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자간 명의신탁 약정 위반에 따른 횡령죄는 공소사실 동일성 범위 내에 있지 않아 직권 판단 불가함.
원심의 무죄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함.
사실관계
피고인은 고소인과 증여계약을 체결, 목장용지 1/2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를 부담함.
피고인은 위 목장용지를 담보로 4,000만 원을 대출받고, 대출기관에 채권최고액 5,200만 원의 근저당설정등기를 마쳐줌.
검사는 피고인이 증여계약상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고소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며 배임죄로 기소함.
검사는 항소심에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2자간 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횡령죄를 직권으로 인정했어야 한다고 주장함.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 해당 여부
법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성립하며, **'타인의 사무'**는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함. 채무자가 계약에 따라 채무를 이행하는 것은 **'자기 사무'**의 처리임. 부동산 거래에서 등기절차이행의무 역시 본질적으로 **'자기 사무'**의 처리임.
법원의 판단: 피고인이 증여계약에 따라 고소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자기의 사무'**에 불과하며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음. 따라서 피고인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고 하여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음.
관련 판례 및 법령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공소사실 동일성 및 횡령죄 직권 판단 여부
법리: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것보다 무겁지 않은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
법원의 판단: 검사가 주장하는 2자간 명의신탁 약정 위반에 따른 횡령죄는 이 사건 공소사실(배임죄)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없음. 따라서 원심이 횡령죄를 직권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비추어 정당함.
관련 판례 및 법령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7260 판결
검토
본 판결은 부동산 매매 또는 증여 계약에서 매도인/증여인의 등기이전 의무 불이행이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4도3363)의 법리를 재확인한 사안임.
이는 계약상 의무 불이행이 곧바로 형사상 배임죄로 연결되지 않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상 범죄의 경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됨.
또한, 검사의 항소 이유 중 횡령죄 직권 판단 주장에 대해 공소사실 동일성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및 불고불리의 원칙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만함.
따라서 부동산 거래 관련 분쟁 발생 시, 단순한 계약 불이행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어렵고, 민사상 손해배상 등 다른 법적 구제 수단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함.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의 고소인에 대한 등기협력의무 또는 등기이전의무가 인정되는바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배임죄가 성립하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과 고소인 사이에 대내적으로 2자 간 명의신탁약정이 있었기 때문에 직권으로 횡령죄를 인정하였어야 함에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12 판결,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4731 판결 등 참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다고 하려면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그들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그런데 채무자가 계약의 내용을 좇아 채무를 이행하는 것은 ‘자기 사무’의 처리이고, 채무자가 계약에 따른 이행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채권자가 권리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는다고 하여도 그 이행은 어디까지나 채무자가 자기의 의무를 다하는 것일 뿐이다. 부동산 거래에서 등기절차이행의무를 이행하는 것 역시 본질적으로 자기 사무의 처리일 뿐, 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으로 결과적으로 상대방이 계약의 내용을 실현하는 이익을 얻게 된다 하여도, 피고인의 부동산 등기협력의무가 상대방의 사무가 아닌 이상 이를 이유로 피고인이 타인인 ‘상대방을 위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타인인 ‘상대방의 사무를 대신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의 보충의견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고소인과 체결한 증여계약에 따라 이 사건 목장용지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주어야 할 임무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러한 임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목장용지를 담보로 4,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대출기관에 채권최고액 5,200만 원의 근저당설정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2,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고소인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설령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증여계약에 따라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자기의 사무’에 불과할 뿐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피고인이 증여 대상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고 하여 증여 상대방인 고소인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증여 상대방인 고소인에게 어떤 손해를 가하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한편,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것보다 무겁지 않은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7260 판결 등 참조),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2자 간 명의신탁약정을 위반함으로써 부동산을 횡령하였다는 사실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직권으로 횡령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고불리의 대원칙에 비추어 정당하므로,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라.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결론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