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3. 6. 26. 선고 2002헌마81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기각
공소시효 완성된 혐의사실 고소에 대한 무고죄 불기소처분 취소 청구 기각
결과 요약
- 공소시효가 완성된 혐의사실을 고소하여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기각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피고소인 김○자가 1997. 10.경 청구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에게 청구인이 1989년경 피고소인의 딸을 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하고, 피고소인의 주거에 침입하여 갈취한 금원을 반환하겠다고 하였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이 기재된 반성문을 제출하여 청구인을 무고하였다고 고소함.
- 피청구인은 2001. 6. 28. 피고소인의 고소사실에 관하여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아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함.
- 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항고, 재항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2002. 1. 28.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및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불기소처분의 자의성 여부 및 기본권 침해 여부
- 검사가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이지 않음.
- 달리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이로 인해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음.
-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함.
공소시효 완성된 혐의사실에 대한 무고죄 성립 여부 및 권리보호이익 유무 (재판관 김영일의 일부 각하 의견)
- 피고소인이 반성문을 제출한 1997. 10.경에는 금품갈취행위가 있었다는 1989년부터 이미 7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음.
-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기소 불가능한 단계에 이른 사건은 검사가 수사할 필요조차 없으므로, 이러한 사건을 반성문에 기재하였다 한들 무고죄의 보호법익인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치게 할 위험이 없음.
- 헌법재판소가 불기소처분을 취소하더라도 검사로서는 위 혐의사실에 대하여 수사를 하여 공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 결국 그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할 것임.
- 따라서 공소시효 완성으로 공소권이 없고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함.
검토
- 본 판결은 공소시효가 완성된 혐의사실에 대한 고소가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안임.
- 다수의견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이지 않으므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함. 이는 헌법재판소가 검사의 수사 및 처분 재량권을 존중하는 입장을 취함을 보여줌.
- 재판관 김영일의 각하 의견은 공소시효 완성으로 인해 기소 가능성이 없는 사건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을 통해 불기소처분을 취소하더라도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불가능하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점을 강조함. 이는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 중 권리보호이익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으로, 불필요한 심리 자원의 낭비를 막고 헌법재판소의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음.
- 이 판결은 무고죄의 성립 요건 중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치게 할 위험'이라는 보호법익의 의미를 공소시효 완성 여부와 연관 지어 해석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함. 즉,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수사 및 기소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허위 고소라 할지라도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칠 위험이 없다고 볼 여지가 있음을 보여줌.
판시사항
공소시효가 완성된 혐의사실을 고소하였으므로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할 것인지 여부(소극)재판요지
검사가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여지지 않으며 달리 검사의 위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공소시효가 완성된 혐의사실을 고소하였으므로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도 이를 기각해야 한다.
재판관 김영일의 각하의견
공소시효가 완성된 혐의사실을 고소하여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가사 우리 헌법재판소가 위 불기소처분을 취소하더라도 검사로서는 위 혐의사실에 대하여 수사를 하여 공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 결국 그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고소사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피고소인 김○자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는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청구인이 피고소인을 협박하여 돈을 받은 사실이나 피고소인의 주거에 침입하여 공갈금을 반환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김○자가 1997. 10.경 청구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에게 청구인이 담임교사를 맡았던 피고소인의 딸 정○경을 퇴학시키겠다고 1989.경 청구인이협박하여 금원을 갈취했었으며, 같은 무렵 피고소인의 주거에 침입하여 갈취한 금원을 반환하겠다고 하였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이 기재된 반성문을 제출하여, 청구인을 무고하였다는 것이다.
나. 불기소이유
피청구인은 이 사건을 수사한 후 2001. 6. 28. 피고소인의 고소사실에 관하여 무고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하여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에 정하여진 절차에 따라 항고, 재항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2002. 1. 28.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및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위 불기
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4.과 같은 재판관 김영일의 일부각하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4. 재판관 김영일의 일부각하의견
다수의견은 피청구인이 한 이 사건 무혐의불기소처분사유 모두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청구인이 한 이 사건 불기소처분 중 피고소인 김○자가 청구인 김○순으로부터 금품을 갈취당하였다고 검사에게 반성문을 제출한 때인 1997. 10.경에는 그 금품갈취행위가 있었다는 1989년(청구인이 피고소인 김○자의 딸인 정○경의 담임교사이었던 때임)으로부터 “이미 7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치게 할 위험이 없으므로 무고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무혐의불기소처분을 한 피청구인의 판단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부분에 대해서는 그 권리보호이익의 요건을 흠결하였다는 사유로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여기에 그 이유를 밝히는 바이다.
원래 피고소인은「1997. 9. 6. 22:00경의 그의 폭행사건」에 관하여 담당검사의 종용에 좇아 그 검사에게 ‘반성문’을 제출하고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인데, 그 반성문 속에 부수하여 위 금품갈취행위 등을 기재한 것을 청구인이 ‘진정서’라고 하여 청구인을 무고하였다고 주장하는 사건이다.
위의 금품갈취행위가 있었다는 1989년으로부터 7년이 지나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이미 피청구인이 기소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고, 기소 불가능한 단계에 이른 사건은 피청구인이 수사할 필요조차 없으므로 이러한 사건을 반성문에 기재하여 검사에게 제출하였다 한들, 무고죄의 보호법익인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치게 할 위험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고소인이 그와 같은 내용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은 청구인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일이기는 할 터이지만, 피청구인인 검사의 입장에서는 1989년에 피고소인의 금품갈취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기소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으므로, 이러한 사건은 아무리 수사를 잘하였다 하더라도 기소할
수 없으니 수사의 여지가 없는 사건인 것이고, 수사의 여지가 없는 사건은 그것을 반성문에 기재하였다 한들, 그 기재에 따라 검사가 수사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피청구인인 검사가 수사할 까닭이 없는 사건을 수사하여 그 반성문의 기재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난다 한들, 피고소인을 무고죄로 기소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이러한 사건을 우리 헌법재판소가 ‘왜 수사도 하지 않았는가.’라고 하여 피청구인의 원결정을 취소하고, 이를 검찰에 보낼 까닭이 없는 것이다.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결정을 취소하여 되돌려 보낸다 할지라도 피청구인은 무고죄로 기소할 수 없는 사건을 수사하는 어리석음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고, 기소 불가능한 사건이라면, 권리보호이익은 이미 없는 것이라 함을 거스를 견해는 추호도 있을 수 없다.
우리 헌법재판소가 기소 불가능한 사건을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결정이 잘못된 것이라 하여 아무리 취소하여 보낸다 할지라도 피청구인은 기소할 수 없는 사건은 불기소처분결정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 사건은 권리보호이익이 없는 것으로 낙착될 뿐, 달리 어떻게 권리보호이익은 있다고 이론구성할 수가 없는 사건이다.
‘불기소처분결정을 탓하여 우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 온 사건의 권리보호이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바른 인식이 전제되지 않고는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을 바르게 처리할 수가 없다.
우리 헌법재판소가 불기소처분결정을 취소하여 피청구인인 검사에게 사건을 되돌려 보낸다면, 그 고소인이 당초에 고소한 목적인 기소, 그 ‘기소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사건이라야 하는 것이다. 그 ‘기소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사건이라야 청구인의 재판절차진술권과 평등권 등이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기소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건을 되돌려 보낼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기소할 가능성이 있을 때에 우리 헌법재판소가 그 불기소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검찰에 되돌려 보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권리보호이익’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권리보호이익’은 우리 헌법재판소가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으로서 다루고 있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러한 ‘권리보호이익’이라는 적법요건도 따져보지 않고, 우리 헌법재판소가 불기소처분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에서 하는 일은 ‘검사가 한 불기소처분결정이 잘된 것인지의 여부’를 따져보는 일이라 하면
서 적법요건의 심사도 없이 사건을 처리하고 있으나, 이러한 다수의견은 이론상 추호도 수긍할 점이 없는 견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수사·기소기관인 검찰의 내부기관이 아니고, 검찰과는 독립별개의 기관이며,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을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처리하는 기관이며,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우리의 결정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적법요건을 먼저 심사하고, 적법요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판단될 때에 본안에 들어가 판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검사가 한 불기소처분결정이 잘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우리 헌법재판소가 하는 일이라고 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적법요건’과 ‘본안판단’의 구별 하에 적법요건은 살펴볼 필요도 없이 본안판단을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그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라 하겠다.
개괄적·논외적으로 우리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표현하는 데에 ‘우리 헌법재판소는 검사가 한 불기소처분결정이 잘된 것인지의 여부를 적법요건을 먼저 심사하고, 그것이 갖추어졌을 때, 본안판단을 하는 기관’이라고까지 이론상 꼬치꼬치 따져서 표현하지는 않는 것 뿐이다.
그와 같이 ‘우리 헌법재판소는 검사가 한 불기소처분결정이 잘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한다.’는 표현을 쓴다고 한들, 이론상 그것을 표현대로 처리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여 온 사건에 대하여 그 적법요건을 먼저 심사한다는 데에 있어서 의견을 달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사건 금품갈취행위의 공소시효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한에 있어서만, 이를 기재한 반성문에 근거하여 무고죄의 성립여부를 수사하고 기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 그 공소시효가 완성됨으로써 이에 터한 무고죄의 성립여부를 수사하고 기소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전혀 없게 되고 말았으니, 이는 권리보호이익이 없는 것이다.
이에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부분에 대하여는 공소시효의 완성으로 피청구인에게 공소권이 없고, 나아가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고 보는 바이다.재판관 윤영철
권 성(주심)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