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입후보요건으로서 기탁금과 그 반환의 기준을 정할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그 한계
나.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을 1,500만원으로 정한 것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반환기준을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정한 것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재판요지
가.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입후보 요건으로 후보자가 납부하여야 할 기탁금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그리고 그 반환에 필요한 득표수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 즉, 기탁금의 액수와 그 반환의 요건을 정하는 문제는 우리의 선거문화와 풍토, 정치문화와 풍토, 국민경제적 여건, 그리고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그러나 기탁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면,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선거에 자유로이 입후보할 자유가 제한되며, 기탁금이 과다하여 당선가능성이 있음에도 입후보하지 못한다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자의 참정권,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이 침해될 수도 있으므로, 기탁금액은 기탁금제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그로 인한 기본권제한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정하게 책정되어야 하는 헌법적 한계가 있다.
나.선거를 통하여 국가정책을 결정할 정치세력들간의 세력구도를 결정하게 되는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당선자로 하여금 그 권한에 상응하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하고, 이로써 정국의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선거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유권자가 주권자로서 진지하게 그 자신을 대표할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입후보자의 수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위하여 유권자의 추천을 요구한다거나 절대다수대표제 또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데, 유권자의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 행해져 선거가 과열 또는 혼탁하게 될 위험성이 클 뿐 아니라, 진지하지 못한 추천이 남발될 위험이 있고, 결선투표제나 절대다수투표제도 결국 선거의 반복으로 이어져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되므로 쉽게 채택할 것이 못된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의 기능과 기탁금제도의 목적 및 성격, 그리고 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에 있어서 현실적인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입후보요건으로 후보자에게 기탁금의 납부를 요구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하다.
한편, 기탁금의 변동에 따른 역대 국회의원선거입후보자수의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의 비교적 높은 기탁금수준에서 후보자의 수가 4명 내지 5명 정도로 고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1,500만원의 기탁금은 기탁금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실현하는 데 적절하고도 실효적인 범위 내의 금액으로 보이고, 우리나라의 산업별 상용종업원의 월평균임금에 비추어 볼 때도 1,500만원의 기탁금은 다른 재산이 전혀 없는 통상적인 평균임금을 수령하는 도시근로자가 그 임금을 6개월 정도, 금융·보험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3개월 정도 저축하면 마련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과다한 금액의 설정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기탁금제도가 실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반환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진지하게 입후보를 고려하는 자가 입후보를 포기할 정도로 반환기준이 높아서는 안될 헌법적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보건대, 기탁금제도의 대안으로서 유권자추천제도를 실시할 경우에 후보자난립을 방지할 정도에 이르는 유권자의 추천수, 역대 선거에서의 기탁금반환비율의 추이, 기탁금반환제도와 국고귀속제도의 입법취지 등을 감안하면,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또는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정한 기탁금반환기준은 입법자의 기술적이고 정책적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중 청구인 원용수의 심판청구부분을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1헌마687사건의 청구인 김숙이, 김향미는 2001. 10. 25. 실시될 예정인 동대문(을)선거구와 구로(을)선거구의 국회의원재선거에 각 사회당후보로 내정된 자로 후보자등록기간에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등록을 할 예정이고, 청구인 원용수는 위 사회당의 대표자로서 위 국회의원재선거에 소속당원들을 입후보시킬 예정이다.
(2) 2001헌마691사건의 청구인인 장화식, 정종권은 위 국회의원재선거에 후보자등록을 할 입후보예정자들이고, 청구인 민주노동당은 위 국회의원재선거에 소속당원들을 입후보시킬 예정인 정당이다.
(3)청구인들은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입후보기탁금과 그 반환기준을 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6조 제1항 제2호 등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01. 10. 5.( 2001헌마687사건)과 같은 달 8.( 2001헌마691사건) 각 위 법률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6조 제1항 제2호(이하 '기탁금조항'이라 한다), 제57조 제1항 제2호(청구인들은 제57조 제1항 제1호를 심판의 대상으로 적시하고 있으나,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반환기준은 위 제1호가 아니라, 같은 항 제2호에서 정하고 있으므로, 심판의 대상을 ' 제57조 제1항 제2호'로 변경한다. 이하 '기탁금반환조항'이라 한다), 같은 조 제2항 중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의 득표수가 제1항 제1호의 득표수에 미달될 때에는 기탁금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한 부분'(이하 '국가귀속조항'이라 한다)의 위헌확인을 각 구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제출한 청구이유서의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들이 이 사건을 통하여 다투고자 하는 바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 1,500만원과 그 반환기준인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이상이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이 너무 높아 자신들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기탁금을 1,500만원으로 정한 기탁금조항과 기탁금의 반환기준을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정한 기탁금반환조항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1. 10. 8. 법률 제6518호로 개정되고, 2002. 3. 7. 법률 제66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 제2호 및 제57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이며, 위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 제56조(기탁금)①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자는 등록신청시에 후보자 1인마다 다음 각호의 기탁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하여야 한다.
1. 생략
2. 국회의원선거는 1천500만원
3. 내지 6. 생략
②와 ③ 생략
제57조(기탁금의 반환 등)①정당 또는 후보자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 또는 후보자(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와 비례대표시·도의원후보자를 제외한다)가 당선되거나 사망한 때에는 기탁금 중에서 제56조(기탁금)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기탁금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뺀 나머지금액은 선거일 후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1.대통령선거, 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이상이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인 때
2. 지역구국회의원선거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이상이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때
3. 생략
②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명부 또는 비례대표시·도의원후보자명부에 올라 있는 후보자 중 당선인이 없는 때 또는 후보자(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와 비례대표시·도의원후보자를 제외한다)가 사퇴·등록이 무효로 되거나 그 득표수가 제1항 제1호에 미달되는 때에는 선거일 후 30일 이내에 기탁금 중에서 제56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기탁금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뺀 나머지금액은 국가 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한다.(이하 생략)
③ 내지 ⑤ 생략
{참고로, 국가귀속조항의 심판대상여부에 관한 문제와는 별론으로 기탁금조항, 기탁금반환조항, 국가귀속조항으로 이루어진 기탁금제도의 입법체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해 둔다.
우리재판소는 2001. 7. 19. 2000헌마91 등 결정(판례집 13-2, 77, 참조)으로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을 2,000만원으로, 그 반환과 국가귀속의 기준을 100분의 2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법(2001. 1. 26. 법률 제6388호로 개정된 것) 제56조 제1항 제2호, 제57조 제1항 제1호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 관한 부분', 같은 조 제2항 중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의 득표수가 동조 제1항 제1호의 득표수에 미달되는 때에는 국가에 귀속하도록 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입법자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을 2,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기탁금반환기준을 100분의 20 이상에서 100분의 15 이상으로 낮추었다( 제57조 제1항 제2호를 신설).
그러나 위와 같이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기탁금조항과 기탁금반환조항을 개정하면서도 국가귀속조항을 ' 제1항 제2호'로 개정하지 않고 ' 제1항 제1호에 미달되는 때'로 그대로 둠으로써, 입법형식상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경우 반환기준에 미달하는 기탁금의 국가귀속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게 되었다( 위 제1항 제1호에 따라 100분의 20 이상이라는 득표율기준이 여전히 적용된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으나, 이러한 해석은 우리재판소가 이미 위헌으로 확인한 100분의 20 이상이라는 득표율기준을 다시 득표율기준으로 삼은 것이어서 위헌결정의 효력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다).
이러한 입법체계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입법자는 2002. 3. 7. 법률 제6663호로 법을 개정하여 지역구국회의원의 기탁금반환기준을 정한 기탁금반환조항을 삭제함과 동시에 다른 공직선거의 반환기준을 정한 같은 항 제1호에 이를 포함시켜 함께 정하고, 그 반환기준도 일률적으로 100분의 15 이상으로 낮추었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기탁금조항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폐지된 개정 전 기탁금조항의 기탁금 2,000만원을 1,500만원으로 단지 500만원만을 낮추었을 뿐인데, 1,500만원 역시 재력이 없는 서민층과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과도한 것으로 불성실한 후보를 차단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라고는 볼 수 없고, 피선거권을 위축시키지 않을 정도의 상징적인 금액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기탁금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피선거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유권자들의 후보자선택권도 침해한다.
(2)기탁금의 반환기준도 폐지된 개정 전 법의 반환기준인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을 100분의 15 이상으로 낮추었을 뿐인데, 이러한 기준 역시 피선거권의 행사를 위축시키지 않을 정도의 필요·최소한의 기준이라 볼 수 없고, 유효투표총수의 미미한 비율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기탁금반환조항은 민주주의의 전제인 다원주의와 소수자보호의 정신에 위배될 뿐 아니라, 국민의 피선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의 의견요지
이 사건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견이 없음을 우리재판소에 통보하여 왔다.
3. 청구인 원용수의 심판청구부분에 관한 판단
심판대상조항들은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등록을 신청하는 자가 납부하여야 할 기탁금과 기탁금의 반환 및 국가귀속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로 인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는 자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입후보자 또는 소속당원을 선거에 입후보시키고자 하는 정당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 원용수는 2001. 10. 25. 실시될 예정인 국회의원재선거에 소속당원을 입후보시키려는 정당인 사회당의 대표자에 불과하므로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하여 자신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 원용수의 심판청구부분은 심판대상조항을 다툴 수 있는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국회의원선거에 있어 기탁금관련조항의 개정경위
(1)1948. 3. 17. 법률 제175호로 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은 기탁금조항을 두지 않아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자는 법정의 유권자추천요건만 갖추면, 자유로이 입후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54. 11. 29. 단원제국회를 양원제국회로 변경하는 헌법개정 후 국회의원선거법을 폐지하고, 새로이 제정된 민의원의원선거법과 참의원의원선거법은 각 50만환과 유효투표총수의 6분의 1이라는 기탁금 및 기탁금반환기준을 규정하였고, 이어 4·19 이후인 1960. 6. 23. 새로 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에서도 기탁금액과 반환기준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탁금조항과 기탁금반환조항을 그대로 존치하였다.
(2)5·16 쿠데타 이후인 1963. 1. 16. 법률 제1256호로 폐지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은 다시 기탁금관련조항을 삭제하였으나, 유신헌법에 따라 1972. 12. 30. 법률 제2404호로 폐지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은 다시 정당추천후보자의 경우 200만원, 무소속후보자의 경우 300만원으로 기탁금을, 유효투표총수의 3분의 1로 기탁금반환기준을 다시 설정하였다. 이어 1981. 1. 29. 법률 제3359호로 폐지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에서는 정당추천의 경우 700만원, 무소속의 경우 1,500만원으로 기탁금을 대폭 인상하였고, 1988. 3. 17. 법률 제4003호로 전문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에서는 정당추천의 경우 1,000만원, 무소속인 경우 2,000만원으로 다시 기탁금을 인상하였다.
(3)그러나 1989. 9. 8. 헌법재판소가 88헌가6결정으로 위 기탁금조항 및 기탁금반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함에 따라 1991. 12. 31. 법률 제4462호로 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은 정당추천후보자와 무소속후보자의 기탁금을 모두 1,000만원으로 동일하게 정하면서 그 반환기준도 같이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의 2분의 1로 정하였다.
그 후 국회의원선거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된 법 제56조 제1항 제2호는 기탁금을 1,000만원으로, 반환기준을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의 2분의 1로 각 정하였고, 1998. 4. 30. 법률 제5537호로 개정된 법은 기탁금의 반환기준만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또는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인 때로 정하였으며, 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법은 다시 기탁금을 2,000만원으로 인상하였다.
(4)이에 헌법재판소가 2001. 7. 19. 2000헌마91 등 결정으로 위 2,000만원의 기탁금과 기탁금반환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함에 따라, 2001. 10. 25. 실시될 예정인 서울 동대문(을)선거구 등 지역구국회의원재선거 및 보궐선거를 앞두고 법을 개정하여 기탁금을 1,500만원으로, 기탁금의 반환기준을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또는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때로 각 정하게 된 것이다.
나.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기탁금제도의 목적과 성격
(1)기탁금조항은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자가 후보자등록을 신청할 때에는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으로 1,500만원을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기탁금반환조항은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이상이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경우에 기탁금에서 과태료 및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을 뺀 나머지를 기탁자에게 다시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기탁금제도의 목적 및 성격과 관련하여 우리재판소는 "불성실한 입후보자의 난립방지를 통하여 선거의 과열·혼탁을 방지하고, 선거관리비용·업무의 증가를 방지하며, 공영선거비용을 예납하고, 당선자로 하여금 다수표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시킨다( 헌재 1989. 9. 8. 88헌가6, 판례집 1, 199, 217; 헌재 1995. 5. 25. 91헌마44, 판례집 7-1, 687, 695-696; 헌재 1995. 5. 25. 92헌마269등, 판례집 7-1, 768, 778 각 참조)."라고 하여 적극적으로 그 목적을 파악한 사례도 있었고, 또한 "후보자난립의 저지를 통하여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꾀하는 한편,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금을 사전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판례집 13-2, 77, 88 참조)."라고 하여 기탁금의 목적을 오로지 선거관리차원의 순수한 행정목적으로 파악한 사례도 있었다.
(2)기탁금제도는 선거에 출마하려는 자에게 입후보의 요건으로 기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선거결과 일정한 득표수에 미달되는 경우에는 이를 반환하지 않고 국고에 귀속시킴으로써 선거에 자유롭게 입후보할 자유를 제한함과 동시에 과태료나 대집행비용을 사전확보하는 법적 효과를 갖는 것으로, 그 목적과 성격은 구체적인 기탁금의 액수와 그 반환의 기준, 정치문화와 선거풍토, 선거를 통하여 선출하려는 공직의 종류와 선거의 유형, 일인당 국민소득 등 경제적 사정과 국민의 법감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기탁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10만원 이하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부터 우리나라나 일본 등과 같이 비교적 고액의 기탁금을 요구하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기탁금액이 낮은 경우는 오로지 후보자등록과 선거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행정비용을 사전확보(예납)하는 것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비교적 고액인 경우에는 이러한 행정목적에 더하여 선거에 출마하려는 입후보자의 수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함으로써 후보자난립으로 인한 선거관리사무와 비용의 증가를 방지하고, 이로써 유권자의 후보자선택을 용이하게 하며, 선거의 신뢰성 및 후보자의 진지성과 성실성을 담보하는 중대한 공익의 실현에도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기탁금조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판단
(1)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라고 하여 선거직공무원을 비롯한 모든 국가기관의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무담임권은 원하는 경우에 언제나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현실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담임의 기회보장적 성격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법이 정하는 선거에 당선되거나 공직채용시험에 합격하는 등 주관적인 전제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공직에 취임할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므로, 입법자에게는 공무담임권이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권리로서 행사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선거절차나 시험제도를 구체적으로 형성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후보자가 납부하여야 할 기탁금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그리고 그 반환에 필요한 득표수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 즉, 기탁금의 액수와 그 반환의 요건을 정하는 문제 또한 우리의 선거문화와 풍토, 정치문화와 풍토, 국민경제적 여건, 그리고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기탁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면,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선거에 자유로이 입후보할 자유가 제한되며, 기탁금이 과다하여 당선가능성이 있음에도 입후보하지 못한다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자의 참정권,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이 침해될 수도 있으므로, 기탁금액은 기탁금제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그로 인한 기본권제한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정하게 책정되어야 하는 헌법적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입법자가 정한 구체적인 기탁금액이 입법자에게 허용된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내에서 설정되어 그 금액이 현저하게 과다하거나 불합리하지 않다면, 이를 두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헌재 1995. 5. 25. 92헌마269 등, 판례집 7-1, 768, 779-780 참조).
(2)선거는 국민이 주권자로서 직접 국가의사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기능도 있지만, 대의기관구성권과 국가의사결정권의 분리( 헌법 제41조, 제67조 등), 국가의사결정권의 자유위임( 제46조 제1항) 등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헌법이 추구하는 대의민주주의의 통치질서에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그들의 대의기관을 구성하는 민주적인 방법인 동시에 통치기관으로 하여금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책임정치를 보장하는 수단이라는 데 그 본질적인 기능이 있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선거제도를 입법자가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는 국민의 의사가 대의기관의 구성에 굴절없이 반영되고, 선거를 통하여 구성된 대의기관이 행사하는 권한에 상응하는 크기의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특히 선거를 통하여 국가정책을 결정할 정치세력들간의 세력구도를 결정하게 되는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그 당선자로 하여금 다수표를 획득하게 함으로써 그 권한에 상응하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하고, 이로써 정국의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선거의 신뢰성확보와 유권자가 주권자로서 진지하게 그 자신을 대표할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입후보자의 수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3)한편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방법으로는 유권자의 추천을 요구한다거나 유권자의 추천과 기탁금제도를 병행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대의기관으로 하여금 그 권한에 상응하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절대다수대표제 또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이 입후보자들의 공무담임권 등을 덜 제한하면서 위와 같은 공익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더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에서는 선거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고, 이를 위해서는 특히 사전선거운동 등 선거운동의 과열을 막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유권자추천제도는 유권자의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 행해져 선거가 과열 또는 혼탁하게 될 위험성이 클 뿐 아니라, 진지하지 못한 추천이 남발될 경우에는 애당초 후보자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기능을 전혀 할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선거에 소요되는 경비를 원칙적으로 국가가 부담하는 선거공영제( 헌법 제116조 제2항) 하에서 결선투표제나 절대다수투표제를 도입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결국 선거의 반복으로 이어져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정국의 불안정으로 이어져 쉽게 채택할 것이 못된다.
그렇다면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의 기능과 기탁금제도의 목적 및 성격, 그리고 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에 있어서 현실적인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선거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유권자가 후보자선택을 용이하게 하며, 입법권과 국정의 통제 및 감시권한에 상응하는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후보자에게 기탁금의 납부를 요구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입후보요건의 설정이라 할 것이다.
(4)나아가 기탁금제도 그 자체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긍정하는 한, 기탁금의 액수는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고, 선거의 신뢰성과 선거운동의 성실성을 담보할 정도에 이르는 수준의 금액이어야 한다. 물론 적정한 후보자의 수가 몇 명이며, 후보자가 몇 명 이상일 때, 과연 '후보자의 난립'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와 관련하여 분명하고 일의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고, 기탁금제도가 후보자의 난립방지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관하여 실증적인 연구결과나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평균적인 생활인이 그의 소득조건에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는 데 어느 정도 부담을 느껴 입후보할 것인지의 여부를 신중하고 진지하게 고려할 정도의 수준에는 머물러야 하고, 불성실한 후보자에게는 실질적인 제재효과가 미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기탁금의 액수가 너무 적어 실제로 후보자들이 기탁금을 납부하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면, 이는 후보자난립방지와 선거의 신뢰성 및 진지성의 확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아무런 기여도 할 수 없는 형식적인 기탁금의 설정에 불과한 것이다.
먼저 1,500만원의 기탁금이 후보자의 난립방지와 선거의 신뢰성확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절하고도 실질적인 효과를 가진 정도의 금액인지에 관하여 본다.
기탁금액의 변동에 따른 국회의원선거입후보자수의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기탁금이 없었던 2대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선거구당 평균 입후보자수가 약 8명이었던 것이 기탁금이 처음 신설되었던 3대 총선에서는 5.9명으로 낮아졌고, 기탁금이 다시 폐지되었던 6대에서 8대 총선에서는 각 6.5명, 5.4명, 3.8명에 이르렀다가 다시 신설된 9대와 10대 총선에서는 2.3명과 1.8명으로 다시 낮아졌다.
그 후 기탁금이 지금과 같이 비교적 고액으로 설정된 12대 총선부터는 각 2.1명, 4.7명 등으로 다시 낮아졌다가 2001년 헌법재판소가 2,000만원의 기탁금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기 전에 실시된 제16대 총선의 경우 4.6명이었던 것이 지금과 같이 1,500만원으로 법이 개정된 후 처음 실시된 서울 동대문(을)선거구 등의 국회의원재·보궐선거에서는 5명으로 다소 후보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보면, 기탁금제도를 두지 않았던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후보자난립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선거구당 인구수나 유권자수를 감안할 때, 비교적 많은 수의 후보자가 입후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비교적 고액의 기탁금액이 계속 유지된 제11대 총선부터는 그 이전과는 달리 선거구당 후보자수가 줄어들어 4명 내지 5명 정도로 후보자수가 고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탁금액의 변동에 따른 후보자수의 변동추이에 의하면,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의 비교적 높은 기탁금액의 수준에서 후보자의 수가 4명 내지 5명 정도로 고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므로, 현행 기탁금조항이 정하고 있는 1,500만원의 기탁금은 기탁금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실현하는 데 적절하고도 실효적인 범위 내의 금액일 뿐 아니라, 후보자의 성실성을 담보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제재수단이 되는 금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1,500만원의 기탁금이 당선가능성이 큰 입후보예정자의 후보등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할 정도로 과다하여 공무담임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본다.
국민이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할 자유는 헌법이 공무담임권으로 보장하는 기본권으로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유와 권리이지, 규제받고 관리받아야 할 행위는 아니다( 헌재 2001. 7. 19. 2000헌마91 등, 판례집 13-2, 77, 88). 그러나 이러한 공무담임권도 절대적인 기본권은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하는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 내에서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결과 당선가능성은 있으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여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는 자가 비록 생긴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넘었다거나 공무담임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탁금이 후보자난립을 방지하고, 후보자의 진지성과 성실성, 그리고 선거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탁금에 대하여 입후보예정자들이 어느 정도 부담을 느껴 선거에 입후보할 것인지의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달할 것이 요구되고, 그렇지 않고 1∼2개월 정도의 수입을 저축하거나 여유분의 재산으로도 기탁금을 충분히 납부할 정도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애당초 기탁금을 설정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건대, 우리재판소가 국회의원선거에서 기탁금 1,000만원(정당추천후보자)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한 1989. 9. 우리나라의 산업별 상용종업원의 월평균 임금은 540,611원이었고, 임금이 비교적 높은 금융·보험업의 경우에도 737,546원에 불과하였으나, 2,000만원의 기탁금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한 2001. 7.에는 평균임금이 1,802,909원, 금융·보험업의 경우 2,830,382원으로 인상되었다. 그리고 2003. 1.의 경우에는 평균임금이 2,511,545원이고, 금융·보험업의 경우에는 4,682,667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월평균임금의 추이과정에서 볼 때, 현재 1,500만원의 기탁금은 다른 재산이 전혀 없는 통상적인 평균임금을 수령하는 도시근로자가 그 임금을 6개월 정도 저축하면,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는 정도이고, 금융·보험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불과 3개월 정도 임금을 저축하면, 마련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1,500만원이란 금액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입후보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개별적·구체적인 상황에서는 당선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면서도 기탁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입후보를 포기하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선거문화와 정치풍토에서 후보자난립의 방지와 선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입법자가 추구하여야 할 중대한 공익이라 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아무리 노력하여도 기탁금을 마련할 수 없거나 기탁금 때문에 입후보를 포기하는 자가 일부 있을 수 있다고 하여도 이를 두고 공무담임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였다거나 경제력의 차이를 이유로 입후보자들을 합리적 이유도 없이 차별하는 것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도 기탁금이 2,000만원이었던 제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한 선거구당 후보자수가 평균 4.3명이었는데 반하여, 1,500만원으로 기탁금이 인하된 2001년 동대문(을)선거구 등 국회의원재·보궐선거에서는 후보자수가 평균 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5명 정도의 후보자수를 선거의 신뢰성와 후보자의 진지성 및 성실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겠지만, 우리의 정당구조나 정치문화, 선거풍토를 감안하면, 이 정도의 기탁금수준으로 인하여 입후보희망자의 공무담임권 등이 헌법이 용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침해된 것도 아니라고 볼 것이다.
(5)그렇다면 기탁금조항이 정한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은 입법자가 기탁금을 통하여 추구하려는 공익목적과 국민의 공무담임권 및 참정권의 보호, 그리고 우리의 선거풍토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그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내에서 설정한 것으로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정도로 과도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라. 기탁금반환조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판단
(1)기탁금반환조항은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 있어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사망한 때와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이상이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때에만 기탁금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금을 뺀 나머지금액을 후보자에게 반환하고, 득표율이 이에 미달되는 경우에는 위 제재금을 뺀 나머지금액을 국가에 귀속시키고 있다.
(2)기탁금제도가 단지 행정비용(후보자등록에 필요한 행정비용)을 보전하는 성격만 가지고 있고, 또 실제 기탁금액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선거 후 기탁금반환기준을 아무리 높게 정하거나 심지어 이를 반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러나 행정비용이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금의 사전확보라는 목적 외에 선거결과에 따라 난립후보로 평가된 경우에는 경제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지도록 기탁금액이 비교적 높게 정해지고, 또 그러한 방향으로 기탁금제도가 운용되는 경우에는 후보자가 난립후보자가 아닌 것으로 선거결과 나타난 경우 이를 반드시 반환하여야 하며, 또한 이러한 기탁금제도의 실효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반환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기탁금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그러나 기탁금반환의 기준이 너무 높아 이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면, 이는 결국 고액의 기탁금과 결합하여 피선거권행사의 위축이라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기탁금반환의 기준 또한 입후보예정자가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입후보할 것인지의 여부를 진지하게 고려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지나치게 그 반환기준이 높아 진지하게 입후보자를 고려하는 예정자가 입후보를 포기할 정도로 높아서는 안될 헌법적 한계를 갖는다.(3)그러므로 보건대, 기탁금제도의 대안으로 앞에서 검토한 유권자추천제도를 실시할 경우에 후보자난립을 방지할 정도에 이르는 유권자의 추천수, 역대 선거에서의 기탁금반환비율의 추이, 기탁금제도의 취지와 기탁금제도의 실효성을 유지하기 위한다는 기탁금반환제도 및 국가귀속제도의 입법취지 등을 감안하면, 유효투표총수를 후보자수로 나눈 수 또는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정한 기탁금반환기준은 입법자의 기술적이고 정책적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실제 사례를 보면, 기탁금의 반환기준을 100분의 20 이상에서 100분의 15 이상으로 내린 후 처음으로 실시된 국회의원재·보궐선거에서 동대문(을)선거구의 경우에는 4명의 후보자 중 2명이, 구로(을)선거구의 경우에는 6명의 후보자 중 4명이, 강릉시 선거구의 경우에는 5명의 후보자 중 3명이 각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되어 후보자의 과반수 이상이 결과적으로 난립후보에 해당되어 그 제재로서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었다.
물론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이러한 후보자들을 모두 난립후보라든가 진지하지 못한 후보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들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후보자의 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1,500만원의 기탁금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기탁금반환기준을 낮추는 경우에는 기탁금의 목적과 취지가 훼손된다는 점에서 입법자의 불가피한 입법적 선택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5. 결 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인 원용수의 심판청구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기탁금조항 및 기탁금반환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