로 개정되고, 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종전의 헌재 1999. 11. 25. 99헌바28 결정의 취지를 변경하여 같은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한 바 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침해 선거에서 정당이냐 아니면 인물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고 입법자가 후견인적 시각에서 입법을 통하여 그러한 국민의 선택을 대신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념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당의 영향을 배제하고 인물 본위의 투표를 유도하겠다는 제84조의 구체적 입법의도는 정당성이 의심스럽다. 그리고 제84조의 규율내용이 과연 지방분권 및 지방의 자율성 확보라는 목적의 달성에 실효성이 있는지도 매우 의문이다. 왜냐하면 후보자가 정당의 지지·추천을 받았는지 여부를 유권자들이 알았다고 하여 이것이 곧 지방분권 및 지방의 자율성 저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에는 그 인과관계가 지나치게 막연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제84조가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 구현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기여하는 효과는 매우 불확실하거나 미미한 반면에 이 조항으로 인해 기본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현저하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의 관점에서 문제가 많다. 즉 위 조항은 일체의 정당표방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후보자로서는 심지어 정당의 지지·추천 여부를 물어오는 유권자들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위 조항에 위반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나아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당선까지 무효로 된다. 그러나 기초의회의원 후보자의 대다수가 정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하려는 정치지망생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전면적 표방금지와 그에 뒤따르는 각종의 불이익은 후보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지방의회의원 선거의 선거기간이 14일로 규정되어 있고, 사전선거운동이 금지되는 등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각종의 규제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실제로 유권자들이 기초의회의원 후보자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 이른바 4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되고 있는 탓으로, 유권자들이 후보자들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일일이 분석·평가하기란 매우 힘든 실정이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후보자에 대한 정당의 지지·추천 여부는 유권자들이 선거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후보자의 정당표방을 금지하는 경우에는 유권자들은 누가 누구이고 어느 후보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을 가졌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투표를 하거나 아니면 선거에 무관심하게 되어 아예 투표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유권자들 입장에서 접근하면 후보자의 정치적 실체를 정확히 알고 투표할 수 있기 위한 국민의 알 권리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할 때 정당표방을 금지함으로써 얻는 공익적 성과와 그로부터 초래되는 부정적인 효과 사이에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을 현저히 잃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제84조 단서에서는 후보자의 당원경력의 표시를 허용하고 있는데 그러한 표시는 사실상 정당표방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것이 통상적이므로, 결국 제84조 본문과 단서는 서로 중첩되는 규율영역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기초의회의원 후보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소속 정당에 관한 정보를 어느 만큼 표방해도 좋은지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자칫 국가형벌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될 여지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제84조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제84조는 불확실한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다지 실효성도 없고 불분명한 방법으로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평등원칙 위반 제84조는 4대 지방선거 중 유독 기초의회의원선거의 경우에만 그 후보자에 대해 정당표방을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위 조항의 의미와 목적이 정당의 영향을 배제하고 인물 본위의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지방분권 및 지방의 자율성을 확립시키겠다는 것이라면, 이는 기초의회의원선거뿐만 아니라 광역의회의원선거, 광역자치단체장선거 및 기초자치단체장선거에서도 함께 통용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초의회의원선거를 그 외의 지방선거와 다르게 취급을 할 만한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는가를 볼 때 그러한 차별성을 발견할 수 없다. 우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경우를 나누어 법적으로 달리 취급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은, 광역과 기초의 차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의 차이에 불과할 뿐, 지방분권이라는 자치기능에 있어서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초자치단체장선거의 경우와는 달리 기초의회의원선거의 경우에만 정당의 영향을 배제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오히려 기초자치단체의 기관 중에서 구태여 정당의 영향을 배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기초의회보다는 집행업무를 담당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조항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유독 기초의회의원 후보자만을 다른 지방선거의 후보자에 비해 불리하게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회의원" 부분을 "자치구·시·군의원"으로 자구만 수정하였을 뿐, 그 내용은 동일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위 2001헌가4 결정과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고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에 대하여는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하경철, 재판관 김경일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하경철, 재판관 김경일의 반대의견 우리는 위 2001헌가4 결정에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 중 "자치구·시·군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종전의 99헌바28 결정의 취지가 여전히 타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낸 바 있고, 이 사건에서도 그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위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법률조항은 법에서 규정한 모든 선거 중 기초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만 정당표방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내용을 입법화하는 문제는 헌법이 지방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점, 우리의 정치문화와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의식 등 제반 사정을 헤아린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입법형성은 그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위헌으로 판단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나아가서, 이 법률조항이 입법형성의 한계를 준수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전제조건으로 지방자치제도의 현상과 그 특수성을 먼저 이해해 둘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헌법적 보장은 국민주권의 기본원리에서 출발하여 주권의 지역적 주체인 주민에 의한 자기통치의 실현으로 요약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인 핵심영역은 입법 기타 중앙정부의 침해로부터 보호되어야 함은 헌법상의 요청인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에 권력을 수직적으로 분배하는 문제는 서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 조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입법 또는 중앙정부에 의한 지방자치의 본질의 훼손은 어떠한 경우라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현실 및 정당운영의 비민주성, 지연·혈연·학연이 좌우하는 선거풍토와 그 위에 지방자치를 실시한 경험이 일천(日淺)하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그 밖의 공직선거와 마찬가지로 기초의회의원선거에도 정당추천후보자의 참여를 허용한다면, 정당은 그 후보자의 당락뿐만 아니라 선출된 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기초의회의 결정이 정당의 의사에 따라 그 결론이 바뀌게 되는 것을 뜻한다. 기초의회가 정당의 의사에 따라 움직인다면, 기초의회는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하여 형해화한 모습으로 남게 된다. 또한, 기초의회의원선거에 정당추천후보자의 참여를 제한하지 않고 허용한다면, 후보자 개인의 능력과 자질보다 소속정당이나 정강·정책이 후보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기초의회는 국가적인 문제보다 당해 지역 주민들이 그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쟁점을 자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합의제 기관이므로, 기초의회의 구성은 범국가적인 정당의 정강·정책 등 정치색을 띄는 정당추천후보자보다 가능한 한 그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유능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뽑는 것이 권력분립과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지방자치의 본질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건대, 이 법률조항은 기초의회의 구성 및 활동에 정당의 영향이 배제된 지역실정에 맞는 순수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필요불가결한 입법이므로 그 목적의 중요성은 수긍할 수 있다. 이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기초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는 정당표방을 할 수 없게 금지하는 수단을 채택한 것은 필요·최소한의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에 해당된다. 이 조항으로 말미암아 후보자는 직접 선거권자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이나 정당과 관련된 정보를 줄 수 없고, 선거권자로서는 이러한 정보를 알 기회가 제한된다고 할지라도, 간접적이나마 자신의 정치적 이념 및 정당과 관련된 정보는 정당의 당원경력의 표시를 통하여 알리도록 배려하고 있어( 법 제84조 단서) 피해의 최소성도 충족하고 있다. 후보자의 정당표방금지로 인한 지방자치의 제도적 보장이라는 이익은 후보자의 공무담임권 및 선거운동 자유의 침해로 입게 되는 손해보다 이익이 더 크므로 두 법익에 대한 균형성의 요건도 갖춘 것이다. 따라서, 이 법률조항은 과잉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의 공무담임권(피선거권)과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규정이 아니다. 그 밖의 공직선거와 비교할 때에 기초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에 한정하여 정당표방금지라는 정치적 생활영역에 있어서의 차별취급을 한 이 조항은 헌법이 추구하는 지방자치의 제도적 보장을 위한 입법목적에 필요불가결한 것으로서, 그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 또한 필요·최소한의 부득이한 경우로 인정되므로 평등원칙 위반의 위법도 없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주심)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