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1. 5. 31. 선고 2000헌마429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검찰의 자의적 판단 및 수사 미진으로 인한 불기소처분 취소 사례
결과 요약
-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판단과 중대한 수사 미진의 잘못이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취소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피고소인 이○기, 이○섭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함.
- 고소 내용은 피고소인들이 청구인이 80세 고령에 시력 약하고 청각장애자임을 이용하여 청구인 모르게 매매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고,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문중 선산의 소유권을 피고소인 이○섭 앞으로 이전등기하였다는 것임.
- 피청구인(광주지방검찰청)은 피고소인들에게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림.
- 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항고 및 재항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검찰 불기소처분의 자의적 판단 및 수사 미진 여부
- 법리: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판단이나 중대한 수사 미진의 잘못으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취소될 수 있음.
- 법원의 판단:
- 이 사건 임야의 내력 및 소유권 이전 경위: 이 사건 임야는 전주이씨 월평군파 문중 선산으로, 청구인이 27년간 관리해 온 문중 종손임. 이○기의 주장대로 청구인이 자진해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이유가 없으며, 다른 공동명의인의 후손을 제외한 점, 매매 대가가 없었다는 점 등은 경험칙과 사리에 맞지 않음.
- 피고소인의 매도 시도: 피고소인 이○기가 소유권 이전등기 직후 임야를 매도하려 시도한 사실은 청구인의 주장을 뒷받침함.
- 참고인 진술: 이○기가 이 사건 임야의 등기이전이 "특별조치법으로 이전되어서 어떻게 할 수 없어 변칙적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한 점은 허위 매매계약서 작성 가능성을 시사함.
- 보증용 인감증명 발급 사실의 의미:
- 인감증명 발급대장에 청구인 명의의 인감증명이 보증용 1통, 매매용 1통 발급된 사실이 확인됨.
- 피고소인 이○기는 매매용 인감증명 2통만 발급받았다고 주장하나, 이는 객관적 사실에 반하며 허위 진술로 판단됨.
- 보증용 인감증명이 발급된 사실은 청구인의 주장이 이유 있음을 뒷받침하며, 청구인의 고령, 시력 약화, 청각장애를 이용한 피고소인의 행위 개연성을 높임.
- 검찰 불기소처분 이유의 오류:
- 검찰은 청구인이 이○기와 함께 법무사 사무실에 동행하여 등기의무자 확인란에 무인까지 찍었다고 인정하였으나, 기록상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음.
- 오히려 법무사 사무실 사무장의 진술에 따르면, 이○기만 사무실에 왔고, 이미 무인이 찍힌 확인서면을 가져왔다는 사실이 확인됨.
- 검찰은 근거 없는 추측성 사실인정에 기반하여 청구인의 주장을 모두 허위로 판단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함.
- 결론: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자의적인 판단 내지 중대한 수사 미진의 잘못이 있으며, 이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
- 법률 제2111호 (임야소유권이전등기에관한특별조치법)
검토
- 본 판결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단순히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사실 판단과 충분한 수사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줌.
- 특히, 고령의 피해자가 신체적 약점을 가진 경우, 수사기관은 더욱 신중하고 면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시사함.
- 객관적인 증거(인감증명 발급대장)와 참고인의 구체적인 진술을 간과하고, 피고소인의 변명에만 치우쳐 사실관계를 오인한 검찰의 판단이 취소된 사례로, 수사기관의 책임 있는 수사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함.
판시사항
자의적인 판단 내지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하여 불기소처분을 취소한 사례재판요지
문중선산의 소유권을 아무런 대가없이 피고소인에게 이전하게 된 경위가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에 있어서 매도인(청구인)의 보증용 인감증명서가 발급되었다는 것은 피고소인이 청구인과 함께 면사무소에 가서 청구인의 보증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기회를 틈타 청구인이 80세의 고령으로 시력이 약하고 청각장애자임을 이용하여 청구인 모르게 매매용 인감증명서를 추가로 발급받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며, 기록상 청구인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의뢰하기 위해 피고소인과 함께 직접 법무사사무실에 갔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
런 증거가 없는데도 검찰이 불기소이유에서 위와같은 사실을 인정하여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자의적인 판단 내지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주 문
피청구인이 1999. 12. 27. 광주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53521호 사건에서 피고소인 이○기, 이○섭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광주지방검찰청 1999년 형제53521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청구인은 1999. 5. 18. 순창경찰서에 청구외(피고소인) 이○기, 이○섭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였는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아래 2.의 가. 기재와 같다.
나.피청구인은 1999. 12. 27.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아래 2.의 나. 기재와 같은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고 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고소사실 및 불기소이유의 요지
가. 고소사실의 요지
피고소인 이○기, 같은 이○섭은 부자지간인바, 공모하여,
(1) 행사할 목적으로,
1998. 2. 12.경 전남 곡성군 입면 ○○리 소재 권○식 대서소 사무실에서, 사실은 청구인이 문중 소유의 전북 순창군 금과면 ○○리 산 71 임야 12,893㎡(이하 “이 사건 임야”라고 한다)를 피고소인들에게 매도한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이 위 임야를 위 이○섭에게
매도한 것처럼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한 후, 그 무렵 청구인의 보증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청구인과 함께 전북 순창군 풍산면사무소에 간 기회를 이용하여 그 정을 모르는 청구인으로부터 그의 인감도장을 넘겨받아 미리 가지고 있던 위 매매계약서의 매도인란에 위 도장을 임의로 찍어 청구인 명의의 부동산매매계약서 1장을 위조하고,
(2)같은 달 18. 전북 순창읍 ○○리 소재 이○영 법무사 사무실에서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을 위 이○섭 앞으로 이전해 줄 것을 의뢰하고, 같은 달 19. 그 정을 모르는 위 이○영으로 하여금 위의 위조한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전주지방법원 순창등기소에 진정한 것인 양 제출하게 하여 이를 행사하고,
(3)같은 달 19. 위 순창등기소에서 그 정을 모르는 등기담당 직원으로 하여금 토지등기부원본에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을 위 이○섭에게 이전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도록 함으로써 공정증서원본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그 즉시 위 등기부원본을 등기소에 비치하게 하여 이를 행사한 것이다.
나. 불기소이유의 요지
(1)피고소인 이○기는 청구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의 실제 소유자는 피고소인인데 등기가 잘못되어 있으니 소유권을 이전해 가라는 말을 듣던 중 아들 이○섭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마음먹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청구인에게 그 취지를 설명하자, 청구인이 이를 승낙하고 직접 면사무소에 가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주고 매매계약서에 인감도장을 날인하였으며 그 직후 법무사 사무실까지 동행하여 등기의무자 확인란에 무인까지 찍은 다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된 것이지, 청구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용도를 속이고 인감도장을 날인받아 이전등기를 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피고소인 이○섭은 아버지 이○기가 시키는대로 따라하였을 뿐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변명하고 있다.
(2)위 이○기의 처 장송자의 진술과 청구인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위 이○기에게 넘겨주고 법무사 사무실까지 동행하여 등기의무자 확인서면에 무인까지 찍어준 정황 등이 피고소인들의 변명에 부합하고, 청구인과 참고인 이○섭, 임○묵, 이○남의 각 진술은 피고소인들의 변명을 뒤집는 자료로 삼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범죄혐의 없다.
3. 판 단
가. 쌍방의 주장
(1)청구인은 이 사건 임야는 전주 이씨 월평군파 문
중 소유로서 문중 종손인 청구인이 같은 문○원인 이○기측에게 매도한 일이 없다고 하면서, 다만 1998. 2. 12. 이○기가 청구인을 찾아와 “전남 곡성군 옥과면 ○○리에 할아버지 선산 약 6,000평이 있는데 이를 내 앞으로 등기이전하려고 하니 보증을 서달라”고 하기에 이○기와 함께 면사무소에 가서 청구인의 보증용 인감증명서를 1통 발급받아 주게 되었는데, 그 때 이○기가 청구인이 80세의 고령이고 시력이 약하며 청력장애자임을 이용하여 위 발급신청을 주도하면서 청구인 모르게 청구인의 매매용 인감증명서를 1통 더 발급받았고, 아울러 그 곳에서 동인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보증을 위한 서류인줄로만 알고 어느 서류엔가 무인을 하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등기신청시 등기필증대용으로 쓰는 확인서면 이었던바, 이○기는 이러한 서류에다가 이 사건 임야에 관한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그의 아들인 이○섭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2)이에 대하여 이○기는 이 사건 임야는, 당초 그의 조부인 이○선 앞으로 등기되어 있었는데 청구인이 임야소유권이전등기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바 있어 문제가 되어오다가 결국 청구인이 잘못된 처사였다면서 소유권을 이전해 가라고 하기에, 아들 이○섭이 위 임야를 매수하는 것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청구인에게 그 취지를 설명하고 청구인과 함께 면사무소에 가서 청구인의 매매용 인감증명서를 2통 발급받은 다음, 이○섭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된 것이지, 청구인을 속이고 허위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등기를 이전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주장한다.
(3)피고소인측 주장은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객관적인 증거 및 여러 정황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또 검찰이 불기소처분의 이유로 삼은 부분에도 잘못된 사실인정에 터 잡은 명백한 오류가 있음이 눈에 띈다. 이하 그 점들을 지적해 보기로 한다.
나. 이 사건 임야의 내력 등
(1)청구인 및 참고인 이○남, 임○묵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과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등기부등본, 입증확인서(수사기록 제31쪽, 제73-74쪽), 진술서(수사기록 제66-67쪽), 사실확인서(수사기록 제68쪽) 등의 각 기재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야는 전주이씨 월평군파 문중 선산으로서 임야 사정 당시 문○원 이○암 명의로 신탁등기되었던바, 동인이 이를 타에 처분하자 문중에서 되찾아 1925. 8. 3. 문○원인 이○선, 이○규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나 동인들
이 모두 사망하자, 11대 종손인 청구인이 이 사건 임야를 관리하여 오다가 1971. 8. 26. 법률 제2111호에 의하여 청구인 명의로 1952. 4. 16.자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며, 이 사건 임야에는 문중 선조의 묘가 다수 설치되어 있고, 관리인(임○묵)이 있으며, 문중 시제를 매년 이 곳에서 지내고 있음이 인정된다.
이러한 문중선산인 이 사건 임야에, 가령 이○기의 조부인 이○선 외 1인의 공동명의에서 청구인 앞으로 한 이전등기에 혹 어떤 절차상의 하자 등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청구인이 문중 종손인데다 그 후 평온히 27년이나 그의 명의로 지니고 왔다면,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자진해서 이○선의 후손에게 원상회복을 한다는 것은 경험칙에 맞지 않는다. 그리고 원상회복을 굳이 한다면 다른 한 명의 공동명의인, 즉 이○규의 아들도 생존해 있고, 그 사실을 청구인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 기록상 인정되는 만큼 왜 이○규의 후손은 빼버렸는지 그 점도 납득할 수가 없다. 혹 어떤 대가를 청구인이 내밀히 받았다면 몰라도, 청구인은 물론이고 이○기도 대가를 지급한 바는 전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이 사건 임야의 내력 및 배경은 우선 이○기가 주장하는 등기이전경위가 우리의 경험칙이나 사리에 도대체 맞지 않는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이○기는 이 사건 임야를 아들인 이○섭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직후 이를 매도하려 시도했다. 외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이 사건 임야를 산다며 둘러보자 관리인이 놀래서 청구인에게 알려주어 이 사건이 비로소 밝혀졌다는 사실이 기록상 보인다.
(3)참고인 이○남의 진술에 의하면, 1999년 봄에 이○기를 만나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매매계약서의 작성 경위를 따지자, 이○기가 이 사건 임야가 “특별조치법으로 이전되어서 어떻게 할 수 없어 내가 공시지가 250만원으로 하여 변칙적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내가 문중 선산을 등기이전하겠다고 이○도(청구인) 형님에게 인감을 발급해달라고 하면 해주겠느냐, 그것은 특별조치법으로 등기가 되어있어 정상적으로 할 수 없어 변칙적으로 했다”고 말하였다고 한다(수사기록 제63쪽, 제67쪽).
다. 보증용 인감증명이 발급된 사실의 의미
(1)청구인은 1998. 2. 12. 이○기가 선산을 등기이전하는데 필요하니 보증을 서달라고 하기에 이○기와 함께 풍산면사무소에 가서 그 곳 직원에게 보증용 인감증명서를 1통 발급해 달라고 하면서 청구인의 인감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건네주었을 뿐 매매용 인감증명서
를 발급해 달라고 한 일이 전혀 없는데, 이○기가 그 기회를 이용하여 청구인 모르게 매매용 인감증명서를 1통 더 발급받아 이 사건 임야를 이○섭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하였다고 주장하고, 이○기는 그가 미리 작성한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매매계약서를 청구인에게 보여주고 청구인의 승낙을 받은 다음, 함께 면사무소에 가서 청구인의 매매용 인감증명서 2통을 발급받아 법무사 사무실에 제출하여 이전등기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그런데 기록에 첨부된 인감증명 발급대장(수사기록 제175쪽)의 기재와 그 사무담당자 강은미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위 날짜에 청구인 명의의 인감증명이 1통은 보증용으로(일련번호 341번), 1통은 매매용으로(일련번호 342번) 발급된 사실이 확연히 들어난다.
이는 이 사건의 전반적인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등기이전에 관한 서류가 청구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었는지 여부가 관건인 이 사건에 있어서, 그 발급 및 작성경위에 관한 고소쌍방의 상반된 진술과 위 발급대장 외에는 달리 어떤직접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기는 오로지 매매용 인감증명 2통을 발급받았고 이를 그대로 법무사 사무실에 가지고 가서 이전등기신청용으로 썼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보증용 인감증명은 자기는 전혀 모르는 일인데 청구인이 생트집을 잡기 위해 거짓말 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 사실에 엄연히 반한다. 동시에 이○기 진술의 허위성이 명백히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이전등기신청용 인감증명은 1통으로 족하므로 이○기가 매매용 인감증명 2통을 모두 이 사건 등기이전에 썼다고 진술하는 것은 보증용 인감증명 발급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계속 허위진술을 하는 증좌로 보인다.
이에 반해 보증용 인감증명이 발급되었다는 객관적 사실은 이 사건 고소사실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이 이유있음을 뒷받침한다. 왜냐하면 이○기의 주장대로라면 보증용 인감증명이 발급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청구인 주장이 옳다는 전제하에서만 보증용 인감증명이 발급된 사실이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청구인의 주장이 위와 같이 기본적 사실에서 옳다면 나머지 사실, 즉 청구인이 당시 80세의 고령으로서 시력이 약하고 2급청각장애자이어서 이○기가 이러한 청구인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악용, 인감증명 발급신청을 대행함에 있어 자기의 의도대로 매매용 인감증명을 1통 더
발급 받으면서 마치 그것이 청구인의 의사에 기한 것처럼 위장하고, 동시에 청구인 모르게 미리 준비해 온 매매계약서상의 매도인란에 청구인의 인감도장을 찍으며, 아울러 보증서류인 양 청구인을 속여 등기필증대용서류인 확인서면에 무인까지 찍게 하였다는 주장 또한 전반적으로 옳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라. 검찰의 불기소처분이유의 일부 오류
(1)검찰은 그 불기소처분의 이유에서 이○기가 인감증명을 발급받은 직후 법무사사무실까지 청구인과 동행하여 등기의무자 확인란에 청구인의 무인까지 받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만약 이 사실이 인정된다면 앞서 본 여러 가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이전등기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게 된다. 아울러 청구인의 이 사건에 관한 모든 주장이 결국 이유없음으로 귀착한다 하겠다.
그러나 기록의 어디를 보아도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다시 말해 청구인이 이○기와 함께 이전등기신청을 위임하고자 법무사사무실까지 함께 가거나, 나아가 법무사사무실에서 확인서면에 무인한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전혀 없다. 단지 이 사건 담당 법무사 진술에, 오래전 일이고 많은 사건을 처리했기 때문에 정확히는 기억할 수 없으나 등기필증이 없는 경우 등기의무자가 직접 와서 확인서면을 작성하므로 이 사건의 경우도 아마도 청구인이 직접 와서 작성하지 않았겠냐는 식의 일반론적인 진술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기록에 첨부된 녹취서의 기재(검찰의 불기소처분 후에 제출된 것이다)중 법무사사무실의 사무장(임○락)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이전등기 신청을 할 때 사무실에 온 사람은 이○기 뿐이고, 동인이 이미 우무인란에 무인이 되고 특기사항란에 청구인의 인상착의 등이 기재된 확인서면을 가져 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위 법무사사무실에서 쓰는 것이 아닌 다른 서식용지의 서면을…. 그래도 법무사사무실에서는 이○기를 믿고 더 이상 등기의무자의 확인없이 사건을 맡아 처리했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근거없이 추측성 사실인정을 하고 그에 기해서 나머지 청구인의 주장을 모두 허위로 본 것이다.
(2)검찰이 만약 그가 한 사실인정, 즉 청구인이 이○기와 함께 법무사사무실에 가서 그 곳에서 등기필증대용의 확인서면에 무인까지 하였다고 잘못 파악하지만 아니했더라도 인감증명발급과 관련한 위 모순점이나 이 사건 임야와 문중과의 관계, 27년간이나 그의 명의로 지녀온 80세의 문중 종손이 그럴만한 사유도 없이 자진해서 등기명의를 넘겨 준다는 것이 과연 있을 법한 일인지 여부 등을 파헤쳐 어느 쪽의 진술이 참이고, 어느 쪽의 진술이 허위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좀 더 심도있는 수사를 했을 것이고, 그렇게 했다면 위와 같이 이○기의 진술이 핵심적인 사항에서 객관적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아니하는 사실을 중시하여 사안의 진상을 어렵지 않게 파헤칠 수 있었을 것이다.
(3)결국 피청구인이 피고소인들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자의적인 판단 내지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있어 피청구인의 피고소인들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윤영철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