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0. 11. 30. 선고 2000헌마311 결정 불기소처분취소
(공권력행사)취소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인정 사례
결과 요약
-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수사미진 및 판단의 합리성 결여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해당 불기소처분을 취소함.
사실관계
- 청구인은 보험설계사 피고소인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하여 보험약관대출 및 해약을 통해 대출금과 해약금을 편취하였다고 고소함.
- 피고소인은 청구인이 직접 보험회사에 방문하여 대출 및 해약을 진행하고 돈을 수령하였다고 주장함.
- 검찰은 피고소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범죄혐의 없음으로 불기소처분함.
- 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 청구인은 무고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
- 청구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참고인 김○선은 위증죄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고지받고 확정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검사의 불기소처분 적정성 여부
- 법리: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수사미진, 자의적인 판단 등으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
- 법원의 판단:
- 청구인과 피고소인의 진술 신빙성 판단:
- 청구인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채소장사와 식당업에만 30여년간 종사해온 자로,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억지로 만들어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일관되게 함.
- 피고소인의 해약금 처리에 관한 진술이 경찰과 검찰에서 확연히 달라 신빙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됨.
- 검찰이 피고소인의 진술 문제점을 철저히 추궁하지 않고 청구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수사미진 및 판단의 합리성을 결여한 것임.
- 참고인 김○선, 김○영 진술 신빙성 판단:
- 참고인 김○선은 위증죄로 벌금형 약식명령이 확정되었고, 해약금 수표의 행방이 청구인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되어 진술의 신빙성이 매우 낮음.
- 참고인 김○영은 피고소인의 딸이자 청구인이 명의 도용을 주장하는 대출을 직접 담당한 보험회사 직원으로,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움.
- 검찰이 이들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한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님.
- 추가 수사 필요성 판단:
- 청구인이 주장하는 불법대출 14회와 정상대출 2회의 대출관계서류에 날인된 도장이 크게 다름.
- 불법대출 주장 건들은 보험증권상 대출 기재가 없고 보험증권 분실계가 제출되었으나, 청구인은 보험증권을 소지하고 있음.
- 검찰은 보험증권 분실계의 진위 여부, 청구인의 필적 감정 등을 통해 불법대출의 진위 여부를 규명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함.
- 결론: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판단 및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음.
참고사실
- 청구인은 피고소인의 소개로 3개의 보험에 가입함.
- 청구인은 1995. 2. 2. 실버라이프보험 약관대출 45만원, 1995. 6. 2. 노후복지보험 2구좌 해약금 5,288,872원이 지급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함.
- 청구인은 1995. 11.경 피고소인으로부터 보험이 해약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항의하였으며, 피고소인이 다음 해 4월 곗돈으로 갚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지켜지지 않음.
검토
- 본 판결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단순히 증거 불충분을 넘어, 수사기관의 자의적 판단과 수사미진으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줌.
- 특히,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 증인의 위증 사실, 서류상의 의심스러운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사기관의 판단 오류를 지적한 점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실 규명 의무를 강조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음.
- 변론 시에는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강화하고, 수사기관이 간과한 정황 증거들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증인 진술의 모순점이나 신빙성 결여를 강력히 주장하여 불기소처분의 부당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함.
판시사항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한 기본권침해가 인정된 사례재판요지
가.보험생활설계사인 피고소인이 청구인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하여 청구인이 가입한 3개의 보험에 관하여 보험약관대출 및 해약을 하여 대출금과 해약금을 편취하였다고 고소된 사안에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채소장사와 식당업에만 30여년간 종사해온 청구인이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억지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일이라고 보여지는 반면, 해약금의 처리에 관한 피고소인의 검찰에서의 진술이 경찰에서와는 확연히 달라 전체적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에 강한 의
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소인의 진술 내용의 문제점을 철저히 추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청구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소인의 주장만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인 것은 수사미진 내지 판단의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나.청구인이 직접 해약청구 및 영수증을 작성하여 보험회사에 제출하고 해약금을 받아갔는지에 대하여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이 직접 보험회사에 와서 해약청구 및 영수증을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그 해약금을 직접 수령하였다고 위증하여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아 그 명령이 확정된 참고인 김○선의 진술과 피고소인의 딸로서 청구인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당하였다고 주장하는 10여회에 걸친 보험약관대출을 직접 담당한 보험회사 직원인 김○영의 진술은 그 신빙성에 상당한 의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위 김○선, 김○영의 진술을 전부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여 피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하는 중요한 증거자료로 삼은 것 역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다.청구인이 정상대출이라고 자인하는 2회의 대출관계서류에 날인된 보험계약자의 도장과 불법대출이라고 주장하는 14회의 대출관계서류에 날인된 보험계약자의 도장이 서로 크게 다르고, 청구인이 정상대출을 받았다고 하는 위 2회의 대출에 관하여는 보험증권상에 대출일자와 금액 및 대출담당자의 사인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데 나머지 14회의 대출에 관하여는 보험증권상 아무런 기재가 없고 대신 청구인 명의의 보험증권 분실계가 제출되어 그러한 기재없이 대출이 되었으나 청구인이 보험증권을 분실함이 없이 지금껏 이를 소지하고 있다면, 피청구인은 보험증권이 청구인의 수중에 여전히 있는데도 무슨 사유가 있어 그 분실계를 내면서까지 대출을 받았다는 것인지, 그 분실계가 진실로 청구인의 의사에 따른 것인지 여부 등을 여러 각도에서 심도있게 조사하여보고 필요한 경우 정상대출관계서류에 기재된 청구인의 필적과 불법대출이라고 주장하는 대출관계서류에 기재된 필적이 동일한지 여부를 감정하여서까지 청구인이 주장하는 불법대출의 진위 여부를 규명하였어야 할 것이다.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7조 제5항주 문
피청구인이 1999. 1. 28. 창원지방검찰청 1998년 형제39783호, 1999년 형제5822호 사건에서 피고소인 진○숙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창원지방검찰청 1998년 형제39783호, 1999년 형제5822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청구인은 1998. 3. 19. 마산동부경찰서에 청구외 진○숙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였는 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아래 2.의 가. 기재와 같다.
나.피청구인은 1999. 1. 28.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아래 2.의 나. 기재와 같은 이유로 범죄혐의가 없다고 하여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고소사실 및 불기소이유의 요지
가. 고소사실의 요지
피고소인 진○숙은 보험생활설계사로 일하던 자인 바, 피고소인의 소개로 청구인이 ○○생명보험주식회사의 노후복지보험 2구좌와 실버라이프보험 1구좌에 가입한 것을 기화로 청구인 모르게 청구인 명의로 보험약관대출을 받거나 보험을 해약하여 보험회사로부터 대출금 또는 해약금을 받아 편취할 것을 마음먹고,
(1)(가)1995. 2. 2. 마산시 회원구 ○○2동 소재 위 보험회사 마산지점에서 신규약관대출청구 및 영수증 용지의 수령인 성명란에 ‘최○이’, 주민등록번호란에 ‘○○○○○○-○○○○○○○’, 주소란에 ‘마산 ○○동 227-13’, 전화번호란에 ‘43-○○○○’이라고 각 기재한 후 위 성명란 옆에 미리 위조하여 가지고 있던 청구인 명의의 도장을 함부로 찍어 청구인 명의의 신규약관대출청구 및 영수증 1장을 위조하고,
(나)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그 정을 모르는 위 보험회사의 대출담당직원에게 청구인 명의로 가입된 실버
라이프보험(증권번호 9406044△△△△)의 약관대출을 신청하면서 위조된 위 서류를 진정한 것인양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다)즉석에서 위 보험회사 직원으로부터 약관대출금 명목으로 45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고,
(2)(가)같은 해 6. 2. 위 보험회사 마산지점에서 해약청구 및 영수증 용지 2장의 수령인 성명란에 ‘최○이’, 주민등록번호란에 ‘○○○○○○-○○○○○○○’, 주소란에 ‘마산 ○○동 227-13’, 전화번호란에 ‘43-○○○○’이라고 각 기재한 후 각 성명란 옆에 미리 위조하여 가지고 있던 청구인 명의의 도장을 함부로 찍어 청구인 명의의 해약청구 및 영수증 2장을 각 위조하고,
(나)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그 정을 모르는 위 보험회사의 해약담당직원에게 청구인 명의로 가입된 노후복지보험 2구좌(증권번호 9211044○○○○, 9212044□□□□)의 해약을 신청하면서 위조된 위 서류를 진정한 것인양 제출하여 각 이를 행사하고,
(다)즉석에서 위 보험회사 직원으로부터 위 노후복지보험 2구좌의 해약금 명목으로 합계 15,296,725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것이다.
나. 불기소이유의 요지
(1)피고소인은 그가 실버라이프보험 1구좌와 노후복지보험 2구좌에 가입한 후 보험료를 연체한 청구인에게 보험대출을 받거나 보험을 해약하여 연체된 보험료를 정산할 것을 제의하자 청구인이 이에 동의하면서 직접 보험회사에 가서 대출신청 및 해약을 하고 대출금과 해약금을 받은 것이지 피고소인이 대출 및 해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하여 대출금과 해약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다.
(2) 대출금 및 해약금에 관한 영수증 3장과 ○○생명보험주식회사의 직원들인 참고인 김○선, 김○영, 김○배의 각 진술내용이 피고소인의 진술에 부합하고, 고소인의 주장 이외에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범죄혐의 없다.
3.청구인의 피고소인에 대한 고소경위 및 이 사건 심판청구경위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에 의하면 청구인이 피고소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 및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가.청구인은 피고소인의 소개로 1992. 11. 20. ○○생명보험주식회사의 노후복지보험(증권번호 9211044○○○○)에, 같은 해 12. 24. 같은 보험(증권번호 9212044□□□□)에 각 가입하고, 1994. 6. 30. 위 보험회사의 실버라이프보험(증권번호 9406044△△△△)에 추가로 가입하였다.
나.그런데 1995. 2. 2. 위 실버라이프보험의 신규약관대출이 이루어져 보험회사로부터 대출금 450,000원이 지급되었고, 같은 해 6. 2. 위 노후복지보험 2구좌가 해약되어 보험회사로부터 해약금 합계 5,288,872원이 지급되었다.
다.청구인은 위와같이 약관대출을 받거나 보험해약을 한 일이 전혀 없는데 피고소인이 청구인 명의를 도용하여 대출을 신청하고 보험을 해약하여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받아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고소를 하였다.
라.이에 대하여 피고소인은 청구인이 약관대출 및 보험해약에 동의한 후 피고소인과 함께 보험회사에 직접 가서 대출 및 해약 관계서류를 작성하고 대출금과 해약금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보험회사 직원들인 김○영, 김○선 등도 청구인이 직접 보험회사에 와서 관계서류를 작성한 후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한다.
마.피청구인은 1999. 1. 28. 피고소인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하면서 청구인을 무고인지하여 불구속구공판하였고, 같은 해 11. 10. 청구인은 제1심 재판(창원지방법원 99고단224)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으나, 2000. 9. 8. 항소심(위 법원 99노2378)에서 청구인에게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
바.청구인은 위 제1심 재판에서 청구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보험회사 직원 김○선을 위증죄로 고소하였고, 김○선의 증언내용 중 일부가 위증임이 인정되어 2000. 4. 6. 창원지방법원에서 김○선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2000고약3152)이 고지되고, 같은 달 28. 동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사.청구인은 위 김○선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진 점을 들어 피청구인의 피고소인에 대한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된 것이다.
4. 불기소처분에 관한 판단
가. 불기소처분의 문제점
피고소인에 대한 불기소처분의 이유를 이 사건 수사기록에 나타나 있는 증거와 대조, 검토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 청구인과 피고소인의 각 주장의 신빙성
청구인은 이 사건 고소 이후 수사기관에서부터 자신에 대한 무고피고사건은 물론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에 이르기까지 보험약관대출청구 및 영수증과 보험해약청구 및 영수증의 각 수령인란에 기재된 글씨가 청구인의 것이긴 하나, 청구인은 한글을 겨우 읽을 수 있을 뿐 그 서류상의 의미를 알지 못한채 피고소인이 청구인 집을 찾아와 어떤 종이쪽지를 내놓으면서 보험회사
에서 감사가 실시되어 필요하다느니, 그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딸이 무엇을 잘못하여 필요하다느니 또는 청구인이 써 준 숫자가 다른 숫자처럼 보이니 다시 써달라느니 등의 부탁을 하기에 피고소인이 시키는대로 3회에 걸쳐 요구하는 부분에 글자를 써 준 일이 있을 뿐, 청구인이 직접 보험회사에 가서 위 약관대출 및 보험해약에 관한 서류를 작성하고 대출금과 해약금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또한, 청구인은 노후복지보험 2구좌가 해약된 것을 알게된 경위에 관하여, 1995. 5.경 청구인이 피고소인에게 “사정상 앞으로 몇 개월간 보험료를 내지 못하겠다”라고 말하여 양해를 구한 다음, 같은 해 11.경 피고소인을 만나 보험료를 다시 불입하려고 하였더니 피고소인이 보험을 이미 해약했다고 하기에 깜짝 놀라 항의를 하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해약사실을 확인한 다음 그 회사를 찾아가자 피고소인이 미리 회사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청구인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 청구인이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난리가 났다고 하면서 “내가 잘못했다, 내년 4월에 곗돈을 받으면 주겠다”고 하므로 이를 믿고 기다렸는데 피고소인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바,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기록에 의해서 인정되는 청구인에 관한 사정, 즉,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채소장사와 식당업에만 30여년간 종사해 온 청구인이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위와같은 경위를 억지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일이라고 보여진다.
한편, 피고소인은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청구인과 함께 보험회사에 가서 노후복지보험 2구좌를 해지하고 받은 해약금에서 그 동안 청구인이 대출받은 돈을 정산하고 나머지 돈은 청구인이 가입한 실버라이프보험료로 지불하였다고 하면서 그 보험료 불입 영수증이 피고소인의 집에 있다고 진술하였는 바, 해약금으로 보험료를 지급할 때 보험계약자인 청구인도 함께 있었다면 그 보험료 불입 영수증을 청구인이 아닌 피고소인이 갖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후 피고소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위 보험을 해지하고 받은 해약금에서 보험약관대출금을 변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청구인이 직접 찾아갔다고 진술함으로써 중요한 해약금 처리에 관한 진술이 경찰에서와는 확연히 달라 전체적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강하게 든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이와 같은 피고소인의 진술 내용의 문제점을 철저히 추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청구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소인의 주장만 진실한 것
으로 받아들인 것은 수사미진 내지 판단의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2) 참고인 김○선, 김○영의 각 진술의 신빙성
참고인 김○선은 이 사건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고 청구인에 대한 무고피고사건으로 법원에서 증언할 때, 1995. 6. 2. 청구인이 직접 보험회사에 와서 노후복지보험 2구좌의 해약청구 및 영수증을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그 해약금을 100만원권 수표 3장과 현금으로 직접 수령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청구인이 김○선을 위증으로 고소한 사건의 수사과정에서도 처음에는 계속하여 같은 취지로 진술하다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한 결과 김○선은 허위반응, 청구인은 진실반응으로 나타나자 그때서야 비로소 청구인이 보험을 해약하기 위해 보험회사에 온 기억은 나지만 청구인이 직접 해약청구 및 영수증을 작성하여 보험회사에 제출하고 해약금을 받아갔는지에 대하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그 진술을 바꾸었으며, 그 결과 위 김○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증죄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아 그 명령이 확정되었다. 특히 검찰의 수사결과 청구인에게 해약금으로 지급되었다는 위 수표 3장 중 2장은 청구외 김○례의 계좌에 입금되었고 나머지 1장은 ○○생명 마산지점 동마산영업소에서 ○○생명 본사로 송금된 금원 중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위 김○례는 청구인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의 점을 고려해 볼 때 위 김○선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은 그 신빙성에 상당한 의심이 간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한편, 참고인 김○영은 피고소인의 딸로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구인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당하였다고 주장하는 10여회에 걸친 보험약관대출을 직접 담당한 보험회사 직원이었다는 점에서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위 김○선, 김○영의 진술을 전부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여 피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하는 중요한 증거자료로 삼은 것 역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청구인 주장에 대한 수사미진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항고 및 재항고를 하면서 보험회사에서 청구인 명의로 수십회에 걸쳐 이루어진 약관대출 중 2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출은 모두 피고소인이 청구인 명의를 도용하여 대출받은 것이니 이를 밝혀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증거자료를 살펴보면, 1993. 10. 20.부터 1995. 4. 3.까지 사이에 노후복지보험 2구좌를 이용하
여 ○○생명보험주식회사로부터 청구인 명의로 약관대출을 받은 것은 모두 16회인데, 그 중 청구인이 실제로 약관대출을 받았다고 자인하는 것은 1993. 10. 20. 이루어진 증권번호 9211044○○○○ 노후복지보험의 약관대출 1,200,000원과 증권번호 9212044□□□□ 노후복지보험의 약관대출 1,600,000원 등 2회일 뿐, 나머지 14회의 약관대출에 관하여 청구인은 자신도 모르게 피고소인에 의해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이 정상대출이라고 자인하는 2회의 대출관계서류와 불법대출이라고 주장하는 나머지 14회의 대출관계서류를 대조하여 보면, 정상대출이라고 자인하는 대출관계서류에 날인된 보험계약자의 도장은 한문으로 된 원형의 큰 것인데 반하여, 불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대출관계서류에 날인된 것은 모두 한글로 된 타원형의 작은 막도장과 같은 것이어서 서로 크게 다르다.
또한 일건 기록에 의하면 위와같이 약관대출을 받는 경우 보험증권상(안내말씀의 하단부분)에 대출일자와 금액을 기재하고 대출담당자의 사인을 찍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바 청구인이 정상대출을 받았다고 하는 위 2회의 대출에 관하여는 그것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데 나머지 14회의 대출에 관하여는 보험증권상 아무런 기재가 없고 대신 청구인 명의로 보험증권 분실계가 제출되어 그러한 기재없이 대출이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청구인은 위 2개의 보험증권을 분실함이 없이 지금껏 이를 소지하고 있다는 것인 바, 만약 위 14회의 대출이 청구인의 의사에 따른 정상대출이었다면 굳이 분실계를 낼 이유가 없다고 보이는 점에서 위 14회의 대출이 누군가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앞서 본 여러 가지 의혹과 더불어 결국 피고소인에 의해 위와 같은 짓이 저질러졌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더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청구인이 불법대출이라고 주장하는 위 14회의 대출을 담당한 보험회사 직원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피고소인의 딸인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청구인은 위 2개의 보험증권이 청구인의 수중에 여전히 있는데도 무슨 사유가 있어 그 분실계를 내면서 까지 대출을 받았다는 것인지, 그 분실계가 진실로 청구인의 의사에 따른 것인지 여부 등을 여러 각도에서 심도있게 조사하여보고 필요한 경우 정상대출관계서류에 기재된 청구인의 필적과 불법대출이라고 주장하는 대출관계서류에 기재된 필적이 동일한지 여부를 감정하여서까지 청구인이 주장하는 불법대출의 진위 여부를 규명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이상의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청구인이 피고소인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자의적인 판단 내지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있어 피청구인의 피고소인 진○숙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윤영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