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회사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그 대표자 개인이 헌법소원의 자기관련성을 갖는지 여부(소극)재판요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하여야 하는데, 방송법 부칙 제7조 제2항은 방송법 제9조 제3항에서 규정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승인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서 규율대상을 '사업자'로 하고 있고, 방송법 제2조 제6호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라 함은 중계유선방송을 하기 위하여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자'로 하고 있으므로, 회사와 그 대표자 개인을 엄격히 구별하고 있는 우리 법제상 청구인들이 이 사건에서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의 주체는 허가 명의자인 위 각 회사라 할 것이니, 중계유선방송사업허가를 받은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청구인들은 기본권 침해의 제3자에 불과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은 자기관련성이 없다.참조판례
헌재 , 1997. 3. 27. 94헌마277, 판례집 9-1, 404, 헌재, 1997. 11. 27. 96헌마226, 판례집 9-2, 721, 헌재, 1998. 11. 26. 94헌마207, 판례집 9-2, 410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결정
사건2000헌마308 방송법부칙제7조제2항위헌확인
청구인나광덕 외 1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종전에 방송 관련 법률관계는 방송법, 종합유선방송법, 유선방송관리법, 한국방송공사법 등으로 나뉘어 분산적으로 규율되어 오다가, 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위 4개 법률을 통합한 방송법이 공포되고 공포 후 2월이 경과한 날인 2000. 3. 13.부터 시행되었으며, 위 4개 법률은 폐지되었다.
이와 같이 통합된 방송법의 목표 중의 하나는, 방송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종전의 분산된 방송법 관련 법체계를 통합·재정립한다는 것으로, 종전의 방송법에 의하여 규율되던 지상파방송, 종전의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하여 규율되던 종합유선방송, 종전의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하여 규율되던 중계유선방송 및 종전의 방송관계 법규의 규율대상이 아니던 위성방송 등이 모두 함께 위 통합된 방송법에 의하여 일원적으로 규율되게 되었다.
(2) 그런데 그 중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의 관계에서, 위 통합된 방송법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면서, 그 과도기적 조치로 이에 대한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즉, 통합된 방송법 제9조 제3항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일정 요건하에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그 부칙 제7조 제2항은 위 방송위원회는 위 제9조 제3항의 승인에 관하여 일부 지역의 경우 법 시행 후 1년, 다른 일부 지역의 경우 법 시행 후 2년 6월 동안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3) 청구인 나광덕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인 신갈유선방송 주식회사의, 청구인 권금자는 역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인 주식회사 이천유선방송사의 각 대표자이며 위 각 회사는 종합유선방송사업으로의 전환승인신청을 준비중에 있는 바, 위 유예기간을 설정한 부칙 제7조 제2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직업수행의 자유, 과잉금지원칙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00. 5.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주식회사 서초종합유선방송은 2000. 7. 13. 청구인과 반대 이해관계에 있는 자로서 보조참가신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방송법(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전문 개정된 것, 이하 '방송법'이라고 한다) 부칙 제7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관련법령의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방송법 제2조(용어의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방송"이라 함은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하고 이를 공중(개별계약에 의한 수신자를 포함하며, 이하 "시청자"라 한다)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으로서 다음 각목의 것을 말한다.
나. 종합유선방송:전송·선로설비를 이용하여 행하는 다채널방송
2. "방송사업"이라 함은 방송을 행하는 다음 각목의 사업을 말한다.
나. 종합유선방송사업:종합유선방송국(종합유선방송을 행하기 위한 설비와 그 종사자의 총체를 말한다. 이하 같다)을 관리·운영하며 종합유선방송을 행하는 사업
3. "방송사업자"라 함은 다음 각목의 자를 말한다.
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을 하기 위하여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자
4. "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지상파방송 또는 이 법에 의한 한국방송공사 및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방송사업자가 행하는 위성방송이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방송편성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녹음·녹화를 포함한다)하는 것을 말한다.
5. "중계유선방송사업"이라 함은 중계유선방송을 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6. "중계유선방송사업자"라 함은 중계유선방송사업을 하기 위하여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자를 말한다.
제9조(추천·허가·승인·등록 등) ① 지상파방송사업 또는 위성방송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전파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보통신부장관의 방송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종합유선방송사업 또는 중계유선방송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하게 시설과 기술을 갖추어 정보통신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③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경우 방송위원회는 정보통신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④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승인을 얻은 자는 승인을 얻은 때부터 제2조 제3호나목의 규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
부칙 제7조(일반적 경과조치) ①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방송법·종합유선방송법·유선방송관리법 또는 한국방송공사법에 의하여 행정처분등 행정기관·방송위원회·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행위와 각종 신고 등 행정기관·방송위원회·종합유선방송위원회에 대한 행위는 이 법에 의한 행위로 본다.
② 방송위원회는 이 법 제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승인을 별표에서 정하는 기간 동안 유예할 수 있다.
③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제2항의 유예기간 동안 지상파방송사업자가 행하는 방송을 녹음·녹화하여 재송신하여서는 아니된다.[별표생략]
방송법시행령 제7조(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사업 승인) ① 법 제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승인을 얻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요건을 갖추어 승인신청서에 시설전환계획서를 첨부하여 방송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1. 시설전환계획이 법 제7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의 기술기준에 적합할 것
2.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가입자수가 그가 소재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구역안의 전체 가구수 중 차지하는 비율이 당해 사업구역의 범위와 특성을 고려하여 방송위원회가 고시하는 비율이상일 것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기관 등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방송법에 의하면 '종합유선방송'이라 함은 "전송·선로설비를 이용하여 행하는 다채널방송"을 말하고( 방송법 제2조 제1호 나목), '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지상파방송 또는 한국방송공사 및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방송사업자가 행하는 위성방송이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방송편성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녹음·녹화를 포함)하는 것"을 말하는 바( 방송법 제2조 제4호), 이들 정의규정 및 이에 따른 양방송의 사업내용은 종전의 유선방송관리법과 종합유선방송법하에서의 양방송의 정의규정 및 사업내용과 대동소이하다.
(2)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은 유선전기통신설비(케이블)라는 동일한 수단을 이용하여 행하여지는 같은 유형의 방송으로 기술적인 서비스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과 규제기관의 이원화로 양자의 정책이 각각 분리되어 추진되는 과정에서 중복투자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그 동안 종합유선방송 서비스와 중계유선방송 서비스의 통합방안을 놓고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 통합된 방송법은 종합유선방송 서비스와 중계유선방송 서비스의 통합방안으로 제9조 제3항을 규정하게 된 것인 바, 그 과도기적 조치로 이 사건 부칙조항에 위 제9조 제3항의 조치에 대한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즉, 통합 방송법 제9조 제3항 및 방송법시행령 제7조 제1항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시설기준 준수 등의 일정한 조건 하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둠으로써 양자의 통합방안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은 위 방송법 제9조 제3항의 승인에 관하여 일부 지역의 경우 법 시행 후 1년, 다른 일부 지역의 경우 법 시행 후 2년 6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3) 그 동안 양 방송사업자의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경쟁과정에서 사업영역에 있어서의 양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져 종합유선방송업자들이 지상파방송의 중계송신 등 중계유선방송업자들의 사업영역을 침범하여 왔는데도, 이 사건 부칙조항은 별다른 근거 없이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 승인을 받아 사업전환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예기간을 두어 그 기간 동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사업독점을 보장하고 있는바,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설비 및 가입자 요건에 있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동일한 사업력을 갖춘 중계유선방송사업자를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차별하여 취급하는 것이다.
(4)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유예기간을 둔 것은 결국 불리하게 차등취급을 받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권리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인 동시에,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자유롭게 영업할 자유, 즉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내포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가사, 위와 같은 유예기간의 설정 자체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위 1년과 2년 6월이라는 유예기간은 지나치게 장기이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다.
나. 방송위원회의 의견
(1)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고,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하므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된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은 방송위원회가 방송법 제9조 제3항의 승인을 일정기간(1년 또는 2년 6월)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정책유예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구체적인 전환기준 및 전환시기에 대하여 정책적으로 결정한 바가 없으며 청구인들이 전환기준 및 전환시기에 대하여 방송위원회에 공식적으로 문의한 바도 없다.
결국, 방송위원회의 구체적인 정책결정방향에 따라 전환시기 및 전환기준이 가변적이어서 이 사건 부칙조항이 청구인들의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되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
(2) 종합유선방송사업 또는 중계유선방송사업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방송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정보통신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점은 동일하나( 방송법 제9조 제2항), 허가받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그 정의, 역무범위, 기술기준 등을 달리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이라 함은 전송·선로설비를 이용하여 행하는 다채널방송( 방송법 제2조 제1항 나호)을 말하는데 비하여 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지상파방송 또는 이 법에 의한 한국방송공사 및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방송사업자가 행하는 위성방송이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방송편성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녹음·녹화를 포함한다)하는 것( 방송법 제2조 제4호)으로 규정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① 전체운용채널수를 40개 이상으로 구성·운용하여야 하고, ②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채널을 포함하여야 하며, ③ 방송위원회가 고시한 방송분야가 모두 포함되도록 하여야 하고, ④ 전체 운용채널의 100분의 10 이내에서 외국방송을 재전송하는 채널을 운용할 수 있으며( 방송법 제70조 제1항, 방송법시행령 제53조 제1항), 직접 사용 채널 및 임대채널의 범위가 제한되고( 방송법 제70조 제2항, 방송법시행령 제53조 제2항), 공공채널 및 종교채널을 각각 3개 이상 운용하여야 하며( 방송법 제70조 제3항, 방송법시행령 제54조), 지역채널을 운용하여야 하나( 방송법 제70조 제4항, 방송법시행령 제55조), 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공지채널을 운용할 수 있고( 방송법 제70조 제5항), 채널의 운용범위가 31개 채널을 초과할 수 없고 녹음·녹화채널을 전체운용채널의 5분의 1을 초과할 수 없으며( 방송법 제70조 제6항, 방송법시행령 제56조), 외국의 방송사업자가 행하는 위성방송을 3개의 채널의 범위 안에서 중계송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방송법시행령 부칙 제3조)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역무범위를 달리하고 있다.
일정한 직업분야에 속한 특정업무에 관하여 이를 허가사항으로 할 것인가 자유업으로 할 것인가의 여부 및 허가사항으로 할 경우 그 대상과 요건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그 직종이 갖는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방송법은 종합유선방송사업과 중계유선방송사업을 공히 허가의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그 역무범위를 차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중계유선방송사업자라 함은 방송법 및 동법시행령에 의해 이미 예정된 역무범위를 수행하기 위해 허가받은 사업자이다.
그런데, 종전의 종합유선방송법과 유선방송관리법은 각각 별도의 법체계 속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역무범위를 차별화하고 있으면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의 전환승인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합된 방송법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방송위원회의 추천 및 정보통신부장관의 허가 없이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는 간이한 절차만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동일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그 역무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지위를 강화하였다.
동일한 사업구역 내에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 전환승인을 하는 것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종전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하여 허가받은 독점적 지역사업권의 상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방송위원회의 정책재량으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전환승인을 일정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부칙조항은 방송법 제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 승인으로 인해 기허가 받은 사업구역 내에서 독점적 지역사업권의 상실이라는 일정부분의 손실을 감수해야 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감안한 합리적 규정으로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더구나 방송법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게는 녹음·녹화채널을 허용하면서 방송법 부칙제7조 제3항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제2항의 유예기간 동안 지상파방송사업자가 행하는 방송을 녹음·녹화하여 재송신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이해관계의 조정을 위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3) 청구인들은 이 사건 부칙조항의 유예가능기간 설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원칙적으로 청구인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역무를 제공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를 득하여야 할 것이나 방송법은 중계유선방송의 역무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별도의 허가절차 없이 방송위원회의 승인절차를 통해 종합유선방송의 역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중계유선방송사업자를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일반 국민에 비해서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
(4) 청구인들은 이 사건 부칙조항이 정한 유예가능기간은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주장하면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사업 승인의 본질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역무범위 확대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독점적 지역사업권 상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부칙조항은 방송사업구역별로 유예 가능기간을 차별화하여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등 대도시지역은 1년으로 하고 있으며 기타 지역은 2년 6월로 설정하고 있다.
즉, 정부는 종합유선방송 도입정책에 있어 대한민국 전역에 대해서 일시적으로 종합유선방송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허가하였고 2차적으로 농촌지역을 허가하였다. 유예가능기간 1년 지역은 1994년 1월 14일자로 종합유선방송사업 허가를 얻은 사업구역이고, 유예가능기간 2년 6월의 지역은 1997년 5월 29일 종합유선방송사업 허가를 얻은 사업구역이다. 2년 6월 유예가능지역은 1년 유예가능지역에 비해 종합유선방송 사업 개시시기, 정부지원, 전송망 설치여건 등 제반 사업여건에서 훨씬 열악한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유예가능기간을 1차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허가지역과 2차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허가지역에 대하여 차별적으로 규정하여 실질적 평등을 가져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청구인들은 유예가능기간이 너무 장기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은 그 도입배경 및 역무의 성격 등에 차이가 있는 사업이다.
또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사업 전환 승인의 본질은 중계유선방송사업의 역무범위 및 사업구역의 확대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독점적 지역사업권 상실이라는 점,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별도의 허가절차없이 방송위원회의 승인만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점, 유예가능기간 동안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지상파방송사업자가 행하는 방송을 녹음·녹화하여 재송신하지 못하도록 한 점, 1차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허가구역과 2차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허가구역에 따라 유예가능기간을 차별적으로 설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부칙조항은 입법재량에 의한 합리적 규정이며 청구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다. 보조참가인의 의견
(1) 비록 우리 법제가 그 동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병존하는 기형적 체제를 유지하여 왔으나, 이는 종합유선방송법을 제정하여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허가할 당시 새로운 종합유선방송업종 신설허가로 인한 신설사업영역에 있어 종합유선방송법 신설 이전부터 이미 영업해오던 중계유선방송사업영역과 정면 충돌될 우려가 생기자 이에 종전의 사업기득권을 침해받게 될 위험에 놓인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중계유선방송사업권을 구제해주는 차원에서 부득불 유선방송관리법을 제한적 범위에서 존치시켰던 결과로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유선방송관리법 체제가 이와 같은 사정 때문에 일부 제한적으로 존치된 취지말고는 법내용적이든지 법형식적이든지 어느모로 보나 종합유선방송법쪽이 그 사업 역무범위에 있어 유선방송관리법쪽에 앞서는 일반적인 우선관계에 있다. 즉,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의 영역은 그 역무범위를 제한받지 않는 포괄적 역무임에 반하여,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은 그 역무범위를 제한받는 부분적인 것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전제, 즉,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과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이 근거되는 각 법의 방송정의 규정 및 더 나아가 방송사업내용이 서로 대동소이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나아가 통합 방송법에 따라 신설된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사업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은 전제가 부당하여 더 나아가 따져볼 필요 없이 잘못된 것이다.
(2) 원래 종합유선방송법 제8조(지역사업권)에 의하여 독점적 지역사업권(프랜차이즈)을 정부로부터 획득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로서는 같은 지역 내의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로부터 그 종합적인 역무수행 사업권을 침해받을 법적 이유는 없으나, 정부가 통합 방송법을 제정하는 기회에 시청자(소비자) 보호 및 투자의 중복 방지를 위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승격전환하는 방법을 만들어 주기에 이른 것인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입장에서는 애초 정부로부터 획득한 독점적 지역사업권(프랜차이즈)의 본질적 핵심 부분을 손상받는 입장이지만 경쟁사업자간 상호양보를 통한 공익 달성이라는 대국적인 차원에서 이를 감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3) 청구인들은 합리적 유예가능기간에 대한 대안 없이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설정된 유예기간 동안 중계유선업자의 사업전환이 불가능하다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의 경쟁력에서 열세에 있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위 설정된 유예기간 내에 모두 도산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부칙조항의 입법배경을 볼 때 이는 양 사업자의 법적 대등이나 경쟁력 대등을 전제로 하여 만든 것도 아닐 뿐더러, 더 나아가 그와 같은 승격전환조치 자체는 법적으로 강요되는 것이 아닌 선택조항일 뿐이고, 또한 애초에 국가로부터 종합유선다채널 지역독점 방송업허가를 획득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원래 허가권획득 당시 자신이 예측했던 독점지역사업권을 그 최소한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나마 보호받아야 마땅할 것이기에 이 사건 부칙조항이 정하는 1년 또는 2년 6월의 유예기간은 승격 전환해오는 방식으로 경쟁시장 지역에 참여하는 중계유선업자들을 상대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대비할 수 있는 차원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정당한 권리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 필수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의 사업통합에 절충적인 디딤돌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득불 만든 이 사건 부칙조항은 과도기적 입법조치로서 더할 나위 없이 합리적이고 형평성에 입각한 입법재량 내의 합헌조항이다.
3. 판 단
가. 청구인 나광덕은 1999. 7. 25.부터 2002. 7. 24.까지 중계유선방송사업허가를 받은 신갈유선방송 주식회사의 대표자이고, 청구인 권금자는 1999. 4. 29.부터 2002. 4. 28.까지 중계유선방송사업허가를 받은 주식회사 이천유선방송사의 각 대표자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사업자로 허가받은 것은 위 각 '회사'인데 위 각 회사와 별개의 인격인 청구인들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고 있어, 청구인들의 자기관련성이 문제된다.
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말미암아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경우를 의미하므로 원칙적으로 직접적으로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자만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권침해에 직접 관련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헌재 1997. 3. 27. 94헌마277, 판례집 9-1, 404, 409 ; 헌재 1997. 11. 27. 96헌마226, 판례집 9-2, 721 ; 헌재 1998. 11. 26. 94헌마207, 판례집 9-2, 410).
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방송법 제9조 제3항에서 규정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승인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서 규율대상을 '사업자'로 하고 있고, 방송법 제2조 제6호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라 함은 중계유선방송을 하기 위하여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자'로 하고 있으므로, 회사와 그 대표자 개인을 엄격히 구별하고 있는 우리 법제상 청구인들이 이 사건에서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의 주체는 허가 명의자인 위 각 회사라 할 것이니, 위 기본권침해에 직접 관련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있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 제3자인 청구인들이 청구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자기관련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4. 결 론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를 면할 수 없으므로,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재판관 윤영철(재판장) 이영모 한대현(주심)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