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2. 7. 18. 선고 2001헌마440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침해 인정 사례: 동업관계 및 횡령죄 불법영득의사 판단의 법리오해
결과 요약
-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인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이를 취소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피고소인 박○태를 횡령죄로 고소함.
- 고소 내용은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공동으로 상가건물 신축공사를 수주하여 각자 공사를 분담하고 공사대금을 절반씩 나누기로 약정했음.
- 피고소인이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 1,155,190,128원을 수령했음에도 청구인 몫의 미지급 공사금 240,000,000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고 임의 소비하여 횡령했다는 것임.
- 피청구인은 2001. 2. 9. 위 고소사실에 대해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림.
-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재항고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2001. 6.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타인의 재물 보관자 지위 인정 여부
- 피청구인은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동업관계를 부정하고, 공사 진행 중 청구인이 사실상 공사에서 배제되어 피고소인이 단독 시공한 것으로 보아 피고소인에게 '타인의 재물 보관자 지위'를 부정함.
- 법원의 판단:
- 피청구인이 동업관계를 부정한 근거(조합에 귀속되는 합유재산 없음, 조합채무에 대한 공동책임 약정 없음, 손익분배 각자에게 별도 귀속)는 비전형적 조합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임.
- 조합은 재산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출자는 노무로도 가능함.
- 조합채무에 대한 공동책임 약정은 필수 요소가 아니며, 내적 조합의 경우 대외적 책임자가 조합재산을 임의 처분 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음.
- 손익분배는 조합원 간 합의로 자유로이 정할 수 있음.
- 이 사건 공사 전체가 하나의 공동사업을 이루어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동업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보임.
- 청구인이 공사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설령 배제되었더라도 동업관계가 인정될 경우 피고소인의 '공사대금 보관자 지위'에는 변동이 없음.
- 따라서 피청구인이 동업관계를 부정하여 피고소인에 대해 공사대금 보관자 지위를 부정한 것은 법리오해에 해당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도387 판결: 내적 조합의 경우 대외적 책임자가 내적 조합원의 동의 없이 조합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경우 횡령죄가 성립함.
- 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다28075 판결: 조합이 해산되더라도 청산절차를 거쳐 조합재산을 조합원에게 분배하지 않는 한 조합재산은 계속하여 조합원의 합유에 속함.
- 민법 제703조 제2항: 조합에 대한 출자는 금전 기타 재산 외에 노무로도 할 수 있음.
- 민법 제711조 제1항: 손익분배는 조합원들간의 합의로 자유로이 정할 수 있음.
불법영득의사 인정 여부
-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이 청구인 몫의 공사까지 마무리했고, 공사 진행 중 청구인에게 약속어음을 융통해 준 사정을 들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함.
- 법원의 판단:
- 피고소인이 청구인 몫의 공사를 마무리했음에도 스스로 정산해야 할 공사대금이 있음을 시인하고 있으므로, 이는 반환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려움.
- 피고소인이 청구인에게 융통해 준 약속어음이 부도 처리되어 청구인이 어음금을 물어주게 되었으므로, 이 또한 공사대금 반환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음.
- 오히려 피고소인이 주장하는 공사비 내역을 부풀리고, 손해를 보았으니 미지급 공사대금을 포기할 것을 종용하며, 부도 처리된 약속어음 사실을 내세워 반환을 거부하는 점 등에 비추어 불법영득의사가 추인될 여지가 있음.
- 따라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이 점에서도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흠이 있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도126 판결: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취지에 반하여 정당한 권원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와 같이 이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며, 반환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음.
검토
- 본 판결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비전형적 조합관계에 대한 법리오해와 불법영득의사 판단에서의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로 인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음을 명확히 함.
- 특히, 민법상 조합의 개념을 형식적으로만 해석하여 공동사업의 실질을 간과한 점, 그리고 횡령죄의 핵심 요소인 불법영득의사를 판단함에 있어 피고소인의 주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점을 비판함.
- 이는 검찰의 수사 및 법리 적용에 있어 실질적인 관계와 정황을 면밀히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는 중요한 선례로 볼 수 있음.
- 유사한 사안에서 공동사업의 형태가 비전형적이거나,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동업관계 여부와 불법영득의사의 존재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함을 시사함.
판시사항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침해가 인정된 사례재판요지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공동으로 상가건물 신축공사도급을 받으면서 두 사람 사이에 내부적으로 기초공사는 청구인이 분담하고 나머지 부대공사 일체는 피고소인이 분담하며 공사대금은 각자 총공사금의 절반씩을 나누어 가지기로 약정한 경우, 피청구인이 위 두 사람 사이에 동업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피고소인이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수령하였더라도 청구인의 공사대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하여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한 것은 비전형적 조합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피고소인이 원래 청구인이 분담해야 할 공사까지 일부 떠맡아 시공하였다거나 공사도중 청구인에게 차용금 명목으로 약속어음을 융통해 준 사실이 있었다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소인이 청구인에게 공사대금의 반환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위 사정들을 이유로 피고소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은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흠이 있다고 할 것이다.주 문
피청구인이 2001. 2. 9. 부산지방검찰청 2000년 형제72949호 사건의 피의자 박○태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부산지방검찰청 2000년 형제72949호 불기소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청구인은 청구외(피고소인) 박○태를 횡령죄로 고소하였는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은 “○○빌라”라는 상호로 무허가 건축업에 종사하는 자로서, 1996. 4.중순경 청구인과의 사이에 청구외 □□종합건설 주식회사의 명의를 공동으로 빌려 청구외 이○현과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상가건물 1동 신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그 전체 공사 중 기초토목공사와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는 청구인이, 그 외 나머지 부대공사 일체는 피고소인이 맡아 시공하고 총 공사금 980,000,000원 중에서 청구인과 피고소인 각자가 금 490,000,000원씩 나누어 가지기로 약정하고, 1996. 6. 3.경부터 1997. 5. 30.경까지 사이에 위 공사를 완공하였는바,
1996. 6. 24.경부터 1997. 8. 14.경까지 총26회에 걸쳐서 건축주인 이○현으로부터 위 공사대금에다 추가로 투입된 공사금을 합한 금1,155,190,128원을 수령하여 업무상 보관함을 기화로 청구인 몫의 미지급 공사금240,000,000원 상당을 청구인에게 지급하지 않고 피고소인의 생활비 등으로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한 것이다.
나.피청구인은 2001. 2. 9. 위 고소사실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재항고를 하였으
나 모두 기각되자 2001. 6. 26.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불기소이유의 요지
청구인은 기초토목공사 및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를, 피고소인은 나머지 부대공사 일체를 각 분담하기로 하고, 공사대금은 두 사람이 금490,000,000원씩 가지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약정이 도급계약이 아님은 명백하고, 동업인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통상 동업이란 민법상 조합계약을 의미하는데, 위 약정의 내용을 보면 ①조합에 귀속되는 합유재산이 없고 ②조합채무에 대한 공동책임약정도 없으며 ③손익분배도 각자에게 별도로 귀속되는 점 등에 비추어 동업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약정은 ‘각자가 공사를 공정별로 양분하여 자기 책임하에 분담한 공사를 진행하고 그 손익에 대하여도 각자가 수익 또는 손실을 부담’하는 ‘공동시공공사’라는 비전형계약의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공사 도중 감리자로부터 오폐수 정화조 부실공사에 관해 지적을 받고 재시공하게 되면서부터 사실상 공사에서 배제되고 피고소인이 이건 공사의 공정 전부를 주도적으로 시행하였는바, 이 무렵부터 위 계약의 중요부분에 변경이 생겼다고 판단된다. 즉, 위 정화조 재시공 공사 무렵부터는 사실상 청구인은 위 공사에서 배제되고 피고소인이 단독으로 이건 공사를 경영 및 시공한 것이거나 아니면 청구인이 자기 공사 부분을 피고소인에게 사실상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피고소인이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수령하였더라도, 피고소인은 청구인의 공사금원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단순히 청구인에게 그의 투자금 내지 수익금 반환조로 일부 금원을 지급하여야 할 민사상 채무자의 지위에 있을 뿐이다.
가사 청구인이 위 공사에서 배제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피고소인이 청구인 책임의 공사까지 도맡아 건축공사를 마무리한 사정, 공사 와중에 공사대금 선불 명목으로 청구인도 피고소인으로부터 그의 약속어음을 융통한 사실에 비추어 당시 피고소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공사대금을 수령하여 가로채었다거나 임무에 위배하여 청구인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청구인과의 공사대금 정산 및 지급을 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소인에 대한 위 고소사실은 혐의없다.
3.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피고소인이 건축주로부터 수령한 공사대금 중에 청구인에게 지급되어야 할 금원이 있었던 사실은 다툼이 없다. 그런데,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라야 하는바, 피청구인은 피고소인이 단순히 민사상 채무자의 지위에 있을 뿐이지 청구인의 공사대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불법영득의 의사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횡령죄의 고소사실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피고소인에 대해 ‘타인의 재물의 보관자 지위’ 및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1996. 초 청구외 이○현은 자신 소유의 부산 사상구 주례동 지상에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상가건물 1동을 신축하기 위해 건축업자를 알아보던 중, “○○빌라”라는 상호로 전문건설업면허 없이 건축업을 영위하던 피고소인을 소개받게 되었다(수사기록 965쪽 이하).
(2)피고소인은 1996. 4.경 청구외 이○호에게 위 신축공사를 함께 맡아 할 사람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이에 위 이○호는 피고소인에게 토목공사 및 철근콘크리트공사에 관한 전문건설업면허가 있는 “△△건설개발 주식회사”의 실질적 경영자인 청구인을 소개시켜 주었다(수사기록 844쪽 이하).
(3)위 이○호의 주선으로 청구인과 피고소인은 몇 차례의 조정을 거친 끝에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위 신축공사를 함께 하기로 구두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
①위 상가 신축에는 종합건설업면허가 필요한바, 청구인과 피고소인 두 사람 모두 종합건설업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청구외 □□종합건설 주식회사로부터 종합건설업면허를 빌려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한다.
②전체 공사 중 토목공사와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 등 기초공사는 청구인이 맡고, 나머지 부대공사 일체는 피고소인이 맡아 시공한다.
③공사대금은 청구인이 작성한 시공내역서를 기초로 해서 금980,000,000원(부가세 제외)으로 정하기로 하되,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각각 금490,000,000원씩 나누어 가지기로 한다.
④위 □□종합건설에 지불해야 할 면허대여료 및 산재보험료 등은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각 절반씩 분담한다(이상 수사기록 428-429쪽, 806-807쪽 등 참조).
(4)1996. 5. 중순경 청구인은 위 □□종합건설의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회장인 이○용과 위 회사의 이사인 이○범, 같은 김○용 등을 만나 위 공사대금의 약 5% 상당액을 주는 조건으로 위 회사의 면허를 대여하기로 약정하였다(수사기록 824쪽 이하).
(5)1996. 6. 17.경 청구인과 피고소인은 위 □□종합건설 사무실에서 건축주인 이○현을 만나 위 회사의 명의로 위 상가신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바, 그에 따르면 이○현은 계약 즉시 선금 명목으로 금50,000,000원을, 1996. 8. 30.경에 중도금 명목으로 금200,000,000원을 주고, 나머지 잔금은 준공 후 75일 이내에 위 상가건물을 임대하여 그 임대보증금을 받아 지급하기로 되어 있었다(수사기록 908쪽, 967쪽).
(6)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수령하는 일은 피고소인이 맡기로 하였는데, 계약금 및 중도금은 청구인이 맡은 기초토목공사 및 골조공사 비용으로 우선적으로 지불하기로 하고 기타 대금관계의 정산은 잔금을 받아서 하기로 하였으며(수사기록 977-978쪽), 건축주가 공사대금을 줄 경우에는 반드시 □□종합건설에 관계되는 서류와 함께 통지를 하도록 약정하였다(수사기록 915쪽, 1488쪽).
한편, 형식상으로 기초토목공사 및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에 관하여는 청구인의 △△건설개발이 위 □□종합건설로부터 이를 하도급받은 것처럼 하도급계약서가 작성되었고, 피고소인이 분담한 부대공사에 관하여는, 피고소인이 전문건설업체가 아닌 관계로, □□종합건설이 피고소인에 의해 지정된 조적, 미장, 방수, 창호공사 등의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것처럼 계약서가 작성되었다(수사기록 557쪽, 1488쪽 등 참조).
(7)1996. 6.경부터 청구인은 가시설공사 및 기초토목공사에 들어갔으나, 굴착공사를 하던 중 공사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산업폐기물이 쏟아져 나오자, 청구인은 공사단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토목공사에 관하여는 자신의 직영으로 시공하기를 포기하고, 이 부분 공사를 피고소인이 데려온 청구외 구○서에게 공사금110,000,000원에 다시 하도급 주었다(수사기록 563-564쪽).
또한, 청구인은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를 시행하던 중, 공사감리자인 청구외 하○효로부터 오폐수 정화조가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되었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는데, 그 시공상의 잘잘못을 가지고 청구인이 고용한 인부들과 피고소인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자, 피고소인으로 하여금 청구인 분담의 공사부분에 관하여 직접 인부들을 데려와 일을 시킬 수 있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
러한 과정에서 목수인건비, 철공인건비 등 원래 청구인이 부담해야 할 공사비 일부를 피고소인 자신이 직접 지불하게 되었다(수사기록 897쪽).
(8)원래 청구인이 맡은 기초공사는 1997. 2.경 완성되었다(수사기록 978쪽). 그러나, 청구인은 위 기초공사가 끝난 1997. 4. 30.경에도 자신의 부담으로 레미콘 등 일부 건축자재를 공사현장에 투입한 사실이 있고(수사기록 291-292쪽), 같은 일시경까지 △△건설개발의 명목상 대표이사인 청구외 임○태를 공사현장에 상주시키며 작업일지 및 자재수불대장 등을 작성하게 하는 등(수사기록 848쪽 이하) 공사에 일부 관여해 왔다. 한편, 위 신축상가건물은 1997. 4. 말경 모두 완공되어 1997. 5. 30.경 준공검사까지 마쳤다(수사기록 857쪽).
(9)피고소인은 1997. 8. 14.경까지 총 26회에 걸쳐 건축주인 이○현으로부터 위 공사대금에다 추가로 투입된 공사금을 합한 금 1,155,190,128원을 수령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① 1996. 6. 24.경 계약금 명목으로 금 50,000,000원을 수령하였고, ② 1996. 10. 18.경부터 1997. 2. 5.경까지 사이에 수회에 걸쳐 중도금 명목으로 금 215,160,000원을 수령하였으며, ③ 1997. 2. 21.경부터 1997. 8. 14.경까지 사이에 잔금 명목으로 금 406,237,128원을 가계수표, 현금 및 타인 발행 약속어음으로 수령하였고, ④ 나머지 공사잔금 427,660,000원 상당액에 관하여는, 1997. 5. 30.경까지 약 9회에 걸쳐 이○현으로 하여금 피고소인 발행의 약속어음에 배서한 후 거래은행에서 어음 할인을 받아 오게 하여 그 어음할인금을 교부받았다가 나중에 어음을 부도내어 이○현으로 하여금 그 어음금채무를 이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금관계를 정산하였다(수사기록 738쪽, 744쪽, 911쪽, 976-983쪽 등 참조).
(10)피고소인은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받은 돈으로는 청구인의 양해 하에 청구인을 대신하여 철재대금 57,000,000원, 토목 및 흙운반비 금 110,000,000원, 목수 인건비 금 58,800,000원, 철근작업 인건비 금 36, 800,000원 등 합계금 262,600,000원을 지불함으로써 거의 전부를 청구인이 맡은 기초공사의 비용으로 사용하였다(수사기록 977-978쪽). 그러나 잔금으로 받은 돈에 관하여는 청구인에 대해 그 일부(특히 이○현이 피고소인 발행 어음에 배서를 한 후 은행에서 할인받아 교부한 돈)의 수령 사실 자체를 숨기고 청구인과 사전 협의 없이 불상의 용도에 임의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507쪽, 915쪽 등 참조).
(11)피고소인은 자신이 부담한 공사비만 금 1,271, 297,000원 가량이나 되어 오히려 건축주로부터 받은 공
사대금보다 더 지출하였으므로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한다(수사기록 1077-1078쪽 참조). 그러나, 위 금액 중에서 기록상 근거자료가 없거나 중복계산으로 보이는 일반관리비 금 110,000,000원, 금융비 금 68,000,000원, 추가공사비 금 77,455,000원과 실제보다 과다하게 책정된 것으로 보이는 목재대금 53,966,124원(수사기록 1010쪽 참조), 목수 인건비 금 10,700,000원(수사기록 1536-1546쪽 참조), 철근공 인건비 금 9,200,000원(수사기록 1514-1518쪽 참조), 도장공사금 7,000,000원(수사기록 710-714쪽, 722-725쪽 참조) 등 합계금 336,321,124원 가량을 제하면, 실제로 피고소인이 지출한 공사비는 금 934,975,876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한편, 수사기록 282-420쪽에 편철된 자료에 의하면, 청구인이 실제로 투입한 공사비는 레미콘 대금 등 금197,782,382원 가량(청구인이 주장하는 제세공과금 25, 403,918원은 그 근거자료가 불충분하여 계산에서 제외함)이다.
따라서 피고소인과 청구인이 실제로 부담하였을 것으로 추산되는 공사비는 모두 금 1,132,758,258원(934,975, 876원+197,782,382원) 가량인바, 이는 피고소인이 건축주 이○현으로부터 공사대금으로 수령한 금1,155,190, 128원의 범위 안에 든다.
(12)피고소인은 자신이 청구인을 대신하여 기초공사비 일부를 지불한 것 외에는 피고소인 자신의 부도 등을 구실로 약 4년이 지나도록 청구인에게 공사대금을 분배해 주지 않았다(수사기록 1582쪽).
다. 검 토
(1) 청구인의 공사대금 보관자 지위의 인정 여부
(가)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피고소인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았다고 하는 피고소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청구인은 토목공사 및 철근콘크리트공사에 관한 전문건설업면허가 있는 데 반하여 피고소인은 전문건설업면허가 없는 점,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건축주 이○현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공동으로 □□종합건설 주식회사의 명의를 빌려 사용한 점, □□종합건설 주식회사에 지급하여야 할 면허대여료 및 산재보험료도 청구인과 피고소인 각자가 절반씩 분담하기로 한 점,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공사를 분담 시공하고 공사대금을 대등하게 나누기로 약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소인의 위 주장을 배척한 피청구인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근본적으로 청구인과 피고소인의 관계를 동업관계로 볼 수 없다는 점과 공사진행과정에서 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변경이 생겨 결국 이 사건 공
사는 사실상 청구인은 배제된 채 피고소인이 단독으로 시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어 피고소인에 대해 ‘타인의 재물의 보관자 지위’를 부정하였다. 하지만, 이들 논거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그 정당성에 강한 의문이 든다.
(나)먼저, 근본적으로 청구인과 피고소인의 관계를 동업관계로 볼 수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 살펴본다.
1)피청구인은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동업관계를 부정한 이유로서, ① 조합에 귀속되는 합유재산이 없다는 점, ② 조합채무에 대한 공동책임약정이 없다는 점, ③ 손익분배도 각자에게 별도로 귀속되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① 조합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경제적 수단으로서 일정한 재산을 갖는 것이 보통이지만, 재산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재산 없는 조합(Vermögenlose Gesellschaft)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조합에 대한 출자는 반드시 ‘금전 기타 재산’으로만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노무’로도 할 수 있는바(민법 제703조 제2항), 특히 이 사건에서는 ‘각자 분담한 공사를 완성하는 행위’ 그 자체가 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② 다음으로, “조합채무에 대한 공동책임약정”의 존재 역시 조합의 성립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다. 가령, 내부적으로는 조합관계에 있으나 외부적으로는 조합관계가 나타나지 않는 소위 “내적 조합(Innengesellschaft)”의 경우에는, 대외적으로 행위를 위임받은 사람만이 대외적인 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내부적으로는 조합규정이 적용되므로, 대외적 책임자가 내적 조합원의 동의 없이 조합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도387 판결, 공1993, 1111 참조). ③ 마지막으로, 손익분배는 조합원들간의 합의로 자유로이 정할 수 있다(민법 제711조 제1항).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각자 분담한 공사부분에 관한 손익은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손익분배에 관한 특약으로 못 볼 바 아니다. 요컨대, 위의 사유들만 가지고는 동업관계를 부정할 만한 근거로서 충분하지 않다.
2)한편, 피청구인은 이 사건 계약을 “각자가 공사를 공정별로 양분하여 자기 책임하에 분담한 공사를 진행하고 그 손익에 대하여도 각자가 수익 또는 손실을 분담하는 ‘공동시공공사’라는 비전형 계약”이라고 한다. 즉, 동업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동사업의 존재가 필수적 요소인데, 피청구인은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분담된 공사부분들이 각각 별개의 사업을 이룬다고 봄으로써 청구인과 피고소인의 공동사업의 존재를 인
정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청구인과 피고소인이 건축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수주했을 당시 청구인의 기초공사와 피고소인의 부대공사에 대해 따로따로 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라 전체 공사에 대해 하나의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던 점, 피고소인은 청구인이 분담한 기초공사가 완성되기까지는 자신이 분담한 부대공사를 시행할 수 없고, 청구인은 자신이 맡은 기초공사를 끝마치더라도 피고소인이 나머지 부대공사를 완공하기까지는 건축주에게 자신의 공사 부분만 따로 계산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는 점(가령 피고소인이 부대공사를 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할 경우, 건축주는 청구인에 대해서도 공사잔금 일체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 것이다.)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 분담의 공사부분과 피고소인 분담의 공사부분은 상호 불가분의 유기적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이러한 관계는 단순히 사실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 두 사람 사이에 체결된 약정의 효력에 의해 생성되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 사건 공사 전체가 하나의 공동사업을 이룸으로써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동업관계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쉽사리 떨쳐 버릴 수 없다.
3)그리고 동업관계가 인정될 경우, 피고소인이 건축주로부터 수령한 공사대금은 청구인과 피고소인의 합유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피고소인은 청구인의 공사대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다)다음으로, 공사진행과정에서 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변경이 생겨 결국 이 사건 공사는 사실상 청구인은 배제되고 피고소인이 단독으로 시공한 것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하여 본다.
1)앞에서 사실 인정한 바와 같이, 청구인은 완공시까지 이 사건 공사에 레미콘 등 일부 건축자재를 투입해 왔고 공사현장에 소속직원인 청구외 임○태를 상주시키며 공사를 감독하였으며, 한편 피고소인은 전문건설업면허가 없어서 준공검사를 받기 위하여는 청구인의 토목공사 및 철근콘크리트공사에 관한 전문건설업면허를 계속 필요로 하였는바, 그렇다면 청구인이 공사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피고소인 단독으로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2)설혹 공사진행 도중 청구인이 사실상 공사에서 배제되고 피고소인이 단독으로 이 사건 공사를 경영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당초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동업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경우에는, 피
고소인의 ‘공사대금 보관자 지위’에 아무런 변동이 없다. 왜냐하면, 조합이 해산되더라도 청산절차를 걸쳐 조합재산을 조합원에게 분배하지 않는 한 조합재산은 계속하여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기 때문이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다28075 판결, 공1992, 3121 참조).
(라)요컨대, 이 사건 불기소결정이 청구인과 피고소인 사이에 동업관계가 인정되지 않음을 전제로 피고소인에 대해 공사대금 보관자 지위를 부정한 것은 비전형적 조합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2) 불법영득의사의 인정 여부
(가)피청구인은 “가사 청구인이 공사시공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소인이 당초 청구인이 맡은 공사까지 마무리한 점, 공사진행 중 공사대금 선불 명목으로 청구인도 피고소인으로부터 그의 약속어음을 융통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취지에 반하여 정당한 권원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와 같이 이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는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비록 그 반환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반환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어 이를 반환하지 아니하였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할 수가 없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도126 판결, 공1998, 2174 등 참조). 따라서, 위와 같은 피청구인의 판단이 타당한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피고소인이 청구인에 대해 공사대금의 반환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가에 달려 있다.
(나)그런데, 피고소인은, 원래 청구인이 분담해야 할 공사까지 자신이 마무리하였다는 사정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청구인에게 정산해야 할 공사대금이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수사기록 961쪽, 1332쪽, 1583쪽 등 참조). 그러므로 위 사정은 반환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다)그리고, 이 사건 공사 도중 피고소인이 청구인에게 차용금 명목으로 피고소인 발행의 약속어음 6장 합계금 131,000,000원 상당을 융통해 준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후 1997. 9. 23.경 피고소인이 위 어음 모두를 부도내는 바람에 결국 청구인이 그 어음금을 물어주고 부도어음 대부분(회수한 어음 총 4장 합계금 91,000,000원, 미회수한 어음 총 2장 합계금 40,000,000원)을 회수하였다(수사기록 961-962쪽 참조). 그렇다면 피고소인이 위 약속어음을 청구인에게 빌려 주었다는 사정도 공사대금 반환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오히려, 피고소인이 경찰에서는 자신이 지급한 공사비가 금 1,009,223,661원이라고 하였다가(수사기록 70-71쪽), 검찰에서는 금 1,271,297,000원을 지출하였다며 갈수록 자신이 지출한 공사비 내역을 더 부풀리고 있는 점(수사기록 1077-1078쪽), 피고소인 자신도 이 사건 공사로 금 300,000,000원 정도의 손해를 보았으니 청구인도 미지급 공사대금을 포기할 것을 종용한 바 있다는 취지의 진술(수사기록 566쪽), 피고소인이 청구인에게 차용금 명목으로 융통해 준 피고소인 발행의 약속어음을 부도처리하여 결국 그 어음금채무를 청구인이 부담하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약속어음의 융통사실을 내세워 청구인에 대한 미지급 공사대금의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1583쪽) 등에 비추어 보면, 불법영득의사가 추인될 여지도 있다. 그러므로 이 점에서도 피청구인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흠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결국 피청구인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가 있으므로 이에 관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윤영철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주심)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