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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한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검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결정주문

재판요지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검사가 행한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검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사안에서 검사가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달리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기각한 사례 재판관 권성의 보충의견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원인은 첫째, 불기소처분이 위법하다는 것과 둘째, 그로 인하여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이라는 두 개의 요소로 구성된다. 이 사건과 같이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의 경우에 불기소처분이 잘못되었다는 청구인의 주장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소시효의 완성여부가 제1차적인 중심문제가 되고, 이것은 청구원인의 첫째 요소에 관련될 뿐이지 둘째 요소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는 청구원인의 첫째 요소, 그 중에서도 불기소처분의 이유로 검사가 제시한 사유의 정당성 유무, 즉 공소시효의 완성여부에 대한 판단이 재판의 구조상의 중심, 즉 본안을 이루게 된다. 원래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청구에서는 불기소처분의 이유의 당부가 헌법소원재판의 본안이 되는 것이므로, 불기소의 이유가 공소시효의 완성인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여부에 대한 판단은 본안에 대한 판단이지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과 같이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검사가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검사의 판단이 정당하다면 청구인의 소원청구를 기각할 것이지 각하할 것은 아니다.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검사가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에 헌법재판소로서는 검사가 한 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권리보호이익 등 적법요건의 구비여부를 우선적으로 심사하여야 하고, 이러한 권리보호이익 유무의 판단은 당해 피의사건에 내재하는 사유를 가지고 판단하여야 하며, 권리보호이익 등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에 관한 심사를 제쳐두고 들어가 검사가 한 처분이 옳은지의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권리보호이익은 언제나 적법요건으로 기능할 뿐이지 적법요건이었다가 본안이 되었다가 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선고시에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면 그 청구는 부적법한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 피의사실에 대한 공소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피의사실에 대한 공소가 불가능하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사건
2001헌마148 불기소처분취소
청구인
최○천
국선대리인 변호사 ○○○
피청구인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판결선고
2001. 07. 19.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2000년 형제43694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청구인은 2000. 4. 26. 청구외 정○채, 김○웅(각 피고소인, 이하 각 '피고소인'이라 한다)를 고소하였는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 정○채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자이고, 같은 김○웅은 ○○주택주식회사 대표이사인바, 공모하여, (1)1988. 7. 6.경 광주시 동구 금남로 소재 ○○약국2층 노○석 부동산중개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청구인의 처 박○임 및 안○두에게 명의신탁된 청구인 소유의 광주 서구 백운동 소재 전 846평방미터 외 9필지에 관하여 피고소인 정○채가 청구인의 처 박○임으로부터 위 토지들을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매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 함부로 매수인란에 정○채 외 1명이라고 기재하여 박○임, 정○채 공동명의의 사문서인 부동산매매계약서 1매를 위조하고, (2)1989. 10. 27.경 광주 동구 지산동 소재 광주지방법원에서 피고소인 정○채와 청구외 ○○주택주식회사가 위 박○임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함에 있어, 사실은 위 ○○주택주식회사가 피고소인 정영채와 함께 청구인 소유의 위 부동산을 매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주택주식회사가 피고소인 정○채와 함께 청구인 소유의 위 부동산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와 같이 위조된 계약서가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담당재판부에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1994. 7. 13. 이에 속은 광주고등법원 담당재판부로부터 원고승소판결을 선고받고, 1995. 3. 24. 대법원에서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되어 원고승소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청구인 소유의 위 부동산 시가 50억원 상당을 편취하고, (3)1995. 6. 2. 경 광주 서구 화정동 소재 광주지방법원 서광주등기소에서 전항과 같이 편취한 승소판결문을 등기담당공무원에게 제시하여, 위 판결에 기해 청구인 소유의 위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소인 정○채와 위 ○○주택주식회사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공정증서원본인 부동산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그 즉시 이를 그곳에 비치케 하여 불실기재된 공정증서원본을 행사하였다. 나.피청구인은 위 고소사실을 수사한 후 2000. 7. 31. 각하의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며,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 재항고를 제기하였으나 모두 기각당하자, 2001. 2. 28.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증거의 취사선택 및 가치판단, 그리고 헌법의 해석과 법률의 적용에 있어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부분에 관하여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관여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4. 재판관 권성의 보충의견 민사소송에서는 소각하와 청구기각의 구별이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청구기각으로 종결되면 본안에 관하여 기판력이 생기지만 소각하로 종결되면 당해 소송요건의 흠결에 대하여만 기판력이 발생하고 본안에 관하여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흠결된 소송요건을 보완하여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소시효완성을 이유로 한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한 경우에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에 대한 단심이므로 청구를 기각하든 각하하든 같은 이유로 다시 헌법소원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헌법소원재판의 실무에서는 각하와 기각을 구분하는 의미는 반감되고 논의의 실익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에 대하여 그 이론적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는 요청이 거듭 제출된 바 있어 다소 상세히 설명을 보충한다. 가.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청구에서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이른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 것은 불기소처분이므로 이 불기소처분이 심판대상이 되고,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의 청구원인은 불기소처분이 위법이라는 것과 그로 인하여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것, 이렇게 두 개의 요소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청구인은 이러한 두개의 요소에 관하여 자기의 주장을 제시하여야만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을 적법하게 한 것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그 청구는 부적법하여 우선은 보정의 대상이 되고 보정을 하지 아니하면 각하를 당하게 된다. 따라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이 그 이유를 주장함에 있어서는 위의 두개 요소에 관하여 모두 주장을 제시하여야 하는바 우선 둘째 요소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에 있어서는, 그 내용으로 보아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나 직접성 또는 현재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예외적 사정이 없는 한, 청구인이 자기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구체적으로 주장을 하면 그것으로써 일응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은 적법히 이루어진 것이 되고 그 다음 단계로 그 주장의 당부에 대한 판단 즉 주장의 이유 유무에 대한 본안판단만이 남게 된다. 다음으로 첫째 요소에 대한 주장에 있어서는 특정한 불기소처분의 존재와 그것이 잘못된 이유에 관하여 청구인이 자기의 주장을 제시하면 이것 역시 앞에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이로써 일응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고 그 뒤로 남는 것은 역시 그 주장의 당부에 관한 본안판단뿐이다. 나.이러한 이치는 재판의 일반이론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검사가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공소권없음의 불기소를 한 것에 대하여 청구인이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일반이론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 불기소처분이 잘못되었다는 청구인의 주장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가 제1차적인 중심문제가 되고 이것은 바로 앞에서 본 청구원인의 구성요소 중 첫째 요소에 관한 것이므로 청구인으로서는 불기소처분이 이러저러한 사유로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제시하기만 하면 그 주장사유의 이유 유무와 관계없이 그것으로써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책임을 다한 것이 되고 이 문제가 더 이상 적법요건으로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 때 청구인이 불기소처분의 잘못된 이유를 주장함에 있어서는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에 대한 판단의 잘못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다른 사유, 예컨대 '혐의의 존재'를 거론하여도 무방하다. 청구인이 무슨 사유를 들어서든지 불기소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이상에는 헌법재판소로서는 그 사건에서 검사가 불기소의 이유로 삼은 실제의 사유 즉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에 대하여까지도 일단 심판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소시효의 문제는 위에서 살펴본 청구원인의 구성요소 중 첫째 요소에 관련된 것이고 둘째 요소와는 직접으로는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청구인은 '검사의 잘못된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라고 주장하면서(여기까지는 청구원인의 첫째요소에 관한 것이 된다) 이어 "자신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라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을 제시하기만 하면 '기본권침해에 관한 주장이 개진되어야 한다'는 적법요건은 이미 구비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이 사건에서는 청구원인의 구성요소 중 첫째의 것, 그리고 그 중에서도 불기소처분의 이유로 검사가 제시한 사유의 정당성 유무, 즉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재판의 구조상의 중심, 즉 본안을 이루게 된다. 다.원래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혐의없음이나 공소권없음 등 여러가지 사유를 그 이유로 삼을 수 있는데 만일 혐의없음을 이유로 검사가 불기소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청구인이 주장한다면 헌법재판소로서는 다른 적법요건에 문제가 없는 이상에는 검사가 제시한 혐의없음이라는 이유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를 판단하고 그것이 정당하다면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는 것이 되므로 이를 기각할 것이고 만일 그것이 부당하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명하게 된다. 결국 불기소처분의 이유의 당부가 헌법소원재판의 본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는 불기소의 이유가 공소시효완성에 의한 '공소권없음'인 경우에도 전적으로 동일하다. 다시 말하면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한 검사의 조치가 정당한지 여부에 대한 재판상의 판단도 '혐의유무'에 대한 판단과 마찬가지로 본안판단인 것이므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검사의 조치가 정당하다면 청구를 기각하여야 하고 그것이 부당하다면, 예를 들어 일자계산의 착오 또는 시효기간의 착오 등이 인정된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원칙으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명하여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여부에 대한 판단은 본안에 대한 판단인 것이지 적법요건의 구비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닌 것이다. 라.이상에서 본 바와 달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면 헌법재판소가 설령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명한다 하더라도 검사는 기소가 불가능하므로 청구인에게는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청구할 권리보호의 이익(또는 권리보호의 필요)이 없고 따라서 청구를 각하하여야 한다고 하는 소수의견의 견해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이 견해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한다. 이 입장은, "①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한 결과 공소시효완성으로 본 검사의 판단은 정당하다"라는 판단(및 "② 따라서 공소시효완성을 이유로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단)을 하고 나서 "③ 그렇다면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불기소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는 부적법하다"는 논리적 구조를 가진 것인데 이 논리의 구조는 ①의 판단과 ③의 판단 사이에, 실은 앞에 나온 ( )속에 기재된 ②의 판단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수의견은 이것을 간과함으로써 논리의 비약을 일으킨다. 즉, ①의 판단은 ②의 판단의 원인이자 정당성의 근거인 것이므로 ①만이 분리되어 독립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고 ①②가 결합하여야 비로소 불기소처분이 정당하다는 소송법적으로 의미있는 판단이 되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①②"불기소가 정당하므로", ③"기본권의 침해가 없다"는 본안판단의 구조를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구조를 무시하면 논리의 비약으로 말미암아 '청구원인이 이유없으니 청구가 부적법하다'라고 말하는 이상한 논리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공소시효의 완성을 인정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단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의 부당성은 다음과 같이 바꾸어 설명할 수도 있다. 즉, 공소시효완성을 이유로 한 불기소처분이 위법하다면 그 위법의 주장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형식적인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일 뿐 고소사건의 실체에 대한 판단이 위법하다는 것은 아니다. 검사는 사건의 실체에 대하여는 판단하지도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를 적법요건으로 본다면 청구인은 무엇을 본안으로 주장하여야 하는가. 검사가 판단도 하지 아니한 실체의 문제를 본안으로 삼을 수도 없고 그렇다면 결국 본안으로 주장할 것이 없다는 이상한 결론이 된다. 이와 같이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검사의 판단이 위법한 여부가 심판의 대상이 된 헌법소원에서는 대상범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가의 문제는 더 이상 적법요건이 아니다. 적법요건은 심판의 대상에 대한 판단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가 적법요건이라면 이러한 헌법소원에서는 본안은 없고 적법요건만이 있게 되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한다. (2)검사의 불기소처분이 행하여진 뒤에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라면 헌법소원의 재판에서는 이것을 권리보호의 이익의 부존재라는 적법요건 흠결의 문제로 보아 청구를 각하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견해이다. 이 때에는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를 불기소처분의 이유에서 판단한 바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불기소처분의 위법 여부와는 관계가 없어, 불기소의 위법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재판의 청구원인은 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권리보호의 이익이라는 별개의 적법요건으로 문제를 삼게 되는 것인데 이것은 이론적으로 당연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와 같이 공소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공소권의 부존재가 불기소의 이유가 된 경우에는, 앞에서 예를 든 경우와는 달리, 공소시효의 완성여부가 불기소의 위법 여부와 바로 직결되므로 이것을 정면으로 판단하지 않고서는 불기소의 위법 여부를 따질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불기소처분의 위법 여부를 다루는 본안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이지 본안과 별개인 적법요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3)이처럼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의 문제는 언제나 적법요건으로서만 문제되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본안의 문제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소송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소를 각하한 제1심 민사판결의 판단이 정당한 경우에 항소심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바 이것은 소송요건의 흠결 여부가 항소심에서는 본안의 일부가 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것도 동일한 소송요건적 사유가 사건에 따라서 또는 절차에 따라서 본안으로 전환되는 한 예에 해당한다. 이러한 설명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가 검찰청의 상급기관도 아니고 헌법소원이 불기소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도 아니므로, 민사재판의 불복절차에서 통용되는 이치를 헌법소원에 적용할 일은 아니라고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소원을 그것만을 따로 분리하여 놓고 보면 이는 특수한 형태의 절차로서 제1심 겸 최종심 혹은 시심 겸 종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다른 법률의 절차와 연계하여 전체적으로 파악할 때에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불기소에 대한 불복절차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음은 너무나 분명하고 또 검찰조직의 법률상 편제에서는 헌법재판소가 검찰의 직접 상급기관은 아니지만 조직상 별개의 독립기관이 불복절차의 한 단계를 맡는 것은 원래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이 문제를 소송요건 흠결에 대한 민사항소심의 조치와 구별하여 달리 취급할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그러므로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검사가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검사의 판단이 정당하다면 헌법재판소로서는 청구인의 소원청구를 기각할 것이지 각하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5.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송인준의 각하의견 다수의견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 부분에 관하여도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이 주장하는바, 피고소인들이 매매계약서를 위조한 행위는 형법 제231조에, 위조한 매매계약서를 행사한 행위는 형법 제234조, 제231조에, 부동산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한 행위는 형법 제228조 제1항에,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부동산등기부를 행사한 행위는 형법 제229조, 형법 제228조 제1항에 해당하는 범행으로서, 각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각 그 공소시효는 5년이다. 따라서 위 각 범행은 늦어도 2000. 6. 1.의 경과로 그 공소시효가 모두 완성되었음이 날짜계산상 명백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피청구인은 피고소인들의 위의 피의사실들에 대하여는, 피청구인이 불기소처분 전에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다수의견은 피청구인이 한 공소권없음의 처분이 정당하다 하여 이 부분도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검사가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에도, 청구인이 그 처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여 온 이상, 심급과도 관계없는 별개기관인 헌법재판소로서는 검사가 한 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권리보호이익 등 그 청구의 적법요건의 구비여부를 우선적으로 심사하여야 하고, 권리보호이익의 유무판단은 당해 피의사건 자체에 내재하는 사유를 가지고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며, 권리보호이익 등 그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의 구비여부에 관한 심사를 제쳐놓고 들어가, 검사가 한 처분이 옳은지의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죄수이론에 따라 피의사실이 여러개인 경우에, 검사가 하나의 불기소결정문에 의하여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불기소결정은 피의사실 1개 마다에 1개의 불기소결정이 있는 것이며, 헌법소원심판청구의 경우에도, 비록 1개의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 의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왔다 하더라도 복수의 불기소결정에 대하여 병합청구한 것이라 이해하여야 한다. 따라서, 여러개의 피의사실 중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이 된 데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에 대하여는, 지정재판부가 적법요건심사에서 그 권리보호이익이 없음을 이유로 부적법각하하여야 할 것을 편의상, 같은 당사자에 대한 병합청구에 관하여 어차피 여타 피의사실에 대한 심판청구가 권리보호이익이 있어 심판회부될 것이므로, 분리심판하는 것보다 일괄하여 함께 심판하고자 함에서 병합청구 모두를 전원재판부에 심판회부하게 된 것에 불과할 뿐이다. 다수의견의 주문례는 그것이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라기 보다는, 특정 피고소인에 대한 다수의 피의사실이 있는 경우에 주문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피해보려는 편의상의 이유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또는 불기소처분취소사건을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사건보다 경시하여 굳이 인용되는 것도 아닌 불기소처분취소사건에까지 주문을 세분하여 낼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회의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결정선고시를 표준으로 하여 적법요건을 판단한다. 권리보호이익은 헌법재판소 결정선고시에 그 존부를 판단한다. 권리보호이익은 그것이 언제나 적법요건으로 기능할 뿐이지, 어떤 경우에는 적법요건이 되었다가 또 다른 어떤 경우에는 본안이 되었다가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 결정선고시에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면, 그 청구는 부적법한 것이다. 공소시효완성으로 인한 공소권없음이라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경우에는, 공소시효완성이냐의 판단을 위해 기록을 살펴볼 필요조차 없는 것이며, 공소시효가 완성된 후에는 더 이상 공소가 불가능한 것이다. 다수의견은 '청구인이 공소권없다는 검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다툰다면, 그 잘못 여부의 심리는 혐의유무에 대한 판단과 마찬가지로 바로 본안이 되는 것이지 적법요건이 될 수 없다'고 하거나, 혹은 '헌법재판소는 검찰청의 판단에 대한 불복을 재판하므로, 민사항소심이 소송요건의 흠결에 대하여 심리하면서 소를 각하한 제1심의 판단이 옳은 경우 이를 기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검사의 공소권없음 결정이 옳다면,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소송에서 당사자가 아무리 당사자능력이나 소의 이익 등을 치열하게 다툰다고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소송요건에 관한 것으로 본안전항변에 관한 것일 뿐 본안이 될 수 없으며, 또한 헌법재판소의 심리는, 검사의 공소권없음 판단에 대한 검찰총장의 재항고기각결정의 이유유무를 판단하는 재재항고(이런 제도는 있지도 아니하다)가 아닌 바에야, 민사소송에 있어서 민사항소심이 소송요건의 흠결에 대하여 심리하면서 소를 각하한 제1심의 판단이 옳은 경우에 '……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것과 헌법재판에 있어서 검사의 공소권없음 결정이 옳다고 하는 경우에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것이 같다고 보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것은 항소가 이유없다는 단순한 것일 뿐, 그것이 실체에 대한 판단을 의미하고 있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으나, 헌법재판에 있어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주문은 실체에 대한 판단을 의미하고 있음이 명백하며, 또한 주문의 표현상 민사소송에 있어서는 '……의 항소를 기각한다'인데 반하여,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어서, 전자가 수개절차속에서 '이유없음'의 단순한 표현인데 반하여, 후자는 심판청구 자체에 대하여 실체적으로 이유없음을 의미한다. 헌법재판소가 시심이면서 종심이라는 의미에서는, 민사소송에 있어서 제1심과 같은 맥락에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오히려 그런 면에서 볼 때에는 적법요건판단에 있어 민사소송1심과 같이 '각하'의 주문을 내는 것이 옳은 것이다. 피의사실에 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면, 더 이상 따질 것 없이 공소는 불가능하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한 것이어서 각하하여야 하고, 그것이 때에 따라 기각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검찰총장의 재항고기각결정의 당부판단과 헌법소원심판을 혼동한 오해에 기인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소인의 위 피의사실들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공소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피의사실들에 대한 공소가 불가능하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주심)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