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
피청구인이 1999. 11. 30. 광주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50282호 사건의 피의자 김○준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청구인은 1999. 8. 21. 광주지방검찰청에 사건외 김○준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고소하였고, 위 사건을
수사한 피청구인은 1999. 11. 30.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2000. 8.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고소사실의 요지
피고소인은 1991. 3. 13. 보건사회부장관으로부터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광주 광산구 ○○동 1583의 3 소재 ○○병원에서 소화기내과(상, 하부 소화관, 간, 담도췌장)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내시경시술을 담당하는 의사인 바,
1999. 7. 12. 10:00경 위 병원에서 식도에 박힌 생선가시 제거를 위해 찾아온 환자 김○식(남, 37세)을 처음 진찰한 내과과장인 김○일로부터 내시경검사 의뢰를 받은 다음 위 피해자의 식도에 내시경겸자(족집게)를 이용하여 생선가시를 제거하는 시술을 하게 되었는 바, 이러한 경우 의료업무에 종사하는 피고소인으로서는 생선가시가 박혀있던 식도부위에 내시경겸자를 집어넣은 후 이를 정확히 조작하여 식도에 손상을 입히지 않게 입 밖으로 꺼내어 식도가 천공되지 않도록 하고, 시술 후에는 식도 천공 여부 등을 정밀하게 검사함과 동시에 향후 적절한 치료방법 등을 고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채 다량의 출혈을 동반한 여러 번의 시술 끝에 생선가시를 입을 통하여 제거하는 것에 실패하자 식도하부를 통해 생선가시를 위장으로 밀어 내리는 방법으로 시술을 마쳤음에도 식도천공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만연이 시술을 종료하고, 통상적인 약물치료 방법만을 고지한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식도천공상을 입게 한 것이다.
2. 불기소이유요지
가.피고소인이 내과의사로서 환자인 고소인 김○식의 위-식도하부 경계 상방향 약 2~3센티미터 지점에 생선 가시가 박혀 있는 것을 내시경으로 확인하고 내시경겸자(족집게)를 이용하여 위 가시를 제거해 준 사실, 위 가시 제거 과정에서 처음에는 외부로 빼내려다 가시를 놓치자 나중에는 이를 위장 아래쪽으로 밀어낸 사실, 위 가시 제거술 이후 식도에서 천공이 발견되는 바람에 식도절제 및 식도-위장 문합술을 받기에 이른 사실은 각 인정된다.
나.피고소인은 내시경겸자를 이용하여 생선가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식도에 손상을 줄 만한 사정은 없었고, 가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내시경으로 구체적으로 살핀 바에 의하면, 가시 박힌 부위가 헐어있거나 변색이 되어 있는 등의 천공과 관련된 징후나 별다른 출
혈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므로 발생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천공에 대비하여 조영술(색깔 있는 약품인 조영제를 마신 후 엑스선 촬영하는 기법)이나 컴퓨터단층촬영 등의 방법으로 재확인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고, 당시 상황으로서는 오히려 과잉 진료라고 판단하였으며, 약 2시간 후부터 유동식의 섭취가 가능하고 처방해 준 약을 먹으라고 설명해 주는 등 최선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업무상 과실이 없었음을 변명하고 있고,
다.피고소인의 진료에 잘못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전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나○주 및 흉부외과 전문의 기○석의 각 진술, 내시경 가시 제거술을 보조하는 과정에서 출혈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는 간호사 김○현의 진술 등이 피고소인의 변소에 부합하며,
라.이에 반하는 고소인의 진술은 구체적인 근거의 뒷받침이 없을 뿐 아니라 일관성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소인의 변소를 뒤집기 부족하므로 결국 피의사실을 인정키 어렵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1)불기소이유 기재와 같이 청구인이 1999. 7. 10. 21:00경 식사 중 생선가시가 목에 걸려 고통을 겪다가 7. 12. 10:00경 위 ○○병원에 도착하여 김○일 내과과장으로부터 진료를 받았고, 김○일은 내시경진료를 담당하던 피고소인에게 내시경치료를 하라는 지시를 하였으며, 피고소인은 10:40경 청구인에 대한 내시경진료를 실시한 결과 식도와 위(胃) 경계부위 상방 2~3센티미터 지점의 식도에 생선가시가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내시경겸자를 사용하여 수회 가시를 입 밖으로 꺼내려고 하였으나 계속 실패하자 겸자로 가시를 아래인 위장(胃腸)쪽으로 밀어보낸 사실, 약40분간의 시술 후 피고소인은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과 제산제를 혼합한 5일분의 약을 처방하면서 청구인에게 ‘유동식을 먹고 안정을 취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
(2)청구인은 시술 후 집으로 돌아갔으나 계속 통증을 호소하다가 7. 13. 13:00경 상복부통증과 발열증세를 호소하면서 위 병원 응급실에 찾아왔고, 주치의였던 피고소인은 청구인에 대한 혈액검사, 흉부엑스선촬영, 흉부전산화단층촬영을 한 후 식도에 미세천공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여 1주일간 단식과 병행하여 항생제 및 수액을 투여하였으나 치료가 되지 아니하였고, 피고소인은 환자인 청구인의 생명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려하며 7. 26. 청구인을 ○○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옮겼고, 위 병원 전문의 나○주는 약물치료를 통하여 천공을 치료하려고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으며, 8. 3.
식도조영술을 한 결과 계속 천공이 치료되지 아니하여 천공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8. 4. 식도10센티미터를 절제(切除)하고, 식도-위장 문합술(식도를 잘라내고, 위와 식도부분을 다시 연결하는 수술)을 시술함으로써 완치에는 6개월이 요하며, 수술 후 확인한 결과 천공의 크기는 최소한 가로 0.5센티미터, 세로 1센티미터였던 사실(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로, 세로 각 1센티미터로 기재한 소견서도 있다)은 모두 인정된다.
나. 수사미진의 점
위 불기소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수사미진의 점이 인정된다.
(1) 식도천공의 상태에 대한 수사미진
(가)피고소인은 검찰신문시 ‘7. 12. 시술 후 내시경을 통해 제 육안으로 보았을 때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가벼운 상처로 판단하였다(수사기록 제31쪽). 7. 13. 고소인이 고열을 호소하였으나, 가시제거시술 도중 가시가 박혀 있던 부위에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미세천공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였다(수사기록 제34쪽). 생선가시에 의하여 식도천공이 발생한 것이다(수사기록 제41쪽)’고 진술하고 있고, 의료자문위원인 기○석도 ‘청구인의 천공은 가시가 박힌 순간에 천공된 것이다(수사기록 제145쪽, 제150쪽)’고 진술하고 있다.
(나)한편 나○주는 1999. 9. 30. 검찰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하면서 ‘8. 4. 약물치료를 포기하고, 식도절개술을 실시한 결과 청구인의 식도천공의 크기는 가로 0.5센티미터, 세로 1센티미터였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제130쪽, 제139쪽), 1999. 12. 21. 동인 작성의 소견서에 의하면 가로 및 세로 각 1센티미터의 천공이 있는 것으로 기재(수사기록 제256쪽)되었고, 수사기록 제139쪽의 그림에 천공의 크기를 가로 1센티미터로 기재하였다가 0.5센티미터로 수정한 점에 비추어 보면 동인이 천공의 크기를 축소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여진다.
(다)본 의료과실분쟁의 원인은 식도천공으로 인한 것이므로 결국 수사의 시작은 천공의 크기를 확정하여 그 원인을 밝히는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타당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과 같이 피청구인은 천공의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아니한 채 수사를 종결함으로써 아래에 보는 것과 같은 수사미진의 점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2)위와 같은 크기의 식도천공 발생원인 및 시점에 대한 수사미진
(가)위에서 본 바와 같이 최소한 가로 0.5센티미터,
세로 1센티미터 크기의 식도천공이 어느 시점에서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수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피고소인은 내시경겸자를 사용하여 가시를 제거할 때에는 전혀 식도에 천공을 발생시키지 않았고, 가시를 위로 밀어넣을 때에도 천공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가시가 목에 걸리면서 미세천공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기○석의 진술도 같은 취지이다.
(나)그러나 위와 같은 상당한 크기의 식도천공이 확인된 이상 위 천공이 생선가시가 목에 걸리면서 발생한 것인지, 생선가시에 의하여 보다 적은 천공이 발생하였다가 사후에 다시 확대된 것인지, 사후에 확대되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피고소인을 상대로 신문한 후 전문의 및 법의학전문의를 통하여 피고소인의 변소의 진위여부를 수사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수사미진의 점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내시경겸자를 이용하여 37시간이나 목에 걸려있었던 생선가시를 수회 입밖으로 꺼내려다가 실패한 후 결국 다시 위로 밀어서 내려 보낼 때 식도에 상처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험칙상 쉽게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3)식도천공의 크기를 조기에 확인할 방법이 있었는지의 여부에 대한 수사미진
피고소인 및 간호사 김○현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환자인 청구인이 7. 12. 가시제거과정에서 심한 고통을 호소하였고(수사기록 제30-31쪽, 제48쪽), 청구인이 치료 다음날인 7. 13. 고열 등으로 입원하였으므로 식도천공의 크기를 조기에 확인하였다면 약물치료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다른 치료법을 선택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보여진다. 즉 식도조영술, 컴퓨터단층촬영 및 내시경 등을 통하여 식도천공의 크기를 조기에 확인할 방법이 있었음에도 피고소인이 이를 시행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항생제요법에 의존한 잘못이 있을 가능성에 대하여 수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수사미진의 점을 면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4) 식도천공의 치료과정에 대한 과실여부
(가)피고소인 주장과 같이 생선가시에 의하여 발생한 미세천공이 치료과정에서 어떻게 하여 위와 같은 크기의 천공으로 확대되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즉 치료과정에서 천공이 확대된 이유, 그 과정에서의 주치의인 피고소인의 과실유무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 및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의 과실이 없다는 나○주, 기○석의 추상적인 판단만으로 범죄혐의없음결정을 한 것은 수사미진의 잘못을 면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특히 나○
주는 피고소인으로부터 청구인의 치료를 의뢰받은 의사로서 청구인에 대한 2차 치료 및 수술을 담당한 자였고, 따라서 피고소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나)책자 ‘흉부외과학’에 의하면 식도천공이 발생한 경우 경구섭취를 제한한 상태에서 강력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고, 천공부위에 드레인을 거치시키는 보존요법은 식도천공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일찍 발견된 경우에 시행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고, 천공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천공부위의 염증과 종격염이 확산되기 때문에 진단 즉시 수술을 시행하여, 천공부위에 염증이 심하지 않으면 일차봉합을 시행하고, 손상이 광범위하거나 또는 시간이 경과하여 천공부위의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천공부위를 분리하여 식도재건술을 시술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제205쪽 이하).
(다)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소인이 위 책자 소정의 보존요법과 같은 단식, 항생제 및 수액투여를 한 때는 청구인이 생선가시로 인하여 천공이 발생한 1999. 7. 10.로부터 3일이나 경과한 시점이었고, 청구인의 식도천공은 식도절단 당시 최소한 가로 0.5센티미터, 세로 1센티미터였으므로 결코 천공의 정도가 심하지 아니하거나, 일찍 발견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소인이 위와 같은 보존요법을 시행한 것이 주치의로서의 객관적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라는 의심이 든다.
(5) 식도조영술 시술시점의 불명확
(가)피고소인은 ‘1999. 7. 19.까지는 별도의 조영술을 하지 않았고, 7. 13.에는 식도조영술을 실시하지 않았다가 7. 19.에야 천공에 관계된 정밀검사를 실시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수사기록 제40쪽, 제162쪽), 위 나○주는 ‘진료일지에 의하면 7. 13. 피고소인이 식도조영술을 시술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130쪽, 제131쪽, 제139쪽), 의료자문위원인 기○석은 ‘7. 13. 입원한 환자에 대하여 식도조영술을 시술하였으며’라고 진술하고 있으며(수사기록 제145쪽), 청구인도 ‘7. 13. 조영제를 목안에 넣고, 엑스선촬영을 한 결과 식도하부에 천공이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수사기록 제116쪽)’고 진술하고 있다.
(나)위 진술들을 비교하여 보면 식도조영술의 최초 시행시점에 대하여 피고소인의 진술과 청구인, 나○주, 기○석의 진술은 상반되고 있다. 따라서 피고소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최초로 식도조영술을 실시한 시점을 특정하고, 위 조영술을 실시할 당시 천공의 크기, 향후 치료대책, 조영술로 인한 감염부위의 확산가능성 등에
대한 대처방안유무 등에 대하여 신문함으로써 주치의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수사를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수사미진의 점이 있다고 보여진다.
(6) 녹화테이프의 문제점
청구인은 피고소인이 시술전체를 녹화하였음에도 일부분만 녹화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다투고 있고(수사기록 제199쪽 이하), 시술 당시 간호사였던 김○현은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2-3분정도만 녹화를 하였으며, 가시를 위장으로 내려보내는 부분은 녹화를 하지 아니한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제187쪽). 김○현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분쟁을 대비하여 시술을 녹화한다면 전과정을 모두 녹화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고, 의사의 지시없이 간호사가 독자적 판단으로 일부분만 녹화를 한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며, 위 녹화테이프의 사후 편집여부를 대검과학수사지도과등에 감정의뢰함으로써 청구인 또는 피고소인의 주장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수사가 누락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
다. 소결론
결국 위에서 본바와 같은 여러 수사미진의 점을 수사한 후 피고소인의 혐의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위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가 있으므로 이에 관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