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저작권 침해 디지털 콘텐츠로 연결되는 링크를 방치한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에 해당하지 않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함.
사실관계
피고인은 약 8.3TB 용량의 서버와 컴퓨터를 설치하여 ○○사이트를 개설, 관리, 운영함.
피고인은 2010년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2010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
피고인은 해외 블로그 등을 통해 게시된 일본 만화 디지털 자료가 저작권 이용 허락을 받지 않은 것임을 알고 있었음.
피고인은 위 사이트 운영진 및 회원들이 해외 블로그에 번역된 만화를 업로드하거나 링크를 걸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다른 회원들이 링크를 통해 해당 만화를 볼 수 있게 함.
피고인은 클릭 수에 따라 구글 배너 광고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으며, 현재 회원 수는 약 21만 명임.
피고인은 2011. 3. 3.경부터 2012. 1. 25.경까지, 운영진 등 일부 회원들이 자신의 블로그 등에 번역하여 게시한 만화(△△△, □□□)를 ○○사이트 게시판에 링크하도록 방치함.
피고인은 운영진 등 일부 회원들이 링크를 걸어 올린 각종 저작재산권 보호 대상 디지털 콘텐츠를 다수 회원 및 불특정 다수인이 열람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방치하여 총 44회에 걸쳐 복제·배포 등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상습적으로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 침해를 방조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됨.
원심은 피고인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 180시간을 선고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운영진의 존재 여부 및 피고인과의 관계
쟁점: 피고인 이외에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진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피고인과 운영진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저작권 침해 행위를 방치했는지 여부.
법리: 고소인이 제출한 '○○마스터 조직도'는 2010년경 작성된 것으로 현재 활동 여부가 불명확하고, 원심 범죄일람표의 업로드 닉네임과 조직도에 표시된 운영진 ID가 동일하지 않음.
판단: 피고인 이외에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진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설령 운영진이 존재하더라도 운영진이 외국 블로그에 디지털 콘텐츠를 올리고 링크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음. 피고인이 운영진 외 회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위 회원들이 외국 블로그에 디지털 콘텐츠를 올리는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도 없음. 따라서 피고인에게 인터넷 이용자 등의 행위 책임을 곧바로 귀속시킬 수 없음.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 성립 여부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에 디지털 콘텐츠를 게시한 행위)
쟁점: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가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에 디지털 콘텐츠를 게시하여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조한 것인지 여부.
법리: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 등에 디지털 콘텐츠를 게시한 행위는 유형물인 서버의 보조기억장치에 디지털 콘텐츠를 고정, 저장한 것이므로 저작권자의 복제권 침해에 해당함.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의미함. 복제권 침해는 게시 순간 기수에 이르지만 게시 철회 전까지 실행행위가 종료되지 않으므로 유·무형의 방조행위가 가능하나, 그 방조행위는 복제권 침해의 실행행위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만 가능함.
판단: 이 사건 링크 행위나 링크 글을 방치하는 행위는 인터넷 이용자 등에 대하여 복제권 침해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인터넷 이용자 등에 의하여 복제권이 침해된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함. 따라서 그 행위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으며, 피해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님. 피고인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하여 인터넷 이용자 등이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조했다고 할 수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구 저작권법상 복제행위의 의미)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 (형법상 방조행위의 의미)
구 저작권법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 (복제), 제2조 제9의2호 (전송)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 성립 여부 (이 사건 링크 행위)
쟁점: 이 사건 링크 행위 자체가 저작권법 위반 정범의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리:
인터넷 링크 중 심층링크(deep link) 또는 직접링크(direct link)는 웹사이트 서버에 저장된 저작물의 인터넷 주소(URL)와 하이퍼텍스트 태그 정보를 복사하여 이용자가 이를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 등에 붙여두고 클릭함으로써 해당 저작물을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임.
이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함.
따라서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4호에 규정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하지 않음.
또한 저작물의 전송 의뢰를 하는 지시 또는 의뢰의 준비행위로 볼 수 있을지언정 같은 조 제9의2호에 규정된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에 해당하지 않음.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에서 말하는 배포는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그 복제물을 유형물의 형태로 일반 공중에게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을 의미함.
판단: 이 사건 링크 행위는 심층링크 또는 직접링크에 해당하므로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또는 배포에 해당하지 않음. 따라서 이 사건 링크 행위가 저작권법 위반 정범의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방치한 행위를 저작권법 위반 방조라고 할 수 없음.
추가 판단: 이 사건 링크 행위를 복제권 침해 행위의 방조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링크 글을 방치한 행위 또한 그에 대한 방조(방조의 방조)로 볼 수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심층링크/직접링크의 저작권법상 복제 및 전송 해당 여부)
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구 저작권법상 배포의 의미)
구 저작권법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 (복제), 제2조 제9의2호 (전송), 제2조 제15호 (배포)
검토
본 판결은 인터넷 링크 행위의 저작권법상 의미를 명확히 하고, 링크를 통한 저작권 침해 방조죄의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사례임.
특히, 링크 행위가 저작물의 복제, 전송, 배포에 해당하지 않으며, 원 저작권 침해 행위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직접적인 방조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웹사이트 운영자의 책임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함.
이는 인터넷 환경에서 정보 공유의 자유와 저작권 보호의 균형점을 찾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판결로 평가됨.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1) 이 사건 ○○사이트의 일부 회원들이 저작권 이용 허락을 받지 않은 디지털컨텐츠(이하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라 한다)가 게시된 타 사이트의 주소를 이 사건 ○○사이트의 게시판에 게재한 행위(이하 ‘이 사건 링크 행위’라 하고 그 링크 행위로 작성된 글을 ‘이 사건 링크 글’이라 한다)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아니하고 방치하였더라도 저작권법위반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방치한 행위를 부작위에 의한 저작권법위반방조로 보려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여야 할 보증인지위나 주의의무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에게 그러한 보증인지위나 주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
3) 피고인에게 저작권법위반방조행위의 상습성이 없다.
나. 사실오인
1) 피고인 이외에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링크 글과 이 사건 ○○사이트의 배너광고는 무관하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 1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충북 옥천군 (주소 생략)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 단독으로 약 8.3TB(테라바이트) 용량에 이르는 서버와 관련 컴퓨터를 설치하여 ○○사이트(인터넷 주소 1, 2, 3 생략)를 개설한 후 이를 관리하며 운영하는 사람으로 위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010. 5. 25. 대전지방법원에서 저작권법위반죄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고, 2010. 12. 20.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청에서 같은 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이다.
피고인은 해외에 주소를 둔 블로그 등을 통하여 게시되는 각종 일본 만화 디지털자료가 저작권 이용 허락을 받지 않은 디지털컨텐츠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위 사이트를 개설하여 만화, 애니메이션, 이미지 등에 따른 항목을 구분하고 다시 그 항목에 개별 만화명에 따라 분리한 후, 회원으로 가입한 운영진들에게 그들이 해외에 있는 각 블로그 등에 개설한 만화 등 관련 디지털 자료를 업로드하거나 링크를 걸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일반 회원들로 하여금 검색 및 폴더 열람 등의 방법으로 링크를 통하여 해외에 있는 위 운영진들이 개설한 각 블로그 등에 쉽게 접근하여 위 만화들을 볼 수 있게 하고, 그 클릭 수에 따라 구글 배너 광고료를 받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려 왔으며 현재 위 사이트의 회원 수는 약 21만 명이 넘는다.
피고인은 2011. 3. 3.경부터 2012. 1. 25.경까지 공소외 주식회사에서 일본 출판사인 ◇◇◇와 계약 체결한 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하는 일본만화인 ‘△△△’, ‘□□□’에 대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위 사이트의 게시판에 만화명에 따라 구분을 한 후 위 만화들이 출간되기 전에 운영진 등 일부 회원이 자신의 블로그 등에 번역하여 게시한 만화를 쉽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링크하도록 하여 위 ‘△△△’, ‘□□□’를 1주일에 1회 주기로 게재하도록 방치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운영진 등 일부 회원들이 링크를 걸어 올린 각종 저작재산권 보호대상 디지털컨텐츠를 위 ○○사이트의 다수 회원 및 불특정 다수인이 열람 또는 다운로드를 할 수 있도록 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4회에 걸쳐 이를 복제·배포 등을 하는 행위를 그대로 방치하여 상습적으로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의 침해를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
3.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사이트를 개설한 후 이를 관리·운영하여 온 사실, ② 이 사건 ○○사이트의 일부 회원들이 이 사건 ○○사이트의 게시판에 이 사건 링크 글을 게재한 사실, ③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직접 게재한 적은 없으나, 이 사건 ○○사이트의 회원들이 게재한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나. 쟁점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이트의 운영진 등 일부 회원들(이하 ‘운영진 등’이라 한다)이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외국에서 운영되는 블로그 등(이하 ‘외국 블로그’라 한다)에 게시한 후 이 사건 ○○사이트의 다수 회원 및 불특정 다수인이 열람 또는 다운로드를 할 수 있도록 이 사건 링크 글을 게재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이를 복제·배포 등을 하는 행위를 그대로 방치하여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의 침해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이를 방조하였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단독으로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였고 피고인 이외의 운영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방조한 정범의 행위가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하는 행위인지 아니면 이 사건 링크 행위인지에 대해 명백하게 판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즉, ① 피고인이 운영진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운영진 등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하고 이 사건 링크 행위를 하는 것을 방치하였는지 여부, ②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방치한 것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올린 행위에 대한 방조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이 사건 링크 행위가 별도의 저작권법위반죄에 해당하여 이에 대한 방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다. 운영진의 존재 여부 및 피고인과의 관계
피고인은 단독으로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였고 피고인 이외의 운영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바,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고소인이 제출한 ‘○○마스터 조직도(증거기록 제25쪽)’는 2010년경에 작성된 것으로서 현재에도 그러한 운영진이 활동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점, ② 원심판시 범죄사실의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업로드닉네임(ID)과 ‘○○마스터 조직도’에 표시된 운영진의 아이디가 동일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이외에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운영진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운영진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올리고 이 사건 링크 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인이 운영진 외 회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위 회원들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올리는 등 행위를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운영진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운영진 등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을 방치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사이트와 무관한 인터넷 이용자 또는 이 사건 ○○사이트의 회원(이하 ‘인터넷 이용자 등’이라 한다)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하고 이 사건 ○○사이트의 회원이 이 사건 링크 글을 게재한 행위 자체의 책임을 피고인에게 곧바로 귀속시킬 수는 없다.
라. 저작권위반방조죄의 성립 여부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방조죄의 성립이 문제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방조의 대상을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한 행위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 ○○사이트의 회원이 이 사건 ○○사이트에 이 사건 링크 글을 게재한 행위로 볼 것인지 명확하지 않으므로 이 두가지 경우를 각 검토한다.
1)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한 행위
저작권법 제2조의 유형물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이에 포함됨은 물론이지만,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는 MPEG-1 Audio Layer-3 (MP3) 파일을 일컬어 유형물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음악 CD로부터 변환한 MP3 파일을 Peer-To-Peer(P2P) 방식으로 전송받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는 행위는 구 저작권법(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의 복제행위인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고,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의 복제행위인 ‘유형물에 고정하는 것’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 등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한 행위는 유형물인 블로그 등을 운영하기 위한 서버의 보조기억장치(유·무선 전기통신회선에 접속하고 있어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즉시 저장된 자료를 송신할 수 있는 저장영역을 가진 장치)에 디지털컨텐츠를 고정, 저장한 것이므로, 저작권자의 복제권 침해에 해당한다.
한편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바(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 등 참조),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하는 순간 범죄는 기수에 이르지만 그 이후 위 게시를 철회하기까지는 실행행위가 종료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위 게시가 철회되기까지는 유·무형의 방법으로 방조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 방조행위는 복제권 침해의 실행행위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만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링크 행위나 이 사건 링크 글을 방치하는 행위는 인터넷 이용자 등에 대하여 복제권 침해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이용자 등과 무관한 지위에서 단순히 인터넷 이용자 등에 의하여 복제권이 침해된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그 행위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고, 그 행위가 복제권 침해행위로 인한 피해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하였다고 하여 인터넷 이용자 등이 외국 블로그에 이 사건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하여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조하였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링크 행위
가)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4호는 그 법률에서 ‘복제’라 함은 인쇄·사진·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같은 조 제9의2호는 ‘전송’이란 일반공중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수신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물을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이 접속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로의 이동을 쉽게 해주는 기술을 의미하는 인터넷 링크 가운데 이른바 심층링크(deep link) 또는 직접링크(direct link)는 웹사이트의 서버에 저장된 저작물의 인터넷 주소(URL)와 하이퍼텍스트 태그(tag) 정보를 복사하여 이용자가 이를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 등에 붙여두고 여기를 클릭함으로써 위 웹사이트 서버에 저장된 저작물을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서,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는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4호에 규정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한 저작물의 전송의뢰를 하는 지시 또는 의뢰의 준비행위로 볼 수 있을지언정 같은 조 제9의2호에 규정된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에 해당하지도 아니한다. 그러므로 위 심층링크 내지 직접링크를 하는 행위는 구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참조). 그리고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에서 말하는 배포란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그 복제물을 유형물의 형태로 일반 공중에게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이 사건 링크 행위는 심층링크 또는 직접링크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므로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에 규정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그 복제물을 유형물의 형태로 일반 공중에게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링크 행위는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또는 배포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링크 행위가 저작권법위반 정범의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방치한 행위를 저작권법위반방조라 할 수 없다.
다) 한편 이 사건 링크 행위가 앞서 본 디지털컨텐츠를 게시하여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는 방조행위인 이 사건 링크 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보아 방조의 방조, 즉 간접방조로서 원래 정범의 행위인 복제권 침해 행위의 방조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나, 제3의 라 1)항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링크 행위를 복제권 침해 행위의 방조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방치한 행위도 그에 대한 방조라 할 수 없다.
마. 소결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링크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를 저작권법위반방조라 할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저작권법위반방조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범죄일람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