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 1998. 6. 2. 선고 95가합109826 판결 손해배상(기)
검사의 5.18 불기소 처분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 부인
결과 요약
-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나,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부인하여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함.
사실관계
- 원고들은 5·18 사건 당시 피해를 입은 자들이거나, 1994. 5. 13. 서울지방검찰청에 5·18 사건과 관련하여 전두환 등을 고소·고발함.
- 서울지방검찰청 소속 검사 피고 장윤석은 1995. 7. 18. 위 고소·고발사건을 포함한 70건의 고소·고발사건의 피고소인 및 피고발인 전원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이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함.
- 이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김상희는 재수사를 통해 1996. 1. 23. 및 같은 해 2. 7. 5·18 사건과 관련하여 일부 피의 사실에 관하여는 불기소처분을 하고 전두환 등을 포함한 11명을 공소 제기함.
- 서울지방법원은 1996. 8. 26. 일부 무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 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유죄가 확정됨.
- 이 사건 불기소처분 당시 피고 안우만은 법무부장관, 피고 김도언은 검찰총장, 피고 최영광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피고 한부환은 같은 검찰청 제1차장검사이었고, 피고 장윤석은 같은 검찰청 공안 제1부장검사로서 이 사건 불기소처분사건의 주임검사이었음.
핵심 쟁점,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법리: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되었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적어도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불기소 처분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어야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
- 법원의 판단:
-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피고소인 등이 새 정권 및 헌법질서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함.
- 그러나 폭력에 의한 헌법기관의 권능행사 불가능 또는 정권 장악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으며, 피고소인 등이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하였다는 견해는 부당함.
- 피고소인 등에 대한 처벌 후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 혼란이 야기되지 않았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법리오해 등에 기인한 잘못된 처분임.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소인 등이 내란을 통해 정권을 장악하고 헌법을 개정하여 대통령이 선출되는 등 일련의 사실에 비추어 새로운 법질서를 형성하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 여지가 없지 않은 점, 정치적 변혁이 성공하여 새 질서가 실효성을 확보하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국내외 형법학자들의 견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려움.
- 따라서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음.
관련 판례 및 법령
-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판결: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음.
검토
- 본 판결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법리오해에 기인한 잘못된 처분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위법성 판단에 있어서는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부인함. 이는 검사의 직무상 재량권 행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음.
- 특히 5·18 사건이라는 역사적, 정치적 민감성을 가진 사안에서 검찰의 초기 불기소 처분이 가지는 의미와 이후 재수사를 통한 유죄 판결의 흐름을 고려할 때, 본 판결은 당시 검찰의 판단이 비록 잘못되었으나 불법행위로까지 볼 정도는 아니라는 법원의 신중한 입장을 드러냄.
판시사항
[1]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되어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나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부인한 사재판요지
[1]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되었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적어도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불기소 처분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어야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피고소인, 피고발인에 대하여 피고소인등이 새 정권 및 헌법질서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이와 같은 경우 법이론적으로 새로운 정권과 헌법질서의 창출을 위한 행위들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또 사법기관이 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경우 중대한 혼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새 정권 출범 이후의 국민투표 또는 대통령선거 등을 통한 정치적 판단과 결정을 사법적으로 번복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검사가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은 법리오해 등에 기인한 잘못된 처분이라 할 것이나 위 불기소 처분은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부인한 사례서울지방법원
판결
원고강수구 외 168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 ○ ○○○)
주 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각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7. 18.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3,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 및 당원의 광주광역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들 중 별지 제1목록 1, 3, 5, 7 내지 15, 17 내지 23, 25 내지 32, 34 내지 44, 46, 47, 50 내지 54, 56, 57, 59, 61 내지 64, 66 내지 70, 72, 75, 76, 78, 79, 81 내지 88, 92, 96, 97, 98, 101, 102, 104, 105, 106, 108, 110, 111, 112, 115, 116, 118 내지 137, 140, 141, 143 내지 150, 153, 155, 156, 157, 159 내지 165, 168항 기재 원고들 127명은 1980. 5. 일어난 소위 광주민주화운동(이하 5·18 사건이라 한다) 당시 피해를 입은 자들이고, 원고들 중 별지 제1목록 2, 3, 6, 9, 13, 16, 18, 20, 24, 28, 33, 35, 36, 37, 42, 43, 45, 46, 49, 51 내지 54, 57, 58, 60, 66, 67, 70, 73, 76, 78, 79, 80, 86, 90, 93, 94, 95, 98, 100, 101, 108, 109, 110, 114, 117, 120, 121, 124, 125, 128, 130, 137, 139, 140, 142, 150, 151 내지 154, 156, 160, 162, 164, 166, 167항 기재 원고들 68명은 1994. 5. 13. 서울지방검찰청에 이른바 5·18 사건과 관련하여 별지 제2목록 기재 소외 전두환 등을 별지 제3목록 기재 죄명으로 고소·고발을 하였는데(서울지방검찰청 1994년 형제47924, 47925호), 그 고소 사실의 요지는 별지 제4목록 기재와 같다.
나. 위 고소·고발사건의 주임검사인 서울지방검찰청 소속 피고 장윤석은 위 고소·고발사건을 5·18 사건과 관련한 다른 고소사건과 함께 수사한 후, 1995. 7. 18. 위 고소·고발사건을 포함한 70건의 고소·고발사건의 피고소인 및 피고발인(이하 피고소인등이라 한다) 전원에 대하여 별지 제5목록 불기소이유 기재와 같은 이유로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이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그 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인 소외 김상희는 위 피고소인등에 대한 위 고소·고발사실에 관하여 재수사를 한 후, 1996. 1. 23. 및 같은 해 2. 7. 두 차례에 걸쳐 5·18사건과 관련하여 일부 피의 사실에 관하여는 불기소처분을 하고 별지 제2목록 1 내지 4항 기재 소외인들을 포함한 11명을 서울지방법원에 공소를 제기하였는데, 서울지방법원은 같은 해 8. 26. 소외 박준병의 공소 사실 및 소외 황영시, 정호영의 내란목적살인의 공소 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 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같은 해 12. 16. 1심 법원이 유죄라고 판단한 공소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다만 그에 대한 선고형을 변경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상고심인 대법원은 1997. 4. 17. 사망한 소외 유학성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 사실에 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있었던 1995. 7. 18. 당시 피고 안우만은 법무부장관, 피고 김도언은 검찰총장, 피고 최영광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피고 한부환은 같은 검찰청 제1차장검사이었고, 피고 장윤석은 같은 검찰청 공안 제1부장검사로서 이 사건 불기소처분사건의 주임검사이었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모든 범죄에 관하여 그 정상을 불문하고 언제나 검사에게 공소제기를 강요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경직을 초래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잃게 되고 법원과 피고인에게 불필요한 절차상의 부담을 주게 되어 소송경제에 반하며, 처벌할 필요가 없거나 처벌이 개선에 장애가 되는 경우에도 공소를 제기하여 범죄자의 낙인을 찍게 하는 것은 형사정책상으로도 득책이 아니라는 반성하에 이러한 결함을 시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형사사법의 탄력성 있는 운용을 통하여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고, 공소제기에 대한 형사정책적 고려에 의하여 범죄인에게 조기 개선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일반예방과 특별예방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아가 불필요한 공소제기를 억제하는 것이 소송경제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고려하에 검사가 공소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기소편의주의를 인정한 것인데,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그 재량을 행사함에는 그것이 자의에 의하여 행사되어서는 아니되고 입법의 취지, 목적, 성질과 헌법질서에 구속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그 재량권을 일탈 내지 남용한 경우에는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5·18 사건의 주임검사인 피고 장윤석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고소·고발된 피고소인등에 대한 범죄 사실을 수사한 후 기소편의주의제도에 당연히 요구되는 재량권을 행사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였는바, 피고 장윤석은 고소·고발된 일부 범죄 사실을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았고, 수사 결과 피고소인등의 내란, 군사반란 등 범죄혐의가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수사검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하고 법률판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고의, 과실로 인하여 피고소인등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고 피고소인등의 범죄행위가 이른바 통치행위이어서 사법심사가 배제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 피고 장윤석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수사기관으로서 기소편의주의제도에 당연히 요구되는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하지 않고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내지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고, 한편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삼권분립제도 및 사법주의 독립에 반하는 것이며, 고소인인 원고들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법 앞의 평등권,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등을 침해한 위헌·위법한 처분이다.
라. 피고 장윤석의 위와 같은 위법한 이 사건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5·18 사건의 피해자로서 고소인인 원고들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법 앞의 평등권, 형사피해자로서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등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또한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마. 이 사건 불기소처분 당시 피고 최영광 및 한부환은 피고 장윤석의 상사로서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 관하여 결재를 하였고, 검찰총창인 피고 김도언은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 관하여 결재를 하거나 지시 또는 상호 협의를 하였으며, 법무부장관인 피고 안우만은 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로서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면서 검찰청의 최고책임자인 피고 김도언을 통하여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결재 또는 지시하거나 적어도 방조하는 등 위 피고들은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라는 불법행위에 공동으로 가담하였다.
바. 그러므로 위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고 대한민국은 공무원인 위 피고들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과 관련한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지급으로써 위자할 의무)가 있다.
3. 판 단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으려면 우선 피고 장윤석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바 이에 관하여 살핀다.
가. 피고 장윤석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정당한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요컨대 피고소인등이 새 정권 및 헌법질서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이와 같은 경우 법이론적으로 새로운 정권과 헌법질서의 창출을 위한 행위들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또 사법기관이 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경우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으로 중대한 혼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새 정권 출범 이후의 국민투표 또는 대통령선거 등을 통한 정치적 판단과 결정을 사법적으로 번복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제헌헌법의 제정을 통하여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보장, 법치주의 등을 국가의 근본이념 및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질서를 수립한 이래 여러 차례에 걸친 헌법개정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한결같이 위 헌법질서를 그대로 유지하여 오고 있는 터이므로, 피고소인등이 위 범죄 사실과 같이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소인등이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 나라의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소인등이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소인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견해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소인등에 대하여 처벌하였는데도 그 후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으로 아무런 혼란이 야기되지 않은 점만을 고려하여도 피고소인등의 범죄행위를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할 경우 위와 같은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이 사건 불기소처분의 이유는 부당하고, 또 피고소인등의 군산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정권이 출범한 이후 국민투표 또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고 하여도 피고소인등의 행위를 불문에 붙이기로 하는 국민의 어떠한 명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바도 없으므로 피고소인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국민의 정치적 판단과 결정을 사법적으로 번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피고소인등의 범죄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고 또한 피고소인등의 범죄혐의가 충분히 인정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장윤석이 피고소인등에 대한 피의 사실에 관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법리오해 등에 기인한 잘못된 처분이라 할 것이다.
나. 나아가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위법행위에 해당하는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이 사건 고소·고발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로서는 피의사실과 관련된 모든 증거를 수집하여 그 수집된 증거에 관한 평가를 하고 법률적 판단을 한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모든 국민의 법 앞에서의 평등권,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범죄피해 국민의 구조청구권 등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저해되지 아니하고 불편부당한 공소권 행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깨뜨리지 않는 합리적인 결정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검사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잘못되었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적어도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불기소처분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어야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소인등이 내란을 통하여 정권을 장악한 다음 헌법을 개정하고 그 헌법에 따라 소외 전두환이 대통령에 선출되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행하였고 다시 그 헌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을 개정하고 그 개정된 헌법(현행 헌법)에 따라 소외 노태우가 대통령에 선출되어 그 임기를 마치는 등 그 동안에 있었던 일련의 사실에 비추어 마치 피고소인등이 새로운 법질서를 형성하였고 나아가 피고소인등의 기왕의 행위에 대하여 이를 처벌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던 것처럼 보일 여지가 없지 아니한 점(위 대법원 판결 참조. 물론 이와 같이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정치적 변혁이 성공하여 새 질서가 실효성을 확보하게 되면 무너진 구헌법 질서에 근거하여 새로운 정권과 헌법질서의 창출을 위한 행위들의 법적 효력을 다투거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거나 내란이 성공하여 기존의 법질서가 파괴되면 내란죄에 관한형법 규정의 적용문제는 생겨나지 않는다는 국내·외형법학자들의 견해가 있는 점(위와 같은 견해가 타당한가 여부는 별론으로 한다)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그 합리성을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위법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민경도(재판장) 최성배 이상철