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1. 7. 19. 선고 2001헌마123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검찰의 자의적 불기소처분 취소
결과 요약
-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중대한 수사미진 및 증거판단 잘못이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취소함.
사실관계
- 1999. 11. 18. 청구인 김○민과 피의자 김○화(동서 관계)가 언쟁 중 청구인이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음.
- 청구인은 피의자가 물건을 던져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고소함.
- 피의자는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참고인 이○희의 진술이 피의자의 주장에 부합함.
- 피청구인(검찰)은 2000. 5. 22. 피의자에 대해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함.
-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 재항고하였으나 기각되자, 2001. 2. 21.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 법리: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이나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을 경우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에 해당하여 취소될 수 있음.
- 법원의 판단:
- 청구인의 상처가 피의자의 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직접적인 목격자 진술은 없으나, 청구인의 주장은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며, 이에 부합하는 신빙성 있는 정황증거(상해진단서, 상해부위 사진, 의사 유○규 및 청구인 친모 김○자의 진술)들이 존재함.
- 사건 경위에 비추어 피의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고, 자해 가능성은 낮음.
- 피의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참고인 이○희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고 불분명하여 믿기 어려움.
- 피청구인이 피의자의 변명을 받아들여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수사미진(사건 현장에 있었던 시어머니 오○자의 진술을 듣지 않음) 또는 증거에 대한 자의적인 판단에 기인한 것임.
- 이는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임.
참고사실
- 청구인과 피의자는 동서 관계임.
- 청구인은 어린 딸과 함께 시가에 거주 중이었음.
- 싸움 직후 청구인은 친어머니와 함께 병원으로 이동하여 진단서를 발급받음.
- 피의자는 청구인을 무고 및 폭행 혐의로 고소한 별도의 사건(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00년 형제7955호)에서도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받음.
검토
- 본 판결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단순한 증거 부족을 넘어선 자의적인 판단에 기인할 경우,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 특히,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신빙성 있는 정황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의 변명에 부합하는 신빙성 없는 증거만을 근거로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은 검찰권 행사의 적정성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함.
- 이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모든 관련 증거를 충분히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는 중요한 선례임.
판시사항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이나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하여 불기소처분을 취소한 예재판요지
청구인이 입은 상처가 피의자가 물건을 던져 생긴 것이라는 점에 대한 직접적인 목격자의 진술은 없지만 이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은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는데다가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신빙성 있는 정황증거들이 있고, 사건경위에 의하면 적어도 피의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진단서에 나타난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다른 가능성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피의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믿기 어려운 1인의 참고인 진술 외에는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이 피의자의 변명을 받아들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이나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주 문
피청구인이 2000. 5. 22.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00년 형제7643호 사건의 피의자 김○화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00년 형제7643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청구인 김○민은 1999. 11. 24. 서울 마포경찰서에 청구외 김○화를 상해 혐의로 고소하였다.
고소사실의 요지는, 청구인과 동서관계인 피의자 김○화가 1999. 11. 18. 10:30경 청구인의 주소지 이○○빌라 디(D)동 1호에서 같은 달 15. 청구인이 시어머니 오○자로부터 집을 비웠다고 질책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청구인에게 욕설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청구인을 떠밀어 소파에 넘어뜨리고, 전화기, 메모판, 아기
장난감 바구니, 아기 의자 등의 물건을 청구인에게 내던지는 등 폭행하여 청구인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전박부 찰과상 등을 가하였다는 것이다.
나.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수사한 후, 2000. 5. 22. 위 피의자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불기소 이유의 요지는, 피의자가 청구인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현장에 있었던 참고인 이○희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며, 청구인에 대한 상해진단서, 상해부위 사진, 참고인 유○규의 진술 등 정황증거에 의하여 혐의사실을 추측할 수는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피의자의 범행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청구인은 이에 불복, 검찰청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항고, 재항고 하였으나 2001. 1. 22. 대검찰청에서 재항고가 기각되자, 피청구인의 위 처분이 부당한 검찰권의 행사로서 범죄피해자인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 하여 같은 해 2.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납득할 수 없는 형식적 이유에 기초하고 있다. 피의자의 혐의사실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정황증거가 있음에도 피의자의 변명만 쉽게 믿어 수사를 종결하고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함으로써 피해자인 청구인이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외면하였는바, 이러한 자의적 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재판절차진술권, 행복추구권, 범죄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국가의 구조를 받을 권리 등 기본권이 침해되었다.
나. 피청구인의 주장
불기소 이유와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위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의자 김○화(33세)는 청구인 김○민(30세)과 동서관계이며 사건당시 청구인은 어린 아기인 딸과 함께 시가인 서울 용산구 ○○동 소재 청구인 주소지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사실, 1999. 11. 18. 10:30경 피의자가 위 시가로 찾아와 청구인이 3일 전 집을 비운 사실에 대해 청구인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언쟁을 하는 등 다투게 된 사실, 당시 위 집에는 위 두 사람 외에도 이들의 시어머니인 청구외 오○자와 같은 청구외인을 만나러 온 지인 이○희가 있었고, 싸움이 시작된 후 청구인의 전화를 받고 청구인의 친어머니인 김○자가 온 사실, 위 싸
움 끝에 청구인은 아기를 데리고 위 김○자와 함께 위 집을 나왔으며 이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위 김○자의 집에 거주하여 온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데, 이 점에 관해서는 청구인이나 피의자 등의 진술에 상치되는 점이 없다.
또한 위 불기소사건 기록 중의(이하 증거자료를 열거할 때는 같은 기록에 편철된 것을 가리킨다) 상해진단서, 상해부위를 촬영한 사진,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 유○구에 대한 우편진술조서에 의하면 위 싸움이 있던 날 청구인은 우전박부 찰과상, 좌안면부 좌상, 상복부 좌상, 요추부 좌상 등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은 사실도 인정된다.
나.청구인은 위와 같이 피의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피의자가 흥분하여 전화기, 아기 의자 등 물건을 던져 위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데(고소인진술조서 및 고소장), 위 진단서는 두 사람이 다툰 위 날짜에 발행된 사실이 인정되고(위 유○구의 진술조서와 위 진단서), 청구외 유○규의 진술도 청구인의 위 주장에 부합한다{피의자가 청구인을 무고 및 폭행혐의로 고소한 별도의 사건(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00년 형제7955호. 같은 사건도 2000. 6. 26.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됨. 이하 ‘무고사건’이라고만 한다)에서 작성된 참고인진술조서의 사본}. 위 유○규의 진술내용을 보면, 같은 청구외인은 위 김○자 및 오○자와 대학교 동창으로서 두 사람을 다 알고 지내온 사이이며, 위 김○자가 압구정동의 집에서 ○○동의 청구인 시가로 가는 도중에 전화로 와 달라고 부탁을 하여 청구인 시가, 즉 위 오○자의 집으로 갔는데 같은 집 앞에서 위 김○자와 청구인을 만나게 되어 집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바로 이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위 유○구의 병원으로 갔다는 것이고, 청구인이 진단서를 발급 받고 치료를 받은 것은 점심시간 무렵이라는 것이다. 위 김○자의 진술도 피의자가 상해를 가하는 장면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위 싸움 직후 청구인의 상처를 보았고, 청구인이 병원으로 가서 점심시간 무렵 위 의사로부터 진단서를 발급 받을 때 청구인과 동행했다는 것으로서 청구인이나 위 유○규의 진술과 일치하는 내용이다(항고후 작성된 진술서).
한편, 피의자는 청구인에게 위 상해를 가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데(피의자신문조서), 위 이○희의 진술이 이에 부합한다(참고인진술조서).
다.위와 같이 청구인과 피의자가 다툰 날 청구인이 상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문제되는 것은 위 상해가 피의자의 가해행위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여부
이다.
(1)피의자의 가해에 의한 상해라는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위에서 본 것들이 있고, 그 중 유○구의 진술내용 중에는 ‘진단서 발급시간은 기억할 수 없으나 청구인이 10:30경에 구타당하였다면 기록에 첨부된 사진과 같은 피하출혈이 2시간 후인 12:30경에 나타날 수 있지만, 12:00경 청구인이 폭행현장에서 출발하여 병원으로 오는 차 안에서 자해하였다면 12:30경에 첨부 사진과 같은 피하 출혈이 피부 표면으로 확산되기는 어렵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청구인은 사건현장인 ○○동을 출발하여 바로 강남구 신사동의 병원으로 갔으며, 위 유○구로부터 12:25경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무고사건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위 유○규와 김○자도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함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
그렇다면, 위 김○자의 경우 청구인의 친어머니이므로 그의 사건경위에 관한 진술을 믿기 어렵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의해 추론되는 사건전개의 경과 및 청구인과 피의자가 다툰 시간과 위 진단서가 발급된 시간으로 미루어 볼 때 청구인이 피의자와 싸운 직후 자해를 하였다고 볼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청구인이 입은 상해는 피의자와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상해부위가 우전박부, 안면부, 상복부, 요추부 등 여러 부위에 걸치고 통상적으로 물건에 부딪쳤을 때 발생하는 찰과상, 좌상 등인 점, 그리고 청구인의 진술과 위 유○규의 진술에 따르면 청구인은 싸움 후 어린 아기 및 친어머니인 김○자와 동행한 점(피의자나 위 이○희의 진술도 이에 반하는 점은 없다), 싸움이 끝난 후 진단서 발급시 까지 사이에 별로 시간이 경과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볼 때, 청구인이 어떤 동기 또는 목적을 가지고 자해를 하였을 것이라고 상정하기는 어렵다.
(2)한편, 위와 같이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피의자의 변명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위 이○희의 진술이 있는데, 그 내용은 청구인과 피의자가 있는 옆방에서 고함소리가 나므로 위 이○희와 오○자가 가서 보았더니 청구인이 피의자의 뺨을 때리고 그 후 피의자에게 전화기를 집어던졌다는 것이다(참고인진술조서). 그러나 같은 청구외인은 무고사건에서는 청구인(무고사건 피의자)이 경찰에 신고를 한다면서 전화기를 들기에 피의자(무고사건 고소인)가 전화를 못 걸게 하자 청구인이 전화기를 집어던졌다고 진술하고, 전화기를 어디를 향해 던졌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바닥에 던졌다고 대답하다
가 다시 모른다고 하고, 전화기를 집어던질 때 피의자가 맞았는지 여부의 질문에 대해 아마 어디 맞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다음, 맞은 부위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대답하며, 청구인이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자기 방으로 갈 때 피의자의 다리를 걷어찼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가 어떻게 발로 찼는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 상황을 어떻게 다 기억하느냐고 반문하고, 위와 같이 청구인이 전화기를 집어던진 다음 방으로 가서 전화를 하여 위 김○자가 왔다고 진술하는 한편 청구인이 전화기를 집어던질 때 위 오○자는 위 김○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므로 그 상황을 못 보았을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무고사건 참고인진술조서 사본) 일관성이 없고 불분명하여 믿기 어렵다.
(3)요컨대, 청구인의 상처가 피의자의 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대한 직접적인 목격자의 진술은 없지만 이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은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는데다가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신빙성 있는 정황증거들이 있고, 사건경위에 의하면 적어도 피의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위 진단서 기재와 같은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은 높은 반면, 다른 가능성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피의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위와 같이 믿기 어려운 이○희의 진술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피의자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위 이○희
가 그 변명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청구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의자의 범죄혐의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가령 피청구인으로서는 피의자의 혐의사실을 뒷받침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사건현장에 있었던 위 오○자의 진술을 들어본 다음 위 유○규 및 김○자의 진술과 대조하여 청구인과 피의자의 상치되는 주장 중 어느 쪽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더 가려볼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피청구인이 더 이상 수사를 하지 않고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수사미진 또는 증거에 대한 자의적인 판단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이나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어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