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1988. 5. 26. 선고 87노62 판결 사기
소송사기 공범 성립 요건 및 교회 재산 관련 분쟁에서의 기판력 범위
결과 요약
-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함.
사실관계
- 제1교회는 1957년 기장 제주노회 소속의 미조직교회로 개교하여 공소외 1이 대표목사로 봉직함.
- 1974년 제1교회는 새로운 대지에 교회당을 신축하고 명칭을 제1교회로 변경함.
- 기장 제주노회는 제1교회 재산이 실질적으로 노회 소유이므로 기장 유지재단으로 소유권 이전을 요구했으나, 공소외 1은 이를 반대함.
- 1982년 제1교회 대지가 국가에 수용되자, 공소외 1은 토지수용보상금 수령권을 인정받는 대신 제1교회 대지와 건물을 기장총회 유지재단에 증여하기로 약정하고 공증까지 마침.
- 공소외 1은 증여 약정 이행을 미루다 1984년 9월 제1교회 제직회 및 공동의회를 통해 기장 탈퇴 및 대한예수교장로회 가입을 결의하고, 교회 명칭을 제2교회로 개칭함.
- 기장 제주노회는 위 공동의회 결의가 불법적이라 판단하고 공소외 1을 면직 및 출교 조치하고, 피고인을 제1교회의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함.
- 기장 제주노회는 공소외 2를 통해 재단법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유지재단을 원고로, 제1교회를 피고로 하여 피고인을 대표자로 기재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소송을 제기함.
- 피고인은 위 소송에 무관심하여 변론기일에 불출석하고 상소권 포기서를 제출함으로써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됨.
- 검사는 피고인이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소송사기를 통해 제1교회 소유 부동산을 편취하려 했다고 기소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소송사기의 성립요건
- 법리: 어떤 모호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이해당사자가 일응 자기주장을 펴고 그 주장이 정당함을 전제로 가능한 법적 절차를 취하기 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한 경우, 가사 나중에 그 주장이 그른 것으로 밝혀진다 하여도 이는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거나 법률적 평가를 그르친 잘못에 불과할 뿐, 법원을 기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 판단: 제1교회의 기장 탈퇴를 위한 공동의회 결의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으므로, 기장 제주노회가 모호한 법률관계에 대해 자기 주장을 펴고 권리보전방법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용인될 수 있는 범위에 속함. 설령 그 주장이 그른 것으로 밝혀진다 해도 이는 사실 또는 법률적 평가를 그르친 잘못일 뿐 법원을 기망한 것으로 볼 수 없음.
교파 변경 교회를 상대로 한 소송 판결의 기판력 범위
- 법리: 어떤 교회가 적법하게 소속교파를 변경하고 교회명도 바꾸었다면 종전교회를 상대로 한 소송은 존재하지 않는 교회를 상대로 한 것으로서 그 소송에서의 승소판결의 기판력이 새로운 교회에 미친다고 볼 수 없으니, 그 판결로써 새로운 교회가 재산을 취득할 수도 없고 처분행위가 있다고도 할 수 없음.
- 판단: 만일 제1교회의 기장 탈퇴 및 교파 변경 결의가 유효하다면, 민사소송 제기 당시 제1교회는 이미 제2교회로 변경되어 존재하지 않는 교회가 됨. 따라서 제1교회가 존속함을 전제로 한 위 민사소송 판결의 기판력은 제2교회에 미치지 않으므로,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해도 그에 의해 제2교회의 재산을 취득할 수 없어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음.
소송사기의 공범 성립요건
- 법리: 어느 소송에서의 원·피고에 대하여 소송사기의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묻기 위하여는 원·피고간에 이른바 공동협력의 의사가 있어야 함. 소외인이 원고 명의로 소를 제기한 것이 순전히 동 소외인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고, 피고인은 우연히 소송 당시 그 소송에서 피고로 된 교회의 대표자로 있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소송에 관여하게 된 것이고 그것도 무관심으로 인하여 변론기일에 불출석한데 불과한 정도라면 피고인에게 동 소외인의 소송사기에 대한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음.
- 판단: 피고인이 제1교회의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된 것이나 민사소송이 제기된 것은 피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기장 제주노회와 공소외 2의 일방적인 결정 및 실행에 의한 것임. 피고인에게 공동협력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우연히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되어 소송상 대표자로 표시되었으며, 무관심으로 변론기일에 불출석하고 상소권 포기서를 제출한 것만으로는 공동 실행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음. 따라서 위 소송행위가 사기소송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음.
검토
- 본 판결은 소송사기죄의 성립요건, 특히 기망행위의 판단 기준과 공범의 공동정범 성립에 있어 공동협력의 의사 필요성을 명확히 함.
- 교회 분쟁과 관련하여 교파 변경 시 종전 교회를 상대로 한 판결의 기판력이 새로운 교회에 미치지 않는다는 법리를 재확인하여, 교회 재산의 귀속 및 처분행위 판단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함.
- 피고인이 소송에 무관심하여 변론기일에 불출석하고 상소권을 포기한 행위만으로는 소송사기의 공범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시하여, 소송사기 공범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함.
판시사항
가. 소송사기의 성립요건
나. 어떤 교회가 소속교파를 변경하고 교회이름까지 바꾼 경우에 종전의 교회를 상대로 제소하여 승소한 판결의 기판력의 범위
다. 소송사기의 공범의 성립요건재판요지
가. 어떤 모호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이해당사자가 일응 자기주장을 펴고 그 주장이 정당함을 전제로 가능한 법적 절차를 취하기 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한 경우에, 가사 나중에 그 주장이 그른 것으로 밝혀진다 하여도 이는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거나 법률적 평가를 그르친 잘못에 불과할 뿐, 법원을 기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어떤 교회가 적법하게 소속교파를 변경하고 교회명도 바꾸었다면 종전교회를 상대로 한 소송은 존재하지 않는 교회를 상대로 한 것으로서 그 소송에서의 승소판결의 기판력이 새로운 교회에 미친다고 볼 수 없으니, 그 판결로써 새로운 교회가 재산을 취득 할 수도 없고 처분행위가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다. 어느 소송에서의 원.피고에 대하여 소송사기의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묻기 위하여는 원·피고간에 이른바 공동협력의 의사가 있어야 하는 바, 소외인이 원고명의로 소를 제기한 것이 순전히 동 소외인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고, 피고인은 우연히 소송당시에 그 소송에서 피고로 된 교회의 대표자로 있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소송에 관여하게 된 것이고 그것도 무관심으로 인하여 변론기일에 불출석한데 불과한 정도라면 피고인에게 동 소외인의 소송사기에 대한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
판결
원심판결제1심 제주지방법원(86고단530 판결)
이 유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고인은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이라고 한다) 제주노회로부터 교회 헌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쳐 미조직교회인 한국기독교 제1교회(이하 제1교회라 한다)의 당회장으로 파송된 정당한 대표자이지 결코 법원을 기망하기 위하여 제1교회의 대표목사로 가장 행사한 것이 아니고, 또한 피고인은 원심설시의 민사소송 제1회 변론기일에 의도적으로 불출석한 것이 아닐 뿐더러 민사소송에 있어서 법원으로부터 변론기일통지서를 받고서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것만 가지고 법원을 기망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피고인이 신의성실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바 없으니, 결국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법원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둘째, 제1교회의 교회당 건물과 부지는 그 교회 교인들의 총유에 속하는 것이고 위 교회는 기장의 지교회로서 위 재산의 유지 보존을 위하여 전임대표목사이던 공소외 1이 이를 기장 유지재단 앞으로 소유명의를 이전하여 두기로 제주노회측에 약정하고 공정증서까지 작성한 바 있어, 위 노회는 동 약정에 따른 당연한 권리행사로서 기장유지재단 이름으로 원심설시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그 판결에 따라 위 약정대로 위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기장 유지재단 앞으로 변경한 것으로서, 이는 결국 정당한 권리를 확보한 것일 뿐이지 기장총회 유지재단에 부당한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게 한 사실이 없으며, 셋째, 제1교회 교회당 건물과 그 부지가 기장총회 유지재단 앞으로 소유명의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공동소유에 관한 법리상 그 재산은 여전히 제1교회 교인들의 총유로서 남아 있으므로 제1교회 교인들로서는 아무 손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할 것이고, 넷째, 기장 제주노회에서 피고인을 제1교회의 당회장으로 파송하는 권한은 동 노회의 인사, 권징담당자인 공소외 2의 권한으로서 피고인은 이 사건 민사소송제기시에 우연히 위 교회의 당회장으로 파송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절로 위 소송상 동 교회의 대표자로 된 것이지 처음부터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제1교회의 교회당 건물과 그 부지를 편취하기 위하여 당회장으로 파송된 것이 아니며, 이 사건과 같이 민사소송제기시에 누가 당회장으로 파송되어 있었는지에 따라서 범죄행위의 주체가 달라진다면 민사소송의 원고가 피고의 대표자를 달리 특정시킴에 따라 소송사기의 주체가 달라진다는 결론이 되어 이는 범죄를 저지른 특정행위자를 처벌한다는 행위자처벌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니, 결국 이 사건 민사소송의 제기는 어느 모로 보나 소송사기에 해당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그 판시의 범죄를 범하였다고 사실을 그릇 인정하거나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이 사건 편취목적물의 가액이 금 24,000,000원 상당의 고가로서 그 죄질이 무겁고 범행수법이 가증스러우며 피고인이 전혀 개전의 정이 엿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를 하고있다.
그러므로 먼저 원심설시의 민사소송이 제기되게 된 배경과 경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검사 및 사법경찰관사무취급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검사 및 사법경찰관사무취급 작서의 공소외 2, 1에 대한 각 진술조서, 사법경찰관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3, 4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기재, 원심 및 당심법정에서의 피고인, 증인 공소외 1, 2, 원심법정에서의 증인 공소외 3, 당심법정에서의 증인 공소외 5, 6의 각 진술( 공소외 1, 3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 및 동인들의 원심 및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중 아래에서 일부 믿지 않는 부분 제외)을 종합하면, 제1교회는 원래 ○○○교회라는 이름으로 1957.경 제주시 (상세지번 생략)에서 개교한 기장 제주노회 소속의 지교회로서 기장 헌법상의 이른바 미조직교회(당회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교회)로 분류되어 동 헌법규정에 따라 위 제주노회에서 임기 1년의 전도목사를 매년 파송하는 형식으로 대표목사가 시무하여 왔는데 1969.경부터는 공소외 1이 위 교회의 대표목사로 계속 봉직하여 온 사실, 동 교회는 그후 점차 그 교세가 확장되면서 1974.4.경 위 같은 시 (상세지번 생략) 소재에 새로이 대지 210평을 확보하고 그 지상에 교회당 건물을 건평 40평을 신축 이전하여 명칭도 제1교회로 바꾼 사실, 그런데 제1교회의 대지와 건물은 모두 제1교회 명의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그 재산형성과정에 관하여 기장 제주노회측은 위 교회는 동 노회가 직접 개척하여 그 교세를 점차 확장하며 재산을 이룩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재산은 실질적으로는 동 노회소유인 만큼 재산의 합리적이고 안전한 유지 보존을 위하여 기장 재단유지관리규정에 따라 그 소유명의를 기장 유지재단 앞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위 교회 목사인 공소외 1은 동 교회는 기장소속의 지교회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그 자신이 혼자 개척한 교회로서 그 재산 역시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고유의 재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유명의의 이전을 반대함으로써 양측간에 알력이 있어 온 사실, 그 후 1982.경 ○○○교회 대지가 국가에 수용되어 그 보상금 수령권을 둘러싸고 양측이 대립하던 끝에 결국 절충이 이루어져 종전의 ○○○동교회 대지는 제1교회 신축자금마련을 위하여 공소외 1에게 개인적으로 매각한 것으로 인정하고, 공소외 1에게 그 토지수용보상금의 수령권을 인정하는 대신 공소외 1은 제1교회 대표목사의 자격으로 동 교회의 대지와 건물을 기장 총회유지재단에 증여하기로 약정하고, 같은 달 14. 공증인가 제주합동법률사무소에서 증여약정을 공증까지 한 사실, 이에 따라 기장 제주노회에서는 공소외 1에 대하여 위 증여약정에 따른 이행을 독촉하였으나 공소외 1은 위 토지수용보상금 1,500만원을 수령하고서도 증여약정이행을 미루어 오던중 1984.3.9.경에는 같은 해 6.경까지 이를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였다가 다시 그 약속을 어기고 오히려 제1교회는 처음부터 자기가 개척·확장한 교회로서 독립한 재산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그 문제를 토의하던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위 제주노회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는 등 위 약정이행을 거부할 태도를 보이자 동 노회는 1984.7.경 그에 대한 권징으로 공소외 1을 교회재판에 회부하기로 대책을 세운 사실, 공소외 1은 기장 제주노회가 자기를 응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같은 해 9.16. 21:00 제1교회교회당에서 동 교회 제직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제직회를 소집하여 기장을 탈퇴하고 다른 교단에 가입할 것을 제안하여 의결을 받은 다음, 같은 달 23. 12:30위 같은 장소에서 동 교회 교인 53명 중 49명이 참석하였다 하여 공동의회를 개최하여 이를 결의한 뒤 같은 해 29. 교육연합신보와 기독신보 등 종교계 신문에 제1교회가 기장을 탈퇴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에 가입한다는 취지를 광고하고 이어 1985.2.10. 다시 공동의회결의에 의해 교회의 명칭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2교회로 개칭한 사실, 그런데 기장 헌법에 의하면 공동의회는 당회장이 소집하되 1주일 전에 의안, 일시, 장소를 미리 공고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위 1984.9.23.자 제1교회 공동의회에 관하여는 그 달 16. 제직회를 마친 다음 예배 집회도중의 광고시간을 이용하여 당일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그 취지를 알리는 방법에 의해 소집공고가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공고기간, 공고방법등에 비추어 과연 적법한 소집절차에 의한 공동의회인지가 분명하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당시 제1교회의 세례교인의 수마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아니하여 위 공동총회에 참석한 인원이 과연 교회의 총의를 조성할만큼 절대다수이었는지도 확실하지 아니하며 더구나 동 교회의 일부 신도들은 위 결의후 기장 제주노회에 진정서를 내어 위 기장탈퇴의 결의는 내용
을 잘 알지 못하는 교인들을 반강압적 수단으로 억압하여 부당하게 이루어진 것이고 이에 반대하는 교인들을 강제로 제명하고 있다는 취지를 호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그 적법성에 관하여 석연치 아니한 점이 적지 않았던 사실, 이에 기장 제주노회에서는 위 공동의회는 공소외 1이 교회재산의 증여약정을 면탈하기 위하여 불법적으로 소집한 것으로서 그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하고 같은 해 10.8. 노회에 재판국을 열고 공소외 1을 재판에 회부한 끝에 그 달 20. 동인의 죄징을 인정하고 그 목사직을 면직시키고 그를 동 교단에서 출교(제명)을 명하는 판결을 내린 사실, 위 노회는 재판국을 열면서 그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공소외 1의 당회장직을 일시 정지시키고 공소외 7로 하여금 제1교회의 임시당회장직을 맡게 하였다가 위 판결에 의하여 공소외 1이 면직되자 기장 헌법규정에 따라 노회에서 임시당회장을 제1교회에 파송하기로 하고, 같은 달 20.부터는 공소외 2 목사를, 그 다음해인 1985.3.7.부터는 피고인을 각 파송한 사실, 당시 기장산하 제3교회 목사로 재직하고 있던 피고인은 위와 같은 경위에 의하여 제1교회의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노회에서 임의로 결정한 것으로서 오히려 피고인은 이로 인하여 다른 교회의 분쟁에 휘말리게 될 위험이 있고 또한 군대제대후 민간목사로 봉직한 지 얼마되지 아니하여 분쟁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심 동 교회에 파송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었고, 또한 위 교회는 그후에도 계속 공소외 1이 점유하며 예배를 보아왔기 때문에 사실상 임시당회장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태이었으므로 피고인은 명령에 따라 부득이 명의상 파송만 되어 있었을뿐 실제로는 전혀 방관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여 온 사실, 기장 제주노회에서 제1교회의 분쟁을 주도적으로 처리하여온 사람은 노회장이던 공소외 2로서 동인은 위 노회재판 후에도 앞서의 증여약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종전 방침대로 제1교회 재산을 기장총회 유지재단 앞으로 이전하려고 수회 시도하였으나 이미 위 공소외 1의 임의협조는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그 무렵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되어 있던 피고인에 대하여도 공소외 1이 당의장의 자격에서 한 위 증여약정을 이행할것을 수차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이 위 설시의 이유로 방관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하는 수 없이 이를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1985.9.경 변호사 김남이에게 위임하여 원고를 재단법인 한국기독교 장로회총회 유지재단으로 하고, 피고를 제1교회로 하되 그 대표자를 피고인으로 기재하여 당원 85가합222호로 제1교회 재산인 제주시 (상세지번 생략) 대 694평방미터와 그 지상 벽돌조 슬레이트지붕 단층교회 132.68평방미터 및 블럭조 슬레브지붕 변소 2평방미터에 관하여 1984.3.12.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실, 위 소제기에 앞서 공소외 2가 미리 피고인과 협의를 거친 바는 없고 다만 그 계획을 간단히 고지 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굳이 법정에 출석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아 제1회 변론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 함으로써, 같은 해 11.15. 피고의 의제자백에 의한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고 그 후 동 노회측에서 분쟁을 신속히 확정시키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요청하여 기계적으로 이에 응하여 같은 해 12.20. 상소 권포기서를 당원에 제출함으로써 동 판결이 확정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듯한 공소외 1, 3에 대한 위 각 진술조서의 일부 진술기재 및 동인들의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일부진술 및 증인 공소외 8의 당심법정에서의 일부진술은 당원이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없다.
위 인정과 같은 이 사건 민사소송의 배경과 경위에 비추어 본다면, 첫째, 기장탈퇴를 위한 제1교회의 공동의회결의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 이상 그로 인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해당사자인 기장 제주노회로서는 그로 인한 모호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일응 자기주장을 펴고 그 주장이 정당함을 전제로 가능한 권리행사 내지는 법적 절차를 취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임시당회장을 파송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용인될 수 있는 권리보전방법의 범위 안에 속한다 할 것이고, 가사 나중에 그 주장이 그른 것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는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거나 법률적 평가를 그르친 잘못은 있을지라도 이를 가지고 법원을 기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둘째, 만일 기장을 탈퇴하여 다른 교파에 가입하기로 한 위 공동의회결의가 유효하다면(그 결의가 무효라면 기장 제주노회에서 공소외 1을 면직한 후 피고인을 임시당회장으로 제1교회에 파송하고 그를 동 교회의 대표자로 삼아 소송을 제기한 조치에 잘못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위 민사소송 제기당시에는 제1교회는 이미 제2교회로 변경되어 존재하지 않는 교회로 되어 버렸다 할 것이고, 따라서 제1교회가 존속함을 전제로 한 위 민사소송의 판결의 기판력이 위 재산의 소유자인 제2교회까지 미치지는 아니한다 할 것이니, 결국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여도 그에 의하여 제2교회의 재산을 취득할 수도 없는 법리이므로 처분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볼수도 없고, 셋째, 공범의 죄책을 묻기 위하여는 단순히 어떤 범죄사실을 발생을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른바 공동하여 범행을 실행한다는 공동협력의 의사를 필요로 한다 할 것인데, 위 인정에서 보면 피고인이 제1교회의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된 것이나 위 민사소송이 제기된 것은 전혀 피고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기장 제주노회와 공소외 2의 일방적인 결정과 실행에 의한 것이 분명하여 그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공동협력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고, 피고인이 우연히 위 소제기당시에 기장 제주노회에 의해 제1교회에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위 소송에서 동 교회의 대표자로 표시되었고, 또한 무관심으로 인하여 그 변론기일에 불출석하고 위 노회의 지시에 응하여 상소권포기서를 제출한 것만 가지고 공동으로 실행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니 가사 위 소송행위가 사기소송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도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소위는 어느 모로 보나 사기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기죄로 의율한 원심은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니 결국 이 점에서 피고인의 항소논지는 이유있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기장 제3교회 목사로 임직중에 있는 자인 바, 기장 제1교회 목사인 공소외 1이 1983.3.14. 기장 제주노회 정거총회에서 제1교회 소유대지 210평과 교회당 건물 40평을 기장총회 유지재단에 증여하겠다는 약정을 하고 제주합동법률사무소에서 공증까지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1984.9.23. 제1교회 교인들을 선동하여 기장을 탈퇴하고, 같은 달 29. 대한예수교장로회로 가입해 버리자 제1교회 재산을 기장총회 유지재단으로 이전등기하여 이를 편취할 목적으로 기장 제주노회장 공소외 2와 공모 공동하여 위 공소외 2는 1985.9.23. 변호사 김남이에게 소송위임을 하여 동 변호사로 하여금 기장총회 유지재단을 원고로 하고 제1교회를 피고로 하되 피고인을 그 대표목사로 가장 행세케 하여 제주지방법원에 위 부동산에 관하여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의 소를 제기케 하는 등 소송당사자를 달리 한 소송행위를 하게 하고 피고인은 동 법원으로부터 변론 및 공판기일통지서를 받고도 계획적으로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답변서 기타 준비서면도 제출하지 아니하는 등 그 사건을 담당한 위 법원 제2민사부 판사들을 기망하여 위 재판부로 하여금 같은 해 11.15. 피고교회 대표자인 피고인의 의제자백을 이유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케 하고 동 판결을 확정되게 하여 총회 유지재단으로 하여금 피해자 제1교회소유의 부동산 시가 금 24,000,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케 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으나 위 파기사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음에 귀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양승태(재판장) 임호 홍중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