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1988. 12. 23. 선고 88고합114 판결 강간치사피고사건
강간치상죄 성립을 위한 강간죄 실행의 착수 및 폭행·협박의 정도
결과 요약
- 피고인의 행위가 강간치상죄의 전제가 되는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않았음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함.
사실관계
- 1988. 8. 4. 13:30경 피고인이 피해자(15세)의 방에 들어가 강간할 목적으로 껴안으려 하였고, 피해자가 도망가려 하자 청바지 허리 뒷부분을 잡았다가 놓쳐 피해자가 넘어져 약 7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우측슬관절부위타박상 등을 입게 함.
- 피고인은 범행 일체를 부인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강간치상죄 성립을 위한 강간죄 실행의 착수 여부
- 강간치상죄는 강간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죄로서, 강간죄가 기수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아니하나, 미수라도 예비의 단계를 넘어 실행의 착수가 있음을 요함.
- 실행의 착수는 부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폭행·협박이 개시되었음을 요함.
- 피고인이 검은색 안경을 쓰고 피해자 방으로 다가가 껴안으려 하였고, 피해자가 도망가려 하자 청바지 허리 뒷부분을 잡았다가 놓친 행위는 폭행에 해당함.
- 그러나 피해자가 15세의 건강한 여학생이고, 범행 시간이 13:30의 대낮이며, 범행 장소가 비교적 노출된 피해자의 집(제주도 일주도로에서 약 20미터 떨어져 있고 담장이 없거나 낮아 도로에서 집안이 들여다보임, 주변에 농가 인접, 피해자 집 뒤편에 6세 아동 및 그 모친이 있었음)인 점 등 주변 사정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개시되었다고 볼 수 없음.
- 또한, 위와 같은 정도의 폭행만으로 강간의 목적으로 폭행을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음.
- 따라서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함.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협박의 정도
-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협박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아니하나, 적어도 상대방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함.
- 이러한 판단에는 상대방의 연령, 건강상태, 경력 등의 주관적 사정과 범행이 행하여진 시간, 장소 등의 주변 환경과 같은 객관적 사정이 구체적으로 고려되어야 함.
관련 판례 및 법령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함)
검토
- 본 판결은 강간치상죄의 성립 요건 중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 시점을 구체적인 상황과 피해자의 주관적, 객관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였음.
- 특히, 폭행의 정도가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단순히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실행의 착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줌.
- 이는 강간죄의 성립에 있어 폭행·협박의 정도에 대한 법원의 일관된 태도를 재확인하는 판례로 볼 수 있음.
판시사항
[1] 강간치상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최소한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협박의 정도재판요지
[1] 강간치상죄라 함은 강간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죄로서 그 전제로 되는 강간죄는 기수 이를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수라도 족하나 예비의 단계에서 나아가 실행의 착수가 있음을 요하므로 적어도 부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폭행·협박이 개시되었음을 요한다.
[2]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협박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아니하나 적어도 상대방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며 이러한 판단에는 상대방의 연령, 건강상태, 경력 등의 주관적 사정과 범행이 행하여진 시간, 장소등의 주변환경과 같은 객관적 사정이 구체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인 바, 피고인은 검은 색안경을 쓰고 피해자가 있는 방 안으로 다가가서 껴안으려고 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피하기 위하여 높이 60센티미터의 중창문으로 뛰어나가려 하자 청바지의 허리 뒷부분을 잡았다가 놓쳤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당시 15세의 건강한 여학생이고 범행시간이 13:30으로 청명한 대낮이었으며 범행장소는 비교적 교통이 빈번한 제주도 일주도로에서 약 20미터 떨어져 있는 피해자의 집인 점 등 비교적 노출된 장소였던 주변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로써 피해자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는 유형력의 행사가 개시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강간의 목적으로 폭행을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참조판례
일본최고재판소 1949. 5. 10. 선고, 1948. (れ)1903 판결이 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88. 8. 4. 13:30경 제주 남제주군 표선면 (상세주소 생략) 소재 피해자 공소외 1(15세)의 방에서 피해자가 방안에서 바지를 벗고 옷을 갈아 입는 것을 보고 욕정을 일으켜 강간할 목적으로 그녀가 있는 방으로 가 양손으로 껴안으려고 하다가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며 창문을 뛰어 넘어 도망가는 바람에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으나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으려고 하다가 동인을 창문 밖으로 넘어뜨려 동인에게 약 7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우측슬관절부위타박상등을 입게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으므로 살피건대, 강간치상죄라 함은 강간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죄로서 그 전제로 되는 강간죄는 기수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수라도 족하나 예비의 단계에서 나아가 실행의 착수가 있음을 요하므로 적어도 부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폭행, 협박이 개시되었음을 요한다 할 것이고 이 때의 폭행, 협박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아니하나 적어도 상대방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며 이러한 판단에는 상대방의 연령, 건강상태, 경력 등의 주관적 사정과 범행이 행하여진 시간, 장소 등의 주변환경과 같은 객관적 사정이 구체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인 바, 먼저 이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경찰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도대체 이 사건 범행 장소에 간일 조차 없다고 범행일체를 극구부인하고 있고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 중 이 점에 관한 적법한 증거로는 증인 공소외 1, 2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관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 사법경찰관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 사법경찰관사무취급 작성의 검증조서 중 공소외 1, 2의 진술기재와 의사 송도승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단서의 기재가 있을 뿐인데 그중 진단서의 기재는 상해결과의 점을 기재하고 있을 뿐 상해원인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재가 없고, 공소외 2의 진술은 “피해자의 집 앞에서 놀던 중 “악, 악”하는 고함소리가 나서 가보니 피고인이 피해자의 뒤를 따라가면서 때릴려고 하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갔다’는 내용이며,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은 ‘피해자가 학교에서 귀가하여 공소일시 장소에서 입고 있던 상의 티샤스를 벗고 짧은 런닝구를 입고, 하의 청바지를 벗고 팬티만 입은 채로 평소 집에서 입는 청반바지를 갈아 입으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피고인이 현관에 서서 제주도 말로 “아버지 있느냐”고 묻자 깜짝 놀라서 현관을 내다보니 피고인이 현관에 서서 피해자를 보면서 말을 하기에 창피하여 들고 있던 반바지로 몸을 가린 다음 방구석쪽으로 몸을 감추면서 안계시다고 하자 다시 “어머니 있느냐”고 하기에 안계시다고 하니 피고인은 “아버지, 어머니 없다고만 하느냐”면서 신발을 벗고 마루로 올라 오기에 급히 청반바지를 입으니 피고인은 까만 색안경을 꺼내 끼고는 방안으로 들어와 피해자를 껴안으려고 하여 “악”하면서 뒷걸음으로 조금 물러서자 따라오므로 겁이나 중창문(검찰에서는 수사기록 111면, 높이 1미터정도라고 진술하였으나 당원의 검증결과 높이 60센티미터이었다)을 통하여 도망하려고 한쪽 발을 창문 틀에 올려 놓고 양손으로 문지방과 창틀을 잡아 당기면서 뛰어 나가려하자 피고인은 피해자를 안지는 못하고(피해자는 경찰에서 피고인이 덮쳤다고 진술하였으나 검찰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여 정정하였다. 수사기록 4면, 110면) 청반바지의 허리 뒷부분을 잡으므로 피해자는 힘을 내어 문지방을 잡아 당기며 앞으로 뛰자 피고인이 손을 놓치고(피해자는 경찰에서 힘에 밀렸다 또는 밀쳐버렸다는 진술을 하였으나 검찰에서 피해자는 밀지는 않았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정정하였다. 수사기록 6면, 85면, 113면) 밖으로 뛰면서 오른쪽 무릎이 세멘트 바닥에 부딪쳐 다치고 얼른 일어나 집모퉁이를 돌아 마당쪽으로 가는 데 피고인이 뒤따라 오는 소리가 있어 피해자는 겁이나 집 앞 방문 앞 세멘트 바닥에 다시 넘어져 오른쪽과 왼쪽 무릎이 다치게 되었으며 이때 뒤를 돌아보니 피고인은 색안경을 벗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신고 피해자 있는 곳으로 걸어와서 오토바이 열쇠고리를 손에 들고 때리는 손짓을 하면서 “너 왜 떠드냐”하고는 뛰어 도망갔다는 내용인 바, 위 피해자의 진술로도 강간할 목적으로 어떠한 협박이 있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다만 피고인이 검은 색안경을 쓰고 피해자가 있는 방안으로 다가와서 껴안으려 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피하기 위하여 높이 60센티미터의 중창문으로 뛰어 나가려 하자 청바지의 허리 뒷부분을 잡았다가 놓친 점은 폭행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그밖에 피고인이 도망하기 직전 “너 왜 떠드냐”하면서 열쇠고리를 손에 들고 때리는 손짓을 하였다는 부분은 공소사실에서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강간목적의 폭행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이에 피해자는 당시 15세의 건강한 신체를 지닌 여학생이고 당시 범행시간이 13:30으로 청명한 대낮이었으며 당원의 현장검증결과에 의하면 범행장소는 비교적 교통이 빈번한 제주도 일주도로에서 약 20미터 떨어져 있는 피해자의 집으로서 위 가옥은 담장이 없거나 낮아 위 도로로부터 집안이 들여다 보이고, 당시는 여름이라 높이 60센티미터의 위 중창문은 열어진 채로 있었으며 주변에는 수채의 농가가 인접해 있고 피해자 집 뒤편의 공소외 2의 집 앞에서는 공소외 2(당 6세)가 놀고 있었으며 집안에는 그의 모친이 있었던 점 등 비교적 노출된 장소이었던 주변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로써 피해자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는 유형력의 행사가 개시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로써 강간의 목적으로 위와 같은 정도의 폭행을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며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적법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점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범죄의 증명이 없음에 돌아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황우여(재판장) 이장호 홍중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